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한가한 하루를 보냈다.
그것도 만족하게—
커다란 냄비에 명태를 넣고 뚱뚱한 콩나물을 잔뜩 넣고
탕을 끓이기도 했고, 수건과 티셔츠 등 아이들 옷들을
빨아서 드라이어에 말려 다 접어두기도 했다.
한 쪽 냉장고 청소도 대충 했다.
책도 거의 한 권을 다 읽었고프랑스 DVD도 한 편 끝냈다.
1시에 아이를 잠깐 픽업해서 떡복이와 순대도 먹였다.
세련되고 깔끔한 떡복이집이 마음에 든다.
얼려놨던 백설기도 하나 녹여서 먹었으며 미싯가루도 타 마시고
오래 전에 만들어 둔 복분자와 매실즙을 정리하기도 했다.
KT직원을 불러서 광케이블 설치하는 문제도 상의했으며
생수를 미리 주문해서 빨리도 없어지는 물도 대비했다.
참 많은 일을 했다.
아이가 컬럼비아대학 썸머에서 만난 누나와 형들을 만나고 들어와
한참 수다를 떤다.
자기가 그 중에 제일 어려서 아기취급을 받는다고 한다.
한 살 많은 형들과 누나들은 이미 다 명문대로 진학했다.
거의가 노스웨스턴대와 뉴욕 스턴으로 갔다고 한다.
이번에 우리 아이와 같이 진학하는 누나들이 꽤 된다.
한 명은 유펜의 제롬피셔의 썸머과정을 하고 왔는데 하루에
3시간을 겨우 잤다고 한다.
자기들끼리 정보를 주고받고 나보다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한다.
신기한 건 누구누구 말만 하면 사방에 아는 친구거나 아는 선배들이다.
유학생들끼리도 인맥이 얽키고 설켜있다.
세상은 좁고 비밀은 없다고 한다.
존스홉킨스대학이 점수에 그리 짜다고 말하는 아이를 보니 뭔지 모를
신남에 들떠 있어 보인다.
길치인 아들은 건너편건널목에 서있었다.
눈 밝은 내가 어디로 올지 모르는 아이를 기다리다가 발견했다.
전화로 너 어디냐? 하고 묻는 중이었다.
"여기 어딘지 모르겠는데….어디지?"
"너–혹시 미니수퍼 건널목에 있는 거 아니니? 까만 우산을 쓰고"
"어..맞아, 맞아…"
아들은 어떤 여학생과 같이 우산을 쓰고 있었다.
내가 마음에 들어하는 여학생인데 한 살 많은 아이다.
나를 발견하더니 얼른 우산을 치우며다른 여학생과 같이 쓰게 하는 게 보인다.
그 여학생이 이번에 제롬피셔 썸머과정을 하고 온 아인데
전해 듣자니 제롬피셔에는 거의 인도애들이 판 친다고 한다.
인도 애들의 명석한 두뇌가 세상을 지배하려나..?
제롬피셔는 유펜의 그 유명한 와튼과 함께 5년 과정의 엔지니어링과 경영을
같이 전공을 하는 과정인데 그야말로 천재같은 애들이 들어간다.
소문에는 거기 졸업한 학생들은 80%가 재벌이 된다고 한다.
과장해서 말하자면….
유학생들 중에는 집에서 돈만 타서 그저 빈둥거리고 놀기만 하는
아이들이 있고 그런 아이들은 아무리 말해도 현재의 중요성을 모른다.
부모들은 애가 타서 이것저것 다 시켜보지만 그런 학생들은 소화를 못한다.
아이가 잘 따라주고 스스로 열심히 하는 아이들은 집과는 상관없이 명문대를 갈 수있다.
하지만 뒷받침이 잘 되면 거기에 상승효과를 본다.
자기가 알아서 하는 아이들은 벌써 눈빛이나 자기관리부터 다르다.
될 싹은 다르다는 뜻이다.
작년에 같은 미술학원에 다니는 남자아이가 우리 아이들과 동갑인데 벌써 월반으로
하버드대학 4년 장학생으로 갔다.
물론 제롬피셔에도 합격을 했으나 4년 장학금에 하버드라는 네임으로 거길 선택했다.
일 년을 미리 갔고 돈도 들이지 않고 다니며, 공부에 그림도 월등하다.
거의 천재라고 하는 아이다.
그런 아이가 있나하면 비싼 고액과외를 받으면서도 그저 졸기만 하거나 컨닝을
일삼거나 거짓말을 하고 학원을 빠지는 아이들도 수두룩하다.
나중의 인생이야 어찌될지 모르지만 스스로 열성스런 아이는 반드시성공이 기다린다.
늦은 시간에 집으로 들어와(다같이픽업했다)
식탁에 둘러앉아서 대학진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아이들을 보니 같은 나이의 친구이자
동료이자 인생의 동반자라는 느낌을 받으면서
내 자식이지만 저들은 일단 외롭진 않겠구나 싶다.
아이 많은 효과라고나 할까…보기좋다.
한 놈은 윗통을 벗고, 한 놈은 주변 정리를 깔끔하게
이미 끝내고(이리 다를까) 딸은 이미 내 심부름으로
차고까지 갔다오고..소나기 잦은 하루가 간다.
jh kim
2010년 8월 6일 at 6:10 오후
얼마나 좋을까?
얼마나 감사할까?
이렇게 좋은날 이렇게 기쁜날
참으로 멋있고 대견 스러운 아이들
얼굴만 보아도 식사하는모습만 보아도
배가 부를것같다
자기앞길을 스스로 개척하려고 노력하는 남다른 아이들
너히들이 있어 한국의 장래는 아주 밝다
울 리사님은 참좋으시겠다
아들둘을 아주 자랑스럽게 키워 세계무대에 우뚝 세운 우리들의 눈물겨운 승리자
강영우박사가 만날때마다 하는말 동기를부여해주고 일어설수있는 자극을주어라
말하더이다
조지타운대학에서 세계로의 꿈을 키운 우리승준이도 그랬고
오바마와 머리를 맛데고 일하는 우리의 진석이형제가 그랬대요
이번에 시카고에서
우리아이들을보니 역시나이더군요
오바마사단이 시카고 라나요
울 리사님은 참좋으시겠다
축하드려요
안영일
2010년 8월 6일 at 10:04 오후
온 가족이 옹당대는 수풀속 작은집
집주인은 하늘만큼 자랑을 하여도 됨니다,
아마 자식들은 부모의 염원을 먹으면서
어느날에는 이상향의 꽃을 꼭 볼것을
주위에서 다짐해 드림니다,
새끼는 자기 자신의 마음속의
꽃이다 ,
으뜸은 신랑의 공이 보이지안으나
주인장에 앞선다 .
인정 하여야 할 이곳의 주인장의 숙제가 아니길 바람니다,
이여름 더운오늘 즐거운 가족들 이야기 잘 보앗읍니다 ,
이나경
2010년 8월 6일 at 10:24 오후
보기 좋은 일상은 아름답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도 어제는 모든 것 접어두고 일찍 집에 들어와 오곡밥을 하고 두부를 지지고 나물을 볶았습니다. 마음이 울적할 땐 소소한 집안일을 구석구석 하는 습성이 또 발휘된 것이지요. 울적한 에미기분 알아차린 아들녀석이 신촌서 놀다 밤 늦은시간 집으로 들어와 예쁜 미니케익과 장미 한 송이를 잠든 내게 안겨주더군요. 한밤중에 자다가 깬 부시시한 엄마가 행복해서 탄수화물 과잉섭취를 합니다. 내게 정말 소중한 것은 이러한 일상에서의 나눔이 아닌가 싶었지요. 리사님의 아이들이 두루 참 궁금하네요. 씩씩하고 튼튼하고 명석하게 잘 자라는 모습이 보이는 듯 합니다. 명문대학이 아니라도 그 사람이 행복하다면 그게 최선이지요. 명문대학 보다는 그냥 자신이 선택한 모든 것을 명품으로 받아들이고 자신의 삶을 명품처럼 대하며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자주 합니다. 비가 내리던 새벽 하늘이 이제 걷히네요. 행복하세요.
아로운
2010년 8월 6일 at 10:44 오후
리사님,
정말 뿌듯하시겠어요.저녁 식탁에서 밥 안드셔두.
그런 재미로 살지요. 안그래요?
그리고 연구 많이 하셨서요, 학교별 프로그램도 줄줄이 다 꿰고 계시고요.
좋은 거지요. 이렇게 많이 아시는 분들은 소위 Educated Customer 그룹으로 분류가 되어 나중에 애들이 학교에 갔을때 학교 행사나 기부등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주 좋은 게예요. 대학교 담당직원과 얘기를 할때도 훨씬 부드럽고 우아한 (!) 대화가 오가게 되지요.
Stay tuned, Lisa!
그나저나, 엊저녁 사촌들과 서울 최고(?) 의 클럽에 갔던 딸래미는 혼자서 나이제한에 걸려서 들어가지도 못했다능!!! ㅋㅋㅋ 서울은 클럽에도 나이가 21인가 되어야 하나 봅니다.
Hansa
2010년 8월 7일 at 1:30 오전
고3아이 한명도 힘겨워하는데
자제 셋을 한꺼번에, 리사님 수퍼맘이다. 하하
아이들의 의지와 부모님의 조력이 힘을 모으면 뭔가 상승효과가 발생합니다.
힘내시길 리사님! 하하
Lisa♡
2010년 8월 7일 at 2:07 오전
jk kim님.
훌륭한 한국의 건아들이 많쵸?
점점 그런 학생들이넘쳐나서 세계속의
한국으로 우뚝 서야할텐데 말이지요.
우리 아이들은 그런 재목감은 아니지만
아마 잘 되겠지요.
강영우박사님이야 워낙 훌륭하신 분이니..
ㅎㅎㅎ…공연히 잘 나가는 애들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부럽기도하면서 신나요.
Lisa♡
2010년 8월 7일 at 2:09 오전
안영일님.
엄마, 아빠야 똑같은 공이지요.
네 공, 내 공 이라고 나누기도…좀 그렇쵸?
우리아이들은 아직 멀었어요.
어찌될런지 가봐야 알구요, 괜찮은 아이들이 많아서
참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우리나라 아이들이 정신이 바르고 참하면
주위에서도 그런 거 보는 게 기쁘잖아요.
그리고 주변의 친구들이 잘 되면 인맥관리상으로
즐거운 일이구요.
다아 잘 되길 바래야지요.
Lisa♡
2010년 8월 7일 at 2:13 오전
나경님.
일상의 소소한 아름다움이 우리를 즐겁고 평안하게 하죠.
늘 고마움을 간직하고 살고 있고 누구나 옆에서 건전하게
잘 되는 걸 보면 늘 행복감을 느끼고 또 부럽기도 하지요.
우리 아이들은 그냥 평범하지만 착하고, 뭐든 순응하는
아이들이라 자기 길을 평범하게 반듯하게 잘 나갈 겁니다.
늘 그렇게믿고 있답니다.
아들이 그래도 효자노릇하네요.
우리 아들도 그런 면이 있어야 할텐데 말입니다.
더워서 정말 힘든 여름날들 입니다.
Lisa♡
2010년 8월 7일 at 2:19 오전
아로운님.
주변의 친한 아이들이 좋은 학교를 가니 공연히 우리가
마치 간 것 마냥 우쭐해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거 있져..
웃기죠? 마치 우리도 갈 것 처럼 말입니다.
시티즌들은 성적이 그리 높지 않아도 잘 가는 모양이네요.
아이들이 벌써 지들끼리 뭘하자..졸업하고 이렇게 하자..
는 둥 미리 미래계획을 재미잇게 짜고 하는 걸 보니 제가
마치 본인인야 기분이 다 좋아져요.
웅성거리는 피를 느껴보는 하루였지요.
Lisa♡
2010년 8월 7일 at 2:20 오전
한산님.
실력이 조금씩은 아쉽지만
뭔가 뜻대로 이루어지길 바라구요..
성실한 아이들을 보니 잘 될 것도 같고..그래요.
의외로 성실하지 못한 아이들이 많더군요.
그러니 성실함은 꼭 댓가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잘 되겠죠?
밤과꿈
2010년 8월 7일 at 8:50 오전
오늘은 시원해서 살맛 나시나요?
그래도 더우시다구요?
여름인데 이 정도는 더워야죠~
세 자녀를 품고 있으니 온통 자식 자랑에 여념이 없어 보입니다.ㅎㅎ
그래도 즐거우시다고요?
암요~ 그래야죠.
자식 농사만큼 소중한 농사가 이 세상에 어디 또 있을라구요…
다복하시고 늘 행복한 나날들만 지속되길 기원합니다~.~
Lisa♡
2010년 8월 7일 at 11:25 오전
밤과꿈님.
남의 자식자랑했는데—-용~~
우리아이들이야 머..아직 자랑할 께 읍씨유.
좀 있다가 자랑할 게 생겨야 하는데…말씨유.
오늘요?
저는 괜찮았는데 아들이 엄청 타네요.
더위를…습기를 못참아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