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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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은 주로 월세를 놓는데 내경우는 귀찮아서

전세를 했더니입주자가 줄을 선다.

매월 백만원이 넘는 돈을 꼬박꼬박 내려니 힘든 사람들이

많다보니 전세를 선호한다.

다음 달이 만기라면 몇 달 전부터 계속 세입자 있다는 전화가

줄을 이어서 귀찮을 정도이다.

자리가 좋고 층수도 딱 좋다보니 내 맘에도 들지만 들어오는

입주자의 경우도 아주 마음에 들어한다.

처음 입주자는 독신의 여자 판사였다.

갑자기 발령이 강원도로 나서 부득이하게 이사를 갔고

그 다음이 유명한 변호사의 아들인데 독립하겠다고 나온 처음

집이 내 오피스텔이었다.

그리고 신혼부부가 들어왔는데 아주 이쁘고 착한 부부였다.

새로 입주할 아파트가 완공되어 나가는데 위치상 여기서

더 살고 싶다고 했다.

좋은 회사를 다니는 부부라 금방 돈을모을 것같다.

그리고 새로 이번에 계약을 한 신혼부부는 미국 유학 중에

만나서 결혼을 했는데 여자가 미국대학의 조교수라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 잠깐 들어오고남자는 아직 박사학위를

하고 있는 중이란다.

아주 선량해보이고 부모들도 마음에 쏙 든다.

내가 입주자에 있어서는 인덕이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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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부동산 이런 쪽으로 관심이 없다보니 누가 집을 사고 땅을 사도

이익을 봐도 무관심이었고 좋은 물껀이 있다고 보러가자고 해도 시큰둥했다.

친구는 돈이 2000만원만 생겨도 집을 어떻게든 하나사고 본다.

전세와 대출과..뭐..머리 아픈 그런 짓을 해내는 아이였다.

난 민둥민둥하니 돈버는 일에는 쑥맥으로 그저 쓰는 일에만 노나는 사람이었다.

2000만원이 생기면 밍크나 하나살까? 반지나 하나 바꿀까? 아마 그랬을 거다.

그런데 어쩌다 3000만원으로 친구가 오피스텔을 계약하라는 것이었다.

누가 할 집인데 갑자기사정이 생겼다면서..근데 마침 돈이 수중에 있었고

급히 가다보니 본인이 아니면 안된다길래 내 이름으로 그냥 계약을 했다.

뭐든지 남편명의로 하는 내가 그때 처음으로 내 명의의 집이 계약된 것이다.

그런데 3000을 넣고나니 나머지는 은행서 무이자로 대출을 해주었다.

집에 잔금을 넣을 시기에 돈이 없어 걱정할 필요도 없는 게 바로 전세가 나갔다.

그 전세 비용으로 잔금을 넣으니 돈이 남았다.

어찌나 공돈이 생긴 것처럼 좋고 돈을 번 것 같던지 남은 돈 띵까띵까 다 썼다.

그런데 웃기는 건 내가 산 금액보다 전세가가 훨씬 높다는 것이다.

올해는 전세가가 완전히 집값의 1/4 만큼 더 뛰었다.

계약할 당시에 80:1 이었는데 계약을 하려고 줄을 길게 섰던 사람이 막상 계약을

할 당시에 못하게 되었던 것이다.

정말 소 뒷걸음으로 우연히 산 오피스텔이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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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하면 내가 아는 언니가 땅을 살건데 생산녹지로 곧 풀릴거라며

같이 사지않겠느냐고 했다.

좀 큰 돈을 투자해서 같이 땅을 샀다.

그야말로 생산녹지가 뭔지 나대지가 뭔지도 모르는 내가 가보지도 않고

언니말만 믿고 사버린 경우인데 가보니 벼농사를하는 논으로 길죽했다.

아직 그 논에서 나는 벼를 먹어보질 못했으니 거기서 농사짓는 할아버지는

공짜로 산다.

사자마자 논값이 올라 두배가 되었다고 했다.(그때 좀 놀랬다)

세배로 뛰면 팔자고 했는데 두배는 커녕 이젠 팔릴까 걱정이다.

주택경기가 침체되고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고..거긴 개발을 할만한 곳인데

아직 잠잠하다.

잊고살고 있지만 가끔 땅을 뭣모르고 산 걸 생각하면 후회와 어리석음에

몸부림치게 된다.

나중에 아이들 몫으로 돈이 되길 기대하고 샀기에 조급한 마음은 없다.

그래도 잊고 있다가 문득 생각하면 갑갑하고 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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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이 내려간다고 조금 있다가 사라고 그렇게 말려도

얼마전에 집을 크게 늘려서 간 친구가 있다.

특히 분당은 더 쑥쑥 집값이 내려가는 지역이라는데

욕심을 부리면서 이사를 갔다.

자기집도 안 팔린 상태에서 간 이사라 사실 걱정이 된다.

대출이자라는 게 생각보다 무서운 건데 살던 집이 팔리리라는

예상만으로 선뜻 새 집을 계약하는 친구가 잘 하는 짓인지.

나는 우리나라 부동산 값이 잘못되었고 한참을 내려가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에 한 명이다.

이 게 앞으로 아이들이 살 경우는 생각하면 한숨부터 나온다.

독일처럼 거의 임대형식으로 자기소유의 개념이 없어지면

아주 편할텐데 우리는 우선 집을 하나 장만해야 이 땅에서 그래도

살아가기에 편해지니 알마나 잘못된 현상인지..

강남강남하면서 거기 땅값을 더 부풀리는 식도 못마땅하고

정책이 나와도 금방 다시 원위치하니 무슨 집값을 잡는다고 그러는지.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고 서민경제가 펴질 날을 기다리다가 인생 날샌다.

내가 손해를 좀 보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집 걱정 않고 사는 날이

오면 모든 게 편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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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주라는 사업가 여성이 빈둥거리고 노는 여성들

군대에 보내야 한다는 뜻이 실린 발언을 했다.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그 저의를 충분히 알 것 같다.

노닥거리며 여름엔 시원한 호텔이나 드나들고 하면서

시간죽이기 수다나 떨면서..뭐 그런 여자들이

꼴불견인 여자들이 어디 한두 명일까?

그런 의견에 반대하지 않는다.

그런데 내가 왜 이렇게 찔리는 건지..잘못사는 것 같아서.

10 Comments

  1. 김술

    2010년 8월 6일 at 5:03 오전

    리사님 생각보다 부자네요.
    혹시 인연이되어 만나게 되면 술 한 잔 사시죠.ㅎㅎㅎ
    저도 곧 장가갈 아들 둔 입장이라 깝깝할 때가 많씀다.
    집! 그게 요즘 캠페인하는 것처럼
    소유하는게 아니라 그냥 살다가는 장소이면 좋겠는데…
    그게 맘대로 안되는거라.
    리사님은 애가 셋이나되니 둘인 저보다 1.5배 더 힘든신건가요?
    글구 김성주씨 발언에 저도 정말 공감합니다.
    왜 여자들은 자신의 능력을 그냥 썩히고 있는지,
    사회의 탓으로 돌리기엔 아쉬움이 많군요.
    무더위에 건강 조심하세요.   

  2. Lisa♡

    2010년 8월 6일 at 5:50 오전

    술님.

    그런데 따지고보면 남는 게 별로 없어요.
    오피스텔은 전셋값 빼고나면 남는 게 없구요.
    그러니 남의 돈을 그냥 이자없이 쓴다는 거죠.
    땅은 팔려서 내 손에 돈을 쥐어봐야 내 돈인 것이고
    그 돈도 오를지 내릴지 모르니..걱정이고
    그러니 부자라기엔 쫌 뒤가 캥기네요.
    부자가 되려면 빚이 없는 상태에서 20억 이상의
    주택소유와 년봉이 2억이상이라고 하더군요.
    그러니 부자소리 들으려면 요원하고 생각보다?
    라는 말은 생각하기 나름이네요–헤헤.
    술이야 사는 거 뭐 어렵겠어요.
    만날 수 없으니 일단 샀다고 봅시다.   

  3. 화창

    2010년 8월 6일 at 7:42 오전

    재산을 현금과 주식과 부동산으로 나누어 보유하라는 것이 세상을 사는 진리이지요!

    애엄마도 부동산에 올인하여 돈없이 쩔쩔매며 제가 주는 돈으로 이자내고 그래도 돈이 모이면 또 누가 꼬득여서 도 일을 저지릅니다. 그리고 부동산만 오르면….어쩌구….

    저는 한 10년 쯤은 돈을 벌겠지만 제발 돈으로 가지고 있던가 쓰라고 해도 돈을 못쓰네요! 그저 저금해서 뭐 사는 재미…. 물론 다 내려서 본전가는 부동산은 없을껄요?

    더 오르면 국가경쟁력이 약해지고 더 내리면 건설회사나 금융권, 중산층이 붕괴된다는데
    ….. 정치하는 분들 참 어렵겠어요! 국가경영이라는게……
       

  4. Lisa♡

    2010년 8월 6일 at 9:22 오전

    화창님.

    그래도 남편이신 화창님이 잘 버시니 다행이짆아요.
    우리는 그냥 다 버르는 쪽쪽 다 써야하니..

    현금은 없고 부동산이라봐야…별 볼일 없고 모르지만..저 땅이
    치솟을지도~~후후
    그 언니가 복이 있는 사람이라..동탄 근처거든요.

    저는 돈쓰는데는 일가견이 있는데 일단 좀 써줘야
    상인들도 살지요.
    쓸 수 있을 때 써라~~가 제 목표입니다.
    그리고 나이들어 쓰면 이쁘지도 않고 그다지 쓸 때도
    없지싶어서요.ㅎㅎ   

  5. equus

    2010년 8월 6일 at 10:03 오전

    하하 좀 찔리다니, 대한민국 여성들은 정말 대견합니다. 찔리는 마음이라도 가지고 있다니.
    아이들과 여자들의 천국- 미국에 가보시면 정말 너무하는 경우도 많은데…
    돈 – 정말 쓸수 있을때 쓰세요. ^^
    중국인 들 묘지에 가보면 수돗물나오는 싱크대에 에어컨 까지 갖추어놓은 모설리움을 짓는데, 살아있을때 못쓰고 죽어보니 그게 돈쓸 최후의 기회라 그렇게 해놓는답니다.    

  6. Lisa♡

    2010년 8월 6일 at 10:24 오전

    에쿠스님.

    저 좀 많이 찔려요.
    늘 제가 빈둥거리는 건 아닌가 싶거든요.
    땀 흘려서 번 돈으로 열심히 노력해서
    돈을 쓰면 덜 미안한데 그게 아니라서요.
    늘 제가 저를 놓고 보면 한심하다는 부분이
    많거든요.
    돈은 진짜 있을 때 좀 쓰는 게 후회는 없을 것 같아요.
    남기는 건 없을지라도..좀 쓰고 죽어야지요.   

  7. 벤조

    2010년 8월 6일 at 2:38 오후

    그 아줌마들,
    시원한 호텔에 드나들며 돈 버는 거 아닌가요?
    헛갈리지 마시고,
    서울에서는 서울 식으로! ㅎㅎ
       

  8. Lisa♡

    2010년 8월 6일 at 3:29 오후

    벤조님.

    아줌마들 중에도 능력있는 아줌마들은
    그들의 능력대로 그런대로 가고
    그 다음은 레스토랑으로,,그것도 안되면
    동네 찻집으로 그것도 아까우면 걍 집에서..
    혹은 한강다리 아래로..헤헤
    어디든 지 맘이지요–머~~   

  9. 김삿갓

    2010년 8월 6일 at 11:03 오후

    리사님 정말 알부자네요… 텃밭도 그냥 굴리시고….

    맞아요 그 아짐마들 지 맘이죠… 저도 샤핑백 들고 있던 아짐마들과 몇번 시간
    보낸적이 있었는데…ㅋ 그래도 한강 다리 아래가 젤 좋은것 같아요.

    그런데 전세 돈 받은걸로 잔금을 치루고 남은돈… 그거 벌은 돈이 아닌데 그걸
    띵까 띵가 다 쓰시면 나중에 전세값 빼달랠떈 어떻게 해요?

    아 벌써 8월의 첫쨰 주도 지나 가는군요.. 세뤌이 너무 빨리 갑니다…

    좋은 주말 지내시고… 행복 하세요…~ ^________^   

  10. Lisa♡

    2010년 8월 7일 at 2:21 오전

    알부자…제가 제일 좋아하는 말인데

    저는 사실 부자랑은 거리가 좀 멀거든요.

    히히히…그래도 그렇게 불리고 싶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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