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쇠밥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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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야 말이야~~~밥솥이 고장난 거야.

무쇠누룽지 전기밥솥인데 갑자기취사버튼이 아무리 눌러도

대답이 없는 것 있잖아.

그래서 당장A/S센터에전화를 했거든..

몇군데 돌리고나니 바로 집 근처에 있다는 거야.

정말 그럴때 엄청 반가운 거 너 알지?

밥솥을 보자기로 예쁘게 묶어서 그리로 갔어.

가기 전에 위치확인을전화로 하는데 밥솥은 산지가 얼마나

되었냐고 어려운 질문을 하더라…

그래서 요즘 우리가 흔히 만나지 3년 되었겠지 하면 10년은

되고하잖아, 해서 나는 넉넉잡아 10년? 이라고 했거든.

잘했지?

그리곤 가까운 센터로 간 거야.

밥솥이 말이야, 제법 무겁더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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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 센터 직원이 보더니 이 거 센서가 고장이 났고 고무파킹을

다시 갈아야 하는데 약 견적이 3만5천원 정도가 나온다는 거야.

밥솥을 다시 사야하나, 어째야하나를 고민하다가 요즘밥솥도

비싸다는 생각이 퍼뜩 들고, 쓰레기를 만든다는 생각에 고쳐달라고

한거야.

문득 이게 몇년이 되었나 궁금해지기도 하고해서 이 밥솥이 나온지

얼마나 되었어요? 하고 내가 물었어.

그랬더니 뭐라그랬게?

"2년반 되었습니다"

이러는 거야,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심정 알겠지?

내가 가끔 이렇게 황당하다는 걸 실감하는 순간이었거든.

밥솥에 누가 관심을 가지냐구.

얼마나 되었는지, 몇 년 전에 샀더라..뭐 그때가 아이가 몇살이었으니

아마도 몇년은 되었겠다..이런 걸 밥솥에 누가 계산을 하냐구?

근데 말이야—-좀은 창피하더라.

밥솥을 고치는 동안 기다리던지 놀다가 오라고 하는 거야.

그래서 알뜰하게 시간을 쪼개쓰는 척 하려고 마트를 갔어.

왠지 기분이 날아갈 것 같은 거야.

가전제품 하나 고치고나면 뭔가 해냈다는 기분 들 때 있거든.

별 거 아닌 것도 집안 일 해결하고나면 뿌듯한 기분말야.

그래서 발걸음을 가볍게 하면서 마구 뽐내며 걸었어.

하나씩 고쳐야 할 게 떠오르는 거야.

ㅎ 스팀 청소기도 산지 얼마 지나지않아 고장인데그대로 방치해두었고

다리미판도 다 낡았는데 그대로 차일피일 미루며 사지않았고

이런저런 문제들이 거품처럼 솟아나는 거야.

그래 하나씩 다 고치고 수리를 받자구..난 할 수 있어.

그리고는 시간에 맞춰 밥솥은 찾으러 갔어.

기분좋게 현금결제를 하고 현금영수증을 끊어 달라고 하자.

순순히 그렇게 해주더라구..살기좋은 나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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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밥을 하면 밥이 자꾸 말라비틀어지는 거야.

그래서 물을 미리 부어 눅인 다음에 먹곤 했는데

밥솥을 고치고나선 밥이 마르지 않는거야.

너무 신기해서 이게 왜이런가를 생각했더니 글쎄

그게 바로 고무파킹 때문이었던 거야.

고무파킹이 낡고 느슨해져서 공기가 들어왔거나 수분이

증발했던가봐.

다시 맛있는 밥을 먹게 되었어.

가끔은 압력밥솥에잡곡밥을 해서 전기밥솥으로

옮겨 담고 했거든..

모든 가전제품도 일 년에 한 번은 손봐야 정상인가봐.

참 할 일도 많지?

그래 이게 사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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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Comments

  1. 김술

    2011년 4월 14일 at 11:56 오후

    아직 익숙하지 않음.
    겨우 밥솥고친거 같고서…
    그것도 딴 지구인이 고친거를…
    하루새 출근길 개나리며,
    벛꽃이 흐드러지게 폈더군요.
    목련은 벌써 시들어가고,
    낼은 스팀청소기를 고치시고,
    다리미판은 신문지 겹겹이 쌓아
    이불솜처럼 넣어 하나 만드세요.
    그래야 지구인으로 완벽히 변신했음을 인정합니다.   

  2. 김삿갓

    2011년 4월 15일 at 12:12 오전

    와 무쇠 밥솥을 들고 다닐 정도면 팔뚝 알통이 아무리 안되도 탁구공
    이상 싸이즈 겠네요. ㅋ. 좋은 시간 되세요. 구~우벅!!! ^________^   

  3. 벤조

    2011년 4월 15일 at 3:25 오전

    문고리 고치고 나면 성곽을 쌓은 것 같고,
    변기 뚫고나면 뱃속이 쑤욱 내려간 것 같고,
    화분갈이 하고나면 세상이 온통 아름답지요.
    아직 디스포절 고쳐야 하는데…
       

  4. cecilia

    2011년 4월 15일 at 8:18 오전

    그런 기계 제품은 한번 분해해서 청소해주면

    잘 작동되는 수가 있더라고요. 이곳은 고치러 가지고 가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니까

    스스로 해결하는 법을 터득하게 되더라구요.   

  5. Lisa♡

    2011년 4월 15일 at 10:38 오전

    술님.

    다리미판을 만들라구요?
    네—쉬울 것 같군요.
    새로 샀습니다.
    2만원 돈이면 사더라구요.
    ㅎㅎㅎ…지구인으로 완벽하게
    귀환하고 있는 중입니다.   

  6. Lisa♡

    2011년 4월 15일 at 10:38 오전

    삿갓님.

    꽤 무겁더라구요.
    힘들었어요.
    그래도 그 정도는 들어야
    대한민국 아줌마지요.   

  7. Lisa♡

    2011년 4월 15일 at 10:39 오전

    벤조님.

    디스포저는 우리도 쓰다가 한국에서는
    환경오염된다고 다 없애버렸답니다.
    처음엔 너무 신기하더니 이젠 음식물 분리가
    몸에 익어버렸답니다.
    벤조님도 저랑 마찬가지군요.
    뭐하나 고치면 세상을 잘 사는 양…ㅎㅎ   

  8. Lisa♡

    2011년 4월 15일 at 10:40 오전

    세실리아님.

    외국에 살려면 그 정도 되어야지요.
    어디든 그렇더군요.
    공대 출신처럼…..하긴 공대 나와도 못고치는
    울남편도 있지만.   

  9. 화창

    2011년 4월 15일 at 12:23 오후

    우리집 주방쪽에서 아침에 뻥~ 하고 폭탄터지는 소리가 났는데… 알고 보니 오래전에 사서 쓰고 있는 독일제 밥솥이 폭발하는 소리더라구요~~~

    히얀하게 밭솥이 터지니까 밥알갱이가 천지사방에 퍼져서 청소를 했는데도 한 열흘동안 요기 조기서 한알갱이씩 발견되기도 하더만……

    애엄마가 백화점에가서 A/S를 받으니까 간단하게 고무바킹만 갈아줬는데…. 아마 몇년지나면 또 터질 지도 모른다고~~~~   

  10. Lisa♡

    2011년 4월 15일 at 1:02 오후

    화창님.

    시누이도 그런 경우 당했어요.
    호호호—엄청 놀랐겠네요.
    갑자기 동막골 생각이….ㅋㅋ   

  11. 슈카

    2011년 4월 15일 at 2:09 오후

    이 글을 다 읽는데 무려 세 번이나 왔다갔다 했어요.
    김소리님 때문에 말이죠.

    참 맛있는 수다예요~!!!   

  12. Lisa♡

    2011년 4월 15일 at 2:13 오후

    소리님이 역시…

       

  13. 오현기

    2011년 4월 15일 at 3:01 오후

    저희집도 쿠쿠 압력밥솥이 휘파람 소리가 나서 확인해보니 뚜껑에 금이 가서 a/s 받아야 하는데 절차가 복잡해서 일반밥솥 소형으로 임시 구입했는데 영 밥맛이…
    a/s 센터를 찾아가야 하는데 쉽게 안가지네요… 저희집도 구입한지 한 2년여 정도인데..   

  14. Lisa♡

    2011년 4월 15일 at 3:35 오후

    찾아보면 가까운데 센터가 있답니다.

    복잡할 거 없으니 어서 가보세요….ㅎㅎㅎ   

  15. 화창

    2011년 4월 15일 at 8:01 오후

    동막골이라면 난 보지는 않았지만? 영화?

    동막골에서도 밥솥터지남?   

  16. decimare

    2011년 4월 15일 at 9:12 오후

    땡~하고… 틀렸습니다.

    1+1=2 입니다. ㅎㅎㅎ

    (속으로 이런 생각…하고 계시죠? ㅎㅎㅎ)

    "마레라는 넘…어쩔 수 없군."

    ㅎㅎㅎㅎ

       

  17. Lisa♡

    2011년 4월 16일 at 1:07 오전

    화창님.

    동막골에선 불이 나면서 옥수수 창고에서
    강냉이들이 터져서 팝콘비가 내린답니다.
    시누이네는 밥솥이 공중으로 떠서 곤두박질을…   

  18. Lisa♡

    2011년 4월 16일 at 1:08 오전

    마레님.

    1+1=2인 경우도 있고
    1+1=4이거나 5인 경우도 있어요.
    그보다 더 많을 수 있구요.
    우리는 답이 5인 집이지요.
    ㅋㅋㅋ……마레님 답습니다.   

  19. 오현기

    2011년 4월 16일 at 3:04 오후

    15분 , 16000원이면 되는걸…몇개월을 기다렸네요 ㅋㅋ   

  20. Lisa♡

    2011년 4월 16일 at 3:35 오후

    진짜?

    와—-

    시도하길 잘했죠?   

  21. decimare

    2011년 4월 16일 at 10:02 오후

    같은 논리로…

    1+1=0

    1+1=1도 있겠네요.

    1+1=0 은… <동반자살>

    1+1=1 은…. <가정 폭력에 의한…살인>

    ㅎㅎㅎ

    (아침부터 끔찍한 말을 해서…죄송합니다.)

       

  22. Lisa♡

    2011년 4월 17일 at 11:20 오전

    아———-아침에 못봤네요.
    너무 바빠서 그만—-정리하느라..

    1+1=0 인 경우는 딩크족이겠고
    1+1+1인 경우는 이혼? 혹은 사별?
    그러네요====000   

  23. 이예수

    2011년 7월 25일 at 5:38 오전

    블로그의 백미를 봅니다

    좋은 정보를 주신 김술님께도 감사드립니다   

  24. Lisa♡

    2011년 7월 25일 at 8:48 오전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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