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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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일어나 월드컵 결승전을 보고 바로 하루를 시작했다.

우리가족들은 모두 스페인을 응원했다.

연장전까지 가자 나는 슬그머니 걱정이 되었다.

승부차기를 하게되면 아침이 늦어질께 뻔하고 그리되면 하루가 차질이 생기기 때문.

다행히도 연장전에 골이 나자 환성을 지르며 즐거워 할 수 있었다.

야신상의 카시아스가 골이 들어가자마자 울던 모습이 선하다.

로벤은 주심의 판정에 불만이 있다고 난리를 치며 뛰어갈 때

골보다 더 빠른 로벤이라는 아나의 말에 웃음이 났다.

주심이 경기진행을 원숙하게 잘해서 아주 심판을 잘 본다고 했더니

…워낙 유명한 심판이란다.

이 번에 MVP를 받은 우루과이의 포를란은 마라도나 때문에 테니스를 하다가

축구를 하게 되었는데 우루과이의 스타이다.

그는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누나의 치료비를 후원해 준 마라도나를 보며 자기도

축구선수로 유명해져 부자가 되어 이렇게 남을 돕고 싶은 마음에

축구선수로 전향하게 되어 성공했다고 한다.

특이한 마라도나는 이렇게 좋은 일도 많이 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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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목이 아파G병원을 갔다.

동그란 눈에 명석해보이는 그 의사는 자기가 말할 때환자나 손님이

말하면 상당히 화를 내며 뭐라도 집어 던질 기세다.

어제도 아이상태를 말하길래 중간에 내가 "혹시 냉방병 아닌가요?"

라고 하자 갑자기 눈빛이 변하면서 몹시 참는 눈치로

"제가~~말하고 있잖아요~~" 한다.

앗차…싶어서 가만있다가 아이에게 뭘 물어서 아이가 버벅거리길래

내가 못 참고 뭐라뭐라증세를 말하니까

"음…….(끙)..아이가~~~말~~하~~게~~으…음…." 하는 거 였다.

지난 번에도 간호사가 옆에서 뭐라 거들자 완전 험악한 눈빛으로

자기가 의사라는 둥, 여기서 의사는 자기라는 둥…그러는 걸 봤다.

아주 특이한 남자였다.

성격이 괴팍하고 아주 독특한 캐릭터가 틀림없다.

나오면서 아들이 자기가 작년에 장염일 때 이 의사가 감기라고 했다며

믿음이 안 간다고 한다.

역시 하루치 약을 먹었음에도 그 믿음 탓인지 호전되질 않는다.

내 경우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병원약이 잘 낫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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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동안 돈을 과하게 썼다 싶은 날은 공포심이 생긴다.

이러다 내가 망하는 게 아닐까 하는..

어쩌다 심하게 돈을 쓴 날이다.

아이가 전복죽이 먹고 싶다길래 가락시장에 전복을 사러 간 김에

이것저것 손에 잡히는대로, 눈이 들어오는대로 사다보니

나중에 계산하니과용했다는 걸 알았다.

거기다 아이가 낮에 춥다길래 아프기도 하고 긴소매를 하나 사자고

들어 간백화점이 갤러리아였다.

마음에 든다는 남방을 하나 선뜻 사주고보니 겁이 덜컥난다.

요즘은 예전과는 달리 지출할 곳이 많다보니 이러다 내가 쇠고랑 차는 게

아닐까 하는 상상마저 하게된다.

늘 그런대로 지탱은 해왔지만 아이들이 오랜만에 오게되면 뭐든 다 해주고픈

내 오버하는 마음이 나를 뛰어넘는 과욕을 부리게 된다.

자연 그러다보니 아이들 눈은 높아지게 되어있고 갈수록 천태만상이다.

엄마가 자중이 안되는데 아이들이 자중하게 될까..심히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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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는 줄줄이 데이트 신청을 하는 오빠들이 이어진다.

고 3 맞나?

어제는 오랫동안 동네에서 친하게 지내는 카이스트 다니는 오빠랑

오늘은 이번에 노스웨스턴에 간 오빠랑…싫다고 피곤해하는데도

그렇게 한 번만, 한 번만…하다가 결국 내가 허락하고 말았다.

딱 한 번씩만 만나고 이 번 여름은 끝이야…

그렇게 엄마의 허락을 받아 한 데이트를 했는데 딸은 전혀 관심이 없다.

두 오빠들은 매년 방학만 기다리다가 잘해주고파 뭐든 하고싶은 거

다 해줄께—그러는데 정작 주인공은 귀찮고 바라는 게 아무 것도 없다.

중학교 동창들은 하나같이 문자로 왜 자기는 만나지 않느냐고 성화란다.

계속 문자를 씹고 있는데도 그렇게들 문자가 쇄도한다.

밤에도 딸아이가 자고 있어도 띵똥띵똥 시끄럽다.

내가 살짝 보려고 켜보면 비밀번호로 잠궈놔서 보기는 글렀다.

뭘하는 것들인지…여기 고지식한 우리 아들들은 그런 기미도 안 보이고

대학가서도 데이트 한 번이라도 해볼지 의문이다.

아들들은 핸드폰도 사실 필요도 없는 아이들이라 겨우 나랑 하는 게 고작이다.

집안에서조차 인간관계의 빈익빈 부익부를 느끼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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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1. Hansa

    2010년 7월 13일 at 2:46 오전

    고지식한 우리 아들들은.. 하하
    아이들마다 교유의 양상이 각기 다르더군요.
    개성이겠지요.

       

  2. Lisa♡

    2010년 7월 13일 at 3:20 오전

    아들 둘이 어찌나 고지식한지..

    특히 둘째는 정말 갑갑할 정도로
    교과서적 이거든요.

    무슨 말을 해도 제대로 정석으로 안하면
    못알아 듣거나 고쳐주거나 틀렸다고 대답 안해요.   

  3. 김진아

    2010년 7월 13일 at 3:27 오전

    하교 길에 버스를 타고 집에 오는데,
    고딩 누나들이 자꾸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서 겁난다고 하는걸요 ㅎㅎ
    큰 아이가 키가 커서인지 중학생인데, 무서워요, 요즘 고딩누나들요 ^^

    고지식한 아들들이라는 말씀에 저도 고개 절로 끄덕거리게 됩니다.
    ㅎㅎ

    둘째는 진짜루 고지식해요, 갑갑해서 숨통막혀 죽겠다는 표현이 딱 맞아요.

    *^^*   

  4. Lisa♡

    2010년 7월 13일 at 3:44 오전

    진아님.

    우리 둘째는 정말 기가 막혀요.

    병원에서 내가 모르고 자기더러 큰 애 이름을
    불렀더니 대답을 안하는 거 있죠?
    너 왜 대답 안 해?
    그랬더니 자기 이름이 아니라는 겁니다.
    급한데…알아서 듣지..융통성 제로입니다.   

  5. 팩터10

    2010년 7월 14일 at 5:51 오후

    교과서적이거나
    고지식하거나
    융통성 제로면 다행입니다,

    미련 곰탱이예요,
    우리집 아들 놈 셋,ㅋㅋ
    8살 막내놈까지 저러니
    ‘부전떼전’으로 인정하고 넘어갑니다만,,,에효    

  6. Lisa♡

    2010년 7월 15일 at 7:59 오전

    미련 곰탱이는 아니라 다행맞네요…ㅎㅎ

    그런데 조금 지나면 아마 센스만점으로
    변할지 누가 압니까?

    아빠가 그런 스타일이라구요????헉!!

    우리 아들들 많이 답답해요.
    글자 하나만 틀려도 묵묵부답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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