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청산도

영화 ‘서편제’로 인해 많이 알려진 섬이라고 할 수 있는 청산도.

우리나라 섬 중에 18번째로 큰 섬이다.

당초 예상하던 크기를 뛰어넘는 섬이다.

섬의 둘레는19.2키로로 완도에서 배로 50분 거리다.

2007년 한국 최초로 슬로시티로 지정되었다.

청산도에는 빨리 뛰지도 말고 천천히 슬로길을 걸으며 즐기면 된다.

총 12개 코스로 나뉘어진 슬로길이 있고 제 1길이

서편제로 유명한 돌담길과 양옆의 청보리 밭이다.

지금은 청보리는 사라지고 양가로 유채와 양귀비꽃밭이 펼쳐져 있다.

청산도에서 청보리보기는 힘들다.

보리라고 하면 맥과 밀이 주로 많아 5월에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게도 해주는 황금들판이 종종 보인다.

주로 마늘밭이 주를 이루는데 5월에 마늘을 수확하기에

다니다보면 상큼한 마늘내음이 훅 끼친다.

해풍을 맞고 자란 청산도 마늘은 알아주는 상급마늘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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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호가 북채를 잡고 송화에게 노래를 시키는 장면이다.

참 마음을 찡하게했던 장면이자 진도아리랑을 부르며

청보리밭에서 걷던 장면과 함께 가슴 속에 각인되어있던

장면이다.

눈먼 송화가 살았던청산도.

진도아리랑 장면을 찍기 위해 정일성 카메라 감독은 5시간

반동안이나 조리개를 열어두고 돌담길을 멀리서 촬영을 했다지..

청산도는 트레킹으로 12 슬로길을 걷는 방법과 순환버스를 타고

도는 방식이 있는데 일인당 5000원을 내고 엑기스만 도는 작은

버스도 있다.

순환버스는 배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표를 끊어 타야하고

작은 순환버스는 자리가 있으면 바로 탈 수 있는 버스인데

제일 처음가서 다 돌고픈 사람이나 몇시간 안에 다 보고

배를 바로 타실 분들은 마지막 작은 버스를 권한다.

아주 괜찮은 선택이될 것이다.

제일 근사한 곳 3군데를 돌고 자유시간을 주는데 해설도우미가

같이 타서 구수한 사투리로 웃겨주고, 하도 설명을 잘해서

같이 더 지내고 싶은 시간들을 즐길 수 있다.

나는 김상일씨와 같이 돌았는데 너무나 재미있었고 이 분으로 인해

전라도 사투리가 너무 좋아졌다.

조선대 미대를 나오신 분으로 즉석에서 손님 캐리커쳐도 해준다.

위 슬라이드 사진 속에 그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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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도슬로길 트레킹을 다 돌고싶은 사람은 2박3일 정도 소요되고

산들을 다 돌고 즐기실 분들은 5박6일 정도 필요하다.

시간나면 가을에 일주일 정도 머물고 싶다.

가을의 청산도는 하늘과 바다색이 가장 아름다운 시기라고 한다.

빠질 수 없는 먹거리는 개발이 시급한데 아직 추천할만한 식당이 없다.

가이드가 추천한 식당 중에 부두횟집(해녀의 집)이라고 있는데

절대 가지말라고 말리고 싶다.

포악한 뺑떡어미스타일의 아줌마는 물론이고 식사의 질이 가격대비

여엉~~아니올시다이다.

나는 따로 떨어져 배에서 운치를 느끼며 홍삼과 전복을 먹었는데

정말 괜찮았다.

이런 경우는 흔치는 않은데 식당가 맞은 편 배타러 내려가는 쇠판을

내려가면 왼쪽에 고무다라이를 놓고 파는 아줌마다.

바로 옆에 정박해둔 배에 타서 먹는 맛은 일품이고 가격도 괜찮다.

아래 사진인데 홍삼 2만원 전복 2마리 1만원, 소주는 2000원..물론 소주는

거의 그대로 남겼지만..분위기상 한 잔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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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도에는 없는 것이 없따..

목욕탕이 재미있는데 2000 원 이란다.

하루는 남자, 하루는 여자로 격일제 남녀운영이란다.

소방서나 병원도있고 학교도 몇 개 된다.

물론 젊은 이들은 거의없고 나이 든 사람들이 섬을 지킨다.

귀농은 거의 없다고 해도된다.

바다에는 주로 전복을 키우고 전복 먹이인 미역과 다시마를

따로 양식을 한다.

여름엔 상하기 때문에 전복에게 미역과 다시마를 주지않아서

여름 전복은 맛이 떨어진단다.

전복의 쓸개는 미역과 다시마의 엑기스이니 다 먹어야 함은 물론이다.

전복의 노란 쓸개는암컷, 파란 쓸개는 수컷인데 그럼 전복은 어느놈이

맛이 더 좋을까요?

답은—–큰놈이다.

애플 406.jpg

청산도는 곡선의 섬이다.

곡선으로 이루어진 섬이고 곡선이 아름다운 섬으로

청산도를 다녀오면 우리의 마음도 곡선으로 변한단다.

멋진 해설이다.

다랭이 논들을 볼 수 있는데 전라도 사투리로는 다랑치 논이라고 하고

충청도 손님말은 자기네는 따배기 논이라고 한단다.

사투리는 정말 재미있고 아름답다.

해설가는 말이 막히면 주로 ‘거시기~~~’ 라고 하는데

정말 다 먹히는 말이다.

남방식 고인돌 3기도 남아있고 효행이 지극해 효열각이 많이 보이고

밭 가운데 묘를 만들어 죽음과 삶을 동일시해서 밭 갈다가도

묘에 기대서 쉬기도 하고 늘 함께 지낸다는 의미를 준다.

제일 인상이 깊었던 건 초분이라는 가묘도 있지만 정묘에 까만

천같은 걸 뒤집어 씌워둔 묘를 여러 기를 봤다.

바람이 많이 불어 묘가 상할까봐 미리 덮어두는 것이란다.

버스를 타고 지나가는 중에 봐서 사진에 담지 못했다.

아주 특이한 부분이라 외국인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줄 것 같다.

애플 405.jpg

논에는 구들장 논이라고 있는데 청산도에 많다.

비가 오면 물을 일정량을 고이게 하고 나머지는 흘러가게 하는데

그래서 물이 마르지않는 논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설계를한 논이다.

청산도는 섬치고 물이 풍부한 곳이다.

그래서 선박이 드나드는 작은 항구 외에는 거의가 농업이 주류이다.

청산도를 찾는 관광객은 4, 5월에 거의 다 오는데 그때는 섬이 아주

몸살을 앓는단다.

제일 시급한 문제가 적당한 먹거리를 찾는 일인데 군소라는 해산물을

이번에 처음 먹어봤다.

흐물거리는 검은 해파리같은 건데 적당히 말려서 꼬들꼬들할 때 초장에

찍어 먹으면 그 맛이 소라같기도 하고 버섯같기도 하다.

막걸리 안주로 좋다고 한다.

돌담길로 이루어진 상리마을은 일부러 꾸며놓은 건 있지만 그래도 갸륵하다.

청산도는 행정이 아주 단합도 잘되고 믿음직한 섬이었다.

마지막으로 농협 2층에서 장기간 전시되는 중학생들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데

반드시 가볼 곳으로 권하고 싶다.

믿어지지 않는 중학생들 작품으로 <청산도보다 더 아름다운 청산도>가 그 제목이다.

애플 435.jpg

16 Comments

  1. 바위섬

    2011년 5월 26일 at 12:44 오전

    신출귀몰…
    언제 청산도엘 다녀오셨나???…

    그렇잖아도 내년에 퇴직하면 청산도엘 다녀오려고 계획중인데…
    그때 이 포스트 활용하면 대단히 유익할거라 사료되옵니다..
    지금 스크랩해둡니다..   

  2. Lisa♡

    2011년 5월 26일 at 12:49 오전

    바위섬님.

    이거 스크랩 잘 하셨어요.
    본문으로 풀어드릴까요?
    제가 가보니 정보를 알고가야
    잘 볼 수 있어요.
    빠른 시간에 보고나오시려면
    꼭 작은 순환버스를 타셔야해요.
    모르고 탔는데 탁월한 선택이었거든요.
    제대로 여행다운 여행한 사람은
    33명 중에 저알 제 친구 두명이랍니다.   

  3. TRUDY

    2011년 5월 26일 at 1:29 오전

    공기가 맑아서 사진도 깔끔하네요.

    서울은 먼지가 어찌도 이리 많은지
    연탄불과 숮으로 길바닥에서 음식을 구워 먹어서
    더욱 시커먼 먼지가 장난이 아닌데 맑은 공기를
    위해 서울시는 더욱 노력해야 할듯 보입니다.

    훌쩍~ 팔도 강산을 두루두루 涉獵 하시는 분 멋쟁이!
       

  4. Hansa

    2011년 5월 26일 at 1:37 오전

    자연스러움과 질박함과 ‘돈’이 잘 어울리지 않습니다.
    차츰 돈에 물들어가는 섬이 안타깝습니다.
    그렇다고 퇴보가 옳은 건 아닐 테고요.
    발전의 아이러니일겁니다… 하하

       

  5. Lisa♡

    2011년 5월 26일 at 1:57 오전

    트루디님.

    흐린 날인데도 괜찮죠?
    전날은 날이 너무 좋더니
    청산도에선 좀 흐렸지요.
    그래도….서울 공기 맑아지면
    얼마나 좋을까요?   

  6. Lisa♡

    2011년 5월 26일 at 1:58 오전

    한사님.

    저도 그런 부분이 늘 예민해지더군요.
    아이러니함이지요.
    어쩔 수 없는..
    그렇다고 그들더러 순응하라고도 하기 그렇고 말이지요.   

  7. 강정애

    2011년 5월 26일 at 6:56 오전

    리사님
    무슨 일이 있으신가?
    어디가 아프신가?
    늘 부지런하던 양반이
    느닷없이 잠잠하신 게
    영 마음에 걸리는 판인데ㅡ
    오호라1 이런 작품 만들려는
    꿍꿍이가 따로 있었구만요
    리사님 사진솜씨엔 감탄 또 감탄
    슬그머니 훔쳐 갈랍니다
    추천도 올리구요
    스라이드의 사진들은
    눈에 익어 더 정겹네요   

  8. Lisa♡

    2011년 5월 26일 at 9:11 오전

    강정애님 때문에 아프면 안되겠어요.

    저 모레 또 미국가요.
    한 일주일…놀래지 마시길~~
    사진 흐린 날이 아니었다면 더 좋을텐데..
    해남 사진들은 다 쨍 합니다.
    곧 올릴께요.   

  9. 김진아

    2011년 5월 26일 at 9:59 오전

    빨강,파랑의 지붕 색깔의 사진..지나가길래 얼른 다시 붙잡아서 보고 또보았어요.
    이와 비슷한 사진의 한지 그림이 제게 있거든요.

    참 예쁜 섬이예요. 청산도…

    ^^   

  10. Lisa♡

    2011년 5월 26일 at 10:08 오전

    진아님.

    청산도 가보셨나요?
    섬 자체가 아름답더군요.
    깨끗한 편이고…
    청소가 잘 되는 이유가
    쓰레기 소각장이 있더군요.
    나무들 길이 잘 가꾸어져 있구요.
    후박나무길, 단풍나무길…그런 길요.

    ㅅ   

  11. 옛멋

    2011년 5월 27일 at 9:20 오후

    작년에 자도 다녀왔는데 저와 비슷한 시기에 다녀오신것 같아요^^
    전 무박2일로 가서 바브게 돌고 왔거든요.
    청산도의 모습이 아직까지 눈에 선 합니다.
    바위틈에서 흐드러진 부채손이가 아직도 그려지네요.   

  12. 강정애

    2011년 5월 28일 at 5:25 오전

    ㅎㅎ리사님!
    아무렴요 철인 리사님
    그 이미지가 께지면 안되죠!
    모쪼록 건강하시고요
    좋은 글 많이 올려 주세요

    리사님 !
    졸업식에 가사는군요
    축하합니다 쓰리 더불로요
    그동안 수고많이 하셨지요
    보람과 기쁨 만끽하시기를 ㅡ
    리사님
    졸업식 혼자만 보시고
    시치미 뚝 뗄 생각은 아니겠지요?
    우리들도 그 졸업식이
    보고 싶답니다

       

  13. Lisa♡

    2011년 5월 29일 at 1:31 오전

    옛멋님.

    부채손이…어떤 식물을 말하시는지
    말 것 같네요.
    다녀오셨군요.
    ㅎㅎㅎ   

  14. Lisa♡

    2011년 5월 29일 at 1:32 오전

    정애님.

    울 아들이 졸업식에서 답사까지 하는데
    아이들이 엄ㅁ가 나서고 나가서 사진찍고
    그러는 걸 통 싫어해서 어쩔지 모르겠어요.
    아들이 어려워요.
    그래도 오믈 맨하탄에서 손잡고 다녔어요.
    가만있더라구요.
    내가 껴안고 뽀뽀해도 (공항에서) 가만있고..   

  15. 강정애

    2011년 5월 30일 at 6:47 오전

    리사님!
    세상에나!
    이드님이 답사까지!
    그쯤되면
    리사님 내외분 기분이 어떨지?
    발바닥이 땅을 딛고섰는지
    하늘로 솟았는지
    분간이 안되겠네요
    그렇게 잘낭 아들이니
    어려우실만도 합니다
    거듭 축하1
    갈채를 보냅니다   

  16. Lisa♡

    2011년 5월 30일 at 10:10 오전

    정애님.

    뭘 그 까이것 갖고…

    미안스럽게…..ㅎㅎ

    어젯밤 꿈이 안좋던데….걱정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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