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refuge.
흔히 말하는 도피처, 혹은 휴식을 위한 휴양지 라고 말한다.
영화를 보면서 아름다운 풍광에 프로방스인가 하다가 아담하거나
오밀조밀하지 않음에 어딘가 했다.
스페인의 바스크 지방에서 거의 다 촬영했다고 한다.
피레네 산맥을 뒤로 하고 바다가 탁 트인 전망을 배경으로 임신한 무스가
은신처로 삼은 곳은 아름다웠다.
이 영화 개념이 희박한 듯..하지만 개념 이상의 것을 보여주는..
엔딩씬이 올라가자마자 친구에게 말했다.
"재미있다"
헤로인 중독이 두 젊은 남녀가 정신이 혼미한 채 누워있는 고급 아파트.
깨어나면 주사를 맞고 헤매다가 다시 정신이 들면 또 주사 바늘 꽂을 곳을
찾아야 하는 이들…더 이상 맞을 곳이 없어서 발목과 목까지 혈관을 찾아야 하는데.
아파트를 팔기 위해 비어 둔 아파트를 찾은 엄마는 아들이 죽어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그 옆에는 혼수상태에 빠진 아들의 동거녀와 함께.
구급차에 실려 나가는 두 사람-병원에서 깨어난 무스는 루이가 죽었다는 사실과 함께
자신이 임신 8주 째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루이의 장례식에 이어 무스는 루이엄마에게서 아이를 낳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그녀는 시골로 내려가 거기서 혼자를 달래며 아이가 만삭이 될 때까지 지내게 된다.
스페인에 가는 길에 들렀다는 루이의 동생 폴과 함께 며칠을 지내며 알 수 없는 감정에
사로잡히게 되는데 남자를 좋아하는 루이가 동네의 세르지와 애인 사이가 되면서 무스는
기댈 수 있었던 안도감에 질투와 폴을 통한 루이에 대한 환상까지를 맛보게 된다.
결국 폴은 스페인으로 떠나고 거기서 직업을 얻고 무스는 파리로 돌아와 아이를 낳는다.
아이가 태어나고 폴은 약속대로 아이를 보러 병원으로 들른다.
아이를 바라보는 폴의 시선은 정말이지 사랑으로 가득 차있다.
담배가 피고 싶다며 담배 한개비를 얻는 그녀는 밖으로 나와 담배를 피운다.
…그리고 그 길로…
바닷가에서 어느 여자가 다가와 배를 한 번만 만져보자고 한다.
그러라고 하는 무스.
배를 만지던 여자는 광적으로 돌변해서 거룩한어쩌고 하면서
아이는 순결하다는 둥…횡설수설한다.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엇인가에 미쳐있는 이들이다.
아무도 제어할 수 없는 광적인 부분들도 어쩌면 이 사회가 안고 있는
단면이기도 하다.
침착한 무스를보며 어쩌면 이기적이고 상실한 자신의 아픔에 더 이상
첨가하고 싶지 않은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남을 생각하고 위해 줄 여유라는 게 없다.
혼자를 연습하고 견뎌야 한다는 건 어쩌면 막막한 보이지않는 길이다.
폴.
루이스 역의 로낭 슈아시.
프랑스가 사랑하는 싱어송 라이터로 여기서도 피아노를 치며 감미로운
노래를 불러주는 장면이 있다.
얼굴의 반이 완벽하게 다른 남자다.
마주봐서 오른 쪽은 정상적인 남자이고 그 반대는 어딘지 찌그러져 있는데
그 묘함이 어쩐지 비극적이거나 어두워 보인다.
별로 건전하거나 바르게 살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는 착한 영혼의 소유자로 입양되어 자란 남자의 무심함을 보여준다.
무스역의 이자벨 까레.
임신한 사실을 알고 프랑스와 오종 감독이 찾아가
당신의 임신한 배를 카메라로 어루만져 주겠다고 했다는데
실제 임신한 배와 그녀는 정말 형언하기 어려운 아름다움에
색칠되어 있다.
나오는 장면마다 어쩌면 그리도 달라보이던지..그녀에게 반했다.
연기를 너무 잘 하고, 보기에 따라 순결해 보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멍청하게도 보이고, 요부같아 보이기도 하는 색깔있는 여배우다.
결코 아름답다거나 예쁜 얼굴이 아님에도 예쁘고 아름답다.
아주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프랑소와 오종감독의 새로운 뮤즈로 등장했다.
자연스럽게 독특하다.
한꺼번에 들이닥친 운명을 조용히 소화해 내는 그녀.
그 운명이 그녀에게 벅차고 힘든 건 사실이지만 내색않는 그녀.
들꽃이 흐드러진 언덕에 앉아 혼자서 갑자기 소리내어 울던 그녀.
저돌적인 작업남에게 곧바로 작업거는 당신이 매력있다고 말하는 그녀.
집안에서도 썬글라스를 끼고 사는 그녀.
뭐가 그리 보기에 거북했던 것일까?
거추장스럽지도 않을 뿐 아니라 자연 그대로를 보여주는 그녀가 당당하다.
아이를 찾아 온 폴의 눈빛을 보고
…폴, 당신의 눈빛을 보고 나보다 더 아이를 잘 키워 줄거라
생각이 되어 아직 준비되지 않은 나는 떠납니다.
언젠가 반드시 준비가 되면 찾아오겠으니 그 때까지 기다려 줄 수 있겠죠?….
핏줄에 대한 남다른 유럽인들 마음은 도대체 어디까지일까?
루이의 죽음을 대하는 엄마의 태도를 보아따나 참 그들의 정에 대해
의아심을 품게 되는 건 사실이다.
난 끈끈한 정이 가득한 엄마이니까—-어쩔 수 없이.
박산
2010년 7월 20일 at 8:00 오전
<이자벨 까레>
얼굴 보다 이름을 기억해야 겠습니다
평론가 리사님이 반했다 하니 ,,,
Lisa♡
2010년 7월 20일 at 11:32 오전
그러고보니 까레–카레-외기 쉽네요.
^^*
팩터10
2010년 7월 21일 at 4:22 오후
투명한 슬픔이 치유되는 곳 – 레퓨지.
혼자를 연습하고 견뎌야 한다는 건 어쩌면 보이지 않는 길이다.- Lisa님의 key note
Lisa♡
2010년 7월 22일 at 12:43 오전
팩터님.
패러디의 대가…ㅎㅎ
나의 레퓨지를 개발해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