2010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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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흔히 후회없는 인생을 살고 싶다고들 말한다.

작가 이외수는 말하길~

후회없는 인생이란 많은 것을 사랑하며 살아온 인생이다.

우리는 수시로 우리들 자신이 얼마나 많은 것에 눈길을 주면서

그것들에게 사랑을 느꼈는가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가슴 안에 사랑이 간직되어 있지 않은 인간은 결코 예술을 느낄 수도

없으면 예술을 행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라고 말했다.

나이가 한살두살 먹어가면서하찮아 보이던 많은 사물들이 아름답게

보이고 각자 존재가치를 지닌 것이 눈에 들어온다.

그래서 살아 본 사람의 경험이 중요한 모양이다.

젊음을 이길 수는 없지만 살아온 자로서의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도

만만치 않게 인식된다.

그리하며 느낄 수 있는 모든 것에 감사와 찬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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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함이 없다는 건 그 사람이 심지가 깊고 굳다는 뜻이기도 하다.

남에게 방해나 피해를 주지않으면서 변함없이 대한다면 그런 사람

어디 없나요—하고 누구나 다 두리번거릴 것이다.

주변의 K샘은 늘 한결같은 분이다.

말없이 있다가도 적재적소에서 날 돕거나 나의 후견인이 되어준다.

후견인라는 게 꼭 경제적으로만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내게 있어 경제적인 도움은 가족들로 부터 완벽하게 이루어지므로 타인에게

경제적 도움을받을 일은 거의없다.

그 완벽이라는 것도 누구나 생각하는 완벽이라기보다는 내가 살아가는데

사치하지않는 한도내의 필요한만큼을 뜻한다.

K샘은 더운 날 소리없는 그늘과 같다.

아이들이 한국에 오면 어김없이 아이들을 위한 몇가지 실천을 하고

내가 마음이 울적한 날은 천하가 쪼개져도 내 이야기를 다 듣고 내 편이 된다.

어떠한 말을 해도 다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그녀의 겸손함은 날 늘

부끄럽게 하기도 만드니 내게있어 어찌 대견한 인간이 아니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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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어디서 들었는지 유명한 기업가 누구를 아느냐고 묻는다.

그가 자살했잖아?

사실은 자살이 아니고 몸 속의 피를 걸러내다가 죽었다고 들었다며

내게 전한다.

"야–너는 예능을 다큐로 받아들이면 어떡해?"

그러자 기분이 상한 듯 기껏 자기가 들어 온 빅뉴스를 내게 말해준 건데

엄마야 말로 다큐를 예능으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못마땅한지 뚱한다.

인턴쉽 장소에 내려주고 오는 길에 그 애의 말을 너무 장난으로 받아들였나 싶고

뚱하던 그 아이의 표정이 늘 걸린다.

다행히도 돌아오는 길에 데리러 갔더니 엄마 손을 그 뚱뚱한 손으로 폭신하게

꼭 잡더니 자기코 앞에 갖다대고 킁킁거린다.

아이들이 크면서 여간 말에 신경쓰이는 게 아니다.

별 것도 아닌 걸 그렇게 말하냐고 할 때도 있고, 소리를 낮추라고 창피해 하기도 한다.

이제 바야흐로 아들의 시집살이가 시작될 모양이다.

그래봤자 아직 엄마 벼개에 코를 박고 냄새맡는 녀석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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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의생활은 거의 아이들 뒷바라지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지낸다.

아침부터 진수성찬을 차리질 않나..어쩌면 하나라도 맛나고 영양가 좋은 걸

입에 쏙쏙 넣어주나 싶어서 동분서주를 한다.

아이들이 그저 자기들 입에 쑤셔넣으려고 발을 동동 구른다며 먹을 걸 제발

조금만 준비하라고 한다.

그것도 약간 쑥스러워하면서…미안한 마음에…

김치도 3가지를 준비하고 고기도 호주산, 미국산, 국내산으로 다양하게..

오이지에, 미숫가루에, 장조림에, 무우말랭이에, 콩자반에, 멸치볶음에…

냉장고와 감치냉장고가 모자랄 지경이다.

아이들이 제일 환영하는 건 블루베리와 수박이고 쥬스도 블루베리 쥬스와

딸기쥬스이다.

매실과 복분자를 고이고이 준비를 했음에도 아이들은 그다지 반기지 않는다.

마실 것도 이젠 물만을 좋아하지 다른 음료는 찾지 않는 나이가 됐다.

어지간한 영어도 못알아 들으니 답답하기도 한 모양이다.

아는 영어도 이제는 가물거리고 무슨 뜻이냐고 묻게 된다.

한글 단어도 생각나지 않는데 영어가 생각난다면 그건 내가 아니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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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학원만 해도 아이들이 땡땡이치고 엄마한테 들켜 난리도 아니란다.

우리 아이들처럼 아침부터 밤까지 꼬박꼬박 매일 가는 애들은 처음이라고

선생님은 말한다.

공부도 그림도 남의 힘으로 한다면 그 아이들의 미래는 뻔하다.

물론 그런 아이들이 부모덕이나 운이 좋아 경제적으로는 잘 살지는 모르지만

삶의 질에서는 떨어질 게 분명하다.

아무리돈이 많아 물질적으로 호화판을 누려도 그다지 부럽지 않은 부류들이

많다..그건 내가 보기에 내적으로 갖출 것은 관심이 없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학생때부터 성실하고 제대로 된 생활을 안하는데 어떻게 어른이 되어 기반이

없이 성실해질 수 있을까.

사실 나는 그다지 성실한 스타일은 아니었다.

그런데 아이들은 정말 성실하고 끽소리 한 번 않는 아이들이라 고맙기만 하다.

아무래도 타고 태어나는 게 있긴 한가보다.

집 안에서 통틀어 나만 불성실한 편이다.

12 Comments

  1. 밤과꿈

    2010년 7월 10일 at 12:11 오전

    즐거운 비명 소리가 예까지 들리는듯 합니다^^

    유별나게 자식 사랑하는 마음이 극진하시니 부럽기만 합니다~ㅋㅋ
    저는 조금은 개인주의에다 자식들도 자유방임식으로 길러왔더니
    애들에게 거는 기대도 없고….하니 편하긴 합디다~ㅋㅋ

    성실함이나 도덕심도 실은 타고나는 게 아닌가싶습니다.
    제 아무리 잘 가르쳐도 듣지 않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제대로 배우지 못해도 눈썰미가 있고 바른 마음과 행동을
    갖춘 이가 있으니까요…

    오늘도 더운 날씨라는데 더위 많이 타시는 리사님~
    조용히 다소곳이 계시길…ㅋㅋ   

  2. Hansa

    2010년 7월 10일 at 12:37 오전

    아이들에게 공을 많이 들이는 시기이군요. 하하
    대학 들어가면 아이들이 알아서 하지요.
    그러면 또 시원< 섭섭합니다,. 하하

       

  3. 안영일

    2010년 7월 10일 at 12:47 오전

    사람이 오래산것 같슴니다, *축생애 버금가든 이외수가 *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세

    상 ? 사람이 사는 부부 라 할지라도 ?남여 ?속에 숨어있는 근성이랄가 ?원초적인 자기의

    욕심이라고 표현을 해야 겠지요, ? 본인의 모든 사고를 덮고서 표현된는 문장 은 어

    쩌면 한 사람 고뇌의 비명 ?이 아닐가 합니다, 한잔술인지 ?석잔의 포도주에 묻히어서

    바라본 세상 입니다, , 부부 ,자식 , 어떠한것도 자신의 속 내음과는 다른것이

    ** 이 세상이 아닐가 ? 함니다 ** 술한잔 얻어마시고 삔질대는 마누라를 옆에서

    바라보면서 어떤 남정네의 독백을 적어봄니다, ,    

  4. Lisa♡

    2010년 7월 10일 at 1:22 오전

    밤과꿈님.

    아이들이 그렇게 이쁠 수가 없어요.
    아직도 물고 빨고 보듬고 쌩쑈를 나혼자 하고 있습니다.
    주위에서는 못봐주겠다고 하구요.
    둘째는 내가 그러는 거 딱 질색이고 딸과 큰놈은
    그런대로 좋아하는지 어쩐지 빙그레 웃고 있어요.

    정말 인성과 본성은 조금은 타고 태어나서
    환경에 따라 변하거나 길들여지는 듯 합니다.
    산만하고 노는 걸 쫒는 경향의아이들도 착하긴 다 착하더라구요.
    다만 산만해서 그렇고…아침에 일어나질 못해 엄마들이
    매일 그것만 하다가 날샌다고까지 하니…난 다행입니다.
    자기가 알아서 재깍재깍 일어나니 말입니다.
    하지만 나중의 일은 어찌될지 아무도 모르는 법이라고 하지요.
    그래도 지금은 깨물고 싶어요…ㅎㅎ   

  5. Lisa♡

    2010년 7월 10일 at 1:24 오전

    한사님.

    에—고3이니 그럴 수 밖에 없구요.

    일단은 나보다 지들이 더 바쁘고 시간이 없어요.

    미국은 대학 에세이 쓰는 게 장난이 아니거든요.

    대학가면 나와마주칠 시간은 점점 적어지겠지요.

    대학가자마자 또 취업 준비를 해야하니까요..사는 게

    고된데 아이들을 낳았으니….할 수 없구요.ㅎㅎ   

  6. Lisa♡

    2010년 7월 10일 at 1:26 오전

    ㅎㅎㅎ–안영일님.

    이외수작가를 에전에는 싫어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답니다.

    조영남 또한 마찬가지구요..그리고 살면서 이해못할 부분도 없구요.

    이외수님은 거지같은 꼴은 하고 다니지만 직접 만나보니 쿨하고 격의없고

    사람이 좋아보이더라구요…속이야 모르지만요.

    어쨌든 그 분의 글쓰기 책을 보니 쉽게 잘 써놔서 읽기에 편하고 머리에

    잘 들어와요—ㅎㅎㅎ—더운데 잘 지내시지요?   

  7. 오를리

    2010년 7월 10일 at 3:22 오전

    자식을 위해 헌신하는 엄마의 모습이 가장 아름답다~~~

       

  8. Lisa♡

    2010년 7월 10일 at 12:39 오후

    한국의 엄마들이 얼마나 헌신적인데요…

    저는 완전 아무 것도 아니구요…그래도

    방학동안은 100% 헌신이지요.   

  9. 한들 가든

    2010년 7월 10일 at 9:14 오후

    난 아직도
    엄마 벼개에 코박고 시퍼유~ ㅎㅎㅎㅎ

       

  10. Lisa♡

    2010년 7월 10일 at 11:41 오후

    남자들의 그리운 향수?   

  11. 벤조

    2010년 7월 11일 at 2:26 오후

    "축생에 버금가는 이외수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안영일님의 표현, 딱 입니다.
    다윈의 진화론이 맞는 건지, 아님 기독교에서 말하는 회심인지…ㅎㅎ

    리사님, 남편자랑 은근슬쩍 하셨네.
    정말 타고 태어나는 게 있긴 있습죠. 나도 우리집에서 제일 불성실.
    그러니까…더불어 나도 아이자랑, 남편자랑. 헤헤.
       

  12. Lisa♡

    2010년 7월 11일 at 11:54 오후

    벤조님.

    ㅎㅎㅎ….축생….히히히.
    이외수 들어도 아마 미동도 안할 겁니다.ㅋㅋ

    남편자랑요?
    성실하거나 선한 부분은 자랑이지요.
    제가 워낙 불성실하고 인내심이 없고
    뭐하나 제대로 마무리하는 게 없다보니–
    쏘리…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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