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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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교회에서 아는 지영엄마가 굴과 가래떡 판매를 하는데

도와달라고해서 눈길을 걸어서 즐거운 마음으로 갔다.

한 곳에서 파는 줄 알았더니 아수라장으로 열군데가 넘는

모임에서 서로 굴과 떡국을 팔고 있었다.

복잡할 뿐 아니라 누가 어디 있는지 분간이 안갔다.

문 밖에서 자리를 잘 잡고 파는 한 분께 처음이라 그런다며

다른 팀들은 어디서 팔고 있느냐고 물었더니 얼굴을 돌리며

모른다고 한다. 그냥 안으로 들어가면 다 있다고 하면 될 일을..

생초보인 내가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기독교 신자로 열심히 살아가는 건 좋은데 그 작은 베품, 즉

말 한마디도 거들어주지 못하는 그녀를 보며 씁쓸했다.

그런 부분은 종교를 떠나 사람 나름이지만 교회 안에서

묻는 질문이고 같은 교회를 다니는 교인의 일인데 그렇게

자기파는 물건과 관계없다고 매정하게 딴소리하는 여성을

보자니 과연 신앙이 심어주는 역할이 어디까지인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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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럽다는 느낌을 주는 진 엄마가 김장을 들고왔다.

많이도 들고 와서 한동안 김치걱정없을 정도이다.

강화도에서 키운 배추에정성을 들인지라 맛있어 보인다.

진 엄마를 만나고 나면 늘 정신이 없다.

높은 톤의 목소리에 남의 말을 들을 생각은 않고 혼자

횡설수설을 하기 때문이다.

오목조목한 그녀의 얼굴을 보고있자면 귀엽다는 생각마저 드는데

얘기하던 도중에도 늘 립스틱을 꺼내어 어김없이 바르고

거울을 이리저리 비춰보는 모습에 웃음이 나온다.

아고–정신없어라..

말이 없는 그녀의 틀림없는 남편을 보자면 그녀가 매우

사랑스러울 수도 있겠지만 일단 나는 정신이 빠진다.

그렇게 부산을 떨면서도 아들 앞에서는 고양이 앞의 쥐처럼

벌벌 떨면서 말도 제대로 못하고 궁금한 걸 묻지도 못하는

쫄병같은 그녀가 아이러니하다.

인생의 아이러니를 빨리 깨달을수록 철이 빨리 든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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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에 뜨뜻한 물을 받아놓고 몸을 담그고릴렉스하게 여유를 부리는 게

너무나 좋다.

대중탕의 온탕보다 집의 욕조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더 쉬는 느낌을준다.

집의 욕조에 비하면대중탕의 온탕은 상업적이고 시간에 쫒기기도 한다.

춥고 눈오는 날은 더욱 온탕이 그리운데외출했다가 얼었던 몸을 녹이는데는

그만한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한 때 반신욕을 하고나면 온몸에 상쾌한 땀이 흐르고는 했는데 어지간한

성실함이 없고서야 줄기차게 반신욕을 즐기는 건 힘들다.

친구 숙이는 각탕기를 사서 좁은 집에 들여놓고 거구의 가족들이 땀 깨나

흘릴거라고 장담을 했다.

각종 이름을 다 붙인 각탕기는 즉 족탕기인데 반신욕 효과보다 뛰어나고

온열요법으로는 최고라고 하는데 지금껏 잘 사용하는지 궁금하다.

듣자니 아이들 성장에도 좋다고 하면서 숙이를 자극했다고 한다.

커다란 물동이 하나 집 안에 들여놨다고 생각하면 되는 크기인데

숙이네는 TV앞에 설치해놓고심심하지않게각탕을 한다.

상체에서 땀을 많이 흘릴텐데—춥지않나?

처음엔 나도 반신욕을 하다가 이제는 그냥 뜨거운 물 속에 몸을 다 집어넣고만다.

반신욕도 족욕도 다 떠나 어서 뜨거운 물 속으로 잠수하고파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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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것도 병명을 정확하게 알면 훨씬 편하다.

거기에 맞는 치료를 가면되고 어려워도 끝까지 시도할 부분들이 있어서다.

사람이 화가 나도 이유를 알면 거기에 맞게 대응하면 된다.

이유를 알 수 없다면 병도, 사람도 다 무엇을 어찌해야 하는지 모른다.

크레믈린같은 인간형이 제일 어렵다.

자기 속을 들어내지 않기 때문이다.

그 속에 뭐가 들었는지 기분이 어떤지 그런 걸 모르니까..

또 하나의 불쾌함을 죽을 때까지 갖고가는 유형도 있다.

꽁하고 있다가 기회가 되면 반드시 그걸 꼬투리로 반격하는 인간.

자기는 그러면 되고 남은 그러면 안되는 유형들.

나는 속이 훤히 보이는 맑은 사람들이 좋다.

TV에서 가수 션의 얼굴이 비춰지는데 표정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없다.

웃음도 눈빛도 나이들수록 더 멋지게 보인다.

그의 진심어린 행동이나 생각들이 그를 더욱 멋지게 만든다.

그의 속에 뭐가 들어있는지 훤히 보이기까지 한다.

잠시 그를 보면서 나도 저런 인간이 되고싶다는 마음 잠시 품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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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1. 김술

    2010년 12월 18일 at 2:00 오전

    본인은 기꺼이 남을 도와준다는거,
    근데 그렇지 않은 인간들이 있다는거,
    거기에 우매한 지구인들의 신앙을 살짝 비뜰고,
    평범한 이웃지구인의 관찰기록과,
    스트레스 해소법을 터득했건만,
    아직 완벽히 적응하지 못한…
    그래서 결국스스로 어떤 인간이 되고 싶다고
    고백한 아지매 외계인 Lisa님!
    주말 잘 보내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2. Lisa♡

    2010년 12월 18일 at 2:28 오전

    나야…넘 친절해서 탈이지요.

    오지랍이 넓어서 사서 고생을 하구요.

    그러면 안되는데..외계적 버릇이 남아있다보니…쩝!!   

  3. 배 태윤

    2010년 12월 18일 at 11:21 오전

    솔가지에 사뿐이 내려 앉은 눈이 일품입니다. 뭐 리사님 명품 오지랍으로 세상을 포근히 감싸면 되잖아요. 세상이 너무 넓으면 하다 못해 내가 아는 이웃이라도…..   

  4. 밤과꿈

    2010년 12월 18일 at 12:15 오후

    땀 괘나=>땀 깨나, 흘리거라고=>흘릴거라고, 오지랍=>오지랖

    우리 말 고운 말!
    오늘은 세 개를 배웠습니다~
       

  5. Lisa♡

    2010년 12월 18일 at 12:40 오후

    배태윤님.

    간만……요…..
    명품…오지랖 말만 들어도
    좋으네요.
    이웃이야 불변!!   

  6. Lisa♡

    2010년 12월 18일 at 12:40 오후

    다시 봤는데도 몰랐네요.

    고맙습니다.

    밤과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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