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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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등천하려는 듯공중으로 솟구쳐 오르는 기상의 붉은 몸에

용의 비늘같은 갑옷을 입고 푸른 머리를 성성한 바람 속에

드리운 적송은, 울근불근 뿌리의 뼈가 땅으로 드러나 있었다.

-최명희’혼불’ 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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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병우님의 소나무 사진은 언제봐도 감동이다.

마지막 구글에서 빌려온 사진까지 습기를 머금은

소나무들이 거부할 수 없는 포스까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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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창이 훤하고 커다란 빌딩에서 우연히 밖을 내다보다가

빌딩 아래 꾸며논 조경 정원에 심어진 소나무 무리를 보고는

그 아름다움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사진으로 나타내기엔 내 찍사의 실력이 못미쳐 사진조차 찍을 수

없었는데 위에서아래로 본 소나무무리들은 그야말로 용의 꿈틀임이나

혹은 용들이 얽혀 노닐고 있는 모습으로 보였다.

자태가 우아하고 꺽어진 가지들이며 둥치들이 예사롭지 않은 나무였다.

금강송이니 적송이니 해송이니 구분을 하지 못하는 둔치이지만

한눈에 소나무가단연 범목이 아니라는 걸 알아봤다.

사진을 보거나 여행을 갔을 때 소나무를 보며 청정함을 느낀 것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이제사 발견한 듯한 어리석은 감각이 부끄러울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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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를 보면서 기분이 상하거나 약해보인다고 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 애국가 가사에도 등장하는 것처럼 우리와는 밀접한 나무다.

어디하나 버릴데없는 소나무는 예로부터 곧은 절개, 기상으로 은연 중에

우리민족에게 혼을 심어주었다.

가난이 심해 보리고개일 때는 솔잎을 먹거나 솔껍질을 씹어 먹기도 했듯이

그리고 송화가루로는 다식을 만들어 먹기도 하니 유용한 나무임에 틀림없다.

갑자기 새로 태어난 듯 동네 화단의 소나무 자태도 눈여겨 보게되는 건

본디 알기도 했지만 재발견을 했다고나 할까?

그 아름다움의 깊이에 들어간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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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Comments

  1. 바위섬

    2011년 7월 20일 at 12:18 오전

    리사님~
    소나무사진 잘 찍으셨네요…사진이지만 마치 살아 움직이는듯한
    생동감을 느낄 수있어요
    밤꿈님의 또다른 닉네임이 <소나무>랍니다…
       

  2. 4me

    2011년 7월 20일 at 1:11 오전

    제가 아는 젊은 사진작가도 소나무를 찍습니다.
    배병우 작가의 사진이 좋아서 자신도 소나무에 몰입했다고 하더군요.
    휴가는 안 가세요?
    저도 어제 그저께 휴가일정 잡느라 온통 바빴네요.
    딸내미가 온다니 설레어서 일도 손에 안 잡힙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3. 풀잎피리

    2011년 7월 20일 at 4:34 오전

    운무속의 소나무숲, 정말 기가 살아있습니다.
    최명희씨의 표현대로 솟구쳐오르는 기상을 느껴보니다.   

  4. jh kim

    2011년 7월 20일 at 5:24 오전

    잘 계시온지요?
    가까이 계신데도 인사드릴 여유가 없군요
    귀한 장면들 감사합니다
    울고향에 소나무 군락지를보시면 반하실껍니다
       

  5. 2011년 7월 20일 at 10:46 오전

    최명희의 <혼불>은 정말 멋진 대작이었지요.
    그 중에서 이 멋진 글을 찾아내시고…
    소나무! 정말 솧습니다.   

  6. Lisa♡

    2011년 7월 20일 at 11:38 오전

    바위섬님.

    제가 찍은 거 아니구요.
    배병우 작가 사진 잠깐 빌려왔어요.
    마지막 사진은 다른 사람 거구요.
    구글에서 찾았는데 김점례씨 건가 그래요.
    마지막 사진도 너무 좋쵸?
    이거 다른데도 올려져 있어서 갖고오긴 했는데
    ….제건 아닙니다.

    소나무 너무 아름다워요.
    밤꿈님 별명이 그렇군요.   

  7. Lisa♡

    2011년 7월 20일 at 11:39 오전

    포미님.

    소나무 찍거나 그리는 작가들 많아요.

    따님이 온다니 정말 떨리겠어요.

    축하드리고..당분간 행복지수가 상승이시겠네요.ㅎㅎ   

  8. Lisa♡

    2011년 7월 20일 at 11:40 오전

    풀잎피리님.

    저는 위에서 아래로 보고
    정말 반했어요,
    기회가 되면 언제 위에서 아래에 있는
    소나무를 감상하세요.   

  9. Lisa♡

    2011년 7월 20일 at 11:40 오전

    jhkim님.

    상주요?

    정말?

    한번 가봐야겠어요.   

  10. Lisa♡

    2011년 7월 20일 at 11:41 오전

    강님.

    저는 토지와 장길산, 태백산맥 중에
    <혼불>이 제일 대작인 듯 해요.
    대단한 작가예요.
    저 글을 읽는 순간 소나무에 대한 표현이
    정말 그럴듯 하더군요.   

  11. 화창

    2011년 7월 21일 at 10:00 오전

    러시아 홍송은 쭉쭉 뻣어서 자라는데 우리 소나무는 굽기도 하고 삐뚤어지기도 하면서 자랍니다~~

    우리 소나무 군락을 보면 하나 하나 다른 자태가 어울어져… 신비함이 더해지지요~~   

  12. Lisa♡

    2011년 7월 21일 at 10:52 오전

    나무야 화창님 전공이네요…

    우리나라 소나무는 그 자태가 정말 신비롭고
    바위끝이나 벼랑에 자란 소나무는 더 기개가
    느껴지고 훌륭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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