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까지 전혀 모르고 있다가 절친의 생일모임을 하잔다.
부랴부랴 역삼동포스틸 빌딩으로 달려갔다.
물론 아이를 픽업해야해서 아이를 태우고 같이갔다.
덕분에 아이의 용돈이 좀 생기기도 했다.
정성껏 준비한 생일카드와 선물을 다른 가방으로 바꾸어가는
통에 안가지고 나간 일이 발생했다.
공연히 가방은 바꾸어서는 실없는 인간이 되었다.
아이 용돈만 타는 꼴이 되었으니—ㅎㅎㅎ
어디서 많이 본 나이든 여사가 건너편에 앉았는데 아무리 쳐다봐도
미동도 없이 친구분들과 얘기 중이시다.
누구더라? 누구였지?
역삼동의 한가운데 있는 식당인데 이상하게 노인들이 상당히 많다.
집에 와서야 오래 전에 여행을 같이 한 선배님이라는 걸 알았다.
문제는 그 사이에 10년이 흘렀는데 늙어도 그렇게 파삭 늙었단 말인지..
그럼 나는………..?
아들이 오늘로 인턴을 끝냈다.
내가 서류를 받아왔냐고 묻자 아들은 그런 게 왜 필요하냔다.
누가 달라고하면 몰라도 자기가 거기서 얼마나 많은 걸 배우고
느꼈느냐가 문제이지..다른 게 뭐가 중요하냐고 한다.
깨갱—너 잘났다, 잘났써———–
공무원들의 세계에서 있다보니 자신도 공무원같았다고 한다.
빈책상이 있는 자리만 골라서 옮겨 다니며 다녔는데 아들 말이
분위기가 과에 따라 다 다르다고 한다.
젊은 사람들이 많은 과에는 그나마 간식도 자주하고 재미있단다.
회식도 연극을 보러가더란다.
많은 사람들이 대학은 몰라도 대학원은 미국서 나왔다고 한다.
아침마다 데려다 줄 때 정문을 통과하면 주차권을 주면서 도장을
받아오라고 한다.
홈웨어를 입은 내가 손가락으로 그저 빙돌고 나온다는 표시를 하면
눈이 동그래서 이상한 사람 보듯 한다.
보름쯤 지나자 그때는 4사람인 정문지기가 나를 알아보고 그냥 보내주었다.
아무리 하는 일이 작고 없어도 분명히 나간만큼은 배우고 오는 게 있었다.
저녁을 먹고 아들과 농구를 하러갔다.
하는 걸 보여주고픈지 엄마가 하도 먹여 살이 올라서 견디기 힘들다며
농구공을 사러 가자고 한다.
농구공이 두 개나 굴러다니는데 그건 안된단다.
오래되고 낡아서 손에 달라붙는 맛이 없고 여자용이란다.
어릴 때는 그저 잘 갖고 놀더니 이제는 입맛대로 고른다.
땀이 비오듯 흐르는 가운데 농구를 하는 아들을 보니 흐뭇하다.
한골 넣으면 나를 한 번 쳐다본다.
내가 보나 안보나 궁금하고 자랑하고픈 자세다.
이마가 톡 튀아나온 꼴을 보자니 어릴 때 모습이 그대로 나온다.
흑인들은 농구를 환상적으로 하는데 작은 키로도 스프링 튀듯이
덩크슛을 하는 걸 보면 스포츠에는 타고 난 몸이란다.
살갗을 손가락으로 꼬집듯 죽 잡아 당기면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피부를 가진 흑인들은 물에 뜨는 게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수영선수에는 흑인들이 거의 없다.
외국인들이 생각하는 야한 차림과 우리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야한 차림은 일단 사고부터 다르단다.
외국인들은 짧은 치마나 바지를 야하다고 하고
가슴을 드러내는 파진 옷은 그다지 야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와는 좀 반대적인 정서이다.
외국에서 오래 산 한국인들도 한국에 오면 아들처럼 같은 말을 한다.
한국여성들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고..
성형으로 만든 얼굴이 너무 많아서 이젠 자연얼굴에서 희소성의 가치를..
지하철에서도 아줌마들과 할머니들을 그저 툭툭 치고 지나간다고 투덜댄다.
그게 임마~~한국인의 정서야, 어쩌겠니?
대한민국 아줌마들은 걷는 것만 봐도 강하고 세단다.
팔을 올곶게 위로 향하게 펴들고 힘차게 걷는 모습들이 산책길에 수두룩하다.
거기다 장갑은 왜 끼며 썬캡에 마스크는 얼굴을 다 가리고 왜 그러냔다.
아들아..어쩌겠니…한국 아줌마들의 특징들인 걸.
밤에 양산 안쓰는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치자.
너네 엄마는 그런 것 안하지 않냐..하긴 운동도 안하지..ㅎㅎ
onjena
2010년 7월 30일 at 4:58 오후
일등!!!!!!
저도 한국인 얼굴이 비슷하다는 그런 느낌이 참 많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성형도 한 이유가 되겠지만
인종이 다양하지 않은것도 다른 다른 이유가 되겠습니다-내 생각.
아이가 참 좋은 경험을 하였습니다.
북미에선 직업경험이 성적보다 더 중요합니다.
Lisa♡
2010년 7월 30일 at 10:25 오후
언제나님.
나이키에서도 근무하고파 했는데 한국에선 고등학생을
위한 지원프로그램이 없고 아는 분도 찾기 어려워
못하고 말았어요…아이가 추구하는 기업정신이 요즘의
나이키와 비슷하거든요.
그나마 한군데서 해봤으니 공무원들의 분위기를 좀 알았지요.
어떤 날은 아주 힘든 과제도 하고…ㅎㅎ
한국사람이 미국사람보면 다 비슷하게 보이는 것과 다른가?
웨슬리
2010년 7월 31일 at 12:32 오전
아드님이 덩크를? 와~~~ 정말이요? 키 안커보이던데… 제자리 점프를 4피트는 뛰어야하는데… 믿기힘들어서요. 다음엔 비디오를 좀.
흑인과 수영은 피부문제가 아니고 (피부는 흑인들이 더 탄탄한데… 나오미 캠블보니까…ㅋㅋ) 뼈무게 입니다. 선천적으로 부력이 떨아지는거죠.
웨슬리
2010년 7월 31일 at 12:33 오전
확인 – 정규 농구 림이 10 피트 입니다. 동네 농구 골대 높이 확인 바랍니다.
Lisa♡
2010년 7월 31일 at 12:50 오전
웨슬리님.
아들이 덩크를 한 게 아니고 학교 친구들 중에
키작은 흑인이 있는데 흑인들은 아주 잘 한다고..
맞잖아요.
울 아들은 덩크는 커녕 던지는 것 중에 새 골대라서인지
50% 골인성공이더군요.
그래도 잘 한다고 잘난 척을…
진짜 피부가 그렇게 늘어난대요.
학교에 있는 그 녀석요….
화창
2010년 7월 31일 at 12:51 오전
공원에서 운동을 한다고 하는 아가씨들이나 아줌마들이 얼굴에 모자와 천으로 가리고 눈만 나와 있는 모습을 보면 왠지 약간 부아가 납니다.
저는 평생 선크임도 안바르고 살았지만 요즘은 하도 바르라고 해서 공치는 날은 바르기는 하는데…. 햇볕이 무서우면 선크림 바르면 되지 왜 복면을 하고 다닌대요?
Lisa♡
2010년 7월 31일 at 12:53 오전
화창님.
썬크림 발라야해요.
반드시..
되도록 썬글라스도 끼어야 하구요.
필수입니다.
피부보호, 눈보호.
아줌마들도 이해해야 하는 게
기미가 끼는 여자분들은 그게 제일 싫거든요.
아로운
2010년 7월 31일 at 2:08 오전
벌써 인턴쉽이 끝났군요.
이제 아이들이 대학들어가면 나이키 뭐 이런데서 인턴쉽 해보면서 회사분위기 익히고, 또 거기가 맘에 들면 졸업하면서 취직하면 되지요.
지금은 나이키지만 시간이 흐르면 또 다른 맘에 드는 곳이 생기겠지요.
최소한 학교 다니면서 2~3 군데는 인턴쉽을 할 기회가 생기니까 그때 가서 맘에 드는 곳 골라서 가라고 하세요. 이름이 많이 알려진 곳이 대체로 분위기가 좋기는 하지만 꼭 아이들 성격과 맞는다고 볼수만은 없으니까요.
일단 좋은 학교를 다니면 기회가 많기는 합니다. 학교내에 회사 직원이 직접 인터뷰를 하러들 오니까요. 또 처음부터 대학원을 노리는 애들은 서머를 듣는걸 선호하니까 인턴쉽 같은거에 크게 목매지 않는 애들도 주위에서 보곤 합니다.
남은 기간 잘 마무리 해서 좋은 결과 있기를 기대합니다.
Lisa♡
2010년 7월 31일 at 11:11 오전
도움이 많이 됩니다.
이 말을 아이에게 꼭 전하겠습니다.
두 남자분이 그래 재미나게 지내시나요?
식사당번은 주로 아빠?
미국이 최악의 더위라고 하네요.
몸조심하시고 …. 어느 시간이라도 즐길 수 있다면
그 시간이 좋은 시간이지요..?
화창
2010년 8월 2일 at 12:54 오후
나는 더운게 좋고 햇볓이 좋은데……..
Lisa♡
2010년 8월 2일 at 1:44 오후
여름 사나이군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