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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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야엄마는 미대출신…그것도 보석디자인을 했다.

오늘 오랜만에 동네의 마트와 과일가게, 은행 두군데를 같이 섭렵했다.

그녀는 보통 때 내가 싫어하는 청바지에 스팡크가 달린 옷을 입고 나와서

재즈바를 가고 싶다길래 그 의상으로는 절대 같이 안간다고 했었었다.

오늘 그녀는 치렁치렁한 긴 치마에 길다란 조끼를 입고 이너로는 파란 냉장고

셔츠에 예의 그 스팡크가 번쩍번쩍 달린 옷을 입고 나왔다.

내가 미대 나온 거 맞냐고 묻자 날더러 옷이 야하단다.

시원해지긴 한 날이지만 역시 나는 민소매 차림의 목이 푹 파인 원피스를

달랑 입고 나갔던 것….

아직 나는 스팡크 류가 달린 옷을 싫어한다.

그리고 치렁치렁한 옷을 싫어한다.

그리고 40이 넘은 여자가 긴머리를 하는 걸 싫어한다.

단 예외는 있다.

어울리거나 간지나게 하는 스타일은 존경한다.

그리고 그녀는 콩다방 커피를 시킬 때 매우 망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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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 아주 유명한 사진작가가 사신다.

S대를 나오고도 미련을 못떨쳐서 다시 사진의 길로 가신 양반이다.

이제 연로하셔서 늘 제자들이 같이 다니고 부축하는 모습을 종종본다.

과일가게에서 우연히 그 사모님을 만났다.

오랜만에 만나서 잠시 반가운 수다를 떨다가 아…글쎄 두 따님이

뉴욕에 있는데 다 디자인을 전공해서 뉴욕에서 살면서 아주 많은 돈을

번다고 하시며 두 딸이 다 만족한다는 것이다.

그 학교는 내 딸이 가고프다고 했던 그러나 내가 반대했던 학교다.

약간 중심이 흔들리는 순간이 …. 내 마음 속에서 있었다.

내 딸이 그 학교를 가기엔 여지껏 쌓아온 모든 것이 너무 아깝기 때문이다.

이럴 때 엄마로서 진짜 의지라는 게 없어진다.

자기의 길은 언제라도 가게 되어있기에 비록 내가 다른 학교를 종용해도

결국 딸은 그 길로 갈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 길이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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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가게 총각은 매우 친절하다.

사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인데 단지 내가 손님이라는 이유로

몹시 반가운 척, 아는 척을 한다.

대부분의 아줌마들이 다 그 총각의 그런 점에 매우 만족하는 눈치다.

난 불편하다.

지나치게 오버하는 태도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든다.

그냥 그대로..친하지도 않은데 친한 척 하기보다는 그냥

오면 반갑게, 그리고 물건을 사면 고마워하면 되는 게 아닌지.

꼭 친해서 사러 가는 건 아니지않나?

그 총각이 다른 가게로 가게되었을때 많은 여자들이 가지 말라고

붙들었다며 마치 무슨 무용담을 이야기하듯 주인 아줌마는 자랑한다.

하긴 친절해서 나쁠 건 없다고 본다.

나는 얼굴을 보인지 겨우 세 번인데 오늘 나의 모든 것을 아는 듯

이야기해서 부담스러웠다.

전혀 모르면서 넘겨짚어서 아는 척 하는 태도가 재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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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D도너츠 가게에 들렀다.

잠시 후에여주인이 나왔다.

나랑은 반가워하는 사이다.

이런저런 얘기 끝에 호야엄마가 이런 가게 하고프다고 말했다.

사실 그런가게 내 친한 ㅎ가 해서 아는데 실속이 없다.

새벽에 나가서새벽이 되어야 마감을 하고 집에 오는데

피곤하지 않은 직업이 어디 있으랴만은 진짜 피곤하다.

그리고 그런 업종 대부분이 점주보다는 회사 좋은 일을

해주는데 있다는 것이다.

얼른 커미션 얹어서 팔면 몰라도 그다지 이익이 많다고 할 수 없다.

돈 좀 벌만하면본사에서 디자인을 바꾸거나 인테리어를

다시 하라고 한다.

그런 인테리어는 거의 본사에서맡아서 하는 게 대부분이라

거기서도 회사는 이득을 보고 점주는 죽쒀서 개 주는 꼴이다.

그러니 이것저것 따져보면 돈벌기 정말 힘들다.

백화점도 마찬가지임은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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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1. 김진아

    2010년 7월 24일 at 2:45 오후

    백화점도 마찬가지죠..

    무슨무슨 행사는 왜그리도 많은지,
    매입점주들에게 물리는 그 많은 비용들이며, 에휴…

    속이 타들어가는 듯한 피곤함이 몰려온다는 동생 이야기엔
    그저 가슴이 갑갑하답니다.

    ….인형보고, 슈렉에서 본 삑삑 소리내는 앙증맞은 작은 인형이 떠오릅니다. ^^

       

  2. 웨슬리

    2010년 7월 24일 at 6:30 오후

    지난주 엘에이에서 한인 티셔츠 가게주인이 유태인 건물주와 말다툼을 하다 쏴죽이고 자기도 자살한 사건이 있었는데 10년간 그자리에서 장사해오다 처음으로 월세가 밀렸었다더군요. 그런데 그 월세가 월 2만불! 5장에 10불하는 싸구려 티셔츠 팔아 건물주 좋은일만 시킨격이죠. 4.29 폭동때 화재로 가게를 날리고 재기 하신분이라던데…    

  3. Lisa♡

    2010년 7월 24일 at 10:35 오후

    진아님.

    잘 알아요–
    백화점의 횡포는 익히..
    그런데 옷가게의 경우는 크레임을 나중에라도
    거는 소비자들 땜에 더욱 골칫거리지요.
    그래도 미국보다는 훨 낫다고 봐야해요.
    미국의 경우는 일이 년 입다가도 갖고와서
    바꿔 달라고하니 아주 난감하지요.
    모든 비용을 업주위주로 물리는 백화점측도 사실은
    따져보면 그렇게 해야만 하나봐요.
    다 사정이 있지만 곤란한 점이 많지요.   

  4. Lisa♡

    2010년 7월 24일 at 10:36 오후

    웨슬리님.

    그 분 정말 안되었네요.
    유태인들의 지독함은 알아줘야 한다니까요.
    뭐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말입니다.
    월 2만불이면 2500만원인데
    ….한 번 밀렸다고 아마 나가라고 했겠지요.
    악독한 가게주인 가트니라구~~으휴–   

  5. TRUDY

    2010년 7월 25일 at 12:14 오후

    덩킨도넛 이곳은 lower quality food으로 치부
    그런데 한국서는 신선하고 뜨는 음식 같더라구요.
    저도 튀긴거라 의식적으로 피하거던요.   

  6. Lisa♡

    2010년 7월 25일 at 12:30 오후

    요즘은 그다지 뜨는 건 아닙니다.

    한물 갔다고 할 수 있고 일부러
    저지방 웰빙 메뉴를 개발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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