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말, 헛웃음, 헛제사, 헛탕, 헛깨비?
자꾸 헛말이 술술 나온다.
주차장은 주유소로 또는 반대로.
서울외곽도로는 서울성곽도로로.
런닝머신은 기본이 슬롯머신으로.
동구릉은 동구녕으로.
동명항은 동명왕으로.
키친은 치킨으로.
누들은 누드로.
영어발음은 그렇게 된지 이미 까마득하다.
50000원을 5000원으로 말하던 우리엄마의 뒤를
어김없이 따르고 있다.
어제 모임에서 회비가 50000원인데 5000원을 달라는 나와
진짜 5만원권인 줄 알고 5000원을 주는 이가 있었다.
나이에 따라 유유상종이 구분지어지는 현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이들과의 모임이라 늘 아들과
며느리, 이제는 손주들 이야기에 시간이 소비된다.
아들이 아기를 낳으면 규제가 하도 많아 아들집에
가기도 민망하단다.
개를 키우면 개털이 묻어오니 안된다.
담배를피우는 아버님은 니코틴이 안된다.
베이비시터가 싫어하니 오면 빨리가라.
눈도 안 뜬 아이가 봐야하니 아이를 위해 걸어 둔
벽걸이를 가리고 앉지마라.
백일이 지난 아이를 앉혀놓고 선생님이 와서 공부를
하고( 이것은 시계, 이것은 책…), 혀를 차면서
인터넷에서 시키는대로 다 하는 더러운 세상이란다.
시어머님나 친정엄마가 딸네나 며느리집에서 아이봐주기
싫을 때 백발백중 먹히는 게 딱 하나있다해서 웃음보.
아이를 앉혀놓고 " 아이엠어보이"만 하면 된단다.
택시를 잠깐탔다.
전화가 오길래 전화를 받고 끊으니 그때까지
말 한마디 않던 기사양반이 날더러 무슨 전화에
그렇게 애교를 떨며 받냐면서 아저씨가 좋아하시겠단다.
아니 아저씨라니요?
남편에게 애교를 왜 떨어요? 하고 웃는다.
언젠가 전기가 고장이 나서 한전직원이 방문했는데
가면서 하는 말이 날더러 왜그리 애교가 많냐는 것이다.
허걱~~
일부러나 과장되게 교태를 부리는 것 딱 질색이다.
시도 때도 안 가리는 건 더 질색이다.
근데 그런 말 들을 때 기분 나쁜 건 아닌데 오해를
살까봐 겁난다.
그러면서 택시기사아저씨는 자기는 마누라가 애교가
없어서 여자친구를 사귄다며 장황하게 내릴 때까지
여자친구 이야기를 해주었다.
약간 남은 머리에 바른 포마드가 인상적이다.
이번 여름방학동안 아이들과 모두 5명이 모여서
저녁을 먹어본 게 며칠 전 제삿날 첨이다.
물론 그 중심에는 딸이 있다.
하루에 2-3번의 약속은 기본이다.
지에미를 닮아서리…원!!
5명이 같이 식사를 한다는 건 무척 흥감한 일로
아빠와 엄마인 나는 연신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즐거웠다.
현실이 이제 이렇게 되고 말았다.
약속이 줄줄 넘치는 딸에 무심한 아들들을 같이
한군데 모으기가 이리도 힘들단 말인가.
보통 친구들과 3명만 넘어도 약속날 잡기 어렵다.
그런 일이 우리 집안에도 일어나고 있다는 거..
이거이거…갈수록 더할텐데 기념일을 제외하면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되고 마는 것일까?
웨슬리
2011년 8월 16일 at 1:05 오전
애교, 교태? 음향 한번 올려주시죠… 후후 듣고 판단해 드릴께요.
김술
2011년 8월 16일 at 1:20 오전
애들 초등학교 5학년 넘어가면서
목용탕 같이 가는 일 없어지고,
중학교 들어가면서 4식구 함께
식사한 날 없습니다.
큰 아들 군에 갈 때 처음으로 가족여행 같죠.
안간다는거 온갖 아양떨며 꼬셔서.
훈련소서 편지하더니,
그 여행 잘 간 것 같다고 번지르르 말하더니,
그 이후로 함께 한게 한 번인지, 두번인지…
허긴 돌아보면 나도 그랬던거 같더군요.
지은 죄 돌려 받는 중입니다.
벤조
2011년 8월 16일 at 2:20 오전
‘남편에게 왜 애교를 떨어요?’
글쎄…이렇게 내숭을 떨어야 한다니까…
Lisa♡
2011년 8월 16일 at 2:21 오전
웨슬리님.
저는 친한 사람이나 좋아하는 사람 아니면
그러는 편 아니거등여…
괜한 오해나 기대같은 건 오우~~노~~ㅇㅇㅇ
나 어땠떠?(혀 짧은 소리)ㅋㅋ
Lisa♡
2011년 8월 16일 at 2:22 오전
술님.
몽용탕은 울 남편도 아들들과
안가본지 어언 10년은 되고도 남았네요.
아들들의 그 무심함이란..
가끔 한 대 콱~~~~ 쥐어박고픈 심정이.
그래도 너무나 에쁘지만.
Lisa♡
2011년 8월 16일 at 2:24 오전
벤조님.
요즘….저…남편에게는 거의 화내는 수준으로,
혹은 떨떠름하게~~~
나도 모르게~~~
절대 내숭아니랍니다.
그다지 말도 별로 하고싶지 않아요.
왜냐하면 말만 하면 너무 느리니까
기다리기 힘들어서요..후후
말그미
2011년 8월 16일 at 2:58 오후
리사님,
‘아엠어 보이’만 외치면 되겠군요, 저도…
한참을 웃었습니다.
어찌나 실감이 나서요.
요즘 나도 자꾸 헛말이 나옵니다.^-^
네잎클로버
2011년 8월 16일 at 3:45 오후
ㅎㅎ 헛말 많이 나오는 거.. 정말 공감합니다.
제 딸들이 처음에는 "엄마, 왜 그래~" 그러면서 울상이더니
이제는 너무 비일비재하니까 익숙해져서
걍 넘어가는 분위기..;;;
문제는 좀 똑똑해보이고 싶은 자리에서
불쑥불쑥 헛말이 마구 나오는 거지요.ㅠㅠ ㅎㅎ
나를 찾으며...
2011년 8월 16일 at 4:58 오후
약간 남은 머리에 포마드를 바른게 인상적이다~
이 글 읽어면서
어머낫~요즘도 저런 아자씨가??눈이 또요요요요용 해 졌더랬습니다.
옛날 소설 속 어느 한 쿠탱이에 서 있는 듯한 바람 잔뜩 든 남자의 모습이라면~
어떨뤈가??………….그 그림이 연상되네~요…하하
김삿갓
2011년 8월 16일 at 7:36 오후
젊어서 한국 여자친구 가 한번도 없어 봐서 잘은 모르 겠지만… 저의 갠적 경험에
의한 생각엔 애교 라카면 일본 여자들이 직여 주지요. 하이고마 그냥 간이 라도
뼤주고 싶을 정도… 나중에 커서 알게된 한국 여성들중 일부는 성격들이 너무 대담
했고 강해서 조금 무섭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지요..ㅋ 아마 그 힘이 지금의 대한민국의
발전을 만들었지 않나도 생각 해 봅니다. ^___________^
저는 아이들 어렸을떄 부터 학교 프로젝트 때문이라던지 모든 친구의 만남은 가족과
같이 하는 저녁 전 아님 후로 한다…로 못을 박았기 떄문에 지금도 자연적으로 아이들이
피치못할 사정이 없는 한 일단은 집에서 저녁 먹는걸 로 알고 있습 니다. 거기에 또 한식
을 워낙 좋아 하기 떄문인 이유도 있는거 같고요. 밖에 나가서 외식을 해도 집에 오면
밥 김치 김 으로 마감을 해야 하는 아이들 이라…ㅋ 물론 여기저기 다녀야 한시간
안팍 거리인 제가 살고 있는 소도시 에서나 가능한 거 겠지요. 서울은 워낙 커 놔서
한번 나가면 집에 다시 왔다 나가기가 조금 힘들 겠죠.
헛말 나오는 것 다 그런것 같아요. 나이들면서 대뇌가 점점 쇠퇴 되면서
나오는 현상이 아닐까 도 생각 됩니다만… 저도 영어 대화 중 노 대신에 "아니 !!!"
소리가 저절로 나올떄 가 많습니다. 그것도 손 까지 좌우로 흔들면서…ㅋ
그러나 제가 지금 젤 고민 하는 건… 어려서 욕 한번 못 해봤던 제가 요즈음
은 무의식 중 이놈 저넘 그 자식 저 자식 그세끼 저세끼 같은 소리가 저절로
나와서 큰일 이예요. 고치려 맘 먹지만 무의식 중에 나와서…근데 어디서
배웟지?? 배울떄 가 없는데?? 인터넷?
좋은 시간되세유!!! 구~우벅 ^_________^
Lisa♡
2011년 8월 17일 at 3:18 오전
말그미님.
아륀지 하지않고
오렌지라고 발음해도
당장 애봐달라는 말은
하지않을 겁니다.
너무 웃기죠?
세태를 반영한 에피소드이지만
정말 재미있어요.
Lisa♡
2011년 8월 17일 at 3:19 오전
네잎클로버님.
그러니까요..
아이들이 처음엔 우습게 알거나
성을 내려고 하더니 이제는
어련히 그러리라 알고 넘어가더군요.
나도 모르게 진짜 헛말이 나와요.
미쳐요….ㅎㅎ
Lisa♡
2011년 8월 17일 at 3:20 오전
나찾님.
그 아저씨 그런데 밉상이 아니고
귀엽더라구요.
자기 여자친구가 자기더러 귀엽다고
한대요.
주는 것 없이 미운 이도 있는데 그 아저씨는
촌발날리는데 안 미웠어요.ㅎㅎ
Lisa♡
2011년 8월 17일 at 3:21 오전
삿갓님은 가만보면 상당히 가정적이고
동적이면서도 지킬 건 꼭 지키시는 분 같아요.
부럽습니다.
딸들이 착하고 똑똑하기도 하고 말입니다.
제 앞가림은 너끈히 하고도 남을 아이들이니까요.
김삿갓
2011년 8월 17일 at 8:31 오후
리사님 같은 멋쪠이 아짐마 가 이런 과찬을 해주시니 몸둘봐 를 모르겠네요.
^_______^ 그런데 저… 그렇치가 안아요. 그냥 평범 하고 조금 맹한 편인데
노력은 하고 있습니다. 아이덜도 착한건 맞는데 머리의 한계를 느껴 공부들을
싫어 하고 세상 물정 너무 몰라 (자기들은 다 안닸꼬 하더만요..)큰 걱정 입니다.
이건 완전 부모 잘못 같습니다. 이 궁. 다시 한번 멋쪠이 리사 아짐마 칭찬
감사 드리고요…. 좋은 시간 되세유!! ^______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