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유형은 몇가지나 될까?
대가족과 핵가족?
혈연관계와 비혈연관계?
반드시 혈연만이 가족이라고 하는건가?
같이 살면 가족이라고 하나?
가족의 범위를 어디까지 구분지어야 하나.
부부를 중심으로 그 근친을 이루는 혈연자들이
주거를 같이 하는 생활공동체가 정답일까?
주거비를 같이 내면서 한 집에서 같이 지내는
자들이 다 가족일까?
미라(문소리)는 5년 전 집을 나가 소식이 없는 동생 형철(엄태웅)을 기다리며 살고있다.
하루는 전화가 오고 형철이 국화꽃을 들고 나타난다.
잠시 후 열려진 문 밖에서 무신(고두심)이 형철의 20년 연상의 여자로 나타난다.
그들의 묘한 동거가 시작되고 불쑥 나타난 소녀 만세.
소녀는 무신이 동거하던 전 남자의 전여자의 딸이다.
무신은 자기에게 남은 소녀를 버리고 왔는데 형철이 적어준 주소를 들고 그 소녀가
나타나자 미라는 도저히 참을 수 없다.
게다가 책임감도 무엇도 없는 형철은 데리고 살자고 떼를 쓴다.
혈연관계도 없는 세 사람과의 엉뚱한 동거가 시작되고 누나의 지갑에서
만원을 갖고 형철은 어느 날 사라지고 만다.
다른 가족, 선경(공효진)은 엄마인 매자(김혜옥)가 늘 남자를 바꾸며 사랑에 빠져
동거를 하자 늘 못마땅해 독립을 한다.
하루는 매자가 찾아오자 선경은 또 헤어졌냐면서 엄마에게 타박을 퍼붓는다.
며칠 지나지않아 배다른 동생 경석(봉태규)을 남겨놓고 엄마는 죽고만다.
선경은 바라던 취직을 해서 멀리 오랫동안 떠날 예정이었으나 남겨진 동생을
책임져야 하기에 일을 취소하고 동생과 살아간다.
어리던 개구장이 유치원생이 커서 듬직한 청년이 되었고 매자는동생이 크는 맛으로살아간다.
남자를 거부하는 선경과 사랑에 빠지지 않고 못사는 엄마가 대비된다.
경석은 기차에서 뜨개질을 하는 채현(정유미)를 알게되어 사랑에 빠진다.
채현의 누구에게나 친절한 마음이 헤픈 사랑이 아닐까 늘 의심하는 경석과
고운 마음씨로 누구에게나 친절한 채현은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나간다.
어느 날 엄마의 생일에 간다는 채현을데려다준 경석은 잡아끄는 그녀의
엄마들에 끌려 집으로 들어가게 되고 거기서 채현이 두 엄마랑 같이 산다는 걸
알게 되는데 그 두 엄마는 무신과 미라였다.
소녀만세가 채현으로 성장해 두 엄마의 최고낙이었다.
동생 형철로 이어진 묘한 만남이 가족으로 형성이 되고 그 가족의보물은
채현이었으며 선경의 보물은 경석이었다.
이들은서로 혈연관계도 아니었고 어쩌다 만난 혹은 어쩌다 떠맡게 된
그들만의 가족인 것이다.
혈연보다 더 끈끈하고정이 넘치는 이들 가족이 아름답게 보이기만 한다.
아주 재미난 영화다.
마지막 딩동~~ 소리에 다 달려나간 자리.
형철이 만삭의 여자를 데리고 나타난 것.
모두 놀라는 가운데 미라가 형철에게 잠깐 나와보라고 눈짓을 하자 형철과
만삭녀가 따라나오게 되고 미라는 뭔가 할말이 있는 척 하다가 잽싸게 들어와
문을 잠궈 버리고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다른 가족들을 데리고 방으로 들어간다.
인연이란 참 단순하면서도 복잡하다.
복잡하면서도 단순하기도 하다.
내 식구만 잘 먹고 잘 살기를 원하는 사회에서
갈 곳없는 이들을가족으로 받아들여 정을
붙이고 사는 이들을 보니 영화이지만 훈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