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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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꽤 두꺼운 편인데도 다리가 떨어져 나갈 것 같았다.

칼바람?

갤러리아백화점 건너편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예사롭지 않은 추위였다.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이 몇 사람되지않았다면 애처로운 처지로 보였을지도 모를 일..

그런데 그추위에 버스를 기다리는 이들이 쏠쏠찮게 많았다.

동동거리며…

노선을 잘 알지도 못하는데 왜그리 버스는 다른 번호만 오던지.

411을 기다린다면 413, 4112, 471..뭐 이런 식이다.

일일이목적지를 물으며 아저씨~~ㅇㅇ 가요?

하자니 에라이~~모르겠다.

걍~~확~~ 택시를 탈까? 하는 맴이 간절했다.

빈 택시는 또 그럴 땐 왜그리 많단 말인가…평소엔 보이지도 않더니.

기다린 시간이 아까워서 끝까지 기다릴 계산을 했는데

바로 앞에 빈택시 한 대가 희롱을 한다.

에라이———-퇵쒸~~~ 하고 손을 들려는 순간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나으 번호가 짜잔짠…하고 뒤뚱거리며 오는 거시였다.

웬 뒤뚱? 사람이 어찌나 많던지 내릴 때 옷 찢어질 뻔 했다.

그런 버스 속에서도 큰소리로 핸펀에 대고 야그하던 아줌마..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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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등바등 하던 일도 한 발 물러나서 보면 별 거 아닐 때가 많다.

내가 왜 저 까이꺼 갖고 신경을 썼지 하는 경우가 있다.

인생에서 아이들 문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다들 풀이죽었다.

수시가 발표나고 다들 몇 개 중에 하나라도 될 줄 알았다가 허망하게

넋을 놓고 있는 폼들이 보인다.

인생선배들은 말하길…그거? 야…별 거 아냐..

그 고비지나면 취직있지, 결혼있지…야 요새는 그런 건 아무 것 아이야~~~야~~

하지만..글쎄 당사자는 쫌 우울하다.

한국의 수시발표가 나자 다들 전화기를 끄고 있거나 잠적하거나

문자까지 씹고 있다.

왜들 그러는지…거 참…나는 우리 딸 똑 떨어져도 떨어졌다..하고

동네방네 소문내고 다니는데 다들 왜그러셔?

맘속으로는 나도 초조하다.

있는 그대로 말 할 뿐이지..나도 초조하단 말이야~~~~CCC

S엄마가 문자도 씹고, 전화도 씹고, 다 껌인 줄 안다.

스탠포드 떨어졌다고 그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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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지긋한 원로시인은나라사랑이지극했다.

작고 강단 있어뵈는 체구는 세월을 머금었지만 눈빛이

아주 카랑카랑하는 목소리를 닮았다.

자신감을 잃지않은나이와 적당한 품위도 있었다.

75세의 나이가 주는삶의무게도 진실을 캘 줄 아는..

사진찍을 때 허그를 한 번 해봤다.

어깨로 좋아하셨다.

서울대에서 들어야 할 시문학 강의를 잠깐 들었으니

연말에 선물을 받은 셈이다.

좋은 글이란…..

쓰기 싫어서 쓴 글에도 삶의 향기가 들어있다면.

한국만이 가진 독특한 절명시에 대한 말씀 인상깊었다.

성삼문의 옥중 시나 정몽주의 하여가도 거기에 속한단다.

일 년에 1000 여편의 시가 쏟아져 나오는 나라라고

우리나라의 문화성을 강조하셨는데 모르긴 해도

프랑스와는 비교가 안될 것이다.

모르실리가 없으시겠지만 그만큼 우리나라 문학에 애정이

깊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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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 내가 한 번 소개한 영덕물회집이 나온다.

충무로…과메기 철의 특집으로.

아주 작고 소박한 보잘 것 없는 집인데 화면에는

제법 크게 비쳐지고 주인 아줌마 미인인데 좀 덜하게 나온다.

TV는 믿을 게 못된다니까…

그런데 문제는 그 화면을 보는 순간 그 집의 물회와 과메기가

뿅~하고 머릿속으로 튀어오르더니 침이 불쑥 고이는 거 아니던가..

흡쓰!!!

먹고싶어라…이 추위에 쨍하게…

밤에 그 집을 가본 적이 없다.

화면에는 남자들밖에 안보인다.

낮에 가도 그곳은 늘 그렇다.

여자라는 게 눈치보이는 집이긴 하다.

언제 가지?

빨리 가자.

나 먹는 거 밝히거든…..그 집 초장이 특급맛이란다.

그런데 그 말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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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Comments

  1. Hansa

    2010년 12월 15일 at 12:51 오전

    오, 노시인의 목소리가 카랑카랑하시군요..
    하하.

       

  2. 김술

    2010년 12월 15일 at 1:05 오전

    포인세티아 사진이 담긴걸 보니 성탄절이 다가왔군요.
    꽃말이 ‘축복’이라죠?
    아이들에게 좋은 소식이 있었다면 한 다발 보내드리는건데…
    그래도 보내니 받으세요. 왜냐구요?
    그런 아이들이 있다는게 얼마나 축복입니까.
    글구, 스탠포드니 코넬이니 안되었다고 문자 씹고, 껌씹지 마시고
    왕을 씹으세요. 왕씹니? ㅎㅎㅎㅎ
    서울약대-서울에서 약간 먼 대학
    서울상대-서울에서 상당히 먼 대학
    그것도 감지덕지 하는 사람도 있는데…
    기죽이지 마시고!
    외계인들이 지구인보다 머리가 좋긴 좋은 모양이네요. 2010/12/15 10:04:21

       

  3. 아로운

    2010년 12월 15일 at 1:43 오전

    Failure is part of (my) Goal, too.
    – Aroun   

  4. Lisa♡

    2010년 12월 15일 at 1:53 오전

    한사님.

    눈빛도 그래요—-호호.   

  5. Lisa♡

    2010년 12월 15일 at 1:54 오전

    술님.

    제가 씹는 게 아니고 다른 분들이 그러네요.
    저는 너무 씹지않고 뱉어 탈이거덩여……
    긍께—스탠포드에 다 떨어지는 걸 갖고
    씹구 그러는지….ㅋㅋ
       

  6. Lisa♡

    2010년 12월 15일 at 1:55 오전

    아로운님.

    그래도 실패를 하고싶어하지 않는 게 인간이지요.
    그러나 실패없는 인생이 뭐그리 이해심이 넓겠어요?
    이렇게 위로라도 해야지요~~큭큭..흑흑..   

  7. 도토리

    2010년 12월 15일 at 2:31 오전

    부지런한 리사님..

    어제 반가웠어요…^^*   

  8. 오를리

    2010년 12월 15일 at 6:15 오전

    잠에 지쳐 쩔었다가도
    까르페 디엠에서 리사님의
    재치기 톡톡튕기는 글을 읽고나면
    엔돌핀이 뇌에서 펑펑 쏫아져 나와
    정신이 번쩍들고 세상사는
    맛이 주르르 내어깨에서 흘러 내립니다 ㅎㅎㅎㅎ

    오늘 이곳 아침 기온이 겨우 영도까지 내려가 뒷뜰의 고추잎이
    얼어서 횡사를 해 마음이 쓸쓸 합니다~~~   

  9. Lisa♡

    2010년 12월 15일 at 8:36 오전

    도토리님.

    어쩜 그리 동안이세요?
    저도요—-언니도요—-   

  10. Lisa♡

    2010년 12월 15일 at 8:37 오전

    오를리님.

    엔돌을 더더욱 만들어내는 공장으로
    승진해야겠어요.   

  11. 오현기

    2010년 12월 16일 at 12:53 오전

    진짜 입술이 얼면 ‘택시’가 ‘퇵쒸’로 되요.^^&    

  12. Lisa♡

    2010년 12월 16일 at 11:43 오전

    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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