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앞이었다.
"퍽!!"
뭬야?
아줌마 한 사람이 화들짝 놀라며 상당히 기분 안좋아한다.
하얀 비둘기 한 마리가 죽었는지 거꾸로 경직이 된 채
땅에 떨어졌다.
새들은 다 어디로 가서 죽음을 맞는거야?
만약 저 비둘기가 내게 맞았다면 난 어땠을까?
은행서 나오는 길에 그 자리를 궁금해하며 쳐다봤다.
없어졌다.
어디로간 걸까?
누군가 치운걸까? 아님 살아서 날아간 걸까?
누가 어디로 치웠을까?
새들은 다 페루로 가서 죽는걸까?
동네에 혼자타는 차를 까만스타크래프트로 타고 다니는 청년이 있다.
그 청년이 빨간고무장갑을 낀 채 죽은 고양이 두 마리를 양 손에 거꾸로
들고 나타난 적이 있었다.
온동네에 야생고양이들이 득시글 거릴 때였다.
그 청년은 작은 키에 부라리는 눈을 지녔고 키가 작은 편이다.
득의만만한 표정을 하던 그 청년,그날 그 광경은 내 인생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장면이다.
무라카미의 소설 <해변의 카프카> 에 나오는 장화 신은 남자 생각 잠시했다.
어쨌든 그 이후에 야생고양이들의 수가 확 줄었던 건 사실이다.
그 청년이 말하길 자기가 다 죽였다고 했다.
그 말이 믿기지는 않았지만 4마리 정도는 죽였나보다..했다.
한 번은 경비 아저씨들이 모여서 뭔가를 유심히 보았던 적이 있다.
오소리였다.
배가 고파 배가 등에 들러붙어 죽은 모습인데 너무 처참했다.
아저씨들은신기한지 한참을 들여다보며 이리저리 들춘다.
오소리는 눈을 빨갛게 뜬 채 죽었다.
나는 불쌍하기도 하지만 우리 동네 산에 저런 오소리가 산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설레이기도 했다.
그 이후에 산에서 고라니를 만났을 때 고라니 모자가 굶어죽을까봐
오래도록 고민도 하고 곡식도 갖다두고 했다.
그날 오소리의 죽음은 가끔 내가 산에 곡식을 한 주먹씩 놓아두는
버릇을 만들었다.
제법 크기가 크던오소리였는데 묻어주기는 했을까?
얼마나 굶었으면 박제된 모습이었을까?
아들이 어릴 때 여늬 아이들처럼 햄스터를 키우자고 했다.
예쁘고 비싼 집 한 채와 햄스터 부부를 샀다.
방에 놓아둔지 얼마 지나지않아 햄스터들의 아이가 태어났다.
너무나 귀여워서 나는 꺼내어서 손바닥에 놓고 구경을 하며
만지기도 했다.
며칠 지나 새끼들이 안보이는 것이었다.
아무리 사방을 찾고 튀어나와서 어딜갔나 장롱아래까지 다
뒤져보았다.
누군가 말하길 햄스터는 새끼를 먹어치운다고 했다.
정말 소름이 끼치고 끔찍했다.
그래도 설마하며 키우는데 또 아기를 낳았다.
그런데 또 없어진 것이다.
숨어서 보려니 겁이 나고 그 광경을 본다면 기절할지도 모른다.
하는 수없이 달라는 집에 주었는데 그 사실을 말하고 주었다.
그 집에선 어떻게 대처했는지 모르지만 두번째는 그 쪽으로
얼굴도 돌리기 싫었고 예쁘던 집도 만지기도 싫었다.
다른 집에 줄 때에도 남편이 들고 나갔다.
생명은 길이가 있다.
화창
2011년 3월 27일 at 11:45 오전
자신을 새끼의 먹이로 삼는 거미의 모정이 있고 뱀에게 잡아 먹힘으로서 밤의 몸속에서 새끼들이 자라게 하는 두꺼비도 있지만 배고플 때나 히스테리를 일으켜 새끼를 잡아 먹는 동물도 있지요~~~
자신을 낳아준 부모를 죽이는 인간도 있구요~~~ 세상에 이런 일 저런 일…..불가사이한 일….
Lisa♡
2011년 3월 27일 at 1:17 오후
햄스터도 먹어치운다네요…
끔찍해요……아이들이 보고 놀래기도 하겟어요.
Angella
2011년 4월 5일 at 8:59 오전
햄스터…그러더라구요.
게다가 그 남편이 부인을 잡아먹엇다니깐요.?참나..
월매나 끔찍한지..
그래서 내가 골몰히 고민하다가.
그냥 굶어 죽으라고 모이를 안주었어요.ㅡ.ㅡ;;
전에 시골에 살 때
반장 아자씨가 야성 고양이들이 50마리도 더 넘는다고
쥐약을 빵에 넣어서 동네뒷산에 뿌려두었는데..
어미 고양이들이 죄다 죽고 새끼들이 아파트로 내려온 것을 보고서..
그 뒤에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겟구..사람들도 영악스러운 것이..
짐승과 별로 다르지를 않더라는…
Lisa♡
2011년 4월 5일 at 7:42 오후
안젤라님.
그런 일이…
그래도 굶어죽일 생각을….ㅋㅋ
야생고양이들이 한 때 문제더니
지금은 자취를 감추었어요.
어제 오늘 3시간씩 자는 기염을…
그러니 저녁엔 약먹은 파리처럼 졸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