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22

유명인사 친구를 두는 건 불편하기도 하고, 편하기도 하다.

식당을 들어가면 아는 척 해 주는 주인이 서비스를 잘 해주는 건 좋고

어딜가나 아는 이들과 마주치는 건 좀 내가 어색하기때문에 불편하다.

유명인사다보니 다른 유명인사들과 또 많이 알고 지낸다.

그녀는 기사가 늘 따라 다니고, 나는 걷거나 택시를 탄다.

예쁜 교수로 통하는 그녀는 패션부터 남다르다.

언제나 자신만만한 그녀를 보면 신은 정말 한 사람에게 모든 걸

다 주었다는 생각을 하게된다.

복도 많치…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주인공처럼 살아왔다.

그런 그녀가 뭐든 맛있게 잘 먹는 걸 보면 기분이 좋다.

날더러 초대받은 모임에 같이 가자고 한다.

거절했다.

거기 셀레브리티들만 오는 곳에 내가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부러운 상대를 만나면 박탈감에 다시 만나고파하지 않기도 한다.

나는 아니다, 늘 그녀를 보면 나를 만나줘서 고맙기까지하다.

보석 065.jpg

그녀와 시누이를 같이 만났다.

시누이가 맛있는 점심을 샀다.

시누이를 만나면 내가 돈을 지불하고파도 늘 제지를 당한다.

우린 시누이의 소개로 멋진 장소로 이동했다.

남자가 사장인 장소에서의 멋진 콜렉션을 보고 우린 환성을 질렀다.

"여기 물건보다는 우리는 여기 사장을 만나고싶어요~~사장 나오라 그래~~

이 건 너무 멋지잖아….사장 불러줘요~~왜남자가 이렇게 로맨틱한거야?"

직원이 우스워넘어간다.

유명인들을 많이 아는 시누이와 친구는 대화가 넘치고도 남지만

잘 모르는 나는 조용히 지겨워한다.

말을 맞추다보면 다 아는 사람들이 꼬리를 문다.

공연히 내가 힘없는 국민으로 느껴지지만 그래도 둘 다 너무 좋다.

다 갖춘 여자들이 왜왜왜 남편들도 그리 잘난거야?

친구의 남편은 모델을 뺨치고도 남는다.

보석 066.jpg

겐조원피스를 하나샀다.

첫 눈에 반하고만 것이다.

난 사지않기로 맹세한 걸 깨고 또 저질렀다.

겉옷은 많아도 외투 안에 입을 옷이언뜻 골라지지않을 때가 있다.

하이웨스트를 모르고 늘 입었는데 하이웨스트가 굵어보인단다.

오늘 산 원피스도 좀 그런 스타일이다.

그런데 코디가 굵은 벨트를 해주니 아주 편한 원피스로 변했다.

그리 옷을 사고 다녀도 늘 원칙만을 고수하였지 새로운 코디를

할 생각을 못한다.

복고풍 옷을 좋아하다보니 친구가 척보고는 바로 맞춘다.

갈수록 여성스러운 옷이 마음에 든다.

히피스타일을 즐기던 나도 이젠 나이가 드나보다.

보석 069.jpg

발칸을 갔다왔다하자 친구가 자기는 여름에 갔다면서 내년 여름에 발트를 가잔다.

나 참 웃기는 건…내가 발트모객되면 부르라고 미리 여행사에 말해둔 게 기억났다.

비슷한 계획을 하는 우리는 어쩔 수없이 친구다.

친구나 자주 만나는 이들과 같은생각이나 계획을 세운 걸 발견할 때면 신기하다.

통찰력이나 텔레파시같은 게 있긴 분명히 잇다.

사귀다보면 친해지다보면가까운 사람들은 부모가 주로 이북인 경우도 많고

같은 종교를 믿는 경우도 많다.

별 대수롭지 않은 그런 부분에 우린 또 끈질긴 인연인 듯..조아라한다.

알래스카빵집에서 빵을 사고나오자 친구의 기사가 대기 중이다.

하얀 양복을 입은 기사아저씨가 귀엽게 보인다.

차 안에는 몇 벌의 옷이 걸려있다.

패션에서 늘 앞서가는 그녀의 옷들은 특이했다.

그녀는 섹시한 옷을 좋아한다고 했다.

나와는 정반대이다…나는 편하고 맞는 옷이면 된다.

보석 070.jpg

요즘 들어 외국인들이 부쩍 눈에 띈다.

청담동이나 압구정동, 서귀포 등은 외국거리같다.

커다란 가게에 오픈된 문에 외국인 청년 두 명이앉아 차를 마신다.

그림 조오타————

막 베이지 바바리에 7부 바지에 여러 색이 가미된 농구화를 맨다리에 신은

187은 되어보이는 청년이 핸섬한 중년의 남자와 나온다.

친구랑 둘이 아니 셋이 반색을 한다.

며칠 전 파티에서 만났는데 그 이야기를 나눈다.

내 시선은 그 멋진 청년의 의상과 굵은 안경에 가 있다.

여기 한국 맞나?

가끔 나에게도 호텔 파티 초청문자가 영어로 온다.

왜 그런 문자는 영어로 오는지 모르겠다.

한 번도 간 적 없고 왜 나에게 그런 문자가 오는지 모른다.

오늘 간 카페에는 책이 쫙 꽂혀있었는데 전부 원서였다.

한국맞나?

언젠가 가수 박진영이 어느 커피숍에서 사람들과 영어로 이야기하는 걸

보고 내가 잘못들어왔나…했었다.

14 Comments

  1. 밤과꿈

    2010년 10월 22일 at 3:23 오후

    잠은 언제 잡니까???   

  2. 벤조

    2010년 10월 22일 at 5:57 오후

    딸이 자기 분수에 맞는 곳에 데리고 갈 때,
    친구가 자기 분수에 맞는 곳에 데리고 갈 때,
    저는 아주 유쾌합니다.
    그 곳이 으리으리하건 소박하건 상관없이…
    물론 제가 추측하는 그들의 ‘분수’이지만요.

    빌게이츠 부부,
    뭐, 모델처럼 빠졌다고 볼 수는 없잖아요.
    그렇게 하고싶었으면 했겠지만…

       

  3. 추억

    2010년 10월 22일 at 6:07 오후

    강남이 언제 자기 정체성의 결핍을 외국 것을 흉내내어 채우고 돈쓰는 것을 뽐내고 잘 난 것으로 생각하는 졸부문화에서 졸업할 수 있을지,,,   

  4. onjena

    2010년 10월 22일 at 6:42 오후

    이제 서울도 국제도시가 된 느낌입니다.
    좀 더 많은 외국인-인종,종교 불문- 이
    거리를 자유롭게 다니는 모습을 보고 싶군요.

    난, 아직 동유럽도 못 가봤는디~~~~   

  5. Lisa♡

    2010년 10월 22일 at 10:29 오후

    밤꿈님.

    잠요?

    12시경에 자서 6시에 일어나요.
    푹 자구요—-

    하루가 짧아요.   

  6. Lisa♡

    2010년 10월 22일 at 10:32 오후

    벤조님.

    빌 게아츠가 아마 모델처럼 잘 빠졌다면
    세련되었다면….아마 제 이상형이었을 겁니다.
    피상적으로—

    분수에 맞는 이야기를 하자면
    저는 처도, 옷도, 뭐도 분수를 넘어있으니
    에휴~~할 말이 없쪄요.

    근데 어쨌든 나보다 더 나은 생활을 하는
    이들과 같이 있으면 간혹 세상에 이런 곳이..
    하는 델 가게되어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언제 제가 그런델 가보겠어요…ㅎㅎ   

  7. Lisa♡

    2010년 10월 22일 at 10:33 오후

    추억님.

    잘 단점이 있는데
    지나치게 원서만 둔다던지 하는 건
    좀 별로더라구요.
    하지만 앞으로의 컨셉은 다양성이니
    외국인들이 많이 보이는 건 좋아보여요.   

  8. Lisa♡

    2010년 10월 22일 at 10:36 오후

    언제나님.

    동유럽을 못봤어도 갈 희망이 있고
    캐나다의 여러 곳을 잘 아시잖아요.
    한국서 살다가 모든 걸 접고 훌쩍
    떠날 수 있는 용기가 어딥니까?
    저도 다양한 도시가 되는 건 찬성입니다.   

  9. 오현기

    2010년 10월 23일 at 11:19 오전

    ‘지금 곁에 있는 사람들… 자주 가는 곳… 그리고 읽고 있는 책…’이 나를 말해준다 라고 교보문고 벽면에 붙어 있더군요.    

  10. Angella

    2010년 10월 23일 at 3:50 오후

    오늘은 내가 리사님 자신이 된 듯한 착각에 후딱 일고 갑니다.
    왜~ 내가 거기 있었으면 그렇게 똑같이 써놓앗을 것같은 늬앙스의 말투며..ㅋ
    혼자 독백하는 거 죄다 옮겨놓은 것을 보니.나도 저럴 때 너무나 많거든요..ㅋ
    자러가야겟어요. ㅎ
       

  11. 미뉴엣♡。

    2010년 10월 23일 at 7:47 오후

    리사님은 부자인가봐요..^^

    몇 년전 겐조 핑크구두
    사려다 너무센 가격에
    그만둔 적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잘 했다는
    미뉴엣♡。생각이예요..ㅎ

       

  12. Lisa♡

    2010년 10월 23일 at 11:38 오후

    오현기님.

    맞아요…그 문구가 …저도 그 문구 여러 번
    입에 옮겼답니다.
    그런데 가끔 나랑 맞지않는 옷을 입고 있다는
    생각도 가끔해요.ㅎㅎ   

  13. Lisa♡

    2010년 10월 23일 at 11:39 오후

    안젤라님.

    인간은 다 비슷한가봐요.
    그러니 내가 하는 독백들이
    너무 자기랑 똑같다고 하는 이들이
    제법되어요..후후후.
       

  14. Lisa♡

    2010년 10월 23일 at 11:40 오후

    미뉴엣님.

    앗………..빠진 게….

    세일에 세일을 한 철지난 상품이라
    거의 공짜로 건졌어요.
    그리고 제가 가끔 분수를 넘어서서
    오랜 기간을 끙끙거리기도 하지요.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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