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저에게 부족한 것, 채워야 할 것이 있다는 것!
그것은 행복을 찾아가는 작은 여정의 시작입니다.
저의 이 쪽지를 보시고 저 때문에 지친 삶을 위로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딸이 초등학교 3학년인가 4학년때 내게 준 쪽지편지다.
내가 어디로 여행을 떠나려는데 차에서 읽으라고 준 글이다.
이 글을 읽고 얼마나 웃었던지..
어디선가 베껴 적은 글인데 그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글이기도
하고 여정이라든가, 삶이라는 단어가 왜그리 웃기던지.
며칠 전 정리하다 발견한 쪽지는 베껴 적었던 어쨌던 간에
내게는 너무나 소중한 쪽지다.
앨범에 살짝 끼워두며 두고두고 웃기로 했다.
좋은 일을 한다는 것은좋은 사람이 되기보다는 쉬운 일이다.
좋은 사람이 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끊임없이 부적절한 사고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머리 속을
어지럽히고 기회만 되면 노력하지도 않고 많은 걸 얻으려 한다.
그러나 좋은 일을 한가지씩이라도 시작하다보면 결국 좋은
사람으로 변하지 않을까?
쉽게 쓰레기가 보이면 얼른 주워 쓰레기통에 집어넣기 뭐 이런 것 부터..
모임에서 생에서 복이라는 것은 그냥 팔자소관이 아닌 자기하기 나름이라는
결론을 짓는 이를 봤다.
그녀는 사주라는 것이 결국은 자기성격을 대변한다고 한다.
인덕이 많은 사람은 많이 베풀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친화력으로 사람을 대하는 나를 가리키며 사람들에게 늘 친절하고
먼저 다가가고 들어주고 그런 부분들이 결국 인덕을 부른다는 것이다.
그런걸까?
그럼 더 잘하라는 뜻?
모임에 온 희씨는 자기는 투자자문회사의 투자담당이었는데
증권에 과감하게 투자를 하면 그게 거의 실패를 하더란다.
그래서 결국 그 자리에서 쫒겨나고 말았고 독립을 해서 다른 일로
돈을 많이 벌었다.
자기는 그런 투자가 맞지않았고 부동산에는 투자해서 한 번도
손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자기에게 맞는 일이 있고 맞는 투자나 맞는 적성이 다 있다.
되지도 않을 고시를 계속 치다가 세월만 허비하고 폐인이 되다시피한
사람들 몇 있다.
안될 때는 과감하게멈추고 털고 나와야 한다.
어느 기자가 복을 만드는 노인을 찾아갔더니 노인이 화로 속에
복과 고난과 역경을 같이 집어넣더란다.
고난과 역경으로 둘러싸인 공을 들고 복이 어딨냐고 하자
그 껍질을 벗기면 그 속에황금처럼 빛나는복이보인다고 했다.
그냥 주어지는 것은 없다는 말이다.
희씨가항암치료를 다 마치고 나온 날이기도 했다.
왜 자기에게 암이냐고 처음에 그런 울분이 생기더란다.
그러자 옆의 다른 희씨가 여태 남들보다 잘 살아오지 않았느냐며
지나간 시간들을 돌이켜보라고 누구보다도경제적으로 부유했고
나무랄데없이 살았는데 암이 아니었다면 파산했거나 교통사고로더 큰
상처를 입고 평생 불구로 살았을지도 모르니 이제 편안한 마음으로
암이 고쳐진다고 생각하라고 마음먹는 법을 말한다.
그렇다.
누구에게나 힘든 여정이 있다.
그 힘든 속에 나아갈 방향이 보인다는데 다들 거기서 주저앉으려 한다.
나도 그럴지도 모르겠다.
내 경우는 초년에 고생을 많이 한 캐이스인데 돌이켜보면 암울한 때였다.
나보다 많이 산 이들의 경험을 듣다보니 깨우치는 게 많다.
희망을 얘기하는 희씨는 완전 파산하고집도 없는 상태이다.
그러나 그녀는 모든 걸 잃고나니 오히려 속이 편하다고 했다.
이제 다시 하나하나 구하는 기쁨이 더 크다고 한다.
김술
2011년 5월 17일 at 1:11 오전
좋은 글에 좋은 사진보며,
기억에 남는건 삽자루.
난, 내 인생을 삽질하고 있는건 아닐까…싶군요.
Lisa♡
2011년 5월 17일 at 1:23 오전
사진은 한강변을 산책하다 찍었는데
찍고보니 참 좋으네요….
삽질요?
아닙니다.
아마 최선을 다하고 계실 겁니다.
누구나 방법을 잘 몰라서 헤매는거지
최선은 다 한다고 봅니다
강정애
2011년 5월 17일 at 3:11 오전
리사님
초딩3년의 쪽지라?
깜짝 놀랬는데요
그애가 어디서 베꼈건 간에
대단한 센스!
허긴 누구 딸인데ㅡ
ㅡ그걸 보고 나같으면
눈물을 질금거렸을 듯
내가 좀 물러터지거든요
리사님
분위기가 바뀌면서
문득 입다물고
먼눈 뜨고
두손은 모으고
생각에 잠기게 하는 글!
ㅡ좋았어요
리사님의 만만챦은 내공이
엿보이드군요
이진우
2011년 5월 17일 at 4:32 오전
둘째딸이 대여섯살 되었을때 글을 배워서 제가 출근을 하거나 퇴근하면 편지를 써서 한장씩 주곤했습니다. 맞춤법이나 크기가 엉망이었는데도 얼마나 이뻤던지요. 그때 받은 편지를 제법 모아서 지금도 가끔 보곤합니다. 17~8년이 지났는데도 그때의 느낌이 생생하게 전해지곤 합니다. 위의 글을 보니 생각이 나서….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Lisa♡
2011년 5월 17일 at 2:52 오후
강정애님.
칭찬 감사드려요.
ㅠㅠㅠ…..
우리 딸이 베끼는데는 좀 앞서요. 한 번은
베껴서 시대회나가서 1등을 했어요.
구대표로 나가라는 걸 내가 알아보고
선생님께 베낀 거라고 말해서 취소를 시켰지요.
우리딸 웃기지요….
Lisa♡
2011년 5월 17일 at 2:54 오후
진우님.
자상한 아빠시네요.
이번에 나가수에서도 임재범이
초딩딸의 편지를 들고 나와서 보약이라고…
그 말 이해하고도 남습니다.
나중에 그 편지들을 앨범처럼 정리해서
결혼선물로 주세요—-ㅎㅎ
리나아
2011년 5월 17일 at 4:26 오후
이렇게 보관의 명수일 줄이야`하는 생각마저 들고…부럽네여..
지나고나니까 나에게도 저런 귀한 세월의 흔적들이 있었는데
잘 가지고있다가 어찌하여 다 없앴는지… 사라져버렸는지…
휴..이제 어찌할래야 어찌할수없네요 …아까워..해봤자지요~
김삿갓
2011년 5월 17일 at 5:40 오후
리사님 딸래미가 써준 배꼈던 안 배겼던… 그럴땐 웃는 게 아니라 가슴이 찡 해지지
안나요? ㅋ 정말 대견 스러웠겠습니다. 그 기분 충분히 이해 합니다.
저도 아이들 어렷을 적 물건들을 많이 보관 해두는 편 인데 그것이 올해 10 대 1 이나
되는 막내 전공 집입에 결정 적인 역활을 할줄은 꿈에도 생각을 못 했었죠,
그림 이라곤 근처도 못 가본 막내가 처음 생물과학 전공 지원 에서 디지니랜드에서
일하고 싶다고 건축과 로 옮긴다 해서 그림의 백그란운드 와 포폴리오가 빠삭한
지원자 들만 오는 곳 저는 절떄 안될줄 알았지만..그래도 그래? 그럼 한번 해봐 해서
안되면 그냥 니 전공에 있으면 되지 모 그랬는데 이 아이가 덜컥 진입에 성공을 했네요.
결정적인 무기는 포폴리오 라 할 수준은 아니지만 그림 못그려 봤다는 솔직함을 썼던
에쎼이와 유치원 떄 그린 어미고래 와 같이 있는 아기 고래 (지금 보면 그림이라 볼수
없는 수준) 그리고 어려서 부터 같이 여행을 많이 했어서 그랬는지 유치뤈 공작 시간에
나무 덩어리들을 풀로 붙혀 만든 특정 호텔 건물 형상 (이건 예상외로 잘 나왔음) 을
제출 해서 붙었다 하네요. 저느 그냥 생물학 쪽으로 있었으면 했는데 이거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고민 됩니다.
리사님 따님의 편지 글…. 읽어 보고 몇자 적어 보고 갑니다. 상쾌한 아침 좋은 시간
갖으 싶시요. 구~우벅 ^_________^
Lisa♡
2011년 5월 17일 at 10:14 오후
리나아님.
어쩌다 보관해 둔 작은 편지 하나가
잔잔하게 웃음과 감동을 주네요.
그래서 아이들은 예술입니다.
저도 어린 시절이 있었겠지만 지들도
어린 시절의 사진이나 물건들을 보면
좋아해요.
아기때 입던 옷도 몇 개는 놔두었답니다.
Lisa♡
2011년 5월 17일 at 10:16 오후
삿갓님,
축하드립니다.
하버드웨이팅이 앞번호라 잠도 안자고
발표 기다렸는데 너무 조금만 뽑는 통에
낙방이네요…ㅎㅎㅎ
올해 살벌하네요.
아무튼 디즈니랜드를 위한 작은 입성 잘 될 겁니다.
워낙 스스로 잘 하잖아요.
김삿갓
2011년 5월 17일 at 11:40 오후
감사 합니다 리사님.
하스도 세상에서 알아주는 보통 학교가 아니니… 힘내십시요. ^_________^
좋은 시간 되십시요. 구~우벅!!! ^_________^
Lisa♡
2011년 5월 17일 at 11:56 오후
으흐흑~~~
그래도 방긋!!
강정애
2011년 5월 18일 at 6:58 오전
f리사님
이번에는 너무 웃어서 눈물이 다 났어요
정직히기도 하셔라
대단한 용기였어요
따님한테 원망 꽤나 들었겠지요
허지만
이 앙다물고 하는
그런 엄마의 결단들이
결국 자식들을 크게 키우는
비결이 아니었는 지?
Lisa♡
2011년 5월 18일 at 7:54 오전
서울시 대회에 나갈 뻔 했어요.
정말 웃기죠?
선생님도 그걸 왜 모르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