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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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워기에 이상이 있은지 꽤 되었다.

샤워꼭지보다는 수도꼭지와 샤워기랑 연결된

부분에서 세찬 물줄기가 더 많이 뿜어져 나온지

몇 달 되었다.

뿜어져 나오는 부분을 샤워수건으로 묶어서 막아두고

그냥 사용했다.

오늘 드뎌 딸이샤워를 하다가 물이 아예 끊겼다고

소리를 질렀다.

사실 고장이 났음을 알았을 때 물낭비도 있고해서

바로 동네 설비센터에 연락해 사람을 불렀다.

그는 외제라서 고치기 힘들고 아예 통째 수고꼭지 전체를

다 갈아야 한다며 자기 힘 밖이라고 했다.

모른 체 하고 귀찮기도 해서 그냥 쓰고 있던 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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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히 찍힌 글자를 보니 ‘그로헤’다.

grohe.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여기저기 관계된 블로그나

카페가 보인다.

결국 가장 가까운 송파구에 있는 업체를 찾아냈다.

이럴 때 정말 인터넷이 좋다.

토요일 오후지만 6시까지 하니까 오란다.

사진을 찍어서 나갈 일이 있던 남편이 갔다.

사진은 아래 수도꼭지 부분과 위의 샤워기 부분을 찍었다.

통째 갈면 얼마나 될까?

독일제이니 비쌀거야..등등..좀체 걱정이 안떠났다.

시간은 얼마나 걸릴까?

그 옆의 타일은 다 깨지지나 않을까?

집에 뭐가 고장이 나면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

갈아버리면 되는 전구나 밧데리가 아니고서야 번거롭다.

매일 하는 샤워에 내일부터 당장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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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기 전에 출장 와줄 수 있는지 여부도 물었다.

그런데 양심적인 업체였나보다.

남편은 연결 호스만 사갖고 돌아왔다.

더구나 국산 호스로…만원.

외제는 4만원이라는데 규격이 다 통일되어있어서 국산을

사도 별무리가 없단다.

그 업체에서는 갈아 끼우는 방법까지 자세히 알려줬다.

남편은 5분만에 호스만 갈아끼우는 멋진 일을 해냈다.

분명히 동네 설비업체에서는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했는데

나의 실망을 아주 가볍게 날려버렸다.

아주 상쾌하다.

습기에 눅눅한 날에 말끔한 기분이 되었다.

화장실이 다 깨끗해 보이고 그 주변이 다 정리가 된다.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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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면에서 좀 마음에 차지않은 제품이 많아서 그렇지

정말 모든 걸 국산으로 하는 게 마음이 편하다.

갈수록 우리나라 좋은 나라라는 자부심이 생긴다.

뭐든 척하면 다 알려주고 친절하고 자세하고 불편하면

인터넷으로 찾아보면 없는 게 없을 정도이다.

단지 좀 불편하다면 외국에서 사온 제품들의 A/S같은 건데

자기 회사에서 사지않았으면 A/S를 해주지 않는 다는 거다.

예를 들어 뱅엔올릅슨 오디오를 외국에서 사오면 설치나

고장수리가 좀 어렵다는 점이다.

그런 부분도 서비스 차원에서 저가로 출장비나 부속품비만

받고 잘 해주면 좋겠다.

세계가 하나라고 하는 마당에, 하계 동계 올림픽을 다

유치하는 나라에서 선심 좀 쓰면 좋겠다.

뭐든 찾으면 찾을 수 있고 어디서든 정보가 가득한 나라..

우리나라 좋은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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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1. 김삿갓

    2011년 7월 10일 at 7:25 오전

    흐음… 집 지을떄 통일된 건축 법으로 사워 시스템 파이프 들을 조립식. 즉 중간 중간에
    나선으로 되여 있는 마디 를 만들어 놓으면… 젤 앞인 샤워 꼭지나 수도꼭지가 아무리
    특별한 것 이라도 문제가 없죠. 바로 그 뒤 마디 파이프를 뽑아내 바꾸면 스텐다드로
    타일을 부수지 않고도 무난히 바꿀수 있으니 까요. 미국은 인권비가 비싸서 수도나
    하수도 관련은 시간당 100불 플러스 물건 값 입니다 그래서 저 처럼 많이들 본인들이
    직접 수리들 하는데 집들이 거의 다 이런 식으로 지어져 있어 조금만 공부 하면 특별
    기술 없이도 수리가 가능 합니다.

    에이 전 저 사진이 샤워기에 서 나오는 물 인줄 알고 리사님 샤워 하시면서 사진 찍느
    라 고생 많이 했겠다 생각 했다가 깜짝 놀랬자나여~ ㅋ

    좋은 시간 되세유,, 저는 이제 쿨~ 잘 시간. 구~우벅!!! ^__________^   

  2. Lisa♡

    2011년 7월 10일 at 11:37 오전

    그러고보니

    정말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을 아래서
    찍은 것 같네요.
    저렇게 잘 찍을 수 있는기술을 갖고 싶네요.
    저건 샹데리어입니다.
    멋지죠?
    유명작가의 작품이기도 하지요.   

  3. Hansa

    2011년 7월 10일 at 12:37 오후

    바깥 양반께서 샤워기를 고치는 쾌거를!
    저도 수도꼭지 수리용 스패너와 파이프렌치를 준비해두고 직접 고친답니다.
    모든 설비재료는 마트에서 구할 수 있지요.
    돈도 절약될뿐더러 꽤 성취감이 있지요. 하하

    축하합니다. 하하

       

  4. Lisa♡

    2011년 7월 10일 at 2:23 오후

    한사님.

    돈보다도 성취감이 정말 있구요,,,
    동네 설비의 그 엉터리 말에 속아 넘어갔으면
    다 뜯을 뻔 했답니다.
    그 사람도 모르고 한 말이지만 그만큼
    자기가 하던 제품 아니면 지식이 없다는 거지요.
    뭐든 한번 정도는 다른데 알아보는 게 살면서
    얻는 지혜더라구요.
    저는 느가 말하면 곧이곧대로 듣는 스타일이라
    그동안 손해도 많이 보고 살았답니다.
    이번 일처럼 시간을 두고 여기저기 특히 인터넷으로
    알아보고 해도 늦지않는 걸 알았지요.
    아이들은 조그만 일에도 다 뒤져보거 물어보고 하니
    제가 에미로서 되려 배우는 거지요.   

  5. 김삿갓

    2011년 7월 10일 at 6:32 오후

    사워꼭지 에서 나오는 물 저렇게 끽는 것 그리 어려운건 아닐 겁니다. 조금 귀찮아서
    그렇치. 샤워꼭지 뒷 배경을 검은 바탕으로 만들고 카메라를 1000 fps 로 찍으면
    저렇게 잡히지 않을까 생각 합니다. 아마 1000 fps 도 필요 없고 한 300-500 fps 정도
    만 되도 가능 할 겁니다. 참고로 우리가 극장 이나 티비또 컴에서 영화를 볼떄 약 30 FPS
    그러니까 일초에 30 개의 사진들 찍힌게 지나 가면서 자연스레 움직이는 영상이 되는
    것임. 이 숫자가 커질 수록 물체들이 슬로우 모션 으로 움직 이는 거죠. 흐음 생각 난
    김애 언제 시간 나면 함 해 봐야 겠네요. 아이디아를 주셔서 캄사 합니다… ^_________^

    저희는 동네 근처 집수리 전문 물건만 파는 마트에 가서 물건을 사는데 그곳서 물건
    팔면서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은 직접 채험 하는 실습 공부도 합니다. 가령 예로 제가
    집 변기 나 목욕탕 을 바꾸고 싶은데 어떻게 할지 모른다… 그러면 그 마트 클래스를
    가서 실습을 하고 필요한 공구와 재료들을 사서 직접 할수 있죠. 저도 그런 방식으로
    기술을 (?) 터득 해서 집안의 왠만 한건 제가 다 수리 합니다. 다만 연장 값들이 비싼데
    그래도 사람 불러서 하는 것에 비하면 본전 뽑고도 남지요. 넵~~!

    상쾌한 아침 그리고 좋은 시간 되세유…. ^________^ 구우벅!!!    

  6. Lisa♡

    2011년 7월 10일 at 10:54 오후

    미국에 사시는 분들은 어지간하면

    다 손수 해결을 하더라구요.

    그런 점이 참 좋아보이고 부러웠답니다.

    그런 문화가 우리나라에도 빨리 정착이 되면
    좋겠구요, 아마 곧 그리 되리라고 봅니다.
    인권비가 정말 비싸지고 있거든요.   

  7. 벤조

    2011년 7월 11일 at 12:37 오전

    리사님 남편,
    손수 고치신것 정말 장하십니다!
    우리집 미국사람은 꿈도 못 꾸는 일입니당~
    인권비가 아니라 인건비.
       

  8. Lisa♡

    2011년 7월 11일 at 2:25 오전

    맞아요.

    인건비….ㅋㅋㅋ

    땡큐….인권비…으하하하..

    미국사람들 다 손수 고치던데…
    이상타……인건비가 비싸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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