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라수도원으로 가는 길은 스위스를 연상시켰다.
아름드리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 찬 숲과 계곡을 지나
저녁밥짓는 연기들이 마을집 굴뚝에서 피어오를 즈음
수도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나마 빨리 달려서온 거라 해지기 전 도착이 얼마나 다행인지.
불가리아 정교의 총본산이라 하는 수도원.
1983년 유네스코 지정 문화유산이 되었다.
릴라의 3000미터 깊은 산맥에 자리잡아 500년간의 터어키 지배하에서도
불가리아 정교의 전통을 이어온 곳이다.
지붕사진이 흐려 한 장 빌려왔다.
처음 들어서자 수도원 너머의 산맥에 눈이 간다.
고요한 마을의 깊은 숲 속에 거대하게 자리잡은 강한 느낌의 수도원이다.
간간이 관광객들이 방문하고 개와 고양이가 지나다닌다.
여기저기 보수공사가 진행 중이다.
교회 안은 어둡고 프레스코화들이 가득하다.
엄청난 프레스코화로 꾸며진 교회다.
과거에는 360개의 방에 불가리아 전국서 오는 수도승들이
학업에 열중할 정도로 위엄이 가득 찬 수도원이다.
우리도 마찬가지이지만 이런 수도원이나 종교적으로 감춰진 곳들에서
아무리 침략을 받고 전쟁에 굴북해도 자기나라의 전통과 종교적 특성을
잃지 않고 살아남는다.
릴라수도원은 그런 의미에서도 불가리아 국민들의 정신적 지주이다.
조용하고 당당한 자태가 있고 말없는 외침이 있어 보인다.
잠깐 들렀지만 기운이 강하게 느껴진다.
동네 주민들은 각자 자기가 좋아하는 이콘에 무릎꿇고 입맞추고 기도한다.
좋아하는 성인의 프레스코화 앞에서 조용히 묵상하기도 한다.
나 또한 눈을 감아본다.
성서에 기록된 역사들을 상세히 그린 그림들.
일일이 다 돌아보기엔 역부족이다.
총 1200장 정도의 프레스코화가 있다고한다.
입구와 교회당 안의 그림들만 봐도다 외지도 감상도 제대로 안된다.
그냥 이렇게 이 유명하다는 수도원이 있구나…좋다..
이 정도로만 느끼고 떠나는 것이다.
배낭으로 온 이들은 잠도 자고, 새벽의 릴라도 만끽하겠지만
아쉬움을 남기며 돌아선다.
수도원을 한바퀴 빙 돌았다.
그저 침묵만이 존재한다.
간간이 수도사들이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어찌보면 지금쯤은 관광과 어우러져 상업적인 냄새도 배였다.
그래도 불가리아 정교의 뿌리라서 신심이 깊은 이들의 발자욱이 잦다고 한다.
1000년의 역사가 어린 곳…
수도사들의 독방이 300여개, 손님방은 온통 프레스코화로 꾸며져 있단다.
14세기 초에 지진으로 무너져 재건되었고, 1833년에는 대화재로대부분 불탔다가
다시 복원되었다.
지금도 늘 공사 중인 부분들이 있다.
지진이 일어나 건물이 파괴되었을 당시, 이 지방의 귀족인 프레리요 드라고보라가 외적의 공격이나 자연재해에 견딜 수 있도록 견고한 요새 형식으로 건설하였다. 당시의 건물 가운데 1335년 세운 높이 25m의 프레리요탑이
남아 있다.
조금 더 정갈하게 관리가 되었으면 좋을텐데..
화장실 같은 곳은 좀 미비하다.
본당 입구에서 팔고 있는 초를 꽂고 나왔다.
초와 함께 팔고 있던 피산티.
shlee
2010년 10월 24일 at 2:03 오전
공지영씨의 수도원 기행에
이 수도원이 나왔던가…?
온통 프레스코화로 꾸며진 손님방에서
하룻밤 자고 싶네요.
잠은 잘 올까..?
Lisa♡
2010년 10월 24일 at 11:31 오전
어…….나도 읽었는데 기억이 안나요.
저도 이 번에 알았어요.
저도 그런 방에서 자고 싶었지요.
릴라의 새벽공기도 만지고 싶었구요.
Lisa♡
2010년 10월 24일 at 11:53 오전
쉬리님.
다시 찾아보니 없네요.
그녀는 서유럽 쪽 수도원 중심으로 다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