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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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일요일이지만 개인적인 일로 외출을 했다.

많은 비…어쩔래?

그냥 약속대로 해야지 뭐..비온다고 밥 안 먹냐?

그래서 경이 생일모임을 했다.

마카로니 마켓?

노란 빌딩으로 와….

우연히 길에서 잘 생긴 호리호리한 꽃미남과 내가 놀래면서 마주치자

친구들의 귀와 눈이 쫑긋하게 모인다.

"누구야?"

ㅎㅎㅎㅎ———–

말하지않고 비밀스레 간직하려다 말하고만다.

"아이들 학원선생"

아하~~다행인지 아쉬움인지 한숨을 쉬는 친구들.

적이야? 동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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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하고 예쁜 옷을 파는 집을 발견했다.

모든 것 하나하나가 다 예뻐서 어쩔 줄 모르겠다.

흥분의 도가니..였다.

지름신이 도진다는 말이렸다.

사이즈들이 모두 딸의 사이즈뿐이다.

딸을 위한 옷들은 무지막지하게 사버렸다.

집에와서 입히니 너무 예쁘다.

딸이 오는 시간이 기다려지면서 떨리기까지.

다 마음에 든단다.

어찌나 다행인지…휴우~~

이제 데이트도 하고 남친도 생길테니 예쁘게 하고 다녀야지.

신고나간 구두가 불편해서 나도 핑크색 구두하나를 마련했다.

특이하고 나 아니면 신지못할 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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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3일간 수영복이 필요하게 생겼다.

미국서 수영복을 갖고 오지 않아서 어디서 빌려야 할 판이다.

그런데 아들들이 남이 입던 것에 정색을 한다.

그럼 그 며칠 입으려고 새로 사라구?

대답이 없다.

둘째는 특히 결벽증이 있어서 남이 입던 걸 입을리가 없다.

짜증 지대로다.

까다로운 아들을 둔 엄마로서 나는 지나치게 성격이 털털하다.

나의 털털함이 아들들은 못미더운 모양이다.

시누이가 결벽증이 심해서 우리집에 와서도 양치컵을 내 밥그릇으로 했다.

동생이 손을 닦은 수건은 절대 손을 닦지 않았다.

거봉 포도를 한 알 먹는데 크리넥스 휴지가 3장이 필요한 여자였다.

고모를 닮았나?

팬티는 돌돌 말아서 처박아 두는 녀석이 잘난 척은~~지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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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이틀 뒤에 약속이 있단다.

뭔가 느낌이 여자같은데 어디서 만나냐고 하니 아직 안 정했단다.

메모지에 아주 근사하고 세련된 레스토랑을 적어주면서 가격도 적당하니

거기서 만나라고 주소랑 전화번호를 주었다.

무표정하게 받아든다.

먼 곳이 아니냐고 묻는다.

너가 가는 강남역의 그 아수라보다는훨 나을 거다.

여기저기 골라서 가는 엄마에 비해 아이들은 아직 아무데나 쑥 간다.

그런 부분에서 엄마가 코치를 해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돈도 니가 내~~"

무응답~~

친구 아들이 이 더위에 갑자기 방에 들어가 문을 꼭 닫고

이불까지 뒤집어 쓰고 땀을 뻘뻘 흘리며 전화를 하더란다.

뭐하냐고 물으니 화들짝 놀라며 전화를 끊더란다.

살짝 핸드폰 통화를 보니 같은 여자이름이 주루룩 있더란다.

아들들이 드디어 엄마를 버리기 시작할 즈음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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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omments

  1. 나를 찾으며...

    2010년 8월 29일 at 5:19 오후

    아무려면 밥그릇을 양치컵으로 샤용했을까요??ㅋㅋ
    심했다…ㄴ 말이에요…

    커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정말 흥미진진
    나도 리사님 처럼 멋진 엄마 노릇 해야 할텐데에…ㅎ   

  2. Lisa♡

    2010년 8월 29일 at 10:41 오후

    나찾님.

    밥그릇을 양치그릇으로 활용한 건 아무 것도 아니예요.

    여기 다 쓸 수 없어서 그렇치 들으면 기절해요…ㅎㅎ   

  3. 이나경

    2010년 8월 29일 at 11:20 오후

    매사에 덜렁 덜렁… 전혀 결백증과 관계없는 내 딸 아이네 집 화장실에 양치질용 컵이 없더군요. 그래서 컵 하나 갖다 놓으라고 하니 ‘비위생적인 것 같아서… 걍 손으로 물 받아서 양치질 한다’고…그녀와 너무 어울리지 않는 그 말이 나를 웃게 했지만 일리가 있다 싶어서 우리집 양치컵을 버렸습니다. 누구나 까다로운 부분이 독톡하게 있음을 알게 되었지요. 아이들의 개성이 이쁘네요. 걍 하나씩 사 주세요. 수영복도 몇 개 되면 좋지요.ㅎㅎㅎ 아이비 리그 대학들은 무조건 수영을 하게 해요. 수영 못하면 졸업이 안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수영복이 다양하면 수영이 즐거울수도…ㅎㅎㅎ 아이들이 떠난 자리가 너무 커 저는 요즘도 맨날 허전합니다. 리사님네 아이들도 곧 떠나겠네요. 개학이 비교적 늦나 봅니다. 즐겁고 행복한 추억 많이 만드세요.   

  4. Lisa♡

    2010년 8월 30일 at 12:39 오전

    저도 양치컵은 사용않고 손으로 그냥 합니다.
    우리 아이들도 그렇게 하구요.
    우리집 양치컵은 그래서 치솔통으로 전락하지요.
    ㅎㅎㅎ…..아이비리그에 가면 수영 아니라 수영할배라도
    시키지요…아이들은 수영은 어려서부터 잘 하고
    지금은 스킨스쿠버를 배우느라 수영복이 필요하답니다.
    허잔하셔서 어떻하죠?
    결혼이라는 게 그런 거죠?
    자녀들의 결혼이 해도 그렇고 안해도 그렇고..그래도 하는 게
    훨씬 걱정은 덜 하죠?
    아이들은 사정이 있어 2-3일 늦게 들어갑니다.   

  5. 김술

    2010년 8월 30일 at 3:16 오전

    품안에 자식이라고…ㅎㅎㅎ
    아들둘이 어릴때는 저와 목욕탕에서 잘 놀았습니다.
    냉탕에서 수영도 하고,
    언제부턴가 아무리 꼬셔도 아빠와 목욕탕에 안간답디다.
    나중에 깨달은 일인데,
    녀석들의 은밀한 곳에 거뭇거뭇한 것이 자라던 무렵이더군요.
    지금도 저보다는 지들 엄마와만 이야기합니다.
    완존 개밥에 도토리…
    그게 50대 아버지인 모양입니다.
    그래도 희망이 있답니다.
    며느리가 들어오면 제 편이 되어줄거라는…   

  6. 오를리

    2010년 8월 30일 at 6:22 오전

    여친이 생기면 아들들은
    왠지 모르게 멀어지며,
    곧 떠나 겠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여친이 있어도 큰아들은 30이 훨넘어도 결혼할 생각을
    안하니…한국 처럼 부모가 결혼을 시킬수 없으니
    그저 아들의 처분만 기다리는 신세로
    전학 했습니다…
       

  7. Lisa♡

    2010년 8월 30일 at 2:07 오후

    술님.

    ㅎㅎㅎ….호호호..
    그렇군요.
    50대아버지의 비밀을 그렇게..
    아무래도 아이들은 엄마와 비밀을 나누지요.
    이해하세요.
    그러나 더 크면 아버지랑만 이야기 하더군요.
    기대하세요….
    며느리도 물론이구요.   

  8. Lisa♡

    2010년 8월 30일 at 2:08 오후

    오를리님.

    여친이 있다고 다 결혼하는 것은 아니군요.
    한국서도 마찬가지랍니다.
    다들 어디서나 똑같답니다.   

  9. 서니베일 체리

    2010년 8월 30일 at 8:24 오후

    좀 까탈스런 아들은 예술가로 성장해 보기좋게 세계적인 아들로 바쁘답니다 지금 실컷 보아두셔요 !   

  10. Lisa♡

    2010년 8월 31일 at 1:04 오전

    서니베일체리님.

    어머….그러세요?
    우리 아들도 아트전공인데..
    기대해도 될까요?
    세계적인….가슴이 벌써 덜덜,..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늘 기대만 하는 엄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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