好 인간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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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집에서 이사를 간다고 한다.

나무가 많은 집인데 친구네 정원에 소나무를 많이 주었고

누군가 와서 나무를 훔쳐가기도 했단다.

매실나무는 어쩔거냐고 하니 내 이름표를 달아주겠다고 한다.

매실이 크고 굵은 건 아니지만 순수 무농약이다.

그냥 자연 그대로 키우니 그러려니 하는 씨알이다.

약 5-6 그루 되는데 이제 매년 매실을 거두어야 할 판이다.

나무판자에 이름을 적어 철사로 묶어두면 효과가 있을래나.

은근히 기분좋아지는 아침이다.

자주 만나서 대화 나누지 않아도 서로 믿는 사이라

한마디면 척 다 알아듣고 알아보는 사이라서인지

매실에 관한 마음도 통했나보다.

나에게 달라고 하기 전에 미리 그렇게 하겠다는 걸 보니–

부자가 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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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오피스텔이라도 하나있어 세금을 낸다.

만만찮게 나오는 세금을 보면 정말 세금도둑은 따로 있는데

이런 조그만 오피스텔에 부과되는 세금이 대단하게 여겨진다.

부과세를 내고 나면 곧이어 또 재산세에..다양하기도 하다.

조금이라도 세금을 덜 내려고 회계사 사무실에서 대행해서

몇 만원이라도 깍게 해준다.

친하게 지내는 이가 회계사이다보니 자동으로 공짜 혜택을 보는데

늘 신세를 지는 기분인데 숙희씨는 내게 오히려 자기가 신세진단다.

눈이 동그래서 쳐다보니 내가 늘 자기를 기쁘게 하고 웃겨주고

마음 편하게 해주고 어딜가나 안내를 도맡아하니 세금 몇푼 깍아주는 게

뭐그리 대수냐고 말한다.

인간관계에서 확실하게 믿음이 가고 알아주는 이 몇 있다보니

부자라는 마음이 자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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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에동네 월계수 모임이 있었는데

유방암이 걸렸다는 사람보다 매일 골골 앓는 권여사가

더 위험한 환자로 보였다.

헤어지고 나서 전화를 걸어 어쩌면 몰골이 그모양이냐고

광대뼈는 튀어나오고, 햇볕에 그을린 얼굴이 오뉴월 땡볕에서

농사지은 아낙네가 영락없다고 말하자 웃겨 죽는다.

거기에 머리는 갓 파머를 해서 촌티작렬이고 아무리

에스까다라고 해도 울긋불긋한 머플러는 더욱 촌티에

부채질을 하더라고 하자 그 말 하려고 전화했냐며

못산다고 까르륵~~거린다.

내가 나보다 열살 이상이나 나이많은 권여사께 이렇게

말해도 서로 기분좋은 이유는 서로 너무 좋아하기 때문이다.

못봐준다고 해도 잘 봐달라며 웃어 넘기는 지혜를 갖고 있고

뭐라해도 진심으로 자기를 사랑한다는 걸 서로 알기에 흐뭇하다.

그러면서 마지막 말은 "나보다 먼저 죽으면 죽을 줄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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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로s펙스 런닝화가 배달되어왔다.

핑크색으로 튀는 운동화로 김ㅎ수가 선전하는 그 운동화다.

친구 남편이 자기는 하늘색, 부인인 내 친구는 핑크색으로

신고 나온 날..속으로 참 촌스럽다고 생각만 했었지 이렇게

나에게 배달이 되어 올 줄은 몰랐다.

너무 편하고 이렇게 발이 기분좋은 운동화는 처음이라며 올림픽공원을

몇 바퀴 돌아도 발이 아프지 않다고 했다.

엉겹결에 그러냐고 발이 편한 운동화가 드물다고 응수했었었었다.

기분파인 친구남편인 훈띠가 나에게 운동화 한켤레를 선물로 보내왔다.

나 저런 색 싫어한다.

그 운동화는 오로지 남녀 한가지색이 전부란다.

으흐흑~~~

현관에 고이 모셔진 운동화를 바라보는 내 마음은 그저 흐뭇하기만 하다.

오늘은 저걸 신고 납셔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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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omments

  1. 김삿갓

    2011년 4월 20일 at 12:29 오전

    아니 이게 누구야? ㅋ

    리사님은 파마 머리 보다 생머리가 더 잘 어울리네요…
    시온산 (Mt. Zion 미운트 쟈이언) 하늘색 만큼 이나 멋 지십니다.
    내가 기사라도 손 한번 잡아 보려 했었겠네용. ㅋ

    좋은 시간 되십시요. 구~우벅!!! ^__________^   

  2. 순이

    2011년 4월 20일 at 12:49 오전

    리사를 좋아하는 1인 여기도 있습니다.
    너무 오래 못 만났네요.
    사진 보니 더 예뻐지신것도 같고…
    재미있는 글 잘 보고 있습니다.
    (나보다 먼저 죽으면 죽을 줄 알아 ^^리사 아니면 할 수 없는 이런말도 매력있네요.)
       

  3. 오공

    2011년 4월 20일 at 1:41 오전

    마자마자.리사님은 언제나 가이드를 도맡아 해주시니 참 편하지요.
    서로 배려가 있는 만남은 귀한 것 같아요.   

  4. 화창

    2011년 4월 20일 at 2:11 오전

    사진이….귀엽게 나왔다아~~~   

  5. 리나아

    2011년 4월 20일 at 7:21 오전

    매년 매실걷어서 다해묵기도 쉽지않을낀데….

       

  6. Lisa♡

    2011년 4월 20일 at 10:02 오전

    사깐님.

    생머리건 파머머리건 다 엉망입죠.
    왜냐구요?
    머리칼이 약해서 다 가라앉아 버려
    돈을 들여도 폼이 안나요.
    여자는 헤어가 외모의 70%라는데
    70% 죽이고 들어갑니다.   

  7. Lisa♡

    2011년 4월 20일 at 10:03 오전

    순이님.

    나이가 많다고 먼저 죽으면 외로울 거 같아요.
    근데 그 모임에서 제일 어리다보니 다들 나로인해
    자기들은 외롭지 않을 거라며 행복하다네요.
    내팔자인가봐요..언제 세종에서 만나요.
    초대하는 날 불러주세요..그게 편해요.   

  8. Lisa♡

    2011년 4월 20일 at 10:04 오전

    오공.

    오공이나 나나 하도 단도직입적이라
    늘 좀 손해보려니 해야해.
    남들은 더 부드럽게 돌려 말해도 우린 못하니..
    원..그래도 알아 주는 사람있으면 됐찌—ㅋㅋ   

  9. Lisa♡

    2011년 4월 20일 at 10:04 오전

    화창님.

    세상에–아부성 발언을 다 하시다니…후후후

    기분이 괜찮네요.   

  10. Lisa♡

    2011년 4월 20일 at 10:05 오전

    리나아님.

    사실 속으로 좀 걱정이지요.
    근데 3사람이 붙었어요.
    우리 동네 아줌씨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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