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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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부되었다.

12시에 냄비우동과 유부초밥과 김밥을 먹었다.

그리고 조금 걸어서 공원을 산책하며 걷다가

박물관이 달린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마시며 티라미수를 먹었다.

그리고 다시 오던 길을 되돌아 나가 3시경에 단팥죽을 먹었다.

오후의 햇살은 따사롭게 평화를 말하고 있었다.

호수의 물결은 바람하나 일지않는 시간이었다.

물에 비친 경치는 움직임없이 가을이었다.

차를 몰고 집으로 오는 길…덥기까지했다.

6시30분에 쭈꾸미구이와 양푼비빔밥을 먹었다.

배가 터질지 몰라 고민할 지경이었다.

그리고 운전을 해서 누군가 자주 말한다는 광진교를 지나

W호텔로 갔다.

잠시 20분을 걸어서 배를 끈 후 W00BAR의 스탠드에 앉았다.

그녀는 허브가 가득 든 연한 칵테일을 나는 진토닉을 시켰다.

고급스런 맛의 칵테일이 도착하고 밖은 말없는 차들이 쌩쌩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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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올케는 따스함이라고는 느껴지지않는 여성이었다.

늘 딱딱하고 잘났고 조그만 우스개거리의 실수도 꼬집고 넘어갔다.

늙은 부모에게도 일련의 동정이나 용서나 연민이 없는 여자였다.

나는 그런 그녀가 진저리나게 싫었지만 내색하나 하지않았다.

말 한 번 기분나쁘게 하지않았다.

그녀의 모든 말은 상대를 불쾌하게 했고 만남조차 꺼려지는 스타일이었다.

세월이 흘러 그녀도 할머니가 되고 나도 늙어간다.

지금 그녀는 불행해보이고 일관성있는 그녀의 삶에서, 태도에서 본래 그러려니 한다.

밉거나 곱거나 그런 감정을 넘어서 그냥 자기 삶의 방식이구나 싶다.

그러나 남을 괴롭히거나, 인간성이 나쁘거나 속물적이거나 하진 않아 다행이다.

아무리 착해도 일관성이 없는 사람과는 실망을 만나게 된다.

근본이 굳이 나쁘지 않다면 이해하는 쪽이 서로 편하겠다.

나도 따지고보면 참 아니꼬울 때도 많았을 것이다.

나만 모르지..남들은 알고도 참았을 것이다.

아니꼬움의 일관성도 일관성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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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중에 "나는 누구의 며느리고, 누구의 엄마고, 누구의 딸이라서~~" 하는 애가 있다.

내 앞에서는 그런 적 없지만 심심찮게 그런다는 말이 들려온다.

그렇다고 그런 사람이라서 특별히 존경할만한 행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밉쌀맞은 짓은 독차지하면서 늘 차원이 다름을 강조하는 듯한 모션을 잘 취한다.

그녀가 친하게 지내는 친구겸 동생이 있다.

자기가 자주가는 가게의 주인인데 보통 때는 "야, 자" 하다가 누가 오기만 하면

"안녕하시죠? 어머, 그러세요?" 하며 말을 높이곤 한다.

갑자기 돌변하는 그녀의 태도는 ‘나 너랑 거리가 있는 관계야, 사회적으로는 …’

이런 말인데 상당히 불쾌하다고 한다.

더 잘난 자기가 어떻게 너랑 하대하고 지내는 친한 사이로 남에게 보이냐는 뜻이다.

요즘 그런 사람 처음봤다.

스스럼없이 자연스러운 관계라면 상대가 무슨 직업이건, 경제적으로 차이가 있던

무슨 상관이랴 싶다.

부도덕한 관계도 아니고, 상대가 남에게 지탄받는 사람도 아니고 누가봐도 자기보다

훨 낫구먼….이상한 지위고하를 따지는 그녀 가트니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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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의 와이프가 날더러 너무 젊은 고모할머니란다.

나는 이모할머니나 고모할머니가 된지는 꽤 오래된다.

약 15년 전에 이미 그런 할머니의 칭호가 붙어버렸다.

나랑 나이 차가 얼마 나지않는 조카들 덕에 30대 초반에

할머니가 되었고 어울리지 않는다며 조카들은 그냥 ‘왕이모’ 라는

별칭을 붙여서 부르라했다.

조카의 아이들이 눈에 자꾸 가물거려 옷을 사들고 찾았다.

날더러 같이 놀아달라는 아이에게 그냥 옷만 주고 볼만 부비고 나오게 되었다.

처음엔 옷을 두 개만 사려고 하다가 나도 모르게 세일을 해준다는 말에

옷을 8개를 사게 되었다.

그리고 모자 두 개 까지…

조카의 아이들이 벌써 10명이 넘었다.

키가 180이 넘는 아이도 둘이나 있고 이제 태어난 돐재비랑 뱃속의 아이까지

다양하다.

내 조카들이 예뻐서 어릴 때 맨날 데리고 여기저기 공원을 배회하고

노는 게 자꾸 눈에 밟혀 잠을 못이루던 시기도 있었으니…참 세월은 빠르다.

중학교 때 이모, 고모 소리를 들으며 얼마나 행복했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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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omments

  1. 오공

    2010년 10월 30일 at 12:33 오전

    난 카페가 달린 박물관
    리사님은 박물관이 달린 카페
    이거 동상이몽이야 뭐얌?..ㅎㅎㅎ

    무박1일의 여행을 갔다 온 기분이예요.
    여행을 같이 가 보면 상대의 진가를 알게 된다자나요.
    리사님의 배려심은 리사님의 어떤 단점도 가리고 남음입니다.
    사랑뿐 아니라 우정도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불변의 법칙인 것 같아요.   

  2. 핑크로즈

    2010년 10월 30일 at 2:26 오전

    오늘은 짜부되지 마러요^^
    오늘도 다이어리 잘 보고 갑니다..ㅎㅎ   

  3. Lisa♡

    2010년 10월 30일 at 2:43 오전

    우리가 카페를 갔는데 거기 박물관이 있더라니까—

    근데 나의 어디가 그캐 배려심이?
    도저히 눈 뜨고 찾아봐도 기억이….흐흐ㅡ흐.
    칭찬은 들을수록 조타니꽈—-오공!!   

  4. Lisa♡

    2010년 10월 30일 at 2:44 오전

    핑님.

    아침부터 흑임자떡이 밥먹자바로
    배달이 온 겁니다.
    절대 맛보려고 한 건 아닌데 넣다보니
    남는 떡이 5개 정도…흑임자 가루와 함깨–
    흑임자 가루에는 설탕이….ㅎ   

  5. 루시 Lucia

    2010년 10월 30일 at 3:27 오전

    날마다 퀸 다이어리를 쓰는 ㄹ님의 일관성 또한 대단합니다…..

    가끔 들어와 일기장 검사하기도 힘든데요.   

  6. Lisa♡

    2010년 10월 30일 at 3:42 오전

    ㅎㅎ..루시아님.

    별표주세요…5개.   

  7. 밤과꿈

    2010년 10월 30일 at 11:48 오전

    옛다 받아랏!

    ★★★★★~   

  8. onjena

    2010년 10월 30일 at 1:27 오후

    잘난체,혼자 세상 다 아는체,
    본인은 남하고 차원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그런 잉간들 보면
    나이를 어디로 드셨는지 궁금하다는……

    제 친구중에도 이런 아이가 있어
    쪼매 피곤하지만
    그냥 냅두지요.   

  9. Lisa♡

    2010년 10월 30일 at 2:09 오후

    밤과꿈님.

    받았쪄요—-ㅎㅎ

    별이 다섯 개나……헉!!   

  10. Lisa♡

    2010년 10월 30일 at 2:11 오후

    언제나님.

    차원이 달라서 같이 놀기 힘들다는 이들..
    있어요…그런데 차원이 다른 사람도 있구요.
    귀족스러운 이들도 있긴해요.
    아무래도 사는 게 다르다보니..
    그렇다고 너무 표를 내면 미치는 거지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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