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는 웃음이 전혀 없는 하회탈처럼 생겼으며 오래된 안경너머로 작고 가는 눈 뒤로 조그만 눈동자는 이리저리 굴리며 끊임없이 뭔가를 탐색하고 있는 인상이었다.
나이는 66세 정도로 보이고 광대뼈가 불거지고 머리카락은 듬성거렸다. 경비의 말에 의하면 늘 같은 회사의 잠바를 입고 나타나는데 아무리 추운 날에도 그 잠바만 입고 오들오들 떨면서 콧물을 흘리면서 밖을 헤맨다는 것이다.
한 번은 그 자가 동네 편의점 안에서 그 주인여자에게 설레발을 떨면서 나와 몹시 친한 척 하더란다. 호통을 쳐서 보냈다는 이야기를 경비는 심각하게 전해주었다.
어떨땐 그 자보다 경비가 더 공포를 조장하는 느낌이었다.
편의점 주인여자는 나랑 잘 아는 사이로 들으나마나 물으나마나 다 꿰고있다.
그 자는 내가 나타나자 자기가 찾는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자신은 리사가 오라고 해서 왔고 리사랑 사귀는 사이라고 했다.
자기 병을 숨기고싶은지 최대한 점잖은 목소리로 가식을 떨었다.
귀신은 속여도 나는 못속인다, 인간아—순간 구토가 치밀었다.
경찰이 내 신분을 확인하고 맞다고 하자 놀래면서 하는 말이 자기가 생각하는 여자는 나보다 더 어리다는 것이다. 망상 속의 나는 20대였나보다.
그 자를 보는 순간, 나는 여지껏의 공포가 다 사라지고 대뜸 그에게 하대를 했다.
"너 나 안다며?니 눈 앞에 있으니 할 말이 뭔데? 왜 날 찾는데? 말해봐?"
경비, 오빠, 경찰은 숨 죽이고 쳐다보고 있었다.
그 자는 날 모르고 만난 적도 없으며 다시는 안오겠으며, 집으로 가겠다고 했다. 댓글 한두번 단 죄로 사귄 사이면 미네르바는 온 세상이 애인천지고, MB는 세상의 모든 사람이 여친이고 남친이겠다.
라고 내가 말하자 정녕 자기를 모르냐고 물었다.
"내가 널 왜 아는데? 장동건이 와도 알까말깐데 널 어찌아냐? 븅신아"
흥분한 나는 같이 온 여자를 들어오라고 했다.
"당신, 돈받고 따라다니니? 어디서 함부로 정보캐고 다녀? 잡혀가고싶어?"
그 여자는 날더러 결혼도 않고, 애도 없고 혼자 사는 걸로 알고 있었다.
"이 넓은 집에 혼자 왜 사냐? 니 눈엔 내가 어딜봐서 결혼도 안한 걸로 보이니?"
"생긴 건 어디 꼴값떠는 할배처럼 생겨서는 엇따대고 수작질이야?"
"너 할 일이 그리없으면 자슥아~~길에서 교통정리나 하던지, 휴지나 주워"
"늙은 게 주책도 유분수지…에그 미친 너마/////정신 차리라~~ㅂㅅ아"
그러자 자기를 고발하라는 것이다.
"야–내가 널 왜 고발하냐? 관심도 없고 시간 아깝거등~~깜냥도 안되는 거시"
그리고 둘은 더럽다는 인상을 하며 사라졌다.
잘 생겼던가.
돈이 나보다 많던가.
유우머가 죽이던가.
머리카락이나 많던가.
어디하나 봐줄 구석이라고는 없는 인간이 참 간도 크지, 눈도 높지, 착각도 크지.
이제는 설마 안오겠지…그리 당하고도 올까?
며칠 뒤 아주 추운 날, 경비는 또 그 자가 왔다며 멀리서 빙빙 돈다했다. 그 후에도 내 집도 아닌 윗집을 우리 집이라며 올라가려다 잡혀서 경비와 다툼을 했다.
공교롭게도 그 자는 추우면 발병을 하는지 추운 날만 골라서 오는데 이번 겨울이 또 얼마나 한파가 맹렬했나. 미국으로 가기 전날, 경비가 그 자가 또 와서 주차장에서 계속 버티고 있다는 것이었다. 경찰이 와서 나가라고해도 되려 경찰에게 호통을 치고 악을 쓴다는 것이다.
외출 중이던 나는 부리나케 들어와 뒷문에서 서성이는 그에게 경비와 같이 갔다.
나를 보더니 뒷걸음치며 슬슬 도망가려하는 것이었다.
"너 왜 또 오니? 이제 그만와라~~ 할 말이 뭔데?"
콧물을 질질 흘리며 그 자는 밤 12시가 넘어가는데 어디론가 마구 걸어갔다.
같은 회사 잠바만 입는 걸로 봐서 그 자는 그 회사에서 쫒겨났거나 상관관계가 있는 듯 했는데 어느 회사가 그런 자를 그냥 둘까 싶다.
(계속)
Angella
2011년 3월 20일 at 5:06 오전
참나..지금 시간없구..조금있다 들어와서 처움부터 다 읽을게요.
리사님이 졸지에 정신과 의사 다 되어부렸구먼요..ㅋ
좋지않은 경험으로도 배우는 바가 있는가 봅니다.
조금후에 들어와서 읽을게요..기둘려봐유…ㅋ
Lisa♡
2011년 3월 20일 at 5:16 오전
안젤라님,
그러셔유~~~
김현수
2011년 3월 20일 at 5:18 오전
ㅎㅎㅎㅎㅎ,
완전히 한편의 단편소설이네요.
그 영감탱이 옆에 따라 다니는 여자는 또 무엇이며,
리사님을 직접보면 바로 꼬리 내리는 그 자는
제가 보기에는 치매환자 같으니 그냥 무시하면
좋을듯 하네요. 이 이야기과거형이지요?
이글 잘 다듬어서 ‘영감 스토커’등의 제목을 붙여서
신춘문예에 한번 도전해 보심이..,ㅎㅎ,
Lisa♡
2011년 3월 20일 at 5:22 오전
현수님.
끝난 이야기 맞습니다.
치매보다 관계망상에 과대망상이지요.
병원가야지요.
친구들이 다들 소설 쓰라고 했어요.
또 여자 한 명 있거든요.
Angella
2011년 3월 20일 at 12:15 오후
다 읽고보니 당하는 당사자는 치가 떨릴만도 한데
리사님이 의외로 대범하니..
아주 잘했어요~~ㅋ
그런 자는 병원만이 해답이 없지만.
가족들 마음고생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어요…ㅡ.ㅡ;;
리사님은 훌훌 털고서 여행이나 다니구…
예전처럼 신나게 살면 되는 거죠…ㅎ
일단락되었다니..참말로 다행입니다…^^
2011/03/20 21:14:48
오스칼
2011년 3월 20일 at 7:45 오후
대처방법이 놀라운데요.
다른 여자들은 눈물이나 찔찔 흘릴텐데요~
여장부이신데여~
멋있으십니다.
박수를 보냅니다.
요즘 세상에 정신이 올바로 박혀 살기가 힘들긴해요.
세상이 너무 각박하고 물질만능주의에, 메스컴에서는 매일 성에 대한 적나라한 얘기들이 까발려지고…
모방범죄가 판을 치고. 지옥에서 사는듯 싶어요.
그래도 우리는 그러지 말아야한다고 생각되여~
애인이 없으면 1급 장애인이라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오고..
정말 이런 세상에서 산다는것 자체가 용한듯싶어요.
내가 , 언젠가, 나도? 남얘기가 아니란 생각이 항상 드니 얼마나 무서워요.
그걸 과연 재수가 없어서 당했다고 해야할까요?
뭔가 대대적인, 획기적인 대처방법이 개인이 아닌, 정부에서 해결해줘야 함을 느껴요.
소시민정도는 보호해줘야하지 않을까요? 나라에서요.
최소한 정신적으로는 고통받지 말아야한다고 생각해요.
그냥 무시하세요.
다른 연약하고 나약한 사람이 당했다면 이건 식음을 전폐할 일이에요.
아님 분에 못이겨 살인사건도 날 일이에요.
제가 흥분되고 귀싸대기 갈기고 싶은 심정이에요.
아님 마녀사냥처럼 돌팔매질을 해주고 싶은 심정이네요.
이 새벽에 저 지금 엄청 치가 떨리고 패고싶다는 생각이 간절하네요~
한마디로 상또라이.
조블에선 뭐하나요? 개인 하나 지켜주지못하고 혼자 대응하게 만들고 쯔쯧쯧
얼마나 놀라셨겠어요? 그런 사람은 다신 못그러게 강경한 대책이 필요할듯싶네요.
또 다른 대상을 물색할텐데 무섭네요.
Lisa♡
2011년 3월 20일 at 10:12 오후
안젤라님.
사실 알고보면 (나도 뒤에보니)
별 거 아닌 허접쓰레기같은 인간이
그렇게 사람 괜히 골탕 먹이는 건데
문제는 본인이 모른다는 거지요.
근데 이자는 한편으로는 알면서 일부러
그런 걸 이용하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랍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이상하다는 걸 알아요.
제가 경찰한테 이 사람 이상한 사람이니
말섞지 말라고 하자..어..그럼 리사맞네.
내가 이상한 거 아니까–그러더라구요.
미쳐도 여러가지 종류들이 있으니 우리야
뭐 그렇게 미쳤나봐다 해야지요….불쌍하다고
봐주기엔 지나친 면이 ..ㅋㅋㅋ
Lisa♡
2011년 3월 20일 at 10:17 오후
오스칼님.
범죄라는 게 말입니다.
살인지가 있다고 칩시다.
아동섬범죄자가 있다고 칩시다.
그 자들이 행동에 옮기기 전에는
심증만 갖고는 어쩔 도리가 없는 게
지금의 현실과 법이더라구요.
그러니 스스로 조심하고 잘 이겨내야하고
현명해야 합니다.
저런 자가 나쁘게 굴면 같이 해줘야 하고
미쳐서 글로 풀 때는 그냥 놔두고 수집만 해야합니다.
조블은 나름대로 운영자님이 신고제에 의해 정해진대로
하셨고 경찰이 제가 볼 때 별로 도움이 안되어요.
이미 경찰력은 대단한데 법적으로 판단이 되지않은
저런 작자들을 처리하는 방법이 없어요.
정신과 의사한테 강제로 대려가기도 그렇고
가족도 아닌데 돈까지 써가며 병원에 데려 갈 수도 없구요.
알고보면 문젯점이 많고 질환자들에게 노출되어 있는 게
사회입니다.
오죽하면 온나라가 전모씨의 병적 집착에 언론까지 동원해
놀아나겠습니까…그런 내용이 다 사실이라고 해도 망상병 환자에
의해 일단은 거짓편지였으니까요.
金漢德
2011년 3월 21일 at 4:35 오전
이제 연재 그만 하시고..
당한 리사는 고생 많았겠지만 너무 재미 있어 첨 부터 끝까지 단숨에 읽느라 외출 시간 놓쳤다.
ㅋㅋㅋ
다시 한번 강조하는데
법적으로 보호 받아야 합니다.
Lisa♡
2011년 3월 21일 at 7:50 오전
연재 끝났어요…..6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