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꽃 피는 밤에 우리는 만났다.
저어기 저어기…석양은 진 후이지만
그래도 좋았다.
배나무골에서 만나는 이유는 바람에 배꽃잎이
날아와 잔에 담기는 낭만때문인데..
어느새 배나무는 사라지고 복사꽃이 그 자리에.
지나고나니 즐거운 밤이었다,
다음 날 기분 좋아지게 하는 밤이었다.
날리지않는 복사꽃은 일부러 따서 잔에
넣었지만 그래도 좋아라~~
A가 말했다.
B의 아버지가 경찰서장이었는데 뇌물을 먹고 갔다고..
그러자 B가 자기 아버지는 뇌출혈이었다고 했다.
A는 다시 자기 아버지도 무슨 대장이었는데 뇌물로 갔다고 했다.
그러자 B가 말하길 너네 아버지도 뇌출혈이었다고 했다.
C가 말하길 얘네들 아버지가 다 뇌출혈이었단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그러나 웃기는 걸 어캐?
뇌물을 조심해야 뇌출혈이 안온다? 맞나?
남자가 세 사람이었다.
각자 자기만의 이야기를 했다.
그렇게 만나기도 힘들겠다.
한 명은 거의 말이 없지만 그래도..
어쩌다 하는 말도 따로 논다.
여자들은 뒤집어진다.
왜이런 사람들끼리 친구냐고.
와중에 즐겁긴 하지만.
의리있어 뵈는 사람들은 어지간하면
다 용서되니까.
어두운 조명아래서 읽는 詩 낭독은 뭐꼬?
오랜만에 두서없는 대화로 실컷 웃어 본 밤이었다.
복사꽃이 피는 밤.
자리를 옮겨도 여전히 즐거운 사춘기 소년소녀들로.
날더러 말하길 초등학교때 옆자리 짝꿍같단다.
늘 그런 느낌으로만 살아라 살아~~
누구는 다리떨며 침 좀 뱉는 까진 여학생이었을 거라던데..
다시 태어나면 까진 여학생이 되고싶다.
목에 파스는 안붙이더라도 고속도로 머리는 하지않더라도
좀 까져서 허당노릇은 하고싶지 않다.
나가수 이야기에 한 사람은 임재범더러 조폭과같다고 하고
난 인생의 모든 걸 다 바쳐서 사랑할 남자라고 했다.
목숨까지도 내어놓을 것 처럼 보이는 몇 안되는 남자로
보였기에…
복사꽃이 선정적이던 밤이었다.
김진아
2011년 5월 3일 at 1:58 오후
김현식의 음성이..아리랑의 곡조에서 느껴지는 울림처럼..
그런 느낌이 들어서 좋아하는데요.
임재범의 음성도 그랬어요.
조용필씨의 마음이 절절 담겨진 음성도 그렇고…
아, 복사꽃도 참 좋군요. ^^
두서없는 이야기에도 즐거울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라면..
마음껏 취함심도 아름답겠습니다.
지안(智安)
2011년 5월 3일 at 2:45 오후
아름다운 밤이에요..ㅎㅎ
리사님 답다는..부러워서~
까르페 디엠!!
따로노는 말하는 남자들?
아무튼 웃기네요..
Lisa♡
2011년 5월 3일 at 3:31 오후
진아님.
대중가요는 일단 사람들의 감성을 움직여야 한다도
생각하고 있거든요.
많이 움직이는 가수더라구요.
멋지던 걸요.
그 카리스마도.
마음껏 취해도 즐거운 사람들…
Lisa♡
2011년 5월 3일 at 3:31 오후
앗………..지안님.
히히히…..재밌었어요.
김술
2011년 5월 4일 at 2:59 오전
경험상 그렇게 떠들던 남자들
아마, 후반부는 거의 유체이탈상태였을겁니다.
복사꽃에 취하고,
술에 취하고,
우정과 의리에 취하고,
그리고 리사님한테 취해버렸을테니…
아마, 필름이 많이 손상됐을겁니다. ㅎㅎ
Lisa♡
2011년 5월 4일 at 9:46 오전
술님.
경험상..그 분들
유체이탈이 잦아서 아마 기본 일 겁니다.
필름이 끊겨도 다음 날이면 이상없을 거구요.
오를리
2011년 5월 6일 at 5:27 오전
꽃입이 떨어진 술잔을 보니
술은 못해도 한잔 들고 마시고’
싶은 생각이 솟아 오릅니다…
Lisa♡
2011년 5월 6일 at 8:21 오전
그러시죠?
다분히 낭만적이시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