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의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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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에서남포동으로 나가는 좌석버스를 탔다.

여자들 6명이일행이었는지 서로 말을 잇는다.

그런데로사람들이 차 있는데도 그여자들은

가리지않고 수다를 떤다.

듣기에 민망한 말도 오간다.

나이가 50-60 사이같은데 말에 정말 부끄럼이 없다.

남자손님들도 있고 학생들도 있는데 "빤쓰가 어쩌고 ~~"

답답하다.

대구에서 놀러왔다는 모양인데 버스를 전세낸 줄 알았다.

부산 사람들도 대체적으로 목소리가 크고 그냥 얘기해도

싸우는 것 같은데 경상도는 거의 비슷하다.

언니를 만나 밥을 먹는데 언니도 여전히 굉장하게 떠든다.

그래도 버스 안에서는 좀 가릴 줄 알아야 하는데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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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말로는 국제시장 미도어묵이 맛있고

국제시장의 선식이 다양하고 괜찮단다.

언니는 나만보면 그저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자갈치를 돌았다.

서울 우리동네서 한 마리 6-7000원 하는 고등어가

5마리 만원이다.

아————열받아….

사가자니 무겁고 차도 안갖고 갔는데..상할지도 모르고

마음은 손이 덥썩인데 형편이 아니다.

대합도 여기보다 5배는 저렴한 것 같다.

자갈치를 돌아 국제시장 안을 돌다가 오래 전

정육점 앞에 앚아서 가자미 식혜를 팔던 할머니가

생각나 물어물어 가자미 식혜를 파는 분을 찾아

덥썩 사고만다.

KTX를 타서나 지하철을 타서나 냄새가 신경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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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광복동은 복잡하다.

골목안은 없는 게 없이 다양하고

시끄럽고 좁고 재미있다.

바닥에 깔린 1000원하는 구제품들도 있고

가짜 상표를 오리지널인양 만들어서 주욱

벌려놓고 파는 리어카도 여럿있다.

틈틈이 당면이나 파전을 만들어 파는

먹거리들도 자꾸 보게된다.

격세지감이라고 내가 나고 자란 곳이지만

갈 때마다 느낌이 다르고 모양이 달라진다.

복잡해지는 대신 나름대로 분위기가 있다.

그래도 변하지 않은 집들을 보면 어쩐지 몹시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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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으로 가는 길에 일부러 대게 철을 내세워 울진과 후포를 거쳐

포항죽도시장을 찍고 내려갔다.

영덕, 강구….대게가 그려지지 않은 포구가 없다.

여기가면 여기가 좋고 거기가면 거기가 좋다.

오래된 친구랑 옛날 얘기와 아이들 얘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바닷가에 커피죤이 나란히 나있는 걸 보며

요즘 우리나라 서울뿐 아니라 곳곳이 다 커피열풍이구나 싶다.

복잡한 해운대를 살짝만 벗어나면 송정이 있어 좋았고

숨어있는 맛집이 있어서 더욱 즐거웠던 여행이다.

조용한 송정의 바닷가는 이번에 건진 마음에 드는 장소다.

젊은 시절이 비껴간 나이와 송정의 바닷가가 어쩌면

잘 어울리던지…

서울에 오면 서울이 또 그런대로 좋지만 물가 걱정에

다시 전투태세다.

그나저나 일본지진이 많은 걱정을 쓰나미로 몰고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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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omments

  1. 김진아

    2011년 3월 11일 at 3:12 오후

    잠이 오질 않네요.

    우울한 소식들이..
    나고야,하와이 이야기만 나오면 귀기울입니다.

    마산은 어릴적 가본적은 있는데,
    부산은 한 번도 가보질 못하였죠.
    언제고..국내 큰 도시라도 둘러보고 싶습니다.   

  2. 나를 찾으며...

    2011년 3월 11일 at 4:26 오후

    저도 잠이 오질 않네요.
    부산!!!!
    차암 대학 때 자주 내려가던 곳인데요.
    안 가본 곳 없이 다 돌아본 듯 한데.
    광안리, 해운대 자갈치시장, 태종대. 용두산 공원, 등
    너무 추억어린 곳이 많아서…
    큰 시누이, 이모 등이 사시고 있어서
    자주 가는 곳인데두요.
    부산은 왠지 대학 다닐때 그 때 기억이 제일 오래 남는 것 같더군요.
    또래 친구들과 시장안에서 먹던 길거리 음식등..
    잊지 몬할 급작스런 미튕..등…

    부산 다녀오셨군요!!!!
    구정 연휴때 다녀오시지 않았나요..   

  3. Lisa♡

    2011년 3월 12일 at 12:05 오전

    진아님.

    부산을 안가보셨군요.
    저는 고향이고 집같은 곳이라
    자주 가다보니 이젠 서울과
    경계가 없답니다.
    복잡하긴한데 그런대로 또
    괜찮습니다.   

  4. Lisa♡

    2011년 3월 12일 at 12:07 오전

    나찾님.

    구정때 갔다왔는데 이번엔
    울진-후포-강구-포항-부산
    이렇게 다녀왔어요.
    버스만 타고 다녔지요.
    잊지몬할 미튕..누구나 다 있쪄?
    크크크—-추억속으로 사라진
    그래서 더 아스라한 그런 추억.
    자갈치가 참 좋으네요.
    저는 용두산 공원 아래 살았어요.   

  5. 보미

    2011년 3월 12일 at 1:39 오전

    봄맞이 여행 다녀 오셨나봐요

    부산은 저도 자주 가는데 요근래 도통 가보지 못했네요

    저 평생에 처음으로 가자미 식해를 만들었다는것 아닙니까?

    어떤분이 올리신 레시퍼 보고설랑 ㅎㅎ
    모양새는 조금 웃습니만 맛은 그런대로… 인증샷이 없으니!!   

  6. Lisa♡

    2011년 3월 12일 at 2:04 오전

    보미님.

    저도 사실은 가자미 식혜 만들 줄 알지만
    만들어보니 막을만 하긴 하지만
    그다지 맛있다고 하기엔…후후후.
    우리집은 이북사람들이라 가자미 식혜를
    상당히 좋아하지요.
    만드셨으니 당연 솜씨에 맛까지 겸비했겠죠.   

  7. 소영

    2011년 3월 12일 at 5:38 오전

    용두산아래 국제시장….가자미식혜….자갈치…..대청동 골목들….
    오래전 층 낮은 시절의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 커피숍…
    제가 살았고…. 또 많이 그리워 하던 곳이지요.
    떠나온지는 오래 되었어도….말만 들어도 가슴이 뜁니다.

    리사님 글은 젊고..탄력 있고… 맛갈스러워 아주 재미있게 잘읽고 있습니다.
    국제시장엘 가면 저도 어묵(오뎅?)을 사러 갑니다. 저는 환공식품을 가지요. 물론 가자미 식혜도 꽁꽁 사옵니다.
    읽기만 하다가 너무 반가워서 한줄 적어 봅니다.

    따스한 봄날….기운 되실때 많이 많이 다니세요~~*^^*   

  8. 추억

    2011년 3월 12일 at 10:03 오전

    리사님 고향이 부산이던가요? 나는 이북출신인 줄 알았는데,,,그건 그렇고 어찌 또 살짝 비켜 갔습니까? 대구는 부산과 서울의 2/3지점,,,중간에 들려도 되는 것을,,,   

  9. Lisa♡

    2011년 3월 12일 at 12:52 오후

    소영님.

    아이고 반갑습니다.
    같은 라인으로 다녔네요.
    환공식품요?
    외워두겠습니다.
    칭찬감사하구요….가자미 식혜가
    국제시장이 우릴 이어주었군요.
    ^^*   

  10. Lisa♡

    2011년 3월 12일 at 12:53 오후

    추억님.

    아하—그렇군요.
    비껴갔네요.
    대구에도 언젠가는 들릴 날이..
    어쨌든 아쉬워하는 분도 있고
    좋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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