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만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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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갈 때 유럽 영화 몇 편을 봤다.

그 중에 <라 떼뜨 엔 프리쉬> 라는 영화가 있다.

제라르 드 빠르디유가 나오는 영화인데

책을 많이 읽은 할머니를 벤취에서 우연히 만난 제라르.

비둘기 이름을 하나 부르는 제라르를

보고 할머니가 말을 붙이면서 만나게 된다.

벤취에서 만날 때 마다 할머니는 까뮈나 로맹가리

또는 세플베다에 이르기까지 글만 겨우 아는 제라르에게

책을 읽어준다.

조금씩 변화되는 제라르는 어릴 때 못생기고 바보라고

엄마에게서까지 구박을 받았다.

그 상처가 늘 떠나지 않고 머무는데 할머니는 책을 통해

그걸 치유해주는 역할을 하지만 감독은 강요하지 않고

자연스레 그걸 풀어나간다.

치매에 걸린 엄마가 죽고 할머니마저 요양소에서 보호자가

없어서 다른 곳으로 옮겨가자 제라르는 동거녀와 상의한 후

엄마로 부터 물려받은 집으로 할머니를 찾아 모셔온다.

혼자살면서 책과 의지해서 사는 예쁜 할머니 이야기다.

제라르의 청에 거부감없이 행복하게 응하는 모습이 참 좋다.

참, 여기서 바보스런 제라르가 버스기사인 미인과 동거하는데

그의 진실성에 반한 그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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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미 블루>

이 영화도 할머니에 관한 내용인데 기가 세고 명랑한 할머니 이야기다.

아들이 보낸 곳은노인요양소…내리는 척하며 아들 차를 타고 도망가는 할머니.

거기에 과테말라에서 와서 할머니 도우미를 하던 아가씨까지 합세해

떠나는데 배고프고 돈도 없는 할머니는 가다 들른 편의점을 털기까지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할머니가 아주 당당하고 재밌고 유쾌하다는 점이다.

시골에 사둔 자기집을 찾아가지만 이미 주인이 없어 헐리고 만 자리엔

어디선가 흘러든 괴상한 할아버지가 혼자 살고있다.

할아버지는 자유주의자로 괴짜에 특이하다.

싸움으로 시작된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결국 춤까지 추고 키쓰까지 나눈다.

거기까지 쫒아온 아들을 피해 다시 줄행랑을 치고 엮이고 물리는 관계로

복잡하고 재미있게 전개되는 줄거리에서 신나는 건 그 할머니다.

나이들어도 주눅하나 들지않고 제멋대로인 할머니가 귀엽기만 했다.

즐거운 영화였다.

명랑한 할머니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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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 감독이 황산벌 후속타로 만든 <평양성>

나는 왕의 남자 외에 이준익감독과 안맞다.

난생 처음으로 영화광인 내가 보다나온 영화가 황산벌인데

다들 재밌었다기에 내가 뭘 모르고 그냥 나왔나 싶어

평양성을 기꺼이 보러갔다.

요즘 영화비 8000원이다.

조조는 4000원이지만 시간맞추기도 어렵고…

평양성은 진짜 돈이 아깝다.

그리고 봐주기 힘들다.

사투리는 재미있으나 유치하기 짝이 없다.

속이 부글거리는 장면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감독하기 어려운 건 아는데

어째 쫌~~~~~ 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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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라르 나오는 영화에서 할머니로 부터 책읽기를 배운 그가 무식한

친구들 앞에서 자기도 모르게 유식한 단어들을 내뱉자 친구들은

못알아듣게 되고 그런 일이 반복되자 모두 놀라기도 하고 비꼬기도 하는데

그런 장면들참으로 신선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른 나라에 비해 시를 많이 읽는다고 하는 라디오멘트를 들었다.

제발———–

욕설, 몸개그, 화장실개그, 저질섹스..등등으로 영화를 만드는 부류들

한차원 발전하길 기대한다.

요즘 우리나라 영화 많이 좋아졌는데 뒤로 뒤걸음치는 경우가 있다.

물론 되먹지 못한 할리우드영화도 마찬가지인 경우 엄청 많다.

유럽영화를 많이 본받은 일본영화가 우리보다 한 수 위라는 걸 왜몰라~~

감동이 없다면 유쾌하기라도 해야지…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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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Comments

  1. Hansa

    2011년 2월 1일 at 12:58 오전

    우리나라 영화 보지 않는지 오래됐습니다.
    (고정승혜씨의 영화 ‘도마뱀’은 봤지요.)
    ‘도마뱀’을 제외하면 영화관에서 마지막으로 본 한국영화가 머드라?
    국민학교때 본 성웅 이순신이던가.. 김진규씨 주연하셨던.

    우리나라 영화 재미가 없습니다.
    끔찍하거나 유치하거나 ,, 돈을 주면서 보라해고 볼 생각이 전혀 안납니다.
    혹평만 하긴 싫은데,, 아마도 제 취향 탓일 겁니다. 하하

       

  2. 벤조

    2011년 2월 1일 at 12:58 오전

    햐~ 제라르 심정 알것 같아.
    미국사람들 앞에서 어쩌다 어려운 단어를 쓰면 그들이 못 알아듣는단 말입니다.
    나는 그 어려운 단어 밖에 생각이 안 나서 그러는데, 그들은
    얘가 뭐라구 하는거야? 하는 눈초리로 보고, 그러면 금새 목이 막히지요.
       

  3. 아이페이스

    2011년 2월 1일 at 1:11 오전

    평양성 재미 없군요…, 신정때 심형래 갓파더 돈주고 우리가족 봤는데 우리애들 정신 수준도 이잰 성인이라 (다구리로 형래 욕했음) ㅋ.ㅋ   

  4. Lisa♡

    2011년 2월 1일 at 1:13 오전

    한사님.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저도 그런 편인데 그래도 우리껀데
    싶어 보고나면 언제나 어휴~~
    괞ㅣ 봤나보다 하지요.
    이번에도 어김없이……얼마전 또 다른
    편도 마찬가지구요.   

  5. Lisa♡

    2011년 2월 1일 at 1:15 오전

    와———벤조님이다….아….

    그 말씀 100% 이해합니다.
    미국 람만이 아닙니더…..
    어디든 다 그렇씸더.

    그렇다고 제가 그런 유식한 말을
    쓰는 입장은 아니고 반대입장이지만…
    ㅋㅋ

    그런데 글에 공연히 어려운 말과 미사여구
    쓰는 건 저도 싫어하긴 합니다만
    다른 이야기죠?   

  6. Lisa♡

    2011년 2월 1일 at 1:16 오전

    아페님.

    간만!!
    뿅뿅~~
    라스트갓파더를 볼 때는
    이미 각오하고 들어가야 합니다.
    무조건적으루다가…   

  7. 김삿갓

    2011년 2월 1일 at 2:06 오전

    그런데 한국 영화만 그런게 아니라 중국 일본 영화들도 요즈음은 좀 시들시들
    한것 같아요 중국 일본 영화들은 60년대 70년대 가 아마 절정이지 않았을까 도
    생각 해 봅니다.

    한국 영화들도 오히려 예전 것이 더 정서적이고 재미있는 것이 많았죠.

    가문의 영광 (1편 만) 그리고 투캅스 같은 영화는 저도 아주 재미나게 봤는데
    요즈음 영화들은 욕이 너무 많아 아이들과 같이 보기도 모하고 또 괜시리 억지로
    멋드러지게 만들려고 하다 보니 현실에 맞지를 않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영화는 아니지만…전 제발 한국 티비 광고 에서 성인 여자들이 유치원
    아이 목소리로 말 하는 광고 소리좀 안들었으면 합니다. ㅋ. 조금 소름이 끼칠
    정도 임다. ^________^ 좋은 시간 되세유…! 구~우벅   

  8. 김술

    2011년 2월 1일 at 2:48 오전

    아마 리사님이 나중에 유쾌, 상쾌,통쾌 그리고 발랄한 할머니가 되실겁니다.
    설 잘 보내시고…전 한국을 뜹니다. 결혼 30주년이란 핑계로.   

  9. onjena

    2011년 2월 1일 at 3:27 오전

    눈에 INKEL 만 들어오니~~~~~   

  10. Lisa♡

    2011년 2월 1일 at 4:00 오전

    삿갓님.

    호호호…
    광고이야기 너무 웃기네요.
    무슨 광고죠?
    저도 목소리가 좀 그런 편인데..
    어쩌놔~~~~~헉!!

    가문의 영광같은 영화도 쫌—ㅋㅋ
    그래도 더한 영화가 워낙 많아서,…

    보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라는 게
    좋은 영화에는 손님이 없더라구요.   

  11. Lisa♡

    2011년 2월 1일 at 4:00 오전

    술님.

    저는 이미 그 반열에 끼어들었습니다.
    어캐 아셨어요?
    저는 할머니가 되어도 철이 없는 쪽이거든요.
    여행 잘 다녀오시고 사진 많이 찍어오세요.
    인물사진 말구요….   

  12. Lisa♡

    2011년 2월 1일 at 4:01 오전

    언제나님.

    저도 제일 처음 산 오디오가 인켈이었어요.
    인켈 좋았는데…
       

  13. 김삿갓

    2011년 2월 1일 at 4:38 오후

    다음에 티비 광고들을 함 주의 깊게 보세요 한두개가 아니고 아주 많이들 그러던데.
    특히 무슨 몸에 좋다는 약들 선전 할떄…

    리사님 처럼 자연적 목소리면 좋쵸. 근데 광고에선 억지로 만드는 웃는 소리나
    목소리들이라… 가문의 영광 과 투캅스는 코메디 영화들 중 그래도 젤 낮다 생각
    합니다. ㅋ

    아마 한국 영화들 투자대 비율 떄문에 어쩔수 없을 겁니다. 감독들은 일년 이상 정도
    잡고 한편 만들고 싶어도 투자자들 요구는 빨랑빨랑 카면서 6개월 안에 내돈 값아….
    이런 식 일 테니까요.

    지난번 연속극 아이리스 도 보면 바로 몇칠 전에 촬영한 2시간 분 연속극을 그리 빨리
    방영 하니 실수 투성 이였잖아요. 밤과 낮 그리고 시간흐름의 혼동 또 영화 스토리는
    장시간 흘렀는데도 언제나 같은 계절 그라고 고급스러운 장소 에서 인물들의 대화에
    입김이 모락모락.. 등등 우리나라 연속극 과 영화에서 자주 접하는 광경들 입니다.

    하지만 영화 스토리만 볼떈 잘된 작품들도 많은것 같습니다. 스토리들은
    비록 큰 돈은 못 받지만 외국에도 많이 팔려 나가지 않나요?

    지금 주무실 시간이군요… 좋은 꿈 꾸시고…
    상쾌한 아침 되세요. 구~우벅! ^_________^   

  14. Lisa♡

    2011년 2월 2일 at 1:41 오전

    삿갓님.

    맞아요.
    제작비 등 문젯점이 많을 겁니다.
    모든 상황을 면밀하게 배치하고
    준비한 외국영화들을 보면 참 부러워요.
    그래도
    우리나라 영화 요즘 수출도 많이하고
    나아진 건 사실이랍니다.
    구정이네요.
    저야 바쁘진 않지만 구정은 어떻게
    거기서도 지내시죠?   

  15. SaiOng

    2011년 2월 6일 at 1:55 오전

    영화 음악 모두가 하두 많이 생산되는 이 세상…
    누군가의 평이나 추천이 너무도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이제 국제화된 열린 세상…
    Lisa 님의 글을 여기 미국 아리조나 구석에서 읽고있는 소인은 때로는 한국식 영화 제목을 짐작하기 어려운 때도 있거든요.
    영화 소개할 때 …아시거든…^^
    원 제목을 ( ^^ ) 속에 넣어 주실 수 있지요?
    나중에 여기서도 구해질 때 볼 수 있게 말입니다.
    이런 개인적인 부탁 되는 지 모르지만…
    아무려나…
    항상 좋은 글 잘 읽고 감사하게 생각하기는 마찬가지 입니다.    

  16. Lisa♡

    2011년 2월 6일 at 4:26 오전

    아……………그럴께요.
    늘 그럴려고 하면서 잊어요.
    앞으로는 반드시…ㅎㅎ
    고맙습니다.
    아리조나이시군요.   

  17. 박산

    2011년 2월 14일 at 2:33 오전

    <평양성>

    참고하겠습니다!

    감독이 너무 가벼워 그럴거란 생각!   

  18. Lisa♡

    2011년 2월 14일 at 9:55 오전

    감독은 좋은데…여엉~~

    근데 평점은 높으니 제가 잘못 본 것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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