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나이에 맞지않게 입는 편이다.
나이보다 어린 스타일의 옷을 입는다.
왜 그러느냐고?
사실 나이가 어려보이는데 그 이유가 의상에
있기도 하니 뭐라 변명이 없겠지만 내 나이 또래들이
흔히 입는 옷을 입을라치면 영락없이 신의주나
함흥여인이 멋부린 꼬락서니라서이다.
평양도 아니다.
그런데 그런 내가 너무 좋다.
나이를 적어도 열 살 정도는 어리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옷장 안을 뒤져봐도 친구들에게 줄 옷이 거의없다.
다들 친애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이다.
나이는 자꾸 드는데 옷을 고를 때는 늘 나이랑 상관없다.
십대인 딸이 간혹 내 옷을 탐내는 경우가 있으니…원 참!!
산을 갔다.
배도 아프고 힘이 없는 까닭에 가까운 산을 택했다.
많이도 못가고 그냥 1시간30분 정도 걷는 곳으로…
날씨도 따스하고, 양지 바른 무덤가에 앉아서 도시락을 먹었다.
빈대떡과 두부조림과 멸치볶음, 그리고 김치.
누구의 무덤이던 그다지 그런 걸 가리지 않는다.
반듯하게 무덤가에 누워서 잠시 가는 가을볕을 즐겼다.
군데군데 두서너팀이 우리처럼 누워있거나 앉아있다.
무덤가에..
명당이 따로없는 무덤이라는 생각든다.
늘 양지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쉬면서 친구해주니 그 얼마나
명당인가.
죽어도 외롭지 않은 곳에 묻힌 그들은 兪氏 성을 가진
망자들이었다.
흥분된 목소리의 전화가 아침에 왔다.
아이들의 미술선생님이시다.
상대가 흥분되면 덩달아 흥분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게 나랑 상관될 때는 강도가 더 하다.
하마터면 울뻔 했다.
별 것도 아닌 일로..뭐가 된 줄 알고 좋아서
죽는 줄 알았다.
잠시 후 5분 뒤에 그냥 무덤덤해졌다.
늘 그렇다.
반짝 흥분되다가 곧 식고마는 경우가 있는데
연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주로 내가 흥분하는 일은 아이들의 소식인데
나중에 실망하더라도 그런 소식은 즐거운 편지다.
남자들은 모르겠는데 여자들은 등산을 가자고하면
가다가 힘들다고 그만 가자는 경우가 많다.
내 주변에는 특히 더 그런데 그럴 때마다 실망을 한다.
한 시간도 안되어 다리에 힘이 빠진다는 거다.
뭐 나도 힘이 안드는 건 아니다, 하지만 30분 걷고
그만가자는 둥..김새는 소리를 하면더 걷고픈 충동이
이는 건 확실하다.
난 딱 두 시간 정도가 가장 적당한 것 같은데…가다보면
3시간이 걸리기도해 힘들 적이 많다.
하지만 그렇게 힘이 들고나면 며칠 간 기분이 좋다.
그렇게 험하지 않고 산책로처럼 걷는 길을 알아놨다며
남편에게 말하자 솔깃한다.
다음 주에 같이 가자구~~
도시락은 필수지참(너무 추운 날 말고).
동치미하기에 조금 작은 무우,총각김치하기에는 조금 큰 듯한
무우가 한 단에 3000원 정도를 하는 걸 시골서 사왔다.
신문지에 싸서 냉장고에 넣으면 오래 먹을 수 있다.
하나씩 꺼내어채를 썰어 굴과 같이 끓여 먹어도 굴무우국이 되고
크기대로 얇게 썰어서 소금 약간 뿌린 부침가루를묻혀 후라이팬에 지져내면
그야말로 웰빙무우전이 된다.
배추가 있으면 두 가지로 부쳐내면 양 쪽으로 나란히 채소전이 된다.
거부감 들지 않을만치 맛있다.
내가 이런 간단한 요리를 이야기해주면 좋아하는 여자 몇 있다.
그리고 간고등어는 안동간고등어가 제일 유명하지만 요즘은
여러군데서 다 괜찮은 품질을 팔고있다.
간이 되어있으므로 잘 씻어 그대로 물만 넣고 고춧가루 약간,
청양고추나 빨간고추를 채쳐서 위에 얹어 살짝 끓여내면 그만이다.
절대아무 것도 양념하지 않는 것이 단백하고 슴슴하다.
눈이 어찌나 부시던지..아래 사진
김현수
2010년 11월 20일 at 4:06 오후
십년은 젊게 사시는 리사님,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겠지요?
늘 새로운 기분으로 행복한 시간 되십시요.
나를 찾으며...
2010년 11월 20일 at 10:48 오후
풋…오늘은 웃고 가지 않을 수가 없군요?
가끔 리사님 글에서 나를 찾아내는 듯 해서…ㅋ
즐건 일욜 되세요…
테러
2010년 11월 21일 at 1:28 오전
저도 공무원 한 분을 산에 데리고 갔다가 힘들다고 그만 가자는 것을
‘산에 왔으면 무조건 정상 찍고 가는거다’라고 강요해 결국 정상 찍고 왔었어요..ㅎㅎ
다만 그 공무원은 남자임..ㅠㅠ
벤조
2010년 11월 21일 at 7:03 오전
제일 좋은것은 옷 안 입는것. ㅎㅎ
김술
2010년 11월 21일 at 8:03 오전
ㅍㅎㅎㅎㅎ
드디어 대빵 큰 왕건이로 한 건하게 되는군요.
다녀오신 그 산, 兪氏들이 계시다는 곳.
저, 어딘지 압니다. 더구나 오는 토욜에
그 곳으로 산행하자는 친구에게 아직 답 안했는데…
어쩜 리사님과 남편되시는 분과 마주칠지도…
스쳐지날 때 분명 어떤 필이 올거라 믿~쉽니다.
근데 그 코스 별롭니다. 너무 인위적으로 길을 닦아놔서.
다른 쪽 코스를 권해드리고 싶군요.
조용하고 원만한 곳으로 두코스 정도 더 있거던요.
리사님 가신 코스와, 사람 많이 다니는 그 곳 말고요.
미쿡소식은 좋은 소식같은데 축하합니다.
근데 미술 선생님이 영어로 얘기하나요?
Lisa♡
2010년 11월 21일 at 8:33 오전
반가운 현수님.
그러게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지요?
제게는 더욱 그런 거 같네요.
Lisa♡
2010년 11월 21일 at 8:34 오전
나찾님은 저랑
비슷한 성향이 강한가봐요.
자주 비슷함에 웃으시니 말입니다.
좋은 성격이신가봐요..ㅎㅎ
Lisa♡
2010년 11월 21일 at 8:34 오전
테러님.
무조건 정상 찍어야 마음이 편하지요.
그리고 그 정상 찍은 기분으로
일주일을 개운한 마음으로 사는 거지요.
Lisa♡
2010년 11월 21일 at 8:35 오전
벤조님.
절대 안되어어어요…^^*
Lisa♡
2010년 11월 21일 at 8:35 오전
술님.
마주치면 아는 척 해도 됩니다.
우리 남편은 여기오시는 분들 다 아니까요..
이름만 말하면….어쩜 몰라도 설명이 가능한..
그리고 늘 웃어요…그러니 만나도 부담없는..
빈추
2010년 11월 21일 at 12:03 오후
모자가 꽤 큰것 같은데…얼굴이 쬐금 보이네요…그렇다면??
아~~! 이러다 한 방 맞는데. 나이도 어린게 까분다고. 죄송~~합니다!!
하늘이 좋다고 함부로 산에서 누우시면 병 나요.
일주일 개운하게 보내신다니 부럽습니다.
Lisa♡
2010년 11월 21일 at 10:24 오후
빈추님.
맞아요..모자가 꽤 크게 보이네요.
저거 빅사이즈랍니다.
후후후..주먹 불끈….
그렇다면서요,
쯔쯔가무시 병도 있고..
그래서 저때 뭘 깔긴 했는데 좀 더 커다란
깔개를 하나 장만하려구요.
몽벨서 나온 게 좋다던데 요즘 안나오는지..
암무튼 구해 볼랍니다.
산에서 누워서 책읽고 그러는 거 하고 싶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