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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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에 도착할 즈음엔 거의 기진맥진이었다.

잠을 거의 못자고 날아왔다는게 피곤함의 진실이다.

비행기 제일 뒷좌석을 배치받았는데 생각보다 불편했다.

갈수록 창가자리보다는 통로쪽을 선호하는 경향들이 있는데

운이 없게도 가운데 자리였다.

시차탓인지 잠을못잤고 처음먹은 기내식이 걸려서 그 이상은

먹지도 못했다.

와인은 레드와 화이트로 번갈아 마셨지만 음식은 전혀 먹질 못했다.

라면을 싫어하는데 라면을 받아서 뜨거운 국물만 마시고 버렸다.

미안했다.

아들이 말한 기내식엔 변을 못보게 하는 약이 첨가된다는 말이

늘 걸렸다.

오는 비행기에서 영화선택을 하지 못하고 틀어주는데로 봐야했는데

슈렉3와 페르시아왕자라 모두 내가 본 것이었다.

그냥 딴짓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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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나치게 피곤한 나머지 헬륨을 마신 듯한 목소리로 말을 하자 옆자리의

숙씨가 우스워 넘어간다.

차라리 직업을 개그맨으로 하지그랬냐고 …

불편한 자리탓에 뒤에 가서 많이 서 있었는데 처음보는 남자가 어딜다녀오냐고 물었다.

자기는 스페인에 출장갔다온다고 하면서 안도라에도 갔다오는 길이란다.

갑자기 내게 "여행을 많이 다니십시오, 남는 것은 여행밖에 없습니다.

돈은 죽을 때 갖고 가지도 못합니다. 여행을 계속 다니십시오"

하면서 목사님의 설교처럼 큰소리로 말을 했다.

웃겨서 그 자리에 있을 수 없어서 피해서 내 자리로 들어왔다.

누가 모르나….참 나…..ㅎㅎㅎ

남을 돈이 있어야 갖고가고 말고지.

출장을 스페인 정도로 간다면 참 괜찮을 것 같다.

시간을 내어 관광도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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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자마자 밀려있는 일들이 기다린다.

여기저기 전화해야지…

그릇 정리해야지…

편지정리해야지..

메일이 100여통이 와있었고, 비어있는 게 뭣해서 이웃공개를

해놓고 갔더니 이웃신청이 쇄도했다.

칠레 광부소식은 그동안 CNN을 통해서 보긴 했지만

직접 캡슐을 통해 나오는 모습을 보니 눈물이 나오려했다.

칠레는 이 일로 나라선호도가 올라갔다고 하니 그들이 영웅이다.

리더쉽있는 지도자가 그들을 구한 것 같다.

세계 어딜가더라도 눈에 띄는 건 지도자들이다.

좋은 지도자를 만난 나라와 아닌 나라는 확연히 다르다.

지도자의 리더쉽이 그래서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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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길로 오모가리탕을 먹으러 갔다.

그리고 김치를 좀 사고

집으로 와서는 짐을정리하고저녁엔

언니와 오빠들과 고등어 회를 먹으러 갔다.

입에서 살살 녹는 맛이라면 다들 잘 먹었다.

소개를 해서 상대가 극구 칭찬을 하면 뿌듯한

보람을 느끼곤 한다.

내가 소개한 것들에 만족을 한다면 내 선택이 헛되지 않아서

공연히 속으로 추켜올라간다.

맛있는 한 끼의 식사는 저녁시간을 풍요롭개 한다.

언니는 아주 만족한 모양이다.

여행 끝에 먹어서인지 아주 꿀맛이었다.

한국으로 오니 편하고 그저 푸근하다.

남편은 주말까지 푹 쉬라며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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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omments

  1. 김진아

    2010년 10월 15일 at 1:14 오전

    리사님이 다녀오셨던 장소들, 많은 도움이 됩니다.
    남양주 둘째 제부는 만나는 사람들과의 약속 장소가 늘 궁했는데..
    여러모로..큰 도움이 되었답니다.

    ^^

       

  2. 김삿갓

    2010년 10월 15일 at 4:45 오전

    리사님 담엔 뱅기 예약 하면서 좌석도 원하는 곳 인타넷 으로 미리 찍으세요. 그러면
    먼저 임자가 되는데… 저도 뱅기 탈떈 유난히 커피를 많이 마시게 되서 오줌누러 자주
    가는 편이라 언제나 복도 쪽을 이용합니다. 오늘 코나 오는것도 집에서 미리 좌석 찍어
    놓고 왔죠 (왕복)… 오늘 샌프 공항에서 있던 해프닝은 뱅기가 엔진 틀고 떠나려 하다가
    갑자기 엔진 끄더니 조종사가 방송에 왼쪽엔진 서 연료가 샌다고…한참후에 기술자들
    불러서 점검을 햇더니 연료 주입나는 기관의 나사가 조금 풀려서 다시 조인다 했는데…
    정말 심한 갈등을 느꼇었지요. 풀어지면 안되는 나사가 무언가에 의하여 풀렷는데
    가다가 (특히 공중에선 기압이 약해 더 심할수도…) 손해 보더라고 여행 포기 하려
    했었는데… 조종사가 분명히 안전 하다고 해서… 하기야 위험하면 본인도 안 타려 하겠
    지만 … 흘린 연료 다시 채우고 떠나 히휴~~ ! 이곳에 왔습니다. 와서 호텔서 잠깐
    눈 부친다는게 그만 푸억 자고 일어나니 벌써 껍껌 하네요… 하루 손해본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리사님은 여독 같은게 없는것 보니 힘이 무쟈게 센 가봐요. ㅋ

    올려주신 좋은 사진 과 여행기 잘 보고 감니다. 저는 얼른 저녁 먹으러…. 무슨 한국
    술집도 생겼다는것 같은데 한번 가보렵니다,,, 좋은 시간 되십시요.
    구~우벅 ^________^   

  3. 화창

    2010년 10월 15일 at 5:34 오전

    저는 장시간 비행기를 탈 경우에는 좀 일찍 나가서 비상구가 있는 좌석을 달라고 합니다.
    비상구가 있는 좌석은 앞에 좌석이 없어서 좀 넓고 운신의 폭이 커집니다.

    비행기이던 어느나라이던 아누 음식이나 잘 먹는 것도 복인가 봅니다. 저는 잘 먹고… 술달라고 해서 좀 마시면 잘 잡니다.

    그리고 좀 무뎌서 시차적응이니 머 이런 말을 모릅니다, 어두워 지면 자고 밝으면 일어나고…. 귀국하면 출근하고…… ㅎㅎ   

  4. 차명진

    2010년 10월 15일 at 6:55 오전

    잘 보고갑니다. 이쪽지역에 대한 이해가 별로 없고 부정적 이었는데 많은 도움이 됬습니다. 또 한가지 부러운것은 유럽여행 13일이면 엄청난 체력이십니다.    

  5. 벤조

    2010년 10월 15일 at 9:23 오전

    리사님 어디에 복이 붙었는지 좀 보았으면…
    실컷 돌아다니다 온 마누라더러 또 푸욱 쉬라고?
    본 다음에 성형할까봐요.
       

  6. Lisa♡

    2010년 10월 15일 at 9:34 오전

    진아님.

    도움이 된다면 저로서는 영광이지요.

    앞으로 더욱 사명감을 가지게 되네요.ㅎㅎ   

  7. Lisa♡

    2010년 10월 15일 at 9:36 오전

    삿갓님.

    코나에….부러워라.
    거기 제 아는 분이 살다가 잠깐 한국에 나와있답니다.
    골프를 그냥 일상처럼 치고 비행기를 타고 시장을
    다닌다던가…가끔 백화점인지,,,

    수중 스포츠 좀 잘 올려줘봐요.
    마위의 바닷속이 그립습니다.
    제가 워낙 산호초를 좋아하니까요.
    열대어들도…
       

  8. Lisa♡

    2010년 10월 15일 at 9:37 오전

    화창님.

    무딘 것도 살아가는데 때로는 도움이 많이 되어요..그쵸?
    비상구 자리 넓고 편하지요.
    다리 쭉 뻗어도 되고…

    아무거나 잘 드신다면 성격이 좋으신 건데
    아마도 그건 맞는 말 같아요.   

  9. Lisa♡

    2010년 10월 15일 at 9:39 오전

    차명진님.

    체력하면 저 아닙니까..

    거뜬합니다.

    저 와서 5시간 자고
    어제는 완전 밤 꼴딱 새웠습니다.
    친구가 미국서 와서 찜질방 가서
    밤을 그냥….ㅎㅎ…새벽까지…ㅎㅎ
    슬슬 피곤하네요.
    그리고 중요한 건 그 쪽에 대한 사람들의
    선입견을 없애는 게 다녀온 이들의 몫입니다.
    아주 좋은 도시들입니다.
    평화 그 자체이지요.   

  10. Lisa♡

    2010년 10월 15일 at 9:40 오전

    밴조님.

    ^^*

    저 닮으면 안되어요.

    늘 컴플렉스가 심하거든요.

    복은 짓기 나름아닌가요?(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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