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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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친구들에게서 안부 전화가 오면 꼭 묻는 말이 남편은 직장

잘 다니지? 이다.

나이가 이제 50을 넘나들다보니 그런 안부가 서글퍼진다.

예전에는 당연히 다니는 직장을 묻나 싶지만 그런 질문에 한 번쯤은

아…다행하게도 아직 다니는구나 싶어서이다.

자녀들이 다성장해 결혼까지 마친 집을 바라보면 부럽기도 한 것은

언제 저렇게 다 키워 짝을 지워 보내나 싶은 게 저기까지 들 비용을

얼추 계산해보자니 머리 속이 복잡해진다.

알아서들 가겠지 하고 속 편한 소리도 할 수 있지만 막상 당해보면

한숨이 절로 나올 게다.

그때까지 남편이 직장을 다녀도 그다지 크게 도움은 안될지언정 그래도

다니고 있어야 할텐데 걱정이다.

한편으로는 돈을 떠나서 직장생활이라도 하며 어디 매인데가 있어야지

빈둥거리거나 시간 때우기를 해야 한다면 여간걱정이 아니다.

요즘 50대 백수가 많은데 남의 일이 아니고 다들 살림은 어떻게 꾸려

가는지 신통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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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 앉아서 갖다주는 돈으로 이렇게 써대는 부인이 이런 걱정을

하는데 가장으로 남편은 얼마나 걱정이나 불안감이 많을까.

아이가 어떤 걱정이나 실연으로 마음 아파하면 부모의 마음은

더 쓰리고 바라봐야 하는 심정이뭐라 형언하기도 어렵다.

남편의 걱정에는 무관심했을지도 모른다.

남자들은 안으로 걱정을 삼키니 아녀자야 모를 수도 있다.

자녀들과 철없는 아내를 책임져야 한다고 느낄텐데..

그래서말수가 더 줄어드는지도 모를 일이다.

친구 남편이 사업이 잘 되니 큰소리를 많이 쳐댄다.

보고있자면 심하다 싶을만치 이래라 저래라 한다.

내 남편은 그런 적이 없이 늘 조용하다.

능력을 떠나 성격이 문제이겠지만 새벽에 나가는 모습을 보자니

마음이 측은해진다.

겨울에 뭔 비 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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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크리스마스나연말이 다가와도 그다지 화려하거나

분주하지 않다.

경기침체도 원인이겠지만 일반화된 느낌이랄까.

거리의 불빛들을 바라보노라면 다들 어딜 저리 바빠가나 싶다.

집을 찾아가기도 하고, 때로는 연인을 만나러 가겠지만 어쩐지

나만 거기서 빠져 나오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연말 분위기는 백화점의 치장에서 느끼게 되는데 뭐니뭐니해도

시내는 신세계와 강남은 갤러리아다.

누군가를 위해, 가족을 위해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하고 법석을

떨던 때가 언제인가 기억이 가물거린다.

선물에 시큰둥해지고, 크리스마스에 민숭해지고 생일에도 큰

감흥을 느낄 수 없는 나는 뭐야?

매일이 크리스마스이고, 선물이고생일처럼 지내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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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방에 있던 장을 정리하다보니 엄마가 생전에 쓰시던 이불하며

벼개가 있다.

냄새를 킁킁 맡아본다.

엄마냄새가 희미하게 남아있다.

그리고 동백기름도 새 것 그대로 하나가 있다.

그걸 못구해서 화장품 코너를 돌며 구해준 게 나였다.

아직도 그냥 곁에서 나를 조용히 부를 것 같기만 하다.

엄마가 있을 땐미주알고주알 일러바치던 일들이 이젠 그럴 상대도 없고

심심해져 간다.

이것들을 어떻게 정리를 할까 고민 중이다.

버릴 것은어서어서 버려줘야 하는데 망설임이 생긴다.

북한이 고향인 엄마는 아마 지금 살아계신다면 김정일 욕을

대바가지로 하면서 혀를 끌끌 차실 게다.

전쟁을 겪어보지 않고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고

연평도 사건이 터져도 우리나라 국민들은 그냥 무덤덤하다.

늘 전쟁이 잦아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것 마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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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Comments

  1. summer moon

    2010년 11월 30일 at 12:33 오전

    오후에 식료품을 사러 근처에 있는 수퍼마켓에 갔거든요.
    그곳에서 우연히 듣게 된건데..

    오랫만에 만난 할아버지 두분의 인사의 첫마디가
    "어, 아직도 살아있네 !" 였어요.^^

    제 친구들 중에는 직업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집안일 하고 아이들 키우고 자기일을 하느라 정신없이 살면서도
    말씀처럼 요즘은 남편들의 직장문제에 대한 걱정들을 많이 하는거 같더군요
    돈도 중요하지만 남편들이 겪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아주 큰 문제인거 같았어요.

    정말 여러가지로 힘든 때에요
    그래서인지
    다른 해 보다도 더 많이 크리스마스 라이트를 걸고 싶어지는거 있죠
    어둠 속에서 작고 따뜻함 불빛으로 흔들릴 수 있게…^^

    행복을 빌면서….   

  2. Lisa♡

    2010년 11월 30일 at 12:54 오전

    썸머문님.

    저도 남편의 말 수가 적어지면 더 눈치를 보게 되어요.
    그리고 아이들이 커가면서 그가 더 많은 압박감을 가질 거라는
    생각을 하거든요.
    그리고 새벽에 나가는 뒷모습이 항상 측은해요.
    직장 다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새벽 7시부터 회의가 줄곧 있고
    종일 회의할 적도 있고 하니 얼마나 시달릴까 고민이지요.
    곧 나이가 70이 넘고 80이 되면 정말 아직 살아있나가 안부죠.
    마음이 쑥쑥해집니다.
    살 날도 그리 많지 않아 보이고 심장이 자주 아픈 것도 같고
    편안하게 잘 살면서 마음을 비우고 살아야 할텐데..
    썸머문님이야 늘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할 수 있나를
    잘 아시는 것 같습니다.
    저도 행복을 빌어요.ㅎㅎ   

  3. 보미

    2010년 11월 30일 at 1:01 오전

    간만에 인사 드려요

    오늘 새벽 너무 놀라서…
    새벽도 아닌 오전 6시경 평소에 전쟁 드라마에서 듣던
    폭탄 터지는 소리가 난후 총소리 까지 연속으로 몇발이 터지는 소리
    어둑한 창문을 바라보니 벆은 무슨 빛인지 번쩍번쩍

    우리집도 아닌 강남 삼성동에서
    자는 며느리 아무리 깨워도 일어나질 않어
    대구집으로 전화 하여
    전쟁이 났는지 알아보라고 하곤
    무서워 이불 디집어 써고 누워 기도만
    이나라를 전쟁으로 부터 지켜 주시고 내 죄를 용서 하셔서
    혹 죽어며 죄를 가지고 주님 앞에 설수없어 회개하며 기도했어요

    한시간 정도후
    컴을 켜니 아무일도 없고 천둥번개 치며 비만 왔나보네요
    정말 다행
    내가 꿈을 꾸었는지 ,,,
    지금도 조금 정신이 없어요

    늦가을 마지막 11월의 마지막날도 행복 하셔요   

  4. 벤조

    2010년 11월 30일 at 2:49 오전

    오늘은 리사님 방도 뒤숭숭하네…
    보미님 총소리는 왠 일이예요? 정말 꿈 꿨어요?
       

  5. 김술

    2010년 11월 30일 at 4:22 오전

    리사님,
    나, 존심 무쟈게 상한 한 주였어요.
    왜냐구요?
    리사님한테 댓글 안 달고 일주일 지켜보니까,
    제 블로그 방문자가 거의 전멸임다.
    블로그를 폐쇄할까 고민되더라구요.
    하긴 외계인아지매한테 댓글 달려고 조블 가입했고
    가입하니 블로그 만들라해서 만들었고,
    만들고 보니 썰렁해서 글쓰기 시작했고…
    에이 욕심버리고 그냥 케세라세라…   

  6. 이나경

    2010년 11월 30일 at 5:02 오전

    맞아요. 크리스마스든 새해든 바라보는 마음이 예전과는 사뭇 다른게 맞아요.
    저도 그래요.
    어느 새 여기까지 왔나 싶은…..
    그래도 새꿈을 위해 새마음을 준비해야지요. ㅎㅎ   

  7. 도토리

    2010년 11월 30일 at 5:09 오전

    전쟁 이란 말 한마디에도 오금이 저릴 지경입니다.
    사회적인 공포 분위기에
    계획된 일들이 진행될 수 있을까.. 불안하기도 하구요.
    머리도 아프고 소심하여 두근거리고….
    아이고 참..참…^^*   

  8. 김삿갓

    2010년 11월 30일 at 6:35 오전

    흠 50대 백수… 꼭 저를 두고 하시는 소리 같아서 뜨끔 했습니다. ㅋ
    저는 어젯 밤 꿈에 힐러리 클린톤 하고 미국정부 뱅기를 타고 한국을 가는
    꿈이 였는데… 꿈 안에선 몬가 가서 할일이 있어서…그런데 왠 비행기가
    그리 이상하게 들리는데 가 많았는지… 결국은 못 가고 가는 도중에 꺠었어서
    몬가 아쉬운 마음으로 아침을… 이궁.

    좋은 시간 되시고…즐거운 시간 갖으세요… 구 ~ 우벅 ^_________^   

  9. 오를리

    2010년 11월 30일 at 9:10 오전

    에~또 ㅋㅋㅋ

    이 군발이는 한국에서 전쟁 나면
    무조건 재입대 해서 한국으로 갑니다..
    초딩2때 한국전쟁에 피난갈 가다가
    포격맞아도 살았고~~
    월남가서 참전해서도 살아 남아
    한국으로 특명 받고 가서 몇년간
    그야말로 재밌게 살다가 미국으로
    돌아왔으니..세번째 전쟁에 나가도
    난 분명이 살아서 돌아올겁니다 ㅎㅎㅎㅎㅎ   

  10. Lisa♡

    2010년 11월 30일 at 9:39 오전

    보미님.

    그러잖아도 얼마 전 삼성동 병원에서 어떤 남자의 분신사건이
    일어나서 보미님 생각났답니다.
    ?
    아침에 비가오고 천둥 번개가 쳤는데 거기에 놀라셨다구요?
    요즘은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고..
    하지만 걱정마세요.
    뭐 좀 손해야보겠지만 본래 자멸하기 전에는 극에 달하는 법이라잖아요.
    나라던 사람이던…ㅎㅎㅎ
    하지만 같은 민족이니 잘 해결되길 바래야지요.   

  11. Lisa♡

    2010년 11월 30일 at 9:40 오전

    벤조님의 영향을 받았는지
    경기 걱정이 많이되고 남편들 어깨가
    무거워지는 것 같아서 미안해집니다.
    나만 너무 즐기는 건 아닌가 싶어서요.
    남편은 자기가 못가니까 너라도 즐기는 게
    어떠냐고 해외여행도 갈 수 있을 때 가라고
    하기도 하거든요.
    좋은 남자지요?   

  12. Lisa♡

    2010년 11월 30일 at 9:46 오전

    으하하하…

    술님.

    본래 초보블로거는 파워블로그에 자주 가야
    자신도 파워블로그가 되는 길이지요.
    호호호//그럼 나 파워블로거?

    봐줘요.
    그냥 그런 거에 신경쓰지말고 하세요.
    저는 어떤 날은 제 글만 잠깐 쓰고 나와요.
    그런 거 신경쓰기 시작하면 못해요—ㅎㅎ
    그리고 좋은 글 쓰면 사람들이 다 알아봐요.
    욜쉬미 하시요~~~~~ㅅ   

  13. Lisa♡

    2010년 11월 30일 at 9:47 오전

    나경님.

    저도 항상 뭐든 잘 될 거라고 믿고 있답니다.
    어느 사회나 사람이나 남에게 피해 안주고
    성실하게 살면 그런 이들이나 사회가 결국른
    잘 되는 이유지요.
    내년엔 나경님에게도 즐겁고 반가운 일만이..ㅎㅎ   

  14. Lisa♡

    2010년 11월 30일 at 9:48 오전

    도토리님.

    제가 오늘 들은 소식통에 의하면 전쟁은
    일어날 수가 없답니다.
    미국 마음이야 단추 하나로 이라크처럼
    잿더미를 만들 수 있겠지만 중국이 버티고
    있으니 전쟁은 안 일어날 겁니다.
    하지만 세상엔 예측을 뒤엎는 일이 있으니..
    그리고 북한이 이라크처럼 되어도 안되겠구요.   

  15. Lisa♡

    2010년 11월 30일 at 9:49 오전

    아하하하….삿갓님.

    큰일을 하는 꿈인데 왜왜오애 중간에
    못참고 깼어요?
    그냥 서울까지 힐러리랑 와야하는데
    그래도 힐러리와 같이 잠시라도 있었다니
    복받은 거지요.
    크크크크…재밌다….   

  16. Lisa♡

    2010년 11월 30일 at 9:51 오전

    오를리님.

    아..당연히 참가하셔야죠.
    제가 며칠 전 50대 남자가 참가한다고 해서
    우스개로 흉봣지만 속으로는 감동했답니다.
    그런데 오를리님은 더욱 더 진한 감동.
    그리고 오를리님 총 많잖아요.
    저도 한 자루주세요.
    같이 참가하게—근데 실은 전 나가면
    방해될 거라..그냥 참을께요.
    그대신 다른 나라로 도망가거나 그러진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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