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가 되면 일을 끝내고 그리스 에게해로 가서 살겠다고
늘 말하던 부부가 있었다.
여름이면 휴가를 맞아서 그리스로 날아가 집을 조금씩 지었다.
생활은 독일에서 하고 있었고 물론 일터도 독일이었다.
그리고 정확하게 60세가 되는 해..그리스로 갔다.
자식은 알아서들 크겠지..아직 김나지움을 다니는 애가 있지만
그 애는 자기 일은스스로 알아서 할 것이라면서 훌쩍 떠났다.
에게해를 앞에 둔 그 집은 정원이 넓게 있고 매일 해가 지는 것과
해가 뜨는 것을 보며 자유롭게 하고싶은 걸 하며 느리게 산단다.
그 에게해로 친구를 만나러 곧 떠난다는 이여사를 만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부러움이 목구멍까지 올라온다.
그렇게 살 수 있는 한국인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리스로 가기위해 오래 전부터 그리스어까지 터득한 사람들.
하고싶은데로 하게 만드는 사회가 언제나 될런지.
자식들의 걱정에 미래노후에 대한 걱정들까지…겹치는 걱정에
어디 마음대로 잠시도 비우기 어려운 현실이 있는데.
이 부부가 한 말 중에 제일 와닿는 말은.
"많지는 않아도 적당한 돈이 있는데 더 번다는 것은 부자가 되기 위해 버는 것 아닌가?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고 부자가 되고싶은 마음도 없다" 고…
곤이(곤지?)와 알을 사다가 게를 두토막을 넣고 된장을 풀어서
시원하게 끌였다.
참, 모시조개도 몇 개 넣었다.
주로 위의 종류들은 해물탕이나 매운탕식으로 끓여 먹는데
된장을 풀어서 두부까지 넣고 끓이니 괜찮다.
사실 두번째인데 처음에 끓였을 때 딸이 맛있다고 더 덜라고 했었다.
거기에 고무되어 다시 한 번 끓여봤다.
문어도 살짝 데친 걸 사다가 초회를 해서 먹고 남은 걸 간장과
꿀을 약간 넣고 조렸더니 맛있다.
매일 같은 식단을 하면 지겨우니까 새로운메뉴를 하려고 노력한다.
밑반찬을 잘 먹지 않는 집이라 제일 신경쓰이는 부분이 찌개류이다.
홍합을 넣고 미역국을 끓이기도 하고, 대구나 명태를 넣고 지리를
시원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제일 자주하는 건 그냥 된장찌개이다.
멸치를 다시팩에 넣고 끓여낸 뒤 된장을 넣고 간단하게 두부와 양파
그리고 버섯이나 감자, 호박같은 걸 대충 넣고 만드는 찌개.
자반은 두토막내어 냄비에 넣고 물과 고추가루를 약간 치고
청양고추를 위에 술술 뿌려주는 정도로 마무리하면 깔끔하다.
일요일이나 공휴일엔 떡국을 끓여 먹는 습관이 있다.
만두를 사다가 (압구정동 만두집, 개성만두집) 넣기도 한다.
그런데 남편이 지난 주부터 한약을 먹어서 떡종류를 못먹는단다.
떡국은 예외 아니냐고 했더니 아니란다.
떡은 떡이란다.
그래서 밥을 차리다보니 반찬이 신경쓰인다.
아침에 대충 때우다가 아이들이 오면 상당히 신경을 쓰는데
가자마자 바로 대충하면 기분나쁠지도 몰라 정성을 들인다.
가득 찼던 냉장고가 빈자리가 생기기 시작한다는 게 신난다.
냉장고가 비거나 쓰던 화장품에 빈 병이 생기면 기분이 좋다.
냉장고를 텅비워보는 게 소원이다.
냉동고랑 딤채도 좀 텅 비워보고프다.
어서어서 다 먹어치우고 말아야할텐데…
녀석들이 다 먹지도 못할 걸 채워놨으니 언제 비울지..
이른 아침부터 모터 돌리는 소리가 웽웽거린다.
뭬야?
알고보니 뒷산의 쓰러진 나무들을 이제야 정리하나보다.
이 번에 많이나무가수명을 다해서 이 참에 다 쓰러졌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오솔길을 막은 나무가 한 두그루가 아니란다.
어찌보면 우리보다 나이도 더 먹은 나무들인데 비참하게 쓰러진 걸 보면
외면하게 된다.
시끄러운 모터소리와 함께 누군가 싸우는지 핏대를 세운다.
집안 싸움인 모양이다.
일요일의 소음은 참기 어렵다.
적어도 일요일은 저런 나무 자르는 일도 하지 않는 게 맞는 것 아닌가?
인테리어 공사도 토요일과 일요일은하지 않고 조용한데–
하긴 집 앞에 쓰러진 커다란 나무도 아직 그대로다.
고압선 위에 걸치고 있어 처리가 곤란한 모양이다.
이 참에 풍수재해 보험에 대해서나 알아봐야겠다.
새로 생긴 보험이나 가입조건이 까다로울 것 같기도 한데
어떤 방법과 어떤 재해까지 범위가 드는지 알아봐야 할 것 같다.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아말피라는 곳의 산사태현장을 찍은 동영상을 보니
정말 무섭고 세계10위안에 드는 반드시 가볼 곳이라는데 아깝다.
jh kim
2010년 9월 12일 at 8:53 오후
잔디밭의 빗방울모습이 아닌지요?
준비하고 아름답게 내놓는이에 따라 이렇게 아름다울수가?
울집 냉장고에도 뭐가그리 많은지
평안 하옵신지요?
Lisa♡
2010년 9월 12일 at 10:15 오후
어느 집이나 냉장고 안은 거기서 거깁니다.
그렇다고 안 먹을 수도 없는데 야무지게 꼭
필요한 것을 필요한 양만 사느냐 하는 문제이지요.
어서 냉장고가 텅텅 비어야 할텐데..
이런 것도 어느 새 풍족해진 우리생활 탓이려니 합니다.
잔디의 모습이 싱그럽죠?
잡초로만 보다가 어느 날 찍어보고 그 속의 대화를
듣게 되었답니다.
이나경
2010년 9월 12일 at 10:21 오후
아… 드뎌 내가 리사님이 부러워하거나 갖고 싶은 것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고 기분이 몹시 up 되네요. 리사님의 분주한 일상이 부럽기도 하고 자유로운 여유가 부럽기도 했는데…ㅎㅎㅎ 저 역시 60까지만 일하고 그 담부터는 내 맘대로 해야지 생각합니다. 그리스까지 가진 않겠지만 정말 내 뜻대로, 내 하고 싶은대로 살자고 남은 5년을 열심히 준비합니다. 그 생각을 하면 늘 힘이 나지요. 또한 우리집 냉장고 언제나 비어있습니다. 생수랑 쥬스, 약간의 과일을 빼면 냉장고는 텅 빈답니다. 그래서 혼자 웃습니다. 이런 것도 희망사항이 될 수 있구나 싶어서요… 멋진 한주를 시작하세요.
Lisa♡
2010년 9월 12일 at 10:28 오후
나경님.
냉장고 안요—어쩜 그럴 수가 없지요?
집에서 거의 식사를 안하십니까?
아님 그렇게 살림을 잘하시는 노하우라도
좀 전수해주세요.
그리고
60세까지 일하고 리타이어하신다면 그럼 나머지
인생이 너무 길지나 않을런지…ㅎㅎ..노파심에.
근데 그러려면 야무지게 살아야겠지요?
나는 사방에 빚인데—정말 돈관리는 못하는 스타일이
저 같아요.
안영일
2010년 9월 12일 at 11:54 오후
우리집 장닭이 ㄷ그들의 학교 동창들과 설리2ㅂ한 회사, 지금도 유효한지 4-5인의 동창들 출자와 비즈니스중이고, *그리스의 지중해 어느연안인지 ? 재클린이 머물럿다는 섬에 그리스 의 콘스탄티 친구귀족의 별장이 있다한다, 생전에 딸식구던 우리 할매 할배던 몇주간은 머무를수있다는 그리스 청년의 약속 지금도 유효하다, ! 아마 몇칠은 우리부부 이캐리 여행길에 들를 것이다 ,집의 재해보험에 관해서입니다, 딸 놈이 보험회사의 약관 자격 17가지중에 매년 3일씩 한 두주를 보수교육을 받더군요,, 녀석의 말로는 나무가 쓰러져서 가옥 인명의 페해가 있을시에 (재산상 ) 바람과 비에 죽은 나무가지가 쓰러져서 피해가 났으면 보험해당이 안되고 생나무가 찢어지고 쓰러져 피해가 났다면 보험헤택을 받는다 하더군요, **1ㅓ1원의 판례는 죽은 나무의 쓰러진 피해는 평소 건축주의 조경수관리소홀로 해당이 안된담니다 ,**
이나경
2010년 9월 13일 at 1:11 오전
리사님, 정말 족집게에요. 집에서 식사 안해요. 원래 아침은 온 가족이 아무리 먹이려고 해도 안 먹어서 패쓰 하고 점심은 반드시 사무실, 저녁은 회식도 있고, 없음 걍 간단하게 먹고 들어가지요. 그래서 냉장고는 완전 물종류만 있네요. 그런 내 자신이 한심했는데 그렇게 지내기를 바라는 분이 있구나 싶어서 웃었지요. 집은 잠 자고 옷 갈아입고 샤워하는 기능밖에 없네요. 아이들이 오면 냉장고가 순식간에 그득해진답니다. 기분 좋은 한 주간을 시작합시다.
김진아
2010년 9월 13일 at 1:24 오전
아직은 아이들이 어려서, 또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서요.
냉장고가 가득 찬 게 지금은 좋아요. ^^
금새 텅 비어버리긴 하지만요 ㅋ
아이들이 목표로 하고자 하는 것들이 다소 의아한 것이라,
걱정도 사실 많이 되지만, 솔직히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 다 했으면 좋겠어요.
걱정은 부모니까 하는것이라 묶어두고 싶구요. ^^
눈길
2010년 9월 13일 at 2:25 오전
그 나무 얘긴데요..나무 쓰러지기를 기다렸다는 듯 죄다 베어버리는데.. 꺾인 게 아니라면
다시 심어도 살지 않나요?
Lisa♡
2010년 9월 13일 at 10:53 오전
안선생님.
이태리여행 계획이 있으시다니..
정말 좋겠습니다.
그런 별장에 머물수만 있다면..땡빚을
내어서라도 가야지요…ㅎㅎ
그리고 보험에 관한 조언 정말 고맙습니다.
제가 반드시 알아야 할 문제입니다.
고맙습니다.
이래서 정보가 필요하지요.
Lisa♡
2010년 9월 13일 at 10:54 오전
나경님.
아침에 싸움이 일어날 위기를 제가 잘 처리해서
모임이 잘 끝났거든요.
그래서 기분이 좋습니다.
좋은 일하고나면 기분이 좋은데 주초에 그랬으니
이 주는 행복가득?ㅎㅎ
생수만 있고 과일만 있는 냉장고는 영화속
멋쟁이들만 쓰는 냉장고인 줄 알았는데..불바라.
Lisa♡
2010년 9월 13일 at 10:56 오전
진아님네 냉장고는 가득찼다가 비었다가 재미있겠어요.
저는 게을러서 미쳐 버리지 못한 것들이 더 많아요.
어서어서 내 뱃속으로 청소를 해야하는데…배둘레햄만 늘고.흑.
아이들요..자신이 하고 싶은 것 시키는 거 당연한데 그게…쩝!!
Lisa♡
2010년 9월 13일 at 10:58 오전
눈길님.
이번에 꺽인 나무들이 주로 아카시아같은 허약한 나무들이 많더라구요.
새로 심어서 다시 자랄만한 나무도 잠실단지주공단지에는 있긴 하더라구요.
그런데 산의 나무들은 주로 약하고 속이 부실한 나무들이 많더라구요.
마음이 아프지요….
나무와 달
2010년 9월 13일 at 1:12 오후
외국인들과 한국인들과의 자식들에 대한(자식뿐만이 아니겠죠…ㅎㅎ) 문화적인 관습차이니까, 뭐…크게 부러워 할 것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떡국은, 쌀로 만드는 것이니까 괜찮지 않나요…??
Lisa♡
2010년 9월 13일 at 1:14 오후
나무와 달님.
떡은 다 쌀로 만들지 않나요?^^*
저는 자식에 대한 끈을 놓치 못하고 있으니
가끔 무식한 거 같기도 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