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도강산(흑두부전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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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임아줌마~~~~"

웃음이 절로 나온다.

(내가 요로코롬 올릴 줄 몰랐지러?)

일행들이 두륜산케이블카를 타러 간 한 시간동안

대흥사를 갈 것인가? 가까운 등산로를 산책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다가 가까운 등산로를 산책하고(너무 좋았다)

두릎을 몇가닥 캐어서 들고 내려오는 길..

두륜산 케이블카 타는 바로 20미터 아래 음식점 동네.

이런 곳이 장사가 될까? 했지만손님들이 오는 철엔 붐빈다고 한다.

아줌마는앉아서 혼자 말린 고사리를 다듬고 있었다.

"아줌마….두부되요? 장사하지요?"

좀 썰렁해 뵈였던지라 물어보고 들어갔다.

한 시간동안 두륜산 막걸리와 두부주세요.

청산도 못된 아줌마 집에서 밥을 그대로 남기고 나온터라 출출했다.

우리는 살이 안찌는 두부로 먹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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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륜산 막걸리는 너무 컸다.

그래써—-아줌마까지 같이 한 상에 앉은 것.

내가 캐온 두릎은 뜨거운 물에 살짝 삶았다.

향기에 미친듯이 먹어치우다가 모르고 사진을 놓쳤다.

아줌마는 같이 마시자는 말에 부엌으로 가시더니

손수 캐온 엄나무 나물을 갖고 나오셨다.

세상에—-그 몸에 좋다는 엄나무 나물을..

쌉싸름한 기운이 온 몸에 퍼지면서 그다지 막걸리를

좋아하지 않는데 두륜산 막걸리 너무 맛있었다.

애당초 반만 먹을께요—-요요요—다 먹을께요—-

연전에 유선장여관에서 먹은 맛과는 차원이 다르다.

같은 상표인데 사람이 달라서겠지?

아줌마는 다시 들어가시더니 이 번엔 또 손수 산에서

캐온여린 취나물과 죽순을 갖고 오셨다.

아줌마아~~~~왜 이러셔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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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의 배추가 그냥 배추가 아니다.

척 먹어보고 이거 너무 맛있다고 하자

아줌마말이 이 배추로 말쌈할 것 가트며는…

겨우내내 눈과 서리를 맞고 자란 배추를

1월 설이 지난 다음에 담근 김치란다.

이 김치는 여름까지 먹는다고 하는데 까딱없단다.

군내 하나없이 깔끔한 맛이 똑 떨어진다.

재수다~~~~

음식점의 유명세로도 가지만 이렇게 주인 아줌마의

정겨움으로 포스팅하기는 처음이다.

두부도 서리태를 골라골라 알짜배기만으로 만든단다.

흐미~~~아줌마, 최고여!!

시기와 분위기 잘타면 온갖 거 다 나올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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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나무는 본래 온갖 병에 다 좋다는 약효가 있다.

엄나무는 암을 이겨낸다고 알려져 있다.

오래 전에 산에서 만난 약초군 할아버지들이 말씀해주셨다.

엄나무는 귀해서 깊은 산에 가야한다고도 했다.

이번에 알았는데 황칠나무가 있다.(해남에)

황칠나무는 궁중의 노란 황금색을 칠할 때 얻는 나무재료인데

연한 잎은 그야말로 약이라고 한다.

한군데서 팔았는데 바로 올라오는 날이 아니라 사질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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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아래 접한 식당은 바로 따서 먹는 보약이 있다.

아줌마 말이 종업원은 구하기도 힘들고 사람을 사서

같이 약초나 나물을 캐러 다닌다고 한다.

자기 집 것은 다 직접 딴 걸로 순수한 맛 그대로란다.

아니 진짜 간을 많이 하지않아 재료의 맛이 그대로다.

불친절한 종업원을 보면 마음이 아프지만 내보내거나

혼을 내지 못하는 건 사람 구하기가 힘든 동네란다.

울며 겨자먹기로 참는다고 한다.

에그—도시나 시골이나..인간이 말썽이여~~

아무튼 두륜산 케이블카 타러 가면 꼭 가보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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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남군 삼산면 구림리(대흥사케이블카입구)

☎ 061) 533-6007, 2336

HP 018-893-6007

팔도강산.

주차장 아무곳이나 널널….

막걸리 엄청 큰데 6000원.

4 Comments

  1. Hansa

    2011년 5월 26일 at 1:45 오전

    흙부두집 바로 옆 무슨 호텔 온천목욕탕은 여름에는 가끔, 겨울에는 거의 매일 들립니다
    물이 아주 좋거든요. 하하
    흙두부집은 한 번도 가보질 않았답니다.
    관광지근처 밥집은 불결하고 맛이 없다는 선입견 때문에요..
    맛이 괜찮았다니 다행입니다..

       

  2. Lisa♡

    2011년 5월 26일 at 1:59 오전

    한사님.

    온천 호텔 큰 거 있더군요.

    다음에 가시면 여기 계절 잘 맞추어 가보세요.
    하긴 해남에서야 지천이 보약이죠?   

  3. 6BQ5

    2011년 5월 26일 at 2:20 오전

    저도 작년 가을 친구들과 보성 갔다온뒤 좋아서 이달초 한국 나가서 서울에는 볼일 보느라 딱 닷새만 머물고 혼자서 여수, 순천,목포,제주 등등 열흘정도 돌아 다니다 왔는데 남도 에서 먹었던 (특히 목포에 묵었던 모텔 사장님 안채에서 막걸리 두병에 (배추 김치, 돌산 갓 김치 에 두부 한모 삶아서 안주 삼아…) 각각의 나물과 김치 등이 아직도…

    전라도 의 음식은 정말 예술의 경지 에 있다고 생각 합니다.

    미각의 즐거움을 진작에 알았 더라면 대학때 잠깐 만나던 목포 아가씨와 잘해 보는거였는데….

    사진속 음식들 두루 맛있어 보입니다.   

  4. Lisa♡

    2011년 5월 26일 at 9:07 오전

    6BQ5님.

    서울 다녀가셨군요.
    목포…좋치요.
    여수, 순천, 목포, 제주 다 좋은 곳만
    골라 다니셨네요.
    물론 일 때문이겠지만 말입니다.
    전라도 음식–저도 상당히 좋아하지요.
    특히 검은 굴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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