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에서 씹던 껌 한 통을 들고 다니다가 부산에 갔을 때
조카가 낳은 아이녀석들에게 잘 보이려고 나누어 주다가
모자라서 한 아이에게 주질 못했다.
수박껌인데 냄새가 아주 향기롭고 진동하는 껌이었다.
다음에 수박껌 꼭 사올께..미안해.
당장 수퍼에 가서 사올 수도 없는 노릇이라 마음에 걸렸다.
그 녀석은 나와 마주치기만 하면 수박껌? 그러면서 미련을
떨치지 못하고 다음 날아침에도 "있잖아요… 수박껌 어디서
팔아요?" 하더니 내가 오는 날까지 그깟 수박껌으로 계속
나를 불편하게 했다.
그 불편함이 물론 눈웃음이 절로 나오는 것이었지만 녀석의
미련은 대단하게 보였다.
이번에 서부에 갔다오면서 수박껌을 두박스나 사왔다.
조카에게 곧 부쳐주겠다고 하자 웃음보가 터진다.
오늘 우체국에 가야할 모양이다.
어제 TV에서 구급차를 대하는 국민들의 자세에 대해
잠깐 언급하는 걸 들었다.
외국은 멀리서 구급차 소리만 나도 일단 바닷길이 갈라지듯 양가로
쫙 갈라지는데 우리나라는 오던지 말던지 제 갈길을 간다.
구급차의 5분은 인간생명을 좌우하는 문제를 갖고 있다.
20년 전, 미국서 깜짝 놀랬던 기억이 갑자기 멀리서 ‘삐오삐오~’
(내 귀에는 잘 들리지도 않았다)
소리가 들리자마자길의 차들이 홍해가 갈라지듯 양 옆으로
붙어버리고 기다리자잠시 후 구급차가 여유있고 빠르게 지나갔다.
그때 받은 충격을 문화적 충격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 후로 나는 아무리 복잡한 도로에서라도 일단은 멈추거나 최대한
가장자리로 피해준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문화가 습관이 되어있질 않다.
남을 우선 배려하는 마음에 대해 그다지 교육을 받지 못했다.
이런 것 하나하나 본받을 꺼리를 TV나 인터넷이나 각종 언론에서
안전벨트 의무화로 아주 빠른 시간에 국민생활에 정착시켰듯이
하나씩 고쳐나간다면 어느 나라보다
빨리 국민들 정서나 태도가 바뀔거라 장담한다.
남편 혈압약을 타러 병원에 들렀다가 나오는 길에 의자에 앉아있는
약간 눈에 띄는 사람을 봤다.
오빠였다.
실내에서 까만 스포츠 썬글라스를 낀 채 귀에는 소음방지용 귀마개를
틀어막은 채 날렵하게 앉아있었다.
내가 그냥 지나치려다가 다가가 "오빠?" 하자 썬글라스 너머로 다 보고
있었는지 응~~한다.
그리고는 별말없이 헤어졌다.
학교다닐 때 길에서 친구들과 지나가다가 오빠를 만나면 서로 모른 척 하고
지나가기 일쑤였는데 내 친구들이 "너네 오빠 아니니?" 하면 나는 시큰둥하게
"맞아" 하고는 노코멘트했던 기억이 있다.
아주 오랜만에 식당에서 큰오빠를 만난 적이 있는데 그때도 모른 체 지나갔다.
우리식구들은 말이 없다.
집안 일로 모여도 서로 말이 없어서 대화의 중심은 주로 엄마이야기다.
그렇다고 수다스런 돌연변이 막내인 내가 떠들기도 그렇다.
내가 이해 못하는 것 중의 하나가
인터넷에 뜨는 제목들 중에 ‘정우성 이지아 때문에 만취~~’
뭐 이런 제목들인데 정말 그렇게 뉴스거리를 올릴 게 그리도
없나싶고 진짜 온국민의 촛점을 왜 한낱 연예인의 사생활로
옮겨가게 하는지 모를 일이다.
마음에 안드는 진짜 마음에 안드는 부분들이다.
선진국민 100서 이런 거 만들어서 하나씩 행동지침이나 바꾸게
그런 건전한 것들이자 꼭 필요한 부분들을 매일 한편씩 계속
올린다면 착한 우리국민들 생활태도나 습관들이 많이 바뀔텐데
허구헌날 연예인 이야기니 정말 수준이 절로 저하된다.
연예인 누가 1%만 남기고 재산을 기부했다느니, 전액 사회환원
이런 건 찾아보기 힘들고 뭐 성형이다, 춤이 어쩌고 섹시미가
어쩌고 지긋지긋하다.
가수가 3초동안 노래를 부르고 유명한 가수로 인정받는 나라이니
오죽할까만은 좀 제대로 된 사회에서 살고싶다.
김삿갓
2011년 4월 26일 at 1:06 오전
아 다른 나란 모르겠구요….미국 그것도 켈리포냐에선 길 안비켜 주다 걸리면 최소
500 불-1000불 딱지 띠니까 너도 나도 비켜 주는 겁니다.ㅋ 예전에 달라스 텍사스
가니까 거긴 또 제가 봐도 이상했던게 학교 근처 지나 갈떈 정말 에누리 없이 무조건
시솟 40 킬로로 가야 하는데 막 달리던 차들이 전부 갑자기 천천히 가는 모습에 웃음이
나오 더군요. ㅋ 근데 약 1.6 킬로 만 어겨도 에누리 없이 딱지 준다 하더 군요.
켈리에선 시속 2-3 킬로 정돈 상관도 안하는데….
대한민국도 타켓 100 만원 하면 금방 고쳐 질 겁니다.
젤 윗사진 나무를 보고 검은 새가 있었으면 좋겠다 했는데 엇 진짜
바로 밑에 있었네요. 푸ㅡ른 하늘색이 정말 깨끝 하네요.
좋은 시간 되세유~~~ ^_________^ 구~우벅!!
김진아
2011년 4월 26일 at 1:29 오전
구급차 타고 여러번 씁쓸했던 경험들 생각하면….여전히 바뀌지 않은 부분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래두요….
가끔은 한,두차량 정도는 정말 구급차 앞에서 움직여 준다는 거예요.
많이 향상된거죠.ㅎㅎ
한 사람이 움직이면 뒷 차도 조금씩 움직여주고..
아직도 갈길이 먼…배려이지만,
학교에서도 이러한 교육들 알려 주면 좋겠어요.
준혁이 덕분으로 응급상황에서 구급차 마이크 뺏어 들고 실컷 욕한 적도 있네요 ㅎㅎㅎ
아고, 뒤돌아 보니 것도 웃어보는 기억중 하납니다.
…스타 어쩌고 하는 기사 ..그러거니 하는데,
오늘 아침에 큰 녀석이 그러더군요.
‘할 일 되게 없네..’ 그 걸로 종결입니다.ㅋ
화창
2011년 4월 26일 at 2:37 오전
일본사람들 정말 자동차운전하면서 준법정신 투철해서 받았던 감동이….
일본인들은 정말 어떻게 이리 질서를 잘지키나? 일본친구에게 물어봤더니 대답은 의외로…
60년대 일본도 질서가 엉망이었는데… 엄청난 벌금폭탄을 부과하면서 일본인들의 자동차 질서가 몸에 뱄다네요! 에누리 없이 부과되는 벌금…무서워~~~
질서는 교육의 힘이고 벌금의 힘입니다~~ 질서를 지켜서 벌금 안내고 선진국 시민되고……
나를 찾으며...
2011년 4월 26일 at 3:54 오전
음~전 역시 사진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군요.
파아란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는 고사목도 그렇구요
아주 자유롭게 드넒은 하늘을 유영하는 독수리의 모습도 그렇구요.ㅎ
전 수박껌 한 통 얘기와 경상도 특유의 끈끈한 정이 묻어나는 가족들 이야기
아~ 바로 이웃집 아주머니께서 들려주시는 따끈따끈한 이야기같고, 더 정감어린 것
같아 좋습네다.ㅎ
벤조
2011년 4월 26일 at 5:57 오전
이번에 한국 나가서 강남의 한 건늘목에서 구급차를 만났습니다.
가만히 서 있는 것은 저 뿐이더라구요.
모두들 구급차가 왱왱거리거나 말거나 다 유유히 길 건너가고…
저만 이상한 사람이 되었지요.ㅎㅎ
Lisa♡
2011년 4월 26일 at 8:07 오전
삿갓님.
그러니까 그게 결국 벌금덕분이라는 거네요.
그래도 미국에 가보면 늘 놀라는 게 양보, 배려
이런 겁니다.
그런 느낌 때문에 괜히 기죽고 말이죠.
줄을 아무리 오래 서있어도 군소리하나 없잖아요.
우리나라도 벌금을 부과해서라도 그렇게 변했으면 합니다.
맨하탄에서 주차 5분 지났다고 벌금 14만원 낸 적 있습니다.
돈내기 싫으면 지키면 되죠…뭐!!
Lisa♡
2011년 4월 26일 at 8:09 오전
진아님.
저도 경험있답니다.
정말 아이는 숨을 못쉬고 수동 산소호흡기로
사니죽니 하는데 앞 차들이 아무 미동도 없더라구요.
정말 그때 절감했습니다.
나라도 이젠 잘 지키자..뭐 이런 거요.
닥치지 않으면 사람들이 모르나봐요.
Lisa♡
2011년 4월 26일 at 8:10 오전
화창님.
질서는 교육의 힘이고 벌금의 힘!!
바로 캠페인 되겠습니다.ㅎㅎ
Lisa♡
2011년 4월 26일 at 8:11 오전
나찾님.
이웃집 아줌말라는 말이 참 정감스럽네요.
제게 어울리지 않는 게 있다면 남편과 아이들이고
다들 노처녀거나 돌싱이거나 딩크족인 줄 알아요.
그리고 아이를 안고 있는 저를 보고 시어머님이
하신 말은 참 안어울린다는 말이었지요…그런데
요즘은 영락없는 이웃집 펑퍼짐 아줌씨랍니다.ㅎㅎ
Lisa♡
2011년 4월 26일 at 8:12 오전
벤조님.
안봐도 비디옵니다.
어떤 이는 구급차 이용해서 뒤따라 가는 이도
있답니다.
우리나라 아니면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우리나라 사람들 상당히 재미난 사람들이예요.
베 잠뱅이
2011년 4월 26일 at 10:47 오후
조목조목 다 와 닿는 좋은 글입니다
Lisa♡
2011년 4월 26일 at 10:48 오후
와—배잠뱅이님.
반갑습니다.
밖 경치가 환상적인 아침입니다.
집 앞이 산이거든요.
격려감사드립니다.
박산
2011년 5월 3일 at 1:16 오전
‘남편 혈압약 타러 병원에 들렀다’
이거 의료보험 공단에서 알면 …
(from 고혈압 환자로부터)
Lisa♡
2011년 5월 3일 at 9:46 오전
주치의가 알아서
약만 한 번씩 줄 순 있답니다.
알아도 뭐—–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