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50분에 딸을집에 데려다 놓고
아들과 세브란스를 향해 차를 몰았다.
보통 집에서 막히지않으면 20분만에도 가는 거리.
공항버스가 가지않아야 할 길로 가는 걸 보는순간,
도로상태가 범상치 않음을 예상은 했다.
둔촌동을 지나는데 차들이 양날개로 물보라를 일으키며
지나가고 도로는 이미 막히고 있었다.
올림픽아파트 앞에서 방이동을 지나 가락동을 가기도 전에
이미 한시간이 지나고 예약시간은 벗어나고 있었다.
병원에 전화를 해서 늦어진다고 말하려는데 병원에서
되려 오실 수 있긴 하냐고 되묻는다.
취소전화가 엄청 왔단다.
3시간 뒤에 도착했을 때 그 북적거리던 외래가
4명 정도만 기다리고 있었다.
가락시장도 가기 전에 차가 움직이지 않자 교통방송을 틀었다.
평소에 CD듣기를 즐기는 아들도 심각성에 교통방송에 귀기울인다.
학여울역과 대치역이 교통통제가 되고 올림픽도로도 마찬가지란다.
아는 동생에게 전화를 했다.
테헤란로는 어때?
양방향 잘 빠진단다.
아무래도 가락시장 통과해서대치동쪽으로 가긴 글렀지 싶다.
잠실로 차를 우회전하려는데 우회전도로가 물에 잠겼고 이미
몇 대의 차량들이 반이상 물에 잠겨있다.
그런데도 그걸 보면서도 그리고 가는 차들은 우왕좌왕한다.
차바퀴의 1/3 이상 물이차면 운전을 포기해야 한다.
물이 잠긴 차 안에서는 기아변속도 금물이고 그 속도로 그대로
물길을 빠져 나가야 한다.
차 바퀴가 물에 다 잠기면 그냥 포기하고 차를 빠져 나와야 한다.
그 와중에 아들에게 운전실기를 가르치는 엄마인 나.
물이 잠긴 곳을 피해 겨우 잠실로 우회전을 했다.
뉴스에서 매봉터널 쪽도 거의 차들이 움직임이 없다고 한다.
테헤란로를 통해 르네상스 앞에서좌회전을 하는 게 제일이지 싶었다.
이럴 때 교통체증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은 꼬리물기다.
아까 전화받은 동생이 내가 그리로 가는 걸 알고 밖을 보자
사거리에서 꼬리물기로 막히지않던 길이 꽉 막히기 시작하더란다.
바로 120 번으로 전화해 꼬리물기를 신고하고 수신호 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내가 지나갈 때는 그런대로 그나마괜찮았다.
좌회전하는데 5번의 신호를 기다렸지만.
교통방송이 아주 유효했다.
만약 내가 대치동 쪽으로 그냥 밀어부쳤다면 아마도 차를 두고
와야했을지도 모른다.
병원에 3시간만에 도착하자 온 몸이 풀리고 쓰러질 것 같았다.
웬만해선 피곤하다는 말을 하지않는 편이다.
너무나 피곤하고 눈이 따갑고, 몸살기가 느껴졌다.
저녁에 강남역에서 약속이 있던 딸과 아들의 약속이 줄줄이 취소다.
강남역 앞이 수영장으로 변했다고들 한다.
뉴스에서 보니 삼성본관 앞은 물범벅이다.
예술의 전당 앞으르 지나지않은 것으로 행운이라 생각할 판이다.
집으로 오니 너무나 너무나 지친다.
부산까지 6시간 운전하고도 지치지 않는 내가 천신만근이다.
내 눈 앞에서 차들이 물 속으로 들어가는 걸 보지않나..하여간
엄청난 우요일이다.
웃기는 건 3시간만에 병원에 도착해 헐떡거리고 있는데
(그나마 매봉앞에서 차가 움직이지 않아 아들은 걸어서 먼저 병원으로 갔다)
딸이 전화다.
"엄마, 왜 집에 아직 안와?"
집?
이제 병원에 겨우 도착했거든….. 헥헥.
(뉴스에서 보니 그 시간의 대치동은 차가 몽땅 물 속으로–아찔!!)
김진아
2011년 7월 27일 at 2:02 오후
폭우속에서,
남편도 이번 비는 감당하기가 버겁다고 말하던걸요.
거의 걷는 표현의 수준으로 물살을 가르면서 집으로 왔습니다.
강변북로가 통행제한 되고,여의도 쪽이든 어디든,
사방이 막혔어요.
그나마 길 눈이 넓은 사람이라 둘러서 다녔지요.
대단하던데요. 물에 붕 뜬 차량들 보니, 심란하기도 하구요.
…
Lisa♡
2011년 7월 27일 at 2:34 오후
나…………뉴스에 나올 뻔.
대치동으로 조금만 일찍 지나갔다면…
끔찍해요.
Hansa
2011년 7월 27일 at 3:04 오후
대치동, 위기일발이셨군요.
아이들에게 전화해보니 송파쪽은 괜찮다더군요..
큰비 뚫고 아들을 병원에,, 엄마의 파워입니다. 음
애쓰셨습니다. 하하
Lisa♡
2011년 7월 27일 at 3:26 오후
그러니까요..
송파는 괜찮았습니다.
살기 좋은 곳입니다…ㅎㅎ
추억
2011년 7월 27일 at 7:02 오후
서울은 완전 물바다가 되었더군요. 우면산, 방배동 등 부자촌이 전부 물에 잠겼으니 뭐라고 해야될지,,,하여튼 조속 복구되기를 바랍니다.
안영일
2011년 7월 27일 at 8:32 오후
아이들 모두 이번 방학의 병원행사 잘끝난것을 고마게 생각함니다, 서울의 몇년의
폭우에 별지장 없이 지내시니주인장께 감사한생각을 전함니다, 비오는날 서영춘씨가 해
먹으라는 김치 부칭개,아니면 애호박전 별미일것입니다,그래도 이번 장마 끝날때까지
아이들과 재미난 생활을 하십시요, 건강하십시요,
Lisa♡
2011년 7월 27일 at 10:15 오후
추억님.
난리도 아닙니다.
정말 우면산 일대가 아비규환입니다.
형촌마을이야 부촌이니 빨리 복구하겠지만
그나머지..정말 걱정이고 거기 뿐 아니라
물이 들어온 많은 집들…절망일 겁니다.
춘천 산사태 대학생들요..울었어요.
Lisa♡
2011년 7월 27일 at 10:16 오후
안영일님.
네—무사히 미리미리 계획한 일들이랑
병원행사 다 끝나가니 다행이지요.
자연참사가 이렇게 무섭구나 싶네요.
무소뿔
2011년 7월 27일 at 11:48 오후
Lisa♡님 그간 안녕하시지요.
서울은 온통 물난리인데 피해는 없으신지요.
빨리 비가 그치고, 복구가 이루어지기를 바랄뿐입니다.
TRUDY
2011년 7월 28일 at 12:25 오전
사막에 내 팽개처저도 무사히
살아 돌아올 분 " 억순이 " 리사님.^^
고생 하셨어요.
자식이 전생에 왼수라면서요..ㅋㅋ
바위섬
2011년 7월 28일 at 6:29 오전
정말 큰일날 뻔했네요
대치역 인근이 온통 물바다로 변해서 승용차들이 물에 잠긴 모습보니
상상이 가네요
간발의 차이로 .. 다행입니다…
Lisa♡
2011년 7월 28일 at 1:18 오후
무소뿔님.
덥죠?
물난리 속에 저도 포함되어있었구요.
사방에 복구한다고 분주하다네요.
오늘은 제사가 있어 올림픽도로를 탔는데
널널해서 좋았어요.
Lisa♡
2011년 7월 28일 at 1:19 오후
트루디님.
전생의 원수라서 잘 해줘야할까봐요.
너무너무 귀엽거든요.(내 눈에는)
정말 사막에 두어도 살아날 사람이라고들..후후
Lisa♡
2011년 7월 28일 at 1:19 오후
바위섬님.
흑흑….너무 아찔해요.
그 언저리에 있다가 차를 돌렸다는 게..
뉴스보니 정말 끔찍해요.
나를 찾으며...
2011년 7월 28일 at 3:24 오후
와~아!! 진짜 그 곳에서 쓰나미같은 일이 일어나리라고
누가 생각이나 했겠어요?
뉴스를 보고 어머나~나나나 했었는데 리사님께서~헉!!!!
Lisa♡
2011년 7월 28일 at 10:15 오후
나찾님.
바로 코 앞에서 차량통제뉴스를 듣고
차를 돌린 게 행운이었지요.
그렇게 차가 물에 붕붕 뜰 줄이야….
강정애
2011년 7월 29일 at 3:40 오전
리사님 !
엄청난 경험을 하셨네요
그 와중에도 리사님의 순발력은
돋보이는군요
그 물난리에 운전솜씨로
아드님도 놀랬을걸요
수술 경과는 ?
철사묶은 걸 풀르고도
턱뼈 굳은 거 풀리기까진
제법 시간이 걸려요
내 경우엔
퇴원 후 병원엔 한번밖에 안 간 것 같은데
가서 검사하고 사진찍고 온 걸로 끝났든 것 같은데
요즘엔 메뉴얼이 바뀐 건가요?
리사님!
그동안 수고 많이 하셨어요
이젠 마음놓고
여름휴가를 즐기실 때도 됐지요?
Lisa♡
2011년 7월 29일 at 5:11 오전
정애님.
개인병원서 한 친구는 좀 빠르던데
종합병원은 다른가봐요.
이틀에 한번은 가야하구요..
양악하고 하악은 또 다르다네요,.
하악은 윗니가 거의 벌어지기 때문에 수시로
체크하고 플라스틱을 계속 대고 있어야 해요.
그리고
교정도 6개월 정도 더 하고 있어야하고
3개월 후에 다시 들어와서 점검 받아야 한다네요.
강정애
2011년 7월 30일 at 3:07 오전
리사님!
나도 하악이었는데
서울대병원에서 했거든요
그때만해도 하악수술이 일반화돼질 않아서
김철규박사가 미국에 가서
그 기술을 배워가지고 와서
처음 도입된 기술이었어요
그래서 박사님이 얼마나 열성적이셨는지
일요일에도 등산복차림으로
병실에 들어오셔서
나를 놀래켰어요
지금 아드님처럼
그렇게 까다롭게 뒷관리 안하고도
뒤가 깨끗했는데ㅡ
그게 27년 전이었는데
의술은 점점 더 발전하고
점점 더 환자들 견디기가
수월해 지는 게 아닌가요?
Lisa♡
2011년 7월 30일 at 4:49 오전
정애님.
그렇군요….하악만.
그때 기술이 더 나았을 수도 있답니다.
요즘은 복잡하기만 하고 까다로운 것 같아요.
27년전에 대단합니다.
지금까지 아무 이상이 없다면 정말 그 의사분
실력이 대단하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