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끝나자 대뜸 나는 말했다.
"우리나라에 이런 배우가 없을까?"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로의 코파카바나 해변이다.
제목이 말하듯이 여기서 코파카바나는 어떤 꿈이자
열망이자 가고픈 도시의 이름이다.
마음 속에 늘그리는 이상향 같은 대상이다.
어떤 인물 캐릭터를 잘 나타내는 영화나 소설을 좋아한다.
흥미로운 인물이나 이해가 안되지만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인물,
또는 변태가학적인 특이한 인물이 나오는 영화를 볼 때면 어김없이
눈이 초롱초롱해진다.
그런 인물로 나와 히트를 친 배우가 송새벽이다.
코파카바나에는 자유분방하고 철이 없고 그러면서도 정이 많으며
인간적이고 즉흥적이며 대략난감형의 엄마가 나온다.
대책이 없는 여자이지만 결코 밉지않고 귀여운 캐릭터인데 그 속에
내가 있고 그녀가 있다.
50% 정도는 나와도 많이 닮아있었기에 영화내내 한숨과 함께 웃음이 나왔다.
위페르의 깊이있는 연기가 주는 그 매력을 어찌 표현할까.
친딸(롤리타 샤마)과 함께 공연하는 이사벨 위페르.
그녀가 나오는 수많은 영화 속 캐릭터 중에 이번엔
제법 밝은 역할을 맡았다.
그녀에겐 빨간색이 어울린다.
빨간 루즈, 빨간 립스틱, 빨간 구두.
여기선 빨간 브라질 축제의상에 끼는 깃털 화관이다.
회사직원들 중에 독특한 불평투성이 여자도 있다.
엄마의 분방함이 싫어서 결혼식 초대를 않는 딸.
브라질풍의 음악과 위페르가 입고 나오는 빈티지
현란한 의상도 볼만하다.
삶의 방식에 번호가 있다면 어떤 번호를 선택해야
정답이거나 잘 살았다고 할런지 아무도 모른다.
그저 자기취향대로 살 뿐이다.
코파카바나를 보면서 내 삶도 어느 곳으로 가고 있는지
또 어떤 태도로 삶을 대하고 내 자유의 방향은 어디인지
여러 생각을 하게된다.
만족함을 안겨주는 영화다.
프랑스적인 극히 프랑스다운 영화.
무임승차한 딸을 축하해주는 엄마를 보며 귀를 뚫은 아들이
그렇게 마음에 들던 나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방한한 위페르.
마침 개봉과 함께 그녀의 사진전이 송파구 방이동
한미미술관에서 열리는 까닭이다.
주름이 자글거리는 그녀의 얼굴과는 달리 그녀가 추구하는
의상과 사고방식은 아직도 나이 60과는 거리가 멀다.
53년생.
세계 3대 영화제의 주연상을 다 휩쓴 프랑스가 낳은 명배우다.
김진아
2011년 6월 10일 at 8:16 오전
피아니스트…처음 영화 보고 깜짝 놀랬어요. 그 내용에 놀라고,
그때 냉정하고 완벽한 독신녀 역활을 했던 이자벨 위페르의 연기에 놀랬죠.
2001년도 작품에선 마흔살의 독신녀로 나왔는데 ㅎㅎ
53년생이라니..우와우~~~
쉬리님의 블로그에서 영화 내용을 읽어보곤 좀 궁금해지고 보고 싶은 영화로 메모되었습니다…..이자벨 위페르…그런데..그녀의 표정엔 참 묘하게도 습한 바람이 부는 듯한 느낌은 떠나질 않네요…
Lisa♡
2011년 6월 10일 at 9:22 오전
진아님.
피아니스트 파격적인 소설이고
그걸 영화화 한 거지요.
내용이 상당히 충격적이지요?
거기서도 약간 집착하는 역의
노처녀로 정말 기가 막히게 했지요,
그 습한 표정이 그녀의 무기입니다.
강정애
2011년 6월 11일 at 5:38 오전
리사님!
선수 치셨네요
이자벨-위페르 주연이면
그이름만 듣고도
쫓아가서 보게되는 –
마력을 지닌 여배우
제가 원래 불란서 영화를 좋아하는지라
피아노니 8명의 여자들은 물론이고
이것저것 많이 본 편인데요
내가 정작 그녀한테 꽂힌 건
(친밀한 이웃들)이었어요
변태남편한테 시달리다가
정신과상담을 예약했건만
애굿게도 옆방 세무사 방문을
밀고 들어가게 되면서
운명처럼 엮이게 되는 얘기들-
결국 자신의 참 자아를 찾고
남편과 이혼한 후 이사해서
발레교습소를 차려 독립하지요
6일 현충일 연휴라
모처럼 친구들과 인사동 약속
나간 김에 영화한편 챙기려고
네이버에 들어가 봤더니
코파카바나 이자벨 위페르가 떳드라구요
유감스럽게도 허리우드에서는 아닌지라
꿩대신 닭으로
독일영화 샤샤를 보고 들어왓거든요
이글을 어제 들어와서 보고는
급하게 그냥 아갔는데
계속 빚진거 같이 뒷맛이 찜찜
오늘도 그냥 나갔다간
주말내내 기분이 개운치 않을 것 같애서ㅡ
Lisa♡
2011년 6월 11일 at 3:05 오후
강정애님.
저도 그영화 봤어요.
친밀한 ~~요.
샤샤는 어땠어요?
볼까요?
저 독일 영화 좋아해요.
위페르 팬이시구나.
그럼 방이동에도 오시겠네요.
우리집에서 가까워 저는 좋지만…ㅎㅎ
허리우드에서 샤샤를?
강정애
2011년 6월 13일 at 6:59 오전
리사님!
휴일 하루 쉬고 나오니까
읽을거리가 엄천 많이 올라왔네요
난 다 읽지도 못하겠어요
리사님 발바닥에 불나겠어요
리사님 !
그 낯선 이름의 상영관이 방이동에?
집에서 일터까지
왔다갔다 하는 것 만으로도
쩔쩔매는 걸요 유감이네요
샤샤는
친구들이랑 셋이서 봤는데요
화면은 비디오카메라로 잡은 듯 한 영상도
가끔씩 등장하는 독립영화 수준이지만
나름 볼만해서
감동먹은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웬걸 동행친구들은
그런 나를 외계인 보듯ㅡ
방금 보고나온 그 영화가
먹을거리 라면 잽싸게 뱉아내고
비누로 입을 씻기라도 할 기세더라구요
내용이 피아노렛슨 선생과
학생 샤샤 주변의 얘기거든요
그들이 게이라는 게 문제였죠
내 친구 둘은 5星級 개신교인들로
율법의 멍에로 부터 자유롭지가 못해요
항문섹스는 하느님 질서를 깨부수는
저주받은 행위라고요
인간이 피아노라든지 바레라든지
자기 본연의 끼 ㅡ 정체성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처럼 ㅡ 性정체성도 타고 나는 것이라
자기 자신들도 어쩔 수가 없나보다고
비록 보기에는 딱하지만
범죄인들 보듯 해서는 안된다고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은 아이에게
변호사가 되라 하고
춤 추고 싶어 몸이 움찔거리는 아이에게
회계사가 되라하고
그러는게 얼마나 부당한 일인지는 아는
그애들을
나름 설득을 해 보기도 했지만 막무가내 였지요
허지만 아들을 훌륭한 피아니스트로 키우려는 꿈 하나로
고달픈 이민자로서 맥주집을 운영하든
그 부모에게는 ?
날 벼락이 따로 없겠죠?
온갖 난리법석 후에
그 가정은 ?
콩가루집안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ㅡ
아니 올시다 였어요
오히려 더 굳건하게 결속을 디지게 되죠
(타인의 삶) (노트북)도 보셨지요
독일영화 특유의
정곡을 찌르는 리얼리티가
꽤 볼만한 수작이었답니다
리사님도 좋아하실 듯 ㅡ
Lisa♡
2011년 7월 8일 at 2:28 오후
타인의 삶 너무 좋았어요..
두 번 봤어요.
노트북도 좋지요…거의 다 보죠–그런 영화는..
방이동에는 사진 전시장이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