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사…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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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을 지날 때꼬마들이 세종대왕과이순신앞에서

사진을 찍고프다는 말을 했다.

주차를 어디에 하나…흠…딸에게 아이들을 데리고

내려서 광장에서 사진을 찍고 놀다가 5;30분에 다시

세종회관 건널목에서 만나기로 했다.

뒷골목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그 시간에 맞춰 차를

대로변으로 몰았다.

느닷없이 헬멧의 교통경찰이 차를 막으며 심각하게

나를 제지하면서 주변을 둘러보며 무슨 사태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뭐여~~~

그러더니내 뒤에 차를 두고 내 차만 보내주었다.

바로 우회전을 해서 세종 앞으로 아이들을 태우러오니

다른 경찰들이 마구 뛰어오며 내 차를 가르키며 비키라는 거였다.

호각을 불며 손을 좌우로 흔들며눈을 부라리고 난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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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박이를 켜며 아이들을 억지로 태우고 부랴부랴 출발을

하는데 어머나…맘마미아~~~ 그 넓은 도로에 차가 한 대도

없고 내 차만이 덩그러니 운전 중이었다.

오 마이 갓..하는 순간!!

뒤편에서 버번쩍 번쩍번쩍하면서 경찰 오토바이들이 대거 등장하며

대통령을 호위하는 행렬이 짜잔~~ 나타난 것이다.

제일 앞에 선도 차는 물론 내 차였다.

어쩌나..어디로 가나…경찰들이 나를 보고, 아니 내 차를 보고

쌩난리를 치며 어쩔 줄 몰라했다.

그러더니 제일 앞의 오토바이 두대가 내 차 앞으로 오더니

그대로 진행하라는 수신호를 주었다.

시청앞까지와서 나는좌회전을 해서 신세계 앞으로 가서

반포대교 쪽으로 가야하는데 이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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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뉴스를 보니 대통령이 카자흐스탄과 몽골을

방문하려고 공항으로 납시는 중이었다.

어쩌면 가고자하는 방향이 내가 가야하는 방향과

반포대교를 건너기까지가 똑같았던 것이다.

ㅎㅎㅎ…

급기야는 호위하던 사이드카가 내 차를 따라오라며 내 차 앞에 섰다.

그 와중에 나는 부산서 온 꼬마들에게 되도록 대통령 차를

보여주려고 천천히 몰면서 눈치를 보고있었다.

하는 수없이 사이드카를 따라 시청건너편 호텔 앞으로 차를

몰아서 일부러 주차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내 차 앞에 아예 한 명의 경찰이 딱 버티고 있었다.

똑같은 까만색 리무진들이 여러 대가 지나가 어느 차가

이대통령이 탄 차인지 분간이 안갔다.

꼬마들은 흥분을 하고 분위기가 업되고 있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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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로변의 사람들은 모두 꼼짝않고 구경 중이었다.

내 차는 본의 아니게 김여사의 차가 되었다.

나도 아이들도 다 흥분하고 법석을 떨었다.

남편에게 이야길하니 날더러 뉴스에 김여사로 나올지도

모르니 뉴스 열심히 보란다.

그렇거나 말거나 아주 신기하게도 아이들이 즐거워하고

나도 그런 경험 처음이다.

재미있었고, 뭔가 행운이란 생각마저 들었다.

대통령도 대통령 한 번할 기분이 나겠다 싶기도 하다.

모든 사람들이나 차가 다 죄다 비켜주고 말이다.

나와 같이 대통령 차를 본의아니게 가로막게 되면

벌금을 내는 걸까? 내지 않아도 되는 걸까?

광화문부터 시청 앞까지 혼자 모든 경찰과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운전해본 사람?

더구나 대통령 차를 앞질러 가는 기분아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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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Comments

  1. 김술

    2011년 8월 22일 at 12:01 오후

    ㅎㅎㅎ
    나, 비슷한거 함 해봤수.
    신사동서 올림픽대로타고
    잠실가는데,
    그냥 앞이 빵~~뚫려서…
    간간이 경찰들 보이는데
    내 앞으로 아무것도 없습디다.
    신나게 가는데
    룸미러뒤로 불 빛이 번쩍번쩍
    싸이카가 급히 쫓아오며
    손 짓을 해쌌는데..
    겁나서 길 옆으로 삐졌더니
    노씨께서 서울 공항 가는 길입디다.ㅎㅎ
    그나저나 오늘은 일등이네.   

  2. Lisa♡

    2011년 8월 22일 at 12:05 오후

    어머나…나랑 어쩜 그렇게 같으세요?

    하지만 올림픽도로라면 괜찮은 편…

    광화문에서 나홀로….ㅋㅋ   

  3. douky

    2011년 8월 22일 at 2:00 오후

    뭐 벌금이야 내라겠어요만…

    김여사도 감히 못할 일을 하셨네요~~ ㅎㅎㅎ   

  4. Lisa♡

    2011년 8월 22일 at 2:21 오후

    덕희님.

    벌금내라면 인터넷이 좀 시끄럽겠지요?

    후후훗~~~   

  5. Grace

    2011년 8월 22일 at 2:43 오후

    ㅎㅎ…평생 잊지 못할 해프닝…??ㅎ

    수고 많이 하셌네요…   

  6. 밤과꿈

    2011년 8월 22일 at 3:38 오후

    그래서 권력은 아편입니다^^*

    아항 졸립다 자야지이~.~ 바이!   

  7. 김삿갓

    2011년 8월 22일 at 4:04 오후

    많이 놀랐었겠네요. 그큰 길을 다 막으면?? 대통령들도 이젠 시민들 불편을
    줄이기 위해 될수 있으면 헬기를 사용 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놀러온 아이들이 정말 돈주고도 못살 뜻 깊은 여행을 한것 같아 좋아 했겠습니다.

    저는 모르고 혼자 대로를 역주행 하다 놀래서 다시 유턴을 하려고 습관적으로 백 미러를
    보니 뒤에서 번쩍 번쩍 파랑 빨강 불을 키고 오는 경찰차와 오토바이들 헉 무쟈게
    놀라고 혼동 되어 본적이 있었습니다. 내가 꺼구로 가는 거야 머야 ? 원 웨이 역주행
    이면 뒤에 아무도 없어야 하는데… 암튼 제가 역주행 하는 방향쪽으로 커다란 (100년
    만의 홀수) 가 나서 그 전에 길들을 다 차단 시켰는데 그동네 길을 잘 모르던 제가
    어디 중간에 들어 간거 였죠. 박도 뺴도 못하고 분명 딱지 띠겠구나 생각 하고 있던
    저를 경찰들은 바뻐서 그랬는지 그냥 쏜살 같이 지나 가더군요. 그떄 리노 네바다 주에
    4일 동안 고립되어 있었죠. 물이 묵고 있던 호텔 로비 까지 잠겼고… 비행장 비행기
    문까지 물이 찿고 그 시를 나가는 길 들어오는길 (I80) 전부 고립. 비는 그리 많이 안
    왔었는데 산에 쌓였던 눈들이 갑자이 다 녹았어서 일어난 일이죠. 일반적으로 알라스카
    쪽에서 오는 기류가 갑자기 하와이 쪽에서 (일명: 파인애플 익스프레스 라고 함) 왔기
    떄문에 일어 난 현상 이였죠. 암튼 그날 술도 한잔 하고 운전을 했어서… 정말 놀랬었
    습니다. ㅋ

    그럼 좋은 시간 되세유!!! 구~우벅 ^___________^    

  8. Lisa♡

    2011년 8월 22일 at 10:31 오후

    그레이스님.

    그러니까 말입니다.
    평생 잊기 힘들겠더라구요.   

  9. Lisa♡

    2011년 8월 22일 at 10:32 오후

    밤과꿈님.

    권력의 맛이 어떤건지를..
    간접적으로 체험했답니다.
    얼마나 우왕좌왕했던지..
    왜 그렇게 다 막고 그러는 걸까요?
    하긴 대통령이 얼마나 바쁘겠어요.   

  10. Lisa♡

    2011년 8월 22일 at 10:34 오후

    삿갓님.

    갇힌 도시에 대한 글을 읽다보니
    주책스럽게도 저도 거기 있어보고 깊어집니다.
    그런 일이 잘 없잖아요.
    두고두고 이야깃거리이고 말이죠.
    본인들은 당황하고 힘들겠지만 물이 차인
    상상이라든가 아예 마음 비우고 푹 쉴 수 있는
    체념들을 하게되는 경험이지요.
    파인애플 익스프레스 이름도 마음에 들어요.
    ㅎㅎ…나도 꽤 장난꾸러기죠?
       

  11. 김진아

    2011년 8월 22일 at 11:10 오후

    리사님 짱! ㅎㅎㅎ

    경찰관들 진땀 뺏었지만 한편으로 그 날의 뻔한 순간을
    두고 두고 재미나게 돌아볼 수 있는 이야기를 남겨주셨어요.

    ^^   

  12. 나를 찾으며...

    2011년 8월 23일 at 12:08 오전

    하하~어쩜 이런 깜짝 놀랠일이~! 다 이쓰요..ㅋㅋㅋ

    누구한테나 쉽게 주어지지 않는 행운을 잡은 건 학~~실해~~요.
    이렇게 좋은 행운을 잡으시다니

    요!!!ㅎ   

  13. Lisa♡

    2011년 8월 23일 at 1:29 오전

    진아님.

    마음 한 켠에 있었던 심리는
    아이들이 최우선이었답니다.
    제가 봐도 제가 간이 좀 크네요~~ㅋㅋ   

  14. Lisa♡

    2011년 8월 23일 at 1:30 오전

    나찾님.

    이런 축하를~~~ 맞아요. 축하.

    그날 로또를 살까하는 생각도 했었지요.   

  15. 김삿갓

    2011년 8월 23일 at 2:10 오전

    와!! 그 당시 이쁜탱이 님도 거기 계셨었다면
    정말 상상만 해도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재미
    있었겠네요. 놀래지도 안았을 거고. ㅋ

    그때 그 대로 옆 강물이 너무 불었고 물쌀이 너무 쎄서 다리 난간에
    부딪혀 솓구쳐 올라 공중으로 아치형을 만들며 맞은편 난간 쪽으로
    물이 떨어져 흐르는 걸 난생 첨 봤는데…마치 한마리의 거대한 붉은
    용이 날라가는 것 같은 느낌과 동시에 공포 와 호기심이.. 여차 내쪽
    으로 떨어지면 그냥 쏠려 갈것 같은 느낌. 사진기 안갖고 간게 정말
    후회 되였죠. 이쁜탱이 님..좋은 시간 좋은 하루 지내시길… 구~우벅 ^________^
       

  16. Lisa♡

    2011년 8월 23일 at 2:20 오전

    무서웠겠다….   

  17. 지기자

    2011년 8월 23일 at 2:21 오전

    리사님 배짱 보통이 아닌데요.
    대통령 대접 받으며 텅빈 세종로를 달리는 기분…
    호위하는 경찰들은 좀 식은 땀 뺐겠네요.
    혹시나 테러용 차량이 아닐까 해서…어린이들을 대동한 여성테러리스트!!   

  18. Lisa♡

    2011년 8월 23일 at 2:29 오전

    지기자님.

    아시겠쬬?
    그때 어땠는지…
    완전….제가 VIP였어요.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한..
    아주 조금요..뭐 어쩌겠어..하는
    생각도 있었더랬어요.
    꼬마들이 너무나너무나 좋아했답니다.   

  19. 벤조

    2011년 8월 23일 at 2:42 오전

    대통령 차만 봐도 흥분인데, 그러니
    청와대에 가서 악수 한번 하고나면 뿅~가버리는거, 이해되지요?
    사진 찍을 새 없었수?
       

  20. 오현기

    2011년 8월 23일 at 3:59 오전

    청와대 옆을 다니는 저는 자주 보는 풍경입니다.
    그리고 그 기분 뭔지 어렴풋이 알 것 같네요.
    군 작전차량 운짱였던 제가 민방공 훈련때 혼자 쎙쌩 달리던 그 기분이겠지요.
    민방공 훈련중에도 군 작전차량은 그냥 무시하고 달리거든요,.
    아니면 고속버스 운전자가 중앙차선 나홀로 쎙쎙 달리는 기분…
    암튼 좋은 일하니 그런 좋은 경험도 하고… 추카해요. ㅋㅋ
       

  21. Lisa♡

    2011년 8월 23일 at 4:34 오전

    벤조님.

    그래요—–우리집에 청와대가서
    자주 악수하는 이는 그저 그런데
    어쩌다 한 번 그런 일이 있었던
    형부는 두고두고 자랑하셨어요.
    노대통령때 가서 밥먹고, 시계받고
    뭐 그런 거요././후후후…   

  22. Lisa♡

    2011년 8월 23일 at 4:35 오전

    현기님.

    조선일보 앞의 그 큰 도로를 혼자서
    겁먹으면서 앞뒤로 사이드카가…..ㅋㅋ
    그리고 기분이 나름 흥분되고 좋았어요.
    연방 뒤의 불이 환한 대통령 차량을 흘깃거리면서..   

  23. 푸나무

    2011년 8월 23일 at 7:49 오전

    아까 아침에 이글읽고
    북한산에 잠깐 다녀왔거든요.
    근데 산을 오르다가
    문득 리사님 이 글 생각이 난거라,
    그러다가
    연이어 든 생각,

    가만 리사님
    눈도 크고 코도 크고 …..미녀 스타일에
    김여사와 비슷하지않는가,
    김여사님도
    요즈음 살을 쫌 빼셔셔 더 이뻐보이시던데…..

    맞지요?
    김여사님^^*
       

  24. Lisa♡

    2011년 8월 23일 at 8:18 오전

    푸나무님.

    네–저 김여사입니다.
    크크크~~~

    살 도로 쪘는데 어쩌나~~
    다시 뺄께요…후후후.   

  25. 화창

    2011년 8월 23일 at 12:42 오후

    기억에 남을 경험이네요!

    나는 며칠전에 대통령 골프를…. 한시 반 티업이었는데.. 5홀 쯤 돌았을 때 폭우가 쏫아져서 모두들 들어갔는데…. 우리팀 캐디언니에게 물어보니까 칠 사람은 쳐도 된다고….
    난 마침 보름전 골프칠 때 입을 고어텍스 비옷을 샀기 때문에 폭우에 아랑곳 않고….

    앞뒤로 아무도 없는 골프…. 10번 홀 부터는 비도 그치고 사람도 없고…그야말로 대통령(전두환)골프가 이런거구나 하는 기분이~~~ ㅎㅎ   

  26. 벤자민

    2011년 8월 23일 at 1:28 오후

    여긴 수상차도 신호받고갑니다

    아주아주 오래전에 박대통령이호주를왔었는데
    신호를계속받고가니까
    경호실장이 열받아 난리를쳤다죠^^

    당시 그것이
    별볼없는 쪼끔한나라에서 독재하지말고 순리대로살아라는
    무언의경고였다는소리도있었고요 ㅎㅎ

    김여사?
    리사씨가 김씨였나요?   

  27. Lisa♡

    2011년 8월 23일 at 2:27 오후

    화창님.

    그게 대통령 골프 맞습니다.
    요즘은 그렇게 치는 대통령 없겠지요?

    고어텍스 비옷….ㅎㅎㅎ
    고어가문 돈 많이 벌었죠…그 고어텍스요..   

  28. Lisa♡

    2011년 8월 23일 at 2:29 오후

    벤자민님.

    그러니까 우리나라도 아직 그런 미개한 짓을..
    그런데 그 정도해야 한나라의 대통령 아니겠습니까?
    전, 신호받고가면 멋진 대통령이구나,,하고
    이번처럼 사이드카 대동하고 가면 우와..살맛나겠네…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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