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짐이 7개 핸드캐리 1개, 우리부부짐이 1개 핸드캐리 3개, 시누이의 짐이 2개에 핸드캐리 2개.
뉴욕에서 이사를 하는 아이들 짐은 바로 박스에 넣어 대학으로 부친다해도 엄청난 짐이었다.
시누이는 자주 다녀도 늘 짐이 많고 이번에 큰딸인 벤소니 소냐의 7월 결혼으로 어쩌면 짐이
하나 더 늘어날지도 몰랐는데 줄이고 줄여 그나마 부치는 짐이 2개였고 핸드캐리 하나는 웨딩
드레스였다.
일부러 남편과 나는 짐을 하나로 만들고 가방 하나에 이민가방 하나를 넣어 따로 갖고 가
아이들에게 남은 소소한 짐들을 넣으라고 건네주었었다.
우리의 핸드캐리짐 중에는 남편의 양복이 두 벌이 있었는데 솔직히 그 부분이 마음에 안든다.
떠나는 날 아침에 택시를 한대 불렀다.
짐이 너무 많아 한 차로 가기는 애시당초 글렀기에 아침 9시반까지 오라고 했다.
늘 10분 전까지 오던 택시가 정시가 되어도 소식이 감감해서 전화를 했더니 얼빵한 아저씨가
밤으로 알았다며 30 후에 도착한다고 기다리라는 것이었다.
나와 남편은 아시아나로(저렴한 티켓을 구하다보니) 나머지는 대한항공이어서 터미널이 달랐다.
게다가 우리팀은 1시 출발이고 대한항공은 2시 출발이어서 우리 시간에 맞춘 셈이라
시간은 비교적 넉넉했다.
아이들이 먼저 떠나고, 우리 택시가 도착해 짐을 싣기 시작하자 남편이 짐이 옮기니까
시누이랑 기사가 절대 만지지말고 가만두고 먼저 차에 타시라는 거였다.
어딘지 모르게 아저씨가 굼뜨고 얼빵해보이는 게 늦게 온 것 부터 탐탁치 않았다.
그런 연유로 우린 먼저 차에 탔고 길은 한 차선 공사로 인해 차가 엄청 막혀 11시 5분에
공항에 도착해 먼저 1터미널에 누나를 내려주자 누나는 우리더러 내리지말라며 바로
짐꾼을 불러 빨간 가방과 이민가방을 내리고 드레스와 애지중지하는 프라다 기내용 가방을 내리는 걸 봤다.
이상하게 짐이 좀 빈다는 생각이 얼핏 스쳤지만 아무 생각없이 4터미널로 향했다.
기사가 저 분 짐 내리니 이 쪽 짐은 몇 개 안되네요..할 때도 몰랐다.
4터미널에 도착해서 보니 세상에 우리 짐 중에 가장 메인 짐인 큰 트렁크 하나가 안보였다.
하늘이 노랗고 빙글빙글도는데 아저씨는 분명히 KAL에서 내렸다는 것이다.
그리고는 기사차에 아무 것도 없는 걸 확인하고 우선 당황하는 기사를 보냈다.
이미 누나는 로컬전화를 반납하고오는 길에 갤럭시를 켰는데 접촉이 안되어 고장이 났다며
별꼴이 다 있다고 하는 걸 기억했다.
밀린 도로로 인해 오히려 늦게 도착한 아이들이 먼저 우리에게 왔다.
아이들이 KAL로 가서 확인하고 전화를 하겠다며 부리나케 KAL로 갔다.
1터미널에서 4터미널까지는 만만찮은 거리라 운행중인 바트나 차로 다녀야 한다.
1- 1터미널에서 누나짐을 내릴 때 짐을 빼기 위해 내리고는 누나는 자기 짐만 챙기고
가버렸을 경우, 길에 덩그러니 남았을 짐.(가장 최악)
2- 기사가 집 앞의 짐을 하나 빠뜨리고 넣지 않았을 경우..이것도 누가 짚어가면?
근데 그 동네는 절대 짚어갈 사람이 거의 없는 동네고..
3- 누나가 같이 내려 3개라 싣지 못한 채 챙기고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음.
세상에 이런 일이..그 와중에 잃어버렸을 경우, 내가 가장 피해볼 품목을 머릿속으로
그리며 중요하고 없으면 안될 게 무언가를 그리고 있는 리사.
사실 그 속에는 구두 3켤레(그 중 하는 미국서 산 훼라가모)와 옷 뿐이다.
잃어버려도 하는 수 없으며 그다지 중요한 건 없다고 마음을 비웠지만 얼굴은 질려있었다.
아이들이 연락이 왔는데 고모는 짐 2개를 갖고 들어가버렸고
터미널 앞에는 홀로 뒹구는 짐이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이며짐꾼을 붙잡고
물어봐도 그런 짐은 없다는 것이고 분실물 센터에도 그런 건 없다는 연락이다.
다리에 힘이 없다.
미국은 로밍을 하면 전화벨이 울리는 순간부터 전화비가 나오고 그 비용이 만만치 않다.
한 두통을 아이들과 쓰다가 그것마저 과다하게 썼다간 3중으로 손해다 싶어
아시아나 직원에게 도움을 청해 로컬 전화를 좀 쓰자고 했다.
뉴저지의 집으로 전화를 했다.
조카인 아이비가 방학을 어제해서 집에 있지만 보통 특별한 성격인 그 아이는핸드폰도 없고
전화기에 모르는 전화가 뜨면 전화를 받지 않는다.
게다가 지난 밤 늦게까지 파티를 한 그 아인 우리가 나올 때 잠에 곯아떨어져 있었다.
세상에 어쩐 일로 아이비가 전화를 받았다.
똑똑한 그녀가 바로 하는 말이 현관 앞에 가방이 있었으며 자기가 갖고 나오겠다는 것이었다.
그래 네가 23일에 서울올 때 갖고 와….하고는 끊고 아이들에게 전화를 하니
이미 아이들도 아이비와 통화를 한 뒤라 내용을 알고 있었다.
"엄마, 언니가 갖고 나온대.."
느긋하게 있던 시누이는 누나대로 안에서 시간이 되어도 먼저 출발한 아이들이 안들어오자
탑승해야 하는데하며 ..발을 동동 구르며 찾는 방송을 하고 난리였다.
이런 황당한 일이…
택시 회사와 기사에게 컴플레인을 하려고 전화를 하자 일체 전화를 안받았다.
남편은 늘 꼼꼼하고 이런 실수는 없는 사람이다.
그래서인지 용납을 못하고 자신인지 누구에게인지 모를 화를 내고 있는 표정이다.
이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누나는 미리 들어가 쇼핑을 하고 있었다.
23일에 입국할 아이비가 들고 올 가방에 남편의 와이셔츠와 속옷과 약이 들어있었는데
특별히 고민할 것은 남편의 약이 문제였고 몇 가지를 사야한다며 고민했다.
뭐 하나라도 제대로 처리가 안되면 하늘이 꺼지게 고민하는 남편을 보니 짜증이 났다.
오는내내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고 인천공항에 도착을 한 시간 먼저 한 우리가 30분 정도 기다리니
아이들과 시누이가 도착했고 자초지종을 아이들에게 들은 시누이는 멍청하다며
2명이나 있으면서 자기 짐을 못챙겼냐며그 일로 나와 수다 떨기에 바빴다.
너무 놀랜 건 그때…세상에…만상에…우리 짐이 바로 도착을 해 아이들이 밀고 왔다.
아니? 이게 왜 여기에? 23일에 아이비가 갖고 온댔는데…
무슨 소리하느냐며 다들 나와 남편에게 반문한다.
아이비가 부리나케 들고 공항으로 왔고 아이들은 2시 비행기에 1시반 넘어짐을
받았다고 그 시간동안 똥줄이 탄다는 말이 실감났다고 한다.
모든 차가 렉서스로 보였으며 막판엔 비행기 놓치는 줄 알았다고 한다.
그 와중에 우리부부가 짐을 4개 아시아나에 실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휴~~
이렇게 그 황당하던 짐 분실사건은 끝을 맺었다.
이 일은두고두고 우리 가족 입에 오를내릴 것이다.
그렇게 여행을 다니고뉴욕을 오가도 이런 일은 처음이고
택시가 시간에 오지않은 것도 처음이다.
띨빡한 기사가 이런 일을 초래하긴 했지만 나와 남편도 마찬가지로
실수를 한 것이다.
일일이 차에 실은 짐을 챙겼어야 했다.
시누이 집 앞에 시누이 차가 주차되어있었고 아이비 차가 주차되어있었는데
짐이 많아 그 사이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던 모양이다.
그래도 공항서 잃어버린 것이 아니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제서야 남편 얼굴이 조금 펴지는 걸 볼 수 있었다.
발을 동동구르며 차들만 바라봤을 아이들과 시간내에 오느라 그 막히는 길을
뜷고 급하게 왔을 아이비를 생각하면 기가 막힌다.
살다보니 별 일이 다 있지만재미있는 에피소드로 남을 일이다.
지나고 나니, 무사히 찾고나니…
Grace
2011년 6월 7일 at 8:06 오후
정말 큰일날 뻔 했군요….
하늘이 노래졌다 하애졌다 했겠어요…ㅎ
Lisa♡
2011년 6월 7일 at 10:20 오후
네———–정말 당황했답니다.
그런 일이 내게 생길 줄은 정말 몰랐구요.
진짜 길거리에 두고 온 줄 알고 얼마나 당황했던지.
영어나 잘 하나…ㅎㅎ
4me
2011년 6월 7일 at 10:41 오후
ㅎㅎ
한편의 영화를 보는 것 같습니다.
그 중의 가장 인상적인 단어…
얼빵, 띨빡…
이거 아무나 알아듣는 것 아닌데요.
리사님,
수고 많으셨네요.
또 한 고비, 커다란 고개를 넘으심을 축하합니다.
고생 끝, 이제부터 행복시작! 하세요.
뉴욕은 언제나 혼이 나가더군요.
김삿갓
2011년 6월 7일 at 10:52 오후
아휴! 글 읽으면서 너무 복잡해서 골이 띵.ㅋㅋ ^____________^
하지만 해피 엔딩이라 좋네요.
저는 여행할떄 짐이 싫어 그냥 거의 맨손 수준 입니다. 필요한 옷이나 물건은
싸구려로 현지 조달 하고…입었던 팬티나 양말은 그냥 쓰래기통으로… 근데 한국선
어떨떈 호텔 방 치워 주시는 아짐마들이 쓰레기통에 있는걸 꺼내서 꺠끗이 빨아 목욕탕
에 널어 주고 가시는 분들도 있었 어서 인정이란걸 진하게 느껴본 적도 있었습니다. ㅋ
누구나 집 나오면 고생이죠… 저도 모국 방문땐 일주일을 못 넘기고 언제나 4박 6일
정도로 잡습니다. 아무리 좋은 호텔에 있어도 하코방 같은 제 집이 생각나서…^_______^
와 두번 다시 읽어 봤는데도… 무쟈게 복잡했던 상황이 였네요. 남편님 인상쓰신것
이해가 됩니다. 좋은 시간 되세유!!! ^________^
Lisa♡
2011년 6월 7일 at 10:53 오후
4me님.
방가방가…오랜만….ㅎㅎ
그 단어 재미있죠?
제가 좀 얼빵하고 띨빡하답니다.
이런 일이 생기리라고는 정말 상상조차불가입니다.
지나고나니 재미도 있네요.
공항에서 당황했을 저를….ㅋㅋ
Lisa♡
2011년 6월 7일 at 10:54 오후
삿갓님.
복잡해서
안쓰려다가
다른 분들 앞으로
꼭 짐 갯수 챙기시라고…
화창
2011년 6월 8일 at 12:31 오전
나도 상해 홍차오공항에서 짐이 바뀌어 황당했던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잘 풀어 쓰면 재미있는 포스트가 될터인데 30분 이상을 블로그에 집중하지 못하고 잠시 잠시 들어오기 때문에 언제 올리게 될지 영원히 못올리게 될지 모르겠네요!
김술
2011년 6월 8일 at 12:51 오전
띨띨한 아지매같으니라구…
외계인 망신은 혼자 다 시키시구…
그나마 세쌍둥이중 하나 놓구왔으면
완존히 ‘나홀로 집에’ 외계인버젼 찍는건데…
김진아
2011년 6월 8일 at 1:10 오전
아이고, 손에 땀이 다 나네요. 어찌 되었나 하는 마음에..
상황별로 정리하신것 보곤 더더욱이요.ㅎㅎ
그래도, 다행중에 다행이죠.
전, 그래서 애들이고 짐이고..다 먼저 앞세우고 맨 뒤에서 정리합니다.
워낙에 잠깐 건망증이 심해서요.^^
박산
2011년 6월 8일 at 2:13 오전
결과적으로 좋은 경험을 했다는 생각
여러 식구가 음직이자니 아마 그러고도 남을 듯 짐작이 갑니다
아마 다음부터는 조심조심할 것입니다
Lisa♡
2011년 6월 8일 at 12:08 오후
화창님.
풀어서 써보세요.
함 볼게요.
16일에 오실거지요?
많이 기다리던데…
30 분이상 하기 힘들다구요?
30분은 금방 가던데..
1시간은 하셔야지요…ㅎㅎ
Lisa♡
2011년 6월 8일 at 12:08 오후
술님.
아이 한 명은 두고 왔어요.
ㅎㅎㅎ
13일에 들어옵니다.
외계인 망신이니 다행이지요.
인간망신 아니고 말이지요.
Lisa♡
2011년 6월 8일 at 12:09 오후
진아님.
하기야 그 집도 식구수가 많으니
어디에 가더라도 늘 조심해서 잘
챙겨야 할 겁니다.
식구가 많다보니 늘 에피소드가..
남자 아이들은 더 그런데..진아님이
워낙 잘 하시니까 거긴 염려없어요.
Lisa♡
2011년 6월 8일 at 12:10 오후
박산님.
결과적으로 하나의 충고적인 일이지요.
다음엔 반드시 수를 셀 테니까요.
추억
2011년 6월 11일 at 11:55 오후
심장약한 사람은 여행을 못 다니겠어요…ㅋㅋ
Lisa♡
2011년 6월 12일 at 2:10 오전
잘 챙기시면 상관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