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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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이가 방학했다면서 전화가 와서 이런저런 얘기 끝에

얼마 전에 자기집이 불이 났었단다.

깜짝 놀랬다.

집이 완전히 홈빡 다 타버렸단다.

거의 남김없이 소실됐는데 인명 피해는 없었고

낮에 빈 집에서 불이 났었단다.

집에 있던 강아지가 죽어서 그게 그렇게 가슴에 한이 된단다.

그런데 화재이유를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경찰도 소방서도 아무도 이유를 모르겠다고 한다는 것이다.

전기누전도 아니고 거실에서 발생했다는데 원인모르는 체

그냥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덕분에 집수리 했단다.

너무 놀랬지만 부자되려고 그러나보다고 했다.

그날따라 핸드폰을 두고 나가 저녁에야 알게 되었단다.

학교로 연락이 오지않았는지…

아파트라 다른 집엔 피해가 없고 윗집 베란다 샤시유리만 다시 해주었단다.

아랫집은 물로 인한 도배만…가까이서 별 흥미진진한 일들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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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낮에 코엑스에서 만나기로약속을 했다.

갑자기 일이 생겨 못나갈 것 같아서 취소문자를 보냈더니

큰 아이가 상당히 못마땅해 하며 꼬치꼬치 따지고 든다.

듣다보니 그 아이 말이 맞아서 그냥 나가겠다고 했다.

한낮, 한 여름의 코엑스몰은 인파가 넘치는데 정말 지겨웠다.

아이들 필요한 걸 좀 사려고 백화점을 들렀다.

거짓말 아니고 정말 한 60세 쯤 보이는 똥배가 나온 아저씨가

백화점 한 층이 떠나가라 떠들고 있었다.

목소리가 커도 보통 큰 게 아니었다.

누가 뭘 잘못해서 싸우나보다…아고 직원 불쌍하다..하다가

그 남자랑 마주치게 되었는데 징그럽게도 그 남자는 혼자

통화를 하고 있었던 것..그 통화는 우리 일행이 거기 머무는 동안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계속 언성을 드높이며 떠드는데

악종도 그런 악종이 없고, 무식해도 그런 무식한 자가 없었다.

거의 모든 이의 눈쌀이 절로 지푸려지고, 보기만 해도 끔찍했다.

태어나서 그런 인간 처음봤다.

그 남자 주변의 가족들이 다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악몽이라는 느낌을 주는 목소리였다.

지나치게 통화 목소리 커도 경찰이 잡아가면 좋겠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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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할 시간도 거의없고 남의 블로그 방문은 진짜 일부러

시간을 내지 않으면 하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이유는 컴퓨터가 느려서도 이유가 되고, 정신이 없기도 한 것이다.

컴퓨터에 앉으면 졸리기도 하고, 내 방에 편하게 앉아 볼 시간조차

없는 날이 많다.

어영부영 하다보면 하루가 금새 저녁시간이고 부엌에서 할 일을

겨우 끝내고 보면 다시 나가서 마지막으로 아이를 픽업해야 한다.

친구들과 약속도 겨우겨우 하게되는데 따지고 보면 하루에 남아 도는 시간이

중간에 많지만 편안하게 책을 읽는다거나 음악을 듣거나 차를 마시거나

컴퓨터랑 놀 시간은 부족하다.

늘 뭐에 홀렸는지 몽롱하기만 하고 모든 게 더위탓이려니 한다.

이렇게 더운데 매일 열심히 학원도 가야하고 인턴도 해야하는 아이들은

나보다 더 지쳐서 그 아이들 해 먹일 계획으로만 머릿속이 차 있다.

중간중간에 거리가 어중간한 장소들은 길치인데다 어찌나 헤매는지 직접

데려다 주지 않으면 불안하기까지 해서 거의 발노릇을 하고 있다.

한 번은 고속터미널 지하철에서 조달청이 바로 코 앞인데도 못찾고 빙빙 돌다가

결국은 택시를 타고 기본요금을 내고야 바로 대각선 건너라는 걸 알았다는데 이미

옷은 사우나 한 듯 푹 젖어 땀냄새 가득 풍기며 사람을 만났다고 하니

내 어찌 신경이 쓰이지 않을까..

그 택시 기사양반도 츠암…바로 건너이니 걸어가라고 할 일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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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에 일하러 오는 도우미 아줌마는 미치고 폴짝 뛸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냉장고 청소를 하면서 상한 것 처럼 보이면 다 버리라고 했더니

세상에 된장에 곰팡이가 뚜껑에 하얗게 핀 걸 보고 그 많은 (약 6개월치)

된장을 몽땅 버렸다.

복분자를 재어 놓은 걸 나눠서 그릇에 담아 놓았는데 그것도 다 버리고

더욱 가관인 건 양평의 옥천냉면 완자를 사오면서 얻어 온 무우김치를

전부 버린 것이었다.

아이들이 완자를 먹을 때 얼마나 좋아하는데 진짜 가슴이 펄떡거린다.

그리고 그 앞에서 사온 가자미 식헤를 그대로 한 통을 다 버린 것이다.

내가—내가—말도 못하고—정말—청소 하나 하면서—아줌마도 아니면 몰라.

자기집에서도 먹고 쓰고 마시고 청소하고 할 거 아닌가..?

가스레인지 뚜껑은 제대로 맞추어 놓는 적이 없고 걸레는 걸레질하다가

창 틀에 언저 놓기 일쑤이고 (창틀이 나무이다) 놀랠 적이 잦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내가 오래도록 끊지 못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돈이나 보석류를 아무데나 던져 놓는 나를 그런 부분에서는 아무 걱정을

시키지 않는다는 게 이유이면 이유다.

으흐흑~~~된장..복분자….무우김치….아까워서 꿈에도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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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Comments

  1. Hansa

    2010년 7월 23일 at 3:37 오전

    무우김치..에 웃습니다. 하하
    아이들이 잘 먹는 걸 버리면 당연 가슴이 아프지요. 하하

       

  2. 김진아

    2010년 7월 23일 at 4:22 오전

    아, 된장이 무지 아까워서 ㅎㅎ

    워낙에 그리 안하면 안된다고 타박하면서 일당을 안주는 사람들이
    많아서일거예요. 도우미로 일하시는 자매님들이 많아서..알아요.

    리사님 같은 분 만나기는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고 합니다.

    루시아 자매님도, 도우미로 일하시는데 자리를 옮기고 싶어도..
    현재 보아주는 곳의 남매들이 자매님만 찾아서요. 희안하죠..
    부모보다 도우미로 오시는 분과 함께 살고파 하네요.

    정이 그리워서 그런것 같다고…^^
       

  3. 오를리

    2010년 7월 23일 at 6:04 오전

    지난 날 생각 해보면 바쁠때가 가장 행복한
    시절이었습니다…

    된장은 새로 담그시면 되고 ~~~~   

  4. 리나아

    2010년 7월 23일 at 6:55 오전

    집이 완전히 홀라당.. 다 타버렸다는데..
    덕분에 집수리했다..하고
    별 일이 아닌 큰 일은 더더구나 아닌..그저
    작은일 정도로 치부하는것 같이 들리니..거참 …희안?

       

  5. 이나경

    2010년 7월 23일 at 7:11 오전

    우리집 도우미는 제가 버릴 물건은 뒷다용도실에 두는데 미국서 딸내미 결혼식때 입었던 한복과 남편 한복, 아들놈 양복을 드라이 맡기려니 부피가 너무 커 엄청 큰 비닐백에 넣어서 뒷다용도실에 얌전히 두었는데 퇴근하고 와서 보니 옷 보따리가 몽땅…. 넘 놀래서 전화하니 그거 의류수거함에 넣었다고… 정말 짜증나서 보면 모르나 싶어 헐레벌떡 의류 수거함으로 가보니 아들 양복과 남편 한복은 있는데 내 한복 위아래가 몽땅 없어졌더군요. 츠암…. 뭐라 하기도 그렇고…. 평생에 큰 맘 먹고 거금 들여 한복 연구가한테서 가슴 벌렁이는 돈 주고 지은 옷 날아갔답니다. 그 뒤부터는 모든 게 내 죄려니 여기고 입 닫고 삽니다. 단도리 잘 해야지 하면서…. 기분 좋게 이해해 드릴께요. ㅎㅎㅎㅎ   

  6. 화창

    2010년 7월 23일 at 10:14 오전

    세상에는 예민하고 솜씨있고 까다로운 사람이 있고 무디고 덜렁거리고 무던한 사람이 있습니다. 아마 집에서 일하시는 분이 後者인듯?

    예민한 분은 예술가로 대성할 수 있고 무딘분은 경영자로 성공할 수가 있습니다.

    너무 바쁜 일상…….. 리사님도 그러시네요? 나도 그런데..ㅎㅎ

    화통을 삶아 드신 사람들 가끔 있지요! 마이크 없는 근대 이전에 태어났으면 천하를 호령할 사람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정말 울화통 터져요!

    하루는 나름대로 괜찮은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데 어쩌면 그렇게 가족들이 다 목소리가 큰지 정말 너무나도 고통스럽더군요! 자기네끼리 하는 대화가 식당안을 다 울리는데 여자고 남자고 다 목소리가 왕 왕 쨍그렁 쨍그렁…. 무슨 목소리들이 그리 큰지………   

  7. Lisa♡

    2010년 7월 23일 at 11:39 오전

    한사님.

    그 김치요…정말 궁합적으로 맞아서
    같이 나오거든요.
    그 집 아시면 잘 아실텐데 정말 맛있어요.
    그 김치 구하러 일부러 가야할 판이랍니다.   

  8. Lisa♡

    2010년 7월 23일 at 11:41 오전

    진아님.

    일당 안주는 사람도 있나요?
    아무리 그래도 그렇치…
    그런데 예전에 제가 아는 집도
    그런 경우가 있었는데 기족보다
    더 가족같은 사람 있답니다.
    우리 아줌마는 그런 건 아니고–
    워낙 말이 없어서 속은 잘 몰라요.
    천사같은 사람이라는 것만…   

  9. Lisa♡

    2010년 7월 23일 at 11:41 오전

    오를리님.

    저 된장 담을 줄 모른답니다….ㅎㅎ   

  10. Lisa♡

    2010년 7월 23일 at 11:43 오전

    리나아님.

    설마 그렇게 가볍게 생각했겠어요…?
    지금이야 지났으니 말 할 수 있는 부분이지요.
    얼마나 놀랬겠습니까?

    친척들도 뉴스보면서 남의 집으로 알았다고 하네요.
    집이 오래되어 수리도 하려던 참이었다네요.
    그런데 그다지 크게 손해본 건 없다고 해요.
    옷들은 반은 타고 반은 그으르고요..옷장이 튼튼했나봐요.   

  11. Lisa♡

    2010년 7월 23일 at 11:44 오전

    나경님.

    너무했네요.

    세상에–말도 안되어요.

    그런데 누군지 몰라도 횡재했네요.
    욕도 하면서..ㅎㅎ//멀쩡한 거 버렸다면서.

    잠도 못잤을 거 같아요–저 같으면.   

  12. Lisa♡

    2010년 7월 23일 at 11:45 오전

    화창님.

    무디고 덜렁거리는 여자는 아니고
    진짜 뭘 모르는 것 같거든요.
    살림 사는 여자 맞는지 모르겠더라구요.
    그래도 너무 착해요…..이상하게….

    식당에서 시끄럽게 구는 이들은 진짜 처리 안되어요.
    정말 그런 부분들이 고쳐져야 할 부분들이지요.   

  13. 아로운

    2010년 7월 24일 at 3:17 오전

    저희 어머니 도와주시는 도우미 아주머니는 정말 우리 자식들에게 “도움”을 많이 주시는 분입니다. 거의 30년을 꽉 채워서, 자식도 쉽지 않은 어머니를 모시고 있으니 말입니다.
    어머니를 찾아 뵐때마다 항상 감사의 표현을 합니다만, 멀리있는 자식보다 나은 분입니다.

    그나저나 더위가 장난이 아니죠?
       

  14. Lisa♡

    2010년 7월 24일 at 10:54 오전

    아로운님.

    그 분은 진짜 제 2의 어머님이세요..

    이모요—가족이죠?

    그런 분에게라면 무엇인들 아까우리~~

    어제, 오늘은 괜찮네요–확실히 덜 더워요.   

  15. TRUDY

    2010년 7월 25일 at 12:20 오후

    한심한 도우미,, 가정부.. 아까워..   

  16. TRUDY

    2010년 7월 25일 at 12:22 오후

    그 애완견,,흑!   

  17. Lisa♡

    2010년 7월 25일 at 12:31 오후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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