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한의학과에 수시합격한 집이 울상이다.
수능점수가 잘 나올 줄 모르고 수시를 넣었는데
나중에수능점수를 보니 서울의대를 가고도 남는
점수라 울상이 된 것이다.
모두들 희비가 교차한다.
오늘이 서울대 정시마감날이다.
남들이 볼 때는 경희한의대면 됐지 뭘 그러느냐고
할지 모르나 당사자는 그게 아니다.
친구인 엄이 몇 년 전 아들이 서울공대되었다고
며칠간 전화도 안 받고 잠수하던 기억이 난다.
아빠를 이어 의사가 될 줄 알았던 아들이 의대를
못가고 공대를 가니 얼마나 속이 부글거렸을까?
그때는 "야..너 어디가서 뺌 맞을라~ 표시내지마"
라고 했지만 막상 아들이 가고도 남을 성적인데
점수가 안나와 낮추어야 할 때 속이 상한다.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다.
늘 나는 철도 녹일 소화기를 갖고 있다고 자신만만했다.
가끔 속이 더부룩하다.
밥을 약간만 많이 먹어도 소화가 안되는지 기분이 안좋다.
소고기를 먹어도 소화가 안되는 느낌이다.
남들이 소화불량이라고 하면 갸우뚱~하기도 했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고 나도 소화가 안될 때가 있다.
한 번 소화가 안되어 고생하고나면 그 후로 그런 현상이 잦다.
자동차가 오래되면 이곳저곳 고장이나듯이 이젠내 몸도 마찬가지다.
아픈 곳 없이 나이들어간다면 좋겠지만 그런 행운이 따를지.
여기저기 아프다고 끙끙대던 엄마를 귀찮아 했던 적 있다.
엄마가 아파서버릇처럼 내는소리를 듣기 싫어했던 적 있다.
아프다고 해도 그저 그렇거니 했었다.
나도 그대로 당할 때가 있다는 걸 몰랐다.
친구인 영이지방에 가 있는 대학생 아들이 카드 쓴 대금이 휴대폰으로
울리자 "이 자슥이 무슨 돈을 이렇게 많이 썼냐? 세상에 18000원을–"
이라고 쓴소리를 한다.
뭐? 18000원?
물론 짠순이라는 건 만천하가 다 알지만 대학생이 아들이 18000원 썼다고
그렇게 놀라는 걸 보니 가슴이 철렁한다.
내가 아들에게 대하는 태도와는 너무나 다른 반응이기도 하지만 그렇게
돈을 아끼는데 우리에게 어쩌다어쩌다 한 번 사준 스파게티가 바로
목에 걸리기 때문이다.
요즘 초등학생도 18000원 쓰면 많이 썼다는 말 안듣는다.
내가 아이들에게 너무 후한 건지도 모르겠다만 어느 정도는 허용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닐런지..
맛있는 거 사먹으라고 했다고 과감하게 35000원하는 스테이크를 먹었던 내 아들이
대단하게 보이던 한 때의 나도 있었지만 18000원으로 그러는 게 의아하다.
하기야 아이들의 용돈도 가정경제에 있어 무시하기 힘든 부분이다.
아침 9시부터 자동차 등록이니 뭐니..할일이수두룩했다.
바쁘게 왔다갔다 하면서도 한 쪽 귀는 연평도를 향해 있었다.
뉴스를 늘 틀어놓고 다니고, 만약에 뭔 일이라도 있다면
어째야 하나 머리를 굴리고 걱정을 했다.
오후에 병원에 가서 잠시 시간이 나서 지인에게 전화를 하다가
별 일 없이 끝났다는 말을 듣고야 안심을 했다.
서울에 있는 우리도 은근 걱정이지만 연평도에서 방공호로 대피한
주민들 심정은 어떨까 하니 여간 마음이 무겁지 않다.
군인들은 어쩌고…
라디오에서 어느 어머니가 아들이 해군을 지원했다가 자격미달이
되자 폭파병으로 지원해서 최전방에 나가 있다는 말을 했다.
과연 나는 내 아들을 그런 곳에 보낼 수 있을런지 …
하지만 사위는 그런 사위를 맞고 싶다.
내 아들이 그런 곳에 가라면 뭐라 할지 .. 아마 내키지 않아 할 것이다.
그럼 아들 잘못 키운 건가?
간다해도 걱정, 안간다해도 걱정..이래저래 다 실망이네.
Hansa
2010년 12월 21일 at 1:26 오전
음.. 사위는 용감한..
이상동문입니다, 리사님 하하.
김술
2010년 12월 21일 at 1:27 오전
그 사위는 남의 집 아들인데,
내 아들은 안되고, 사위는 그런 사위라…
지구에 사실려면,
마음을 비우시고 욕심을 버리시죠.
욕심은 죄를 낳고, 죄는 사망에 이르거늘…
아님, 지구를 떠나시던가.ㅎㅎ
보미
2010년 12월 21일 at 3:43 오전
오늘 단연 압권
사위는 보내도 된다
그 사위도 어느댁의 귀한 아들이옵니다 ㅎㅎ
벤조
2010년 12월 21일 at 6:30 오전
"그런 사위를 맞고 싶다" 땜에 댓글에 들어왔는데,
이미 세분이나 그 부분에 강하게 맞으셨나봐.
사랑과 전쟁,
인류의 영원한 드라마죠.
Lisa♡
2010년 12월 21일 at 8:04 오전
한사님.
살아보니 용감한 남자가 좋더라구요.
듬직하고…그지요?
Lisa♡
2010년 12월 21일 at 8:05 오전
술님.
내 아들은 안되고가 아니라
아들보다 용감한 그런 남자가
좋다는 것이지요.
내 아들도 그런 남자면 더 좋구요.
제 스타일이 안보내는 스타일은
아니거든요…^^*
지구를 어캐 떠나요?
Lisa♡
2010년 12월 21일 at 8:06 오전
보미님.
아들 둘 둔 어머니 아니랄까봐—ㅎㅎ
저는 그렇게 그 남자 아이처럼 용감한
청년이 좋다는 뜻입니다.
아들이 간다면 절대 안 말립니다.ㅎㅎ
Lisa♡
2010년 12월 21일 at 8:07 오전
벤조님.
아들 둘인데///
이 거 클났네요..ㅎㅎ
오를리
2010년 12월 21일 at 1:27 오후
서울서 자식 길러 대학까지
보내 한국 부모들이 뒷바라지
해주는 정성을 보면 정말
한국 부모님들 존경합니다..
누구으 자식인든 모두가 좋은 대학에
가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Lisa♡
2010년 12월 21일 at 1:30 오후
오를리님.
그러니까요//
어딜가나 다 좋은 거지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