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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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에서 몇시간을 보내고도 차린 게 없는 상일 때

허털하고 공연히 실력이 의심된다.

때로는 금방 뚝딱 했는데 상이 푸짐할 때도 있기에

실력과는 상관없이 차림이 좋아 기분이 으쓱하기도 한다.

요리실력이 좋으면 뭐든 금방금방 차려낸다는데 나도

금방 차려낼 때가 있긴 하다.

오늘은 아침내내 식사를 준비하느라 했는데 차린 게

볼품이 없다.

끙~~

토요일과 일요일 아침은 언제나 떡만두국을 먹다가

밥을 차려서인지 뭔가 마땅찮다.

거의 매일을 수퍼를 가서 장거리를 보는데 하루나 이틀

빠지면 식사준비에 건질 게 없다.

3-4시간이면 마구 상하는 여름이라 잔뜩 식재료를 사다놓기도

불편하고 자칫 오래되면 상해서 흐물거리니 부지런만이 주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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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이라는데를 처음 다녀온 딸이 새벽에 들어왔다.

아무래도 자기는 클럽체질인지 처음갔는데 잘 놀았단다.

그래 네가 누구 딸이니…

6-7명 정도의 남학생들이 전화번호를 묻거나 데쉬를 했다며

같은 학교 남자애들도 있었는데 그 지경이었단다.

헉—

그래 네가 누구 딸이니…

갈수록 딸의 외모에 실망감이 생기던 요즘이다.

키도 별로 크지않고, 다리도 길지않고 모두 짜리짜리한데

그래도 좋다고 따르는 남자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몸짱이니 뭐니해도 아직은 순수해뵈는 여자들이나 얼굴이

예쁜 여자들에게 호감을 가지나?

아무래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속이 편하지?

하루종일 딸의 카톡이 불이 난다.

유학생 파티라서 서로 아는 처지가 많다보니 엄청나게

딸에 대해 물어보는 애들이 많다는 정보다.

인기연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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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심심해 하길래 고지전을보러갔다.

여전히 팝콘과 콜라를 마구 씹으면서 본 ‘고지전’

고수와 신하균이나온다.

내가 본 영화 중에 ‘에너미 엣 더 게이트’와 ‘크리스마스 캐롤’

그리고 ‘라이언 일병구하기’를 적당히 버무리면 고지전이다.

2초라는 명사수 이야기와 서로 적인데 편지를 전해주는 장면과

술을 나눠 마시거나 각각 다른 진영에서 같은 전선야곡을 부른다거나

하는 장면들이 실소를 금치 못하겠다.

아이들이야 내가 본 영화를 안봤으니 재미있게 봤으면 좋을텐데…

상상력이라는 건 시나리오나 무대나 어디나 모두 필요하다.

상상력이 결여된 영화다.

하지만 우정이나 사나이다운 부분들이 보여질 때는 은근 내 아들도

저런 면을 보고 배웠으면했다.

남자다운 남자가 거의 실종되었다는 요즘이라 더더욱 남성다움은

빛을 발하기에 그런 부분이라도 있는 영화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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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소가 좋다고 자꾸 권하는 친구가 있다.

효소에 대해 잘 모른다.

물론 좋겠지..

그런데 밥 잘 먹고 잘 노는 내가 꼭효소가 필요한가.

모든 병에 만병통치란다.

그래?

몸에 좋다면 양잿물이라도 마셔야지.

근데근데 너무나 비싸다.

100만원이 넘는다.

처음만 그렇고 그 다음은 좀 싸단다.

100만원이 누구 아~~이름이가?

가격도 대비 몸에 좋은것만 먹을래..했더니

나를 무식하다는 듯이 혀를 차며 쳐다본다.

많이 봐라~~~돈이 읍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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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Comments

  1. Hansa

    2011년 7월 23일 at 7:19 오전

    효소?
    좋게 말하면 발효된 거, 안 좋게 말하면 조금 썩은 거.
    싱싱한 음식, 맑은 물이 몸에 좋습니다. 하하

       

  2. Lisa♡

    2011년 7월 23일 at 11:29 오전

    한사님.

    제 생각도 그렇답니다.

    싱싱한 제철음식, 맑은 물, 맑은 공기…ㅎㅎ   

  3. 테러

    2011년 7월 23일 at 1:46 오후

    상상력이 결여된 영화.. 상상력이 결여된 한국 사회…

    지극히 공식적 명칭이자 어떤 비하도 없는 ‘민비’라는 말을 쓰면 친일파처럼 취급되는
    신기한 현상을 보면서.. 역사를 ‘뮤지컬’로 배우는 우리들의 상상력 결핍을 봅니다.
       

  4. Lisa♡

    2011년 7월 23일 at 1:53 오후

    후후==테러님.

    유인촌씨요?

    신기한 현상이 종종 보이죠?

    말을 하지않고 살자니…참 갑갑한 세상입니다.   

  5. 김진아

    2011년 7월 23일 at 2:36 오후

    상상력이 결여된 영화..고지전..
    짚어내신 부분들을 영화 평론하시는 분들 대부분이
    그 점을 ..안타까이? 말씀하시더군요.
    그래서…볼까,말까…생각중입니다.

       

  6. Lisa♡

    2011년 7월 23일 at 2:39 오후

    어머 진아님.

    그랬어요?
    그럼 제가 잘 봤네요.
    아이 기분조아라..
    저는 평론하신 것 하나도
    못봣거든요…ㅎㅎ   

  7. 말그미

    2011년 7월 23일 at 2:51 오후

    리사님,
    따님이 매력이 있어서 얼마나 기쁘세요?
    저의 일처럼 기쁩니다.

    우리 집 과년하고도 넘친 딸이 있는데 부럽기 짝이 없습니다.
    우리 아이도 나이가 어렸을 땐 제법 따르는 아이들도 있었던 것 같은 데
    지금은 너무 때가 지났나 봅니다.
    꼭 일찍 결혼하게 하세요.
    공부고 뭐고 제일 먼저 얼굴을 본답니다.
    부럽습니다.
    늘 평안 행복이 함께하시기를…   

  8. Lisa♡

    2011년 7월 23일 at 3:06 오후

    말그미님.

    어떻게 될런지는 모르지만
    자기가 알아서 하겠지요.
    일단 아직 어리니까——   

  9. 추억

    2011년 7월 23일 at 3:49 오후

    효소가 좋긴 좋더라고요. 나도 효소를 아침마다 먹는데 첫째 변비가 없어져서 좋아요. 효소가 그리 비싸지 않은 걸로 아는데 100만원을 내야한다니 뭔가 이상하네요. 물건 잘 보고 정품을 사세요. 요즘 효소 선전을 많이 하던데 그 제품을 나도 아침에 우유 요플레에 태워 미수가루처럼 해서 먹는데 맛도 괜찮아요.    

  10. Lisa♡

    2011년 7월 24일 at 3:12 오전

    추억님.

    제일 처음 사는 게 39만원어치라던가..

    이것저것하니 100만원이 훌쩍 넘는 듯..

    그냥 내 좋아하는 음식먹고 살죠—뭐!!   

  11. 김삿갓

    2011년 7월 24일 at 6:51 오전

    효소는 또 몸니까?    

  12. Lisa♡

    2011년 7월 24일 at 1:13 오후

    글쎄요—저도 잘 몰라요~~ㅋㅋ   

  13. 화창

    2011년 7월 25일 at 7:24 오전

    나도 어제 딸기가 심심하다고 보채서 백화점갔다가 ‘고지전’ 봤어요!

    맨처음에는 고지전? 무슨 뜻인가? 했지요~~

    반전영화? 젊은이들 이 영화 보고 중대장이나 선임하사 지시가 멍청하다고 생각할 때는? 반항하거나 툴툴대다가는?

    "너 맞는다?"   

  14. Lisa♡

    2011년 7월 25일 at 8:50 오전

    아니…너 죽을래?

    후후…설마……그럴리가 있겠어요.
    그만큼 애록의 전투가 살벌했다는 뜻이지요.

    딸기가 재미있어 했으면 좋을텐데..
    오늘은 아들 심심파적으로 ‘퀵’을 봤어요.
    완전 만화이고 시시한데 그래도 액션이 볼만했어요.
    자동차 작살나는 액션요.
    주로 고물차인데 벤츠 한대 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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