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는 파는 사람으로부터 사는 사람에게 신념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사는 입장에서는 욕구 이전에 어떤 믿음이나
인정하는 부분이 있어야 댓가를 지불한다는 뜻이다.
삼청동 구석구석은 꼭 팔기 위한 집단이라기 보다는
보여주고 거기서 기쁨을 얻고 인정을 받고파하는 그런
이들끼리 모여 이룬 동네같다.
오랫만에 좋은 사람들과 삼청동으로 해서 북촌 구석구석
까지 두루 헤맸다.
그것도 야경을 보는 재미가 쏠쏠할 때 말이다.
손님이 있던 없던 제멋에 꾸려 논 가게들이 그리 예뻐
보일 수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골목을 돌고 돌아야 만나는 작은 갤러리도 반갑고
가슴이 깊게 파인옷을 입은 가게 주인을 슬쩍슬쩍
곁눈질하는 재미도 귀여운 동네다.
서울같지 않는 동네라고 옆에서 그런다.
서울같다는 게 뭘까?
바쁘고 복잡하고 인정없고 빌딩이 우선인 그런?
여기는 옛것과 새것이 공존하면서 곰살맞은 조화를 이룬다.
언덕 위로 올라가면 골목길마다 몇단 높이에 있는 한옥대문들.
골목길이라도 어둡지않게 다 불을 밝혀 두었다.
막다른 골목길도 재미있어라.
배는 부르지만 그래도 간만에 나들이를 한 촌사람(?)을 위해
서울에서 두번째 맛있다는 단팥죽은 먹고 봐야지.
그래써 배가 무지막지하게 불러서리 계속 걸어야만 했다.
걷다가 걷다가 골목골목을 걷다가 달무리도 보고
어느 재벌집의 경비도 게슴츠레 쳐다보고 정성껏 지은
한옥집의 장대석도 한번 밟아보고..그렇게 밤이 간다.
안국동인지 소격동인지 옥인동인지 팔판동인지 가회동인지..
아마도 재동인 것 같다.
내가 좋아하고 살고 싶어하는 동네.
어제도 그 곳을 재차 확인하는 기회를 가졌다.
크라운에서 하는 우드엔 브릭이 있는 그 동네이다.
언제나 살게 될런지…..
다니다보니 맹사성집터, 손병희집터, 이상재집터 등
간간이 그런 터들이 눈에 띈다.
옛날 사대문 안에 살던 출세한 양반들의 집터다.
어두운 골목에는 연인들이 술에 취해 사랑에 취해
연인모드로 엉켜있기도 했다.
부러운 것들…..일행 중에 한 명은 보기싫다고…ㅎㅎ
삼청동도 하루가 다르게 변한다.
주인이 바뀔 때마다 치장도 달라지니 잠깐쉬었다가면
다른 인테리어나 다른 상호로 둔갑한다.
공연히 사람을 들뜨거나 기분 좋은 차분함으로 만드는 동네다.
게슈타포라도 피해 내려간 지하방같은 곳에서 시간에 쫒겨
차를 마시다가 노닥거리다가 돌아오는 지하철은 깨끗했다.
우리나라 좋은 나라다.
확실하다.
지하철 좋지…우편배달은 세계 어딜 내놔도 최고다.
전자제품 A/S 세계최고이지, 교통편좋치…물도 좋고
유행따라 변하는 이런 삼청동도 있지.. 보고싶으면 당장
달려갈 수 있는 좁은 땅떵어리에 얼마나 정이 많은가.
요즘보면 좋은 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지하철 안, 신문을 넓게 펴든 남자가 틱장애인지 양다리와
입과 얼굴 근육을 쉴새없이 움직인다.
많이 걸었던 밤….그리고꿈길같던 삼청동.
TRUDY
2011년 5월 18일 at 2:34 오전
많이 걷던날 밤은 잠이 어찌나 달던지..
잘 주무셨겠네… 삼실에서 할일없어 컴과 놀고 있음.
돈벌기 엄청쉽넹! ㅎㅎ
TRUDY
2011년 5월 18일 at 2:34 오전
혹시 패드글라이딩 어디서 하는지 아시는지?
새처럼 훨훨 날고 싶어요.
바위섬
2011년 5월 18일 at 2:38 오전
사진으로 보는 삼청동의 밤 모습….
마치 외국여행 가서 밤거리를 구경하는 듯 합니다
사진배열이 정말 좋군요…
슈카
2011년 5월 18일 at 3:11 오전
저도 그곳 일대를 발길이 닿는 곳 따라 헤매었던 적 있는데 너무 행복했어요.
친구랑 살고 싶은 집을 골라보기도 하면서…
카메라 맨 사람들이 유독 많았던 동네이기도 했고요.
재주없는 저도 카메라를 들이밀고 싶어지더라니깐요.
서울에 그런 동네가 있다는 게 참 좋더라니깐요^^
Hansa
2011년 5월 18일 at 6:00 오전
리사님 글이 봄날 밤공기 같군요.. 하하
김술
2011년 5월 18일 at 6:34 오전
야밤에도 참 바삐 다니십니다, 아지매.
그 동네 많이 변했죠?
옛날 까까머리에 교복입고 누비던 동넨데…
삼청동,가회동,재동,안국동,원서동…
Lisa♡
2011년 5월 18일 at 7:55 오전
트루디님.
돈버는 재주가 탁월하신가봅니다.
부럽네요.
저는 쓰는 재주만 있다보니…..
쓰는 대회있으면 아마 일등은
못해도 이등은 할 겁니다.
어제 삼청동에 가니 트루디님 생각이 나더군요.
우리 우연히 마주쳤잖아요.
패러글라이딩요?
저기 유명산에서 많이 하던데..
Lisa♡
2011년 5월 18일 at 7:56 오전
바위섬님.
외국 못지않게 좋은 곳이지요.
외국가면 예쁜 골목들..그런 느낌이예요.
역사가 좀 없어서 그렇지만(가게역사)
Lisa♡
2011년 5월 18일 at 7:57 오전
슈카님.
갈 때마다 카메라맨들이 득시글하더니
어제밤은 전혀 안보이더군요.
정말 사진공부하는 학생들이 많은 동네죠.
구석구석 더 누벼야 하는데…ㅎㅎ
소리 잘 크죠?
Lisa♡
2011년 5월 18일 at 7:58 오전
한사님.
네—–5월의 밤요.
부유하는 봄의 속삭임과 함께요.
Lisa♡
2011년 5월 18일 at 7:58 오전
술님.
그 동네에서 다리 좀 흔드셨나봐요?
껌 좀 씹으셨던가….ㅋㅋㅋ
배 태윤
2011년 5월 18일 at 2:54 오후
Hello를 거꾸로 Olleh라고해서 히트 치던데 Lisa를 거꾸로하면 Asil이 되잖아요.
어떻습니까?
김삿갓
2011년 5월 18일 at 4:55 오후
흐~음 종로구 소격동 이 아직 있었군요. 제 고향이 거기 인데 사람들 한테 말 하면 잘
모르더라 고요. 그래서 전 하도 발전과 재개발이 빨리 되서 없어 진줄 알았고 제 고향
을 잃어 버렸는지 알았는데 여전히 있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ㅋ
좋은 시간 되세유…. 구~우벅!! ^__________^
Lisa♡
2011년 5월 18일 at 10:07 오후
태윤님.
제 이름은 거꾸로 하니 별로네요.
히트칠 조짐이 안보입니다.
Lisa♡
2011년 5월 18일 at 10:10 오후
삿갓님.
소격동 태생이시라면..
사대문 안 양반가문?
흠…그렇군요.
동네가 어디가나요?
6월부터 동네이름은 그대로지만
주소지가 바뀐다고 하네요.
무슨무슨동이 아닌 ‘로’로 바뀌어요.
듣도보도 못한 길 이름으로요.
그래도 새로워서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