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마, 톤즈

수단의 슈바이처 故 이태석 신부

울지마, 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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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일자 : 2010.04.11(일) 저녁 8시
◎ 연출 : 구수환 PD / 글,구성 : 윤정화 작가

지난 2월의 마지막 날,
아프리카 한복판 수단의 남쪽 작은 마을.
남 수단에 하나밖에 없는 브라스 밴드가 마을을 행진했다.
선두에 선 흑인 소년들은 한 남자의 사진을 들고 있었다.
영정 사진이라고 했다.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 속 주인공은 한국인이다.
마을 사람들은 사진 속 주인공이 자신들의 아버지라며 눈물로 그를 보냈다.

그들은 전 세계에서 키가 가장 큰 종족, 딩카족이다.
유목민인 그들은 가족과 소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운다.
용맹함의 상징으로 아랫니 세 개를 뽑고 이마에는 칼로 브이(V)자 모양의 상처를 낸다.
북수단과 남수단의 오랜 내전은 분노와 증오만을 남겼다.
눈물을 보이는 것은 딩카족에게 가장 큰 수치다.
바로 그들이 운 것이다.
그곳에서 함께 생활해온 이탈리아 사제도 처음 보는 모습이라며 놀라워했다.

검은 눈물의 배웅을 받으며
이 세상 마지막 길을 떠난 사람,
마흔 여덟 살의 짧은 생을 마감한 故 이태석 신부다.
이 프로그램은 인간이 인간에게 꽃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온몸으로 보여준 한 남자의 이야기다.

# 톤즈로 가는 길, 그 위험한 여정 2박 3일
– 이태석 신부는 2008년 10월 휴가차 한국에 들렀다가 말기 대장암을 발견했다. 투병 끝에 결국 지난 1월 14일 선종했다. 투병 중에도 톤즈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 제작진은 이태석 신부의 투병당시 화면과 사진을 들고 톤즈로 떠났다. 제작진이 톤즈로 향한 것은 지난 2월 22일. 그러나, 그날 새벽 아프리카 현지에서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톤즈 부근에서 총격전이 벌어져 20여명이 죽었고, 길은 봉쇄됐었으며, UN에서 외국인들을 내보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지역에서는 지난 1월 7일에도 부족 간의 전쟁으로 140명이 희생된 바 있다. 출발을 이틀 늦췄지만, 길은 뚫리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남쪽으로 돌아가는 코스를 택하기로 했다. 케냐 나이로비에서 남 수단 자치정부가 발행하는 별도의 통행증도 받았다. 비행기를 2번 갈아타고 흙길을 달려 드디어 톤즈에 입성했다. 서울을 떠난 지 2박 3일만이었다.

# 세상의 가장 가난한 곳을 찾아 떠난 의사.
– 이태석 신부는 물질적인 풍요와 성공을 보장받는 의사를 버리고 사제가 됐다. 그는 10남매 중 아홉 번째였다. 노모와 형제들이 눈물로 잡았지만, 그의 마음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곳을 찾아 떠났다. 그곳이 아프리카 수단 남부 톤즈였다. 아랍계가 지배하는 북수단과 원주민이 사는 남수단은 (83년)부터 내전을 벌여왔고, 20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한번에 30만 명이 희생된 인류 최대의 비극 다르푸르 사태도 2003년 이 땅에서 일어났다. 그중에서도 와랍주 톤즈는 내전의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은 곳이다. 긴급 구호 전문가인 한비야씨도 자신이 가본 곳 중 가장 최악이라고 했다. 이 신부는 2001년 톤즈에 정착했다. 그는 왜 이곳을 찾은 것일까? 제작진은 톤즈를 방문한 적이 있는 지인들을 수소문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이 찍은 동영상을 모았다. 화면 속의 그는 불빛도 없는 움막 진료실에서 밤낮으로 환자를 돌보고 있었다. 초기 화면(2003년)과 2007년 화면을 비교해보면, 그가 이곳을 얼마나 변화시켰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 “신부님의 죽음을 믿을 수 없다”
– 이태석 신부가 떠난 빈자리는 참으로 커 보였다. 환자로 북적이던 진료실은 텅 비어 있었고 수술실 침대는 어지럽게 널려 있다. 여기저기서 구해온 약들로 꽉 차있던 약 보관실은 빈자리가 적지 않았다. 주민들은 지금도 빈 병원을 찾아와 이신부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병원을 찾은 2명의 중년 여성은 신부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듣고 통곡했다. 대부분의 톤즈 사람들은 신부의 죽음을 믿지 못하겠다고 했다. 그 가운데 가장 큰 충격을 받은 것은 한센병(나병) 환자들이다. 이 신부는 그들이 모여 살 수 있는 마을을 만들어주고 아침저녁으로 들러 세심하게 살폈다. 제작진은 한센병 환자들에게 신부의 사진을 나눠주었다. 그들은 손가락이 없어진 뭉툭한 손으로 사진 속 이신부의 얼굴을 쓰다듬고,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흙집 창가에 사진을 올려놓고 세상에서 가장 경건한 기도를 올렸다. 그들은 이태석 신부가 이 세상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을 자신들에게 해주었다고 했다.

# “총” 대신 “악기”를 든 아이들, 이유 있는 눈물
– 이태석 신부는 전쟁으로 몸도 마음도 가난해진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그는 아이들과 함께 톤즈강의 모래를 퍼다 날라 학교를 지었다. 폭격으로 부서진 건물 기둥을 옮겨와 농구대도 만들었다. 내전에 소년병으로 끌려가는 아이들을 학교로 불러들이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다. 그리고, 2005년 놀라운 계획을 실행한다. 35인조 브라스밴드를 만든 것이다. 한국에서 트럼펫, 클라리넷등 악기를 구해오고, 반듯한 단복도 마련해 입혔다. 스스로 악기 연주법을 공부해 아이들에게 가르쳤다. 음악을 배우기 시작한 아이들은 어른들의 ‘총’과 ‘칼’을 녹여서 ‘악기’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브라스 밴드는 그가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희망의 상징이었다. 제작진이 만난 밴드 부원들은 신부에게 배운 것을 후배들에게 가르치며 자기들끼리 밴드를 꾸려가고 있었다. 그들은 이 신부의 마지막 투병 화면을 지켜보며 펑펑 울었다. 눈물을 멈춘 아이들은 이 신부와의 아주 특별한 마지막 이별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 제작진의 한마디
故 이태석 신부,
그의 길지 않았던 삶의 행적을 따라가며
제작진은 국내외에서 참으로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이태석 신부에 대해 물으면,
그들은 한결같이 눈물부터 보였습니다.
의사 선배는 그의 병을 고쳐주지 못한 것이 미안하다며 목이 메었고,
올해 일흔의 이탈리아 사제는
자신을 데려가고 대신 할 일 많은
이 신부의 생명을 살려달라 기도했었다며 울먹였습니다.
톤즈에서 만난 13살 소년은
이태석 신부에게 마지막 인사를 해보라고 하자
고개를 들지 못하고 어깨를 심하게 들썩였습니다.
그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던 현지 통역도
아이의 손을 잡고 위로하며 따라 울었습니다.
제작진도 눈물을 피할 길이 없어
서둘러 그 자리를 빠져나와야 했습니다.
왜 많은 사람들이 그를 눈물로 기억하는 것일까?
그리스도가 다시 오신 날,
이태석 신부의 삶을 통해
사랑과 나눔의 정신을 되새겨보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이상—–KBS에서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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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따라 어떤 사람은 범위가 좁고 아주 약한 파장을 만들어 내지만 어떤 사람들은

파장의 힘이 강할 뿐 아니라 그 미치는 영역이 놀랍도록 크기도 하고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기도 한다.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면 슈바이처의 삶이 지니고 있던 자기장의 에너지가 어떻게 백 년이

지난 지금에도 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또한 예수님 사랑의 자기장이

어떻게 2천 년이 지난 지금에도 강한 힘으로 지구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이태석 신부의 책<친구가 되어 주실래요?> 중에서—-

19 Comments

  1. 무소뿔

    2010년 11월 10일 at 11:59 오후

    이태석신부의 삶이 너무나 감동적이여서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동시에 냐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좋은 글 리사님 감사합니다.   

  2. Lisa♡

    2010년 11월 11일 at 12:09 오전

    무소뿔님.

    저도 얼마나 울었는지 말도 못합니다.
    너무나 미안하더라구요…
    영화관에서 보고 낮이라 나오질 못했어요.
    그가 살다간 삶이 아름다워서 그리고
    48세이지만 숭고함으로 치자면 100살도
    넘게 살았던 분이지요.   

  3. 이나경

    2010년 11월 11일 at 12:26 오전

    신부님들 중에는 정말 아름다운 분이 많지요. 저 역시 길을 걷다가 문득
    신부님이나 수녀님을 만나면 무조건 아는 척하고 인사를 건넵니다.
    그리고 그 날은 아주 기분 좋은 선물을 받은 마음이 된답니다.
    리사님의 글은 언제나 읽을거리가 많아 좋습니다.
    오늘은 빼빼로 데이라는데…
    저는 급한일로 잠시잠간 귀국한 아들녀석에게서 아주 우아한 선물을 받아서
    행복하네요.
    마음으로 함께 먹어요. ㅎㅎㅎ 행복한 날들 되시고
    제가 필요하시다면 언제라도 연락 주세요.   

  4. 안녕

    2010년 11월 11일 at 11:45 오전

    아아 좋은 글이네요
    잘 보고 갑니다 ~   

  5. 리나아

    2010년 11월 11일 at 12:36 오후

    저 사진속의 신부님 미소만 보아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영화를 보면서 중간.말미에 어찌나 눈물이 고이고 흘러내리는지..
    영화후에 바로 다른모임약속이 있어서 5분먼저 나와서 화장실안에서 흑흑흑…
    사람이 없는것 같아서 내친김에 ㅎㅎ이 엉엉 으로 변하고 인기척ㅇ 나는것 같아서
    곧 진정하고 나와서 거울을 보니 와~~ 내얼굴이~~ 그런 눈물을 흘리고 났을때…
    그런 모습인지 상상도 못해봤다느 응~~~~~벌겋고!~~ 눈도 코도 뺨도.
    눈물= 카타르시스 …
    카타르시스가 몸에 엔돌핀보다 더 유익하다던데 맞는지…
    순수한 마음에 그만 뭉클해져서— 그런 마음을 몸소 느끼고싶다면 강추 강추함다

       

  6. 밤과꿈

    2010년 11월 11일 at 2:14 오후

    나도 봤습니다.
    파일을 받아 친구들에게도 전해주었어요^^

    진정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대로 삶을 살았던 분입니다~
    훌륭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삶…………   

  7. Lisa♡

    2010년 11월 12일 at 7:54 오전

    나경님.

    행복하셨겠어요.

    아드님의 그 선물요.
    같이 먹은 걸로 할께요.
    이미 먹는 맛이 느껴집니다.
    그리고보니 저는 빼빼로 데이나
    발렌타인데이 이런 날 뭘 받아본
    적이 거의 없는 편이네요.
    우리 아이들이 나중에 어째 쫌
    신경 써 줄라는지….기대는 않지만..ㅎㅎ   

  8. Lisa♡

    2010년 11월 12일 at 7:55 오전

    녕님.

    반가워요.

    이태석 신부님 멋지죠?
    할 일이 더 많으신 분인데
    많이 아쉬워요.   

  9. Lisa♡

    2010년 11월 12일 at 7:57 오전

    리나아님.

    그렇게 되셨을 겁니다.
    저는 너무 울어 손수건이
    다 물범벅이 되었답니다.
    마지막 자막 올라갈 때는
    엉엉 소리 낼 뻔 했어요.
    참으로 슬펐지요.
    그 눈 안보이는 할머니 있잖아요.
    정말 그 장면이 잊혀지질 않네요.   

  10. Lisa♡

    2010년 11월 12일 at 7:57 오전

    밤과꿈님.

    역쒸…그러셨군요.

    잘 하셨습니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이지요.   

  11. onjena

    2010년 11월 14일 at 6:16 오전

    리사님,
    이 영화 dvd로 나온것 있나요?   

  12. Lisa♡

    2010년 11월 14일 at 6:47 오전

    없는대요..

    KBS로 들어가서
    다큐로 찾으면 나올 겁니다.
    영화랑 같은지는 모르지만
    말입니다.
    밤과꿈님이 갖고 계신 걸로 압니다만….   

  13. 김진아

    2010년 11월 14일 at 12:47 오후

    돌아가시기전..
    신부님의 책이 출판 되었어요.
    그때도 아마 조선북스에서 자그마하게 소개가 된걸로 알아요.

    제목이 ‘친구가 되어주실래요’ 입니다.

    큰 아이 교리 공부할때 도움이 될까 싶어,
    사주었죠.

    다큐는 보지 못하였지만, 그 마음은
    그 책을 읽는 내내 뭉클하였습니다.   

  14. Angella

    2010년 11월 14일 at 1:20 오후

    이런 분들은 왜 이렇게 단명하시는 건가요?
    아직도 사랑이 필요한 곳이 널렸는데요…
    특히나 아프리카는…
    주님께서도 아프리카로 가신다고 하셨는데…
    마음이 슬픕니다.
    그분의 대를 잇는 많은 이름없는 선각자들이 나오기를 기도합니다.
       

  15. Lisa♡

    2010년 11월 14일 at 2:38 오후

    진아님.

    저 그 책..10권샀어요.

    이미 다 읽었고 내 손엔 한 권도 없구요.ㅎㅎ
    어쨌는지는 잘 아시겠죠?
    그리고 한 권 더 다른 책 있어요.
    다른 분들이 본 신부님을 쓴 책입니다.
    제목은 ‘아프리카의 햇살은 아직도 슬프다’ 입니다.
    ㅎㅎ

    책과 영화는 비교가 안됩니다.
    책은 신부님이 쓰셔서 그냥 조금 슬프고 영화는 아픔 그 자체입니다.   

  16. Lisa♡

    2010년 11월 14일 at 2:39 오후

    안젤라님.

    자기 몸을 돌보지 않은 신부님이 처음엔
    야속했지만 더 큰 주님의 뜻이 있다고 봅니다.
    그는 비록 48년을 살다갔지만 영원한 삶을
    우리에게 보여 주셨지요.
    거기에 가서 버틸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어요.   

  17. 김진아

    2010년 11월 14일 at 3:09 오후

    역시나 리사님!!

    영화를 보고 싶습니다….   

  18. 핑크로즈

    2010년 11월 15일 at 10:03 오전

    감동 그자체 입니다
    저도 못 봤지만 꼭 보고 싶고
    신부님의 환한 미소가 정말 천사가 따로 없습니다..   

  19. Lisa♡

    2010년 11월 16일 at 6:58 오전

    핑크로즈님.

    꼭 보세요.
    아마 밖에 나오실 때 눈 얼음팩하고
    나오셔야 할런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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