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영화를 꼽으라면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영화가 ‘빌리 엘리어트’이다.
우리가족들이 가장 여러 번 본 영화이기도 하다.
뮤지컬로 런던서 공연된다는 소식에 참으로 보고싶었고 우리나라에서
아시아권최초공연을 한다고 할 때 서둘러 예매를 했다.
오리지널팀 공연이라고 쓰여진 걸 보고 예매를 했으나 배우들은 모두 한국산이었다.
볼 때는 좀 속은 기분이었으나 다 보고난 후엔 아주 잘 봤다는 평을 하고 싶다.
다분히 한국정서에 들어맞는스토리이자 빌리를 비롯 애를 쓴 흔적이 엿보이고
고급스럽도록 깔끔했다.
빌리 엘리어트는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당연히 보고싶어할 뮤지컬이다.
엘튼 존을 비롯해 여러 유명 제작자들이 함께 만든영국을 대표하는 뮤지컬이다.
주인공 빌리 오디션을 통과한 아이는 1년 4개월동안 빌리스쿨에서 혹독한
연기수업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빌리를 연기한 영광을 어디에 비길까.
조그맣고 가녀린 몸으로 노래와 춤에 능통한한국의 빌리를 보면서 조마조마했다.
실수로라도 다칠까봐…
내가 본 공연의 빌리는 (총 4명의 빌리 중에) 의자 돌리기에서 한 번 실수를
제외하면 거의 실수가 없었고 완벽했다.
프로페셔널하지는 않았지만 아주아주 귀여웠다.
‘빌리 엘리어트’에는 뭉클함이 여러 번 등장한다.
특히 빌리가 18세가 되면 보라고 한 죽은 엄마의 편지를 윌킨슨 선생님을 통해 읽을 때는
모든 관객이 소리없이 울기만 했다.
가족간의 진한 사랑과 광산광부들의 애환, 우정과 사제간의 정을 통해 우리에게
따스한 그리움을 선사한다.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로 스티븐 달드리에 의해 영화화되어 전세계에 수많은 팬을 갖고 있는
빌리 엘리어트는 매튜 본 발레단의 흑조가 추는 백조의 호수로 더욱 유명세를 더했다.
영국서 프리뷰를 보고 이거다 싶어 끊임없이 콜을 한 매지스텔라의 문미호 대표덕에 우리가
국내에서 이렇듯 달콤하고 아기자기한 뮤지컬을 볼 수 있다.
항상 뮤지컬을 보면서새로운 무대연출의창작품에 놀라곤 하는데이번에도
여전히 놀라운데 조용한 놀라움이었다.
브로드웨이에서 라이온 킹을 보면서 그 기발함에 놀래고 타잔을 보면서 또 놀래고
미녀와 야수를 보면서 감탄하고 이번 빌리를 보면서는 살짝 놀래는 면이 많았다.
무대가 오페라의 유령처럼 충격적으로 변하거나 가해지는 건 없지만 정말 곳곳에
감탄사를 연발시킨다.
그 당시 정치상황과 실업자들의 고뇌가 담긴 다큐도 배경으로 등장해 지난 날 우리의
현실과 많이 상응한다.
간간이 날리는 유머가 희안하게 웃음을 자아낸다.
소박한 아름다움이 곁들여졌다고나 할까?
문득 아주 잘 만든 라보엠의 배경이나 의상이 생각났다.
마지막 휘날레도 상당히 심플하고 깨끗하다.
마음에 든다.
성인이 된 빌리가 한번쯤 흑조가 되어 짠–하고 깊은 감동과 함께 나타나 주진 않을까
기대를 안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오히려 그러면 식상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영화에서는 매튜 본의 흑조가 비상하는 장면으로 끝나지만 뮤지컬이니까—ㅎㅎ
작품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이들이나 아이들까지 다 함께 볼 수 있는 뮤지컬로 추천한다.
아주 좋은 작품이다.
LG아트센터에서 8월13일부터 오픈 런이라 아마 일 년 넘게 장기공연하지 싶다.
가족권은 10% 할인받을 수 있고 신한은행카드도 두 명에 한해 10%할인된다.
좌석은 VIP석 아니라도 어느자리에서나 공연보기에 괜찮은 곳이 LG아트센터이다.
사진: LG사이트, 구글.
douky
2010년 8월 29일 at 6:28 오전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쓰셨네요, 리사님~
이번 공연은 둘째랑 같이 가볼까… 마음 먹어 봅니다.
잔잔한 감동이 그리운 가을이니…
감사합니다, 좋은 글~~
Lisa♡
2010년 8월 29일 at 10:36 오전
덕희님.
꼭 종준이랑 같이 가세요.
사실 표가 한 장 남았을 때(딸 거)
종준이 생각을 잠깐 했어요.
아마 종준이가 좋아할 겁니다.
나를 찾으며...
2010년 8월 29일 at 5:10 오후
이 영화 제목이 메인에서 떠서 마구 달려왔어요.ㅎㅎ
로열 발레학교 오디션 장면에서
심사위원단이 춤을 출때면 어떤 기분이냐?고 묻자
‘i don’t no…이렇게 대답했을땐 제가슴이 다 철렁…
하지만 나중에는 자기를 잊어버리고 한 마리 새가된다는 말에
아~~~ 합격이당~~ㅋㅋ..했어요.
주체할 수 없는 끼를 발산하는 그 소년을 보면서 얼마나 감동스럽던지..
마지막 장면은 잊을 수가 없어요…ㅋㅋ
Lisa♡
2010년 8월 29일 at 10:40 오후
저도 이 영화를 너무 좋아해서
약 5번은 봤고 비디오를 사서 갖고 있답니다.
친구들에게도 권해서 다 보게하고..ㅎㅎ
비풍초
2010년 8월 30일 at 5:48 오후
18세가 되면 보라고 한 죽은 엄마의 편지… ??? 그런게 영화에도 있었나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네요.. 영화는 두번 보았지만..
첨 영화본 건.. 아주 우연히.. 그냥 채널 돌렸는데.. 영화하길래.. 영국영화구나.. 영국영화가 좀 심심하지.. 그래도 맛은 좀 있지.. 프랑스영화보다야 낫지.. 뭐 이런 생각하면서.. 보다가.. 그게 아주 깊은 밤에 방영한 걸로 기억되는데… 영화 끝난게 밤 3시쯤이던가???
참 희한한 영화다… 뭐 그런 느낌.. 그게 실화라는 건 생각도 못하고..
한 참 후에.. 매튜 본이라는 남성 백조의 호수 발레가 있다는 걸 보고나서.. 어.. 저거 어디서 본 영화같은데?? 하고 ㅎㅎㅎ
그리고 다시 또 TV에서 그 영화를 재탕해줘서.. 이번엔 뭘 좀 알고 다시 봤죠…
우리 가족들 취향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영화입니다.. ㅎㅎㅎ
아마 내가 이 뮤지컬 보러가자고 그러면.. "혼자 가서 보시요"라는 답이 나올 듯… ㅋㅋ
Lisa♡
2010년 8월 30일 at 10:53 오후
비풍초님.
네—영화에도 있었어요.
그리고 영화랑 조금은 설정이 다르게 되어있구요.
무대라는 한계상 말이지요.
우리는 아이들이 어릴 때라 아주 감명깊어하고
저는 어른이라도 아이들과 눈높이가 똑같다보니
너무 좋았어요.
저는 좋아하는 영화 일위는 대부이지만 이티도 들어가요.
5개 중에……ㅎㅎ
그래도 가족 나들이 한 번 가보세요.
재미도 있구 감동도 있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