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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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라없는 5일을 봤다.

멕시코영화인데 자살을 일삼는 여주인공 노라는 우울증으로

아들이 4살 때부터 이미 자살 전과가 여러 번이다.

결국 노라는 자살하게 되는 걸로 영화는 시작된다.

자살한 여자를 유대인 장묘에 묻을 수 없다는 아들의 장인과

예수교에 그냥 묻자는 삐딱한 아버지와 아버지가 불안하기만한 아들.

20년 전에 이혼하고 근처에 살던 이 부부의 끈질긴 갈등이 영화전반에

오버랩되는데 사랑하면서도 증오하고, 정이 없는 것 같으면서도

질투하는 모습에 우리가 사는 세상이라는 게 다 비슷하단 생각이다.

오랫동안 이 집에 일하러 다닌 파비엔느는 여주인의 죽음 앞에서

차분하게 그녀가 지시한 메모대로 정찬을 만들고 마지막엔

무사히 장례를 마치고 유월절 정찬을 즐기는 가족들의 안정된

모습이 비친다.

음악이 좋다.

멕시코에도 유대인이 그렇게 많은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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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은 조사를 받으러 검찰에 들락거리지만 시네큐브는 분주했다.

패션전공 대학원생들의의상이 전시되는가 하면, 5대양 현대작가전

세레모니가 열리어 방송국에서 나오고 근사한 외국인이 인터뷰를 하고

외국인 중학교 학생들이 나와서 영화를 보러 온 사람들을 상대로 영화에

대한 인터뷰를 하고 생동감이 넘친다.

시네큐브는 늘 차분하고 발걸음조차 소리나지 않는 곳인데 그런대로

새로운 분위기가 또 괜찮아 보인다.

노라없는 5일은 5,60대의 장년층들이 많이 보러왔는데 갈수록 관객이

느는 폼새가 장년층들의 문화적 수요가 늘어나는 기분이라 좋다.

월요일인데 사람이 많다고 하자 멋쟁이 친구는 갤러리가 문을 닫아서

그럴 거란다.

갤러리를 즐기는 그녀는 자기취향적 발언을 한다.

그렇게 갤러리에 가는 인구가 늘어나기만 한다면 발전적인 분위기인데 말야.

이 참에 갤러리 한 번 돌아봐야 할텐데—

11월3일부터 오페라 갤러리 현대작가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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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반가운 전화가 왔다.

띵구가 빨리 나오라는 것이다.

남편이 기분이 좋아띵구들 다 불러~~다 쏜다, 뭐든지 다 쏜다고 했단다.

좀 망설여지기는 했지만 다른 띵구들의 분위기상 나가게 되었다.

거나하게적당히 취한 후니씨는 우리 4명을 어릴 적부터 띵구라며

모두모두좋은 리조트로 초대한단다.

재빨리 전액비용부담? 하고 내가 묻자…어이쿠…하더니 당연하단다.

그래서 우리는 손가락 걸고 도장찍고 복사하고 난리쳤다.

덕분에 내손목은 피가 안통할만큼 그의 손아귀에 잡혀있었다.

못생긴 내 손을 어여쁘다고 잡고 안놓아주니 분명 취하긴 했다.

짜릿짜릿 하다고 하자 띵구는(부인) 이것들이..머어~~짜아릿~~~짜아릿~~하며

웃다가 쓰러지고 나는 " 마이 즐겨—-" 하다가 또 쓰러진다.

내가 후니씨 가슴을 치자 친구가 옆에서 "아뉘…갑빠를?"

미친다..너무 웃겨서.

어릴 적 친구들은 어쩌면 그렇게 쓰러지도록 별 것도 아닌 걸로 웃는지.

신기한 건 초딩친구들이 한동네 모여산다는 건데 일본서 살다 온

두 친구도 하필이면 이 동네로 이사를 왔는지 이해불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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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서현금입출금기에 보면 5만원권 사용가능이라는 노란 딱지가 있다.

5만원권 안뽑을 사람들은 다른 기기 비어있다면 다른 기기를 좀 썼으면..

난 5만원권 지폐를 한 달에 한 번씩 뽑을 일이 있다.

가보면 다른 자리 다 비었는데 꼬옥 만원짜리 빼면서 5만원권이라 쓰인

하나밖에 없는 기기 앞에서 볼 일보는 사람들 있다.

거기다 아줌마들은 제대로 못하는 이들이 수두룩해서 늘 몇 번을 다시하고

또 다시하고 확인하고 거기서서 계속 시간을 죽인다.

한 번은 내가 저기 다른 빈 기계에서 돈을 좀빼시면 안되나요? 하자

뭔 이런 생뚱맞은 인간이? 하는 눈으로 쳐다본다.

좀 기다리면 되는 일이긴 하지만 차를 대충 세워녾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

마음이 급할 때가 많다.

편의를 서로서로 봐주면서 살면 좀 좋아?

그리고 주차장도 차를 빼려고 할 때 나가는 사람이 먼저 나가고 주차를 하면

딱 좋을 공간에 기어코 자기가 먼저 주차를 하겠다고 부득부득 들어오는 사람이 있다.

먼저 차를 빼며 자기가 주차하기도 쉬울텐데 어쩌면 그렇게 고집들이 센지.

하긴 나도 김여사가 되는 적 많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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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1. 김삿갓

    2010년 10월 25일 at 11:57 오후

    총각 시절 엘에이서 혼자 살때 메를린 몬러 처럼 생긴 (사실 후얼 더 이뻣음..^____^)
    백인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알고 봤더니 멕시코 태생에 그곳서 자랐다 하더군요.
    어째 남자 대하는게 조금 동양적인 면도 있더라 했었었죠. 그 여자 친구 말론 멕시코
    일정 구역은 백인들 끼리 모여 산다 하고… 그리고 나중에 칸쿤 이란델 갔더니
    백인인 맥시코인들도 제법 많이 봤었습니다. 옷차림들은 유럽인들 스타일로…
    그러니 유대인 들도 없진 않을겁니다.

    에티엠 저는 몇십년 쓰고 있지만 아직도 단추 누르기전 눈을 부랴려 다시한번 첵크를
    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술먹고 하도 실수를 많이 했던 경험이 있어서… 그런데다 저의
    은행은 광고 하느라 에티엠 기계 와 메뉴판들을 자주 바꾸기 떄문에 꼭 첵크를 해야
    합니다. 그래도 한국분들은 아마 미국애들 시간 끄는것 마냥 길지 안을것 같은데. 이곳
    아이들 건널목 건너는 것 부터 에티엠 사용 할떄 시간 끄는것… 니네들은 기다려라 나는
    내할일 한다…식입니다. 어떨떈 저 처럼 참을성 많은 사람도 신경 쓰일떄가 있습니다.

    시계 사진들이 아주 surreal 하군요… 저런 그림엔 괘종 시계 소리와 똑딱 똑딱 소리를
    같이 넣으면 아주 더 효과 가 있을 것 같습니다.

    좋은 아침 즐거운 시간 되세요…. 구~우벅 ^___________^    

  2. Lisa♡

    2010년 10월 25일 at 11:58 오후

    저거….그림 아닌데….

    ㅎㅎㅎ…달리시계 패러디한 시계를
    만들어 팔더군요.
    그걸 사진 찍은 거지요.   

  3. 김삿갓

    2010년 10월 26일 at 12:28 오전

    아~~~ 제가 첨에는 사진 이라 했다가 그림 이라 썼군요… 그래도 사진이나 그림이나
    하나는 기계가 그린거고 다른건 사람이 그린건데 비슷비슷 아닌가요??? ^_________^
    60년대 70년대에 저런 그림들이 많이 나왔었죠…싸이코델릭 써얼리얼리즘 아트 라
    카면서… 조위 사진중 하나만 제가 뚱쳐갑니다. 제방에 똑딱이 소리와 괘종시계
    소리 와 함 같이 넣어 보고 싶네요. 미리 쌩큐 리사님 ~~ 쬭!! ^__________^

    넷북 결국은 고쳤습니다. 예상대로 하드와 넷카드 그리고 마우스 기능이 나갔더군요.
    누가 고장나 버리는 부품 사다 껍데기 까지 바꾸었더니 반은 거멋고 반은 청색이 되여
    버렸네요. 다행히 잃을줄 알았던 데이타도 복구 할수 있었고요..

    그럼 또 뵙겠습니다,,,, 구~우벅!!! ^_________^    

  4. Lisa♡

    2010년 10월 26일 at 1:12 오전

    아…다행입니다.

    사진 올리셨나요?
    가볼께요….ㅎㅎ
    싸이코델릭 써얼 리얼리즘…후후후.   

  5. 오공

    2010년 10월 26일 at 3:57 오전

    분위기 맞출 줄 아는 리사님이 쪼아~   

  6. 김술

    2010년 10월 26일 at 7:00 오전

    사진이던, 그림이던,패러디던 우쨌든간에 예쁘네요.시계들이…
    디자인이란 것이 참 대단한 예술이라 생각됩니다.
    서울도 디자인시티니 우짜니 하던데, 아직 멀은 것 같고.
    우리나라의 재능있는 디자이너들이 맘 놓고 활동할 수 있음 좋겠는데…   

  7. Lisa♡

    2010년 10월 26일 at 8:16 오전

    오공뉨.

    긍께—

    우리 또 분위기 하면 맞추고봐야지…헤헤.   

  8. Lisa♡

    2010년 10월 26일 at 8:17 오전

    술님.

    애국적이 발언을….흠………그렇군….

    맞아요–그래도 요즘 많이 발전 중인 것 같아요.
    청담동 나가봐요…신사동이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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