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딸이 남자친구가 생겨 결혼말도 슬슬 오가는 모양이다.
일 년간 들은 그들의 말을 곰곰씹어보면 늘 돈에 관한 이야기다.
뭘 해줬는데 생각보다 저렴하게 했다는니 집이 그리 돈이 많다면서
그 정도 밖에 안하느냐…뭐 주로 그런 이야기다.
그래서 내가 너는 뭐 해줬는데? 하니 여자 쪽에서 뭘 하냐는 것이다.
사고방식 한 번 편하다.
게다가 처음엔 압구정동 M아파트 50평을 이야기하더니 이제와서는
안양의 작은 평수를 말한다는 것이다.
그럼 50평보고 결혼하려고 했냐고 묻자 웃는다.
물론 그렇게 말을 바꾸면 불쾌할 수 있지만 이건 첨부터 모조리
돈타령 외에는 다른 이야깃거리가 없다.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또 한친구는 늦둥이 조카를 키우는데 그 학교
젊은 엄마들과 이야기를 하는데 이렇게 애지중지 키운
아들이 다음에 꽃보다 남자에서 구혜선역을 맡은 그런
여자를 데려오면 어쩌냐는 것이다.
난 그 드라마를 안봐서모른다.
왜 그 애가 어떤데 물으니 세탁소집 딸이라 차이가 너무
나는 집안을 이야기한다는 것이다.
그럼 그 아이들 엄마가 재벌이야?
요즘은 드라마나 주변이나 흔한 게 재벌이다.
적어도 반얀트리회원 정도는 된단다.
그럼 자기집 부자면 가난한 집 아이 데려와서 잘 해주면
고마워할 게고 더 잘 할건데 뭘 그런 걸 걱정하지? 하고
내가 말하자 날더러도 막상 닥치면 그게 아니란다.
그렇게 말하는친구들이 잘 사는 것도 아니다.
정말 이해가 안되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모르긴해도 드라마 주인공 정도면 가난한 집 딸이라도
남자들이 서로 차지하려 했을 장점이 많은 아이일텐데.
나를 생각해봤다.
아이들의 배우자.
그들이 결정할 문제이다.
지나치게 이상한 아이만 데려오지 않는다면
크게 반대할 마음이 없다.
그리고 아이들을 믿기에 그들이 좋다면 나도 좋다.
돈?
우리도 없다.
찢어지게 가난해서 아이들이 번 돈을 다 상대편 집에
줘야할 형편만 아니라면 그렇게 걱정하지 않겠다.
정신이 올바르고 반듯한 외모에 척봐서 미소가 나올 정도면
나는 그야말로 오케이다.
성격 나쁘지 않고 살아갈 능력이 있다면 미래는 알 수 없는 것.
지금의 빈부가 나중까지 좌우하진 않는다는 생각이다.
그렇게 돈돈 하는 친구 둘 형편을 보자면
그냥 평범한 아이들이다.
자신도 해줄 게 없으면서 뭘그리 바라는지.
요즘은 부모가 부자라고해도 100세 시대라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고 자기 복이 아니라면
있던 돈도 어디로 가는지 휩쓸려가는 건 순간이다.
내가 돈을 싫어하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결혼 상대자를 돈으로 고르는 건 좀 아니다.
마음에 들어서 허락했는데 부자라면 더욱 금상첨화이고
아니면 할 수 없고 그런 거 아닌가?
지나치게 세속적이지 못한 친구가 있다.
그저 웃고 있는 곰탱이같은 마음의 소유자다.
뭐든 절로 잘 풀린다.
친한 친구들이지만 물질 만능에 젖어 허우적거리는 걸 보니
왠지 마음이 편치는 않다.
金漢德
2011년 9월 2일 at 1:53 오전
아주 건전하고 지극히 상식적인 생각인데
왜 이렇게 신선하게 들리는지?
리사님 생활 (사고)이 모든이가 부러워 하는 이유가 이런것 아닌가 하는
생각 갖습니다.
Hansa
2011년 9월 2일 at 1:53 오전
시대가 많이 변했나봅니다.
오직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야 하는디.. 하하
저는 제 아이들이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했으면 합니다.
돈은 벌면 되지요.
김삿갓
2011년 9월 2일 at 2:08 오전
리사님 생각에 투떰스 업~~~!!! 기브미 파이브… 하이 파이브!!
좋은 시간 되세유!!! 구~우벅!!! ^_______^
벤조
2011년 9월 2일 at 6:08 오전
여기서 그런 다짐 아무리 해 봤자 소용 없습니다.
아…중요한 댓글인데, 너무 졸려 정신을 못 차리겠습니다.
나중에 쓸게요.
Lisa♡
2011년 9월 2일 at 7:41 오전
김한덕님.
정말 상식적인 이야기인데
그걸 핏대 올리면서 이야기해야하더라구요.
그러다보니 제가 이상한 건지..
친구들은 닥치면 자기도 안 그럴 거라고
아마 한심하다는 듯이 보더라구요.
흥분하다 말았어요.
Lisa♡
2011년 9월 2일 at 7:41 오전
한사님.
죽고 못살아서 결혼하겠다면
내 눈에 이상해도 져주는 게 부모지요.
요즘 애들은 근데 죽고 못살 정도는 없는 듯..
진실한 사랑이라면 언제든 오케이..경험해봤듯이.
Lisa♡
2011년 9월 2일 at 7:43 오전
삿갓님.
어느 교회에 조건보고 아니다아니다 하면서도
결혼한 여자가 있는데 6개월만에 결국 이혼한
경우도 있더군요.
극히 상식적인 걸 아니라고 하는데 미치겠더라구요.
그래도 다를 수 있으니 그러려니 해야지요.
Lisa♡
2011년 9월 2일 at 7:44 오전
벤조님.
아드님처럼 바로 통보?
이해합니다.
여기서 이러쿵저러쿵 해봐야
지 좋다면 할말 없다는 거지요.
맞지요?
오현기
2011년 9월 2일 at 1:40 오후
크…크… 왜케 우껴요…
다음 글 기대합니다.
Lisa♡
2011년 9월 2일 at 2:01 오후
ㅋㅋ…
웃기죠? 지극히.
웃자고 한 소리 아닌데~~~
소리내지 말고 조용히 웃기!!
크크크.
오리궁뎅이
2011년 9월 2일 at 3:50 오후
"자기집 부자면 가난한 집 아이 데려와서 잘 해주면 고마워할 게고 더 잘 할건데"라고요? 저도 젊었을땐 그랬고 만인이 평등할수 있다고 믿었고 사회주의를 부러워한적도 있었고 Al Gore가 진실한 인간이라고 믿은적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물론 그렇게 착한 아이들 어딘가 가난한집에 많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쩌다 불행하게 우리집안에는 그렇지않은 자제분 하나가 들어와서 집안 전체를 풍지박산 냈습니다. 남들은 피식하고 넘어겠지만 피해자 당사자로선 웃을일이 아니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이런 소위 "politically incorrect"한 소재에 관해선 어떤 언급도 안하고 삽니다. 물론 내자식 장개보낼때는 반드시 비슷한 수준의 아이로 골라야겠다는 생각이 뼈속깊숙히 박혀있고요. 물론 님의글에 언급된 작금의 대한민국의 세속적인 졸부들의 돈돈돈 사고방식과 생활방식은 어느누구보다 혐오합니다만 말입니다…
조홍진
2011년 9월 2일 at 9:55 오후
우리 주변에 그 밥에 그 반찬 너무 흔하지 않은가요?
내 남 할것 없이 대놓고 돈줄에 목 매는 사람들,,,,,
평생 행복 해야할 결혼이 돈으로 행복을?,,,,,,,,,,,
화창
2011년 9월 2일 at 10:23 오후
제 주변에도 아들이 사귀는 여자가 너무 가난하다고 엄마가 극악스럽게 반대를 하고 연속극처럼 여자측을 슬프게 하여 결국은 결혼을 못하게 하더군요!
연속극에서만 있는 줄 알았는데 현실에서도 흔이 있는 일이래요~~
아이가 착해서 엄마말을 듣는게 아니라 엄마가 엄청 무서우니까 잘된 아이들로서는 감당이 안되고…. 나중에 너희들이 나를 고마워 하게 될거다…이리 얘기 한다더만…
아들이 수재이고 벌써 억대연봉을 받는 친구이긴 하지만…. 엄마만큼은 넘을 수 없는 벽이라~~
Lisa♡
2011년 9월 3일 at 12:59 오전
오궁님.
그런 일이…엘 고어에 대한 언급도..가슴이 꽝합니다.
그런 일 겪고 언급하지않고프다는 말씀도 정말정말 이해하고도
남습니다.
그러니 정말 겪어보지않고는 모를 일이긴 합니다.
하나하나 전부 다 맞는 말씀입니다.
뭐라 위로를 드려야 할지..그러나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건 그 집안의 빈부가 아니고 사람의 차이라고요.
사람 하나 잘못들어오면 보통 일 아니지요.
저도 아이가 셋이라 그런 걱정은 하고 있긴 합니다.
아픈 기억을 건드려서 정말 죄송합니다.
Lisa♡
2011년 9월 3일 at 1:01 오전
홍진님.
반갑습니다.
저 또한 제 자녀가 돈이 궁하지않은 넉넉한
집과 인연을 맺으면 더더욱 좋겠습니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돈으로 시작해서 돈으로 끝나는 건
좀 아니라고 봅니다.
친구 말은 그래도 그 와중에 다른 게 안되면 돈이라도..
이러더군요..그럼 안되는 부분이 되는 사람을 선택하면
될 게 아닌가 싶더군요.
Lisa♡
2011년 9월 3일 at 1:03 오전
화창님.
아들을 수재로 키워 억대연봉을 받게 만들었는데(어쨌든)
찢어지게 가난한 여자를 데려오면 정말 속 상하지요.
그렇지만 둘이 죽도록 사랑한다면 시켜야지 어쩌겠어요.
제 주변에 억대연봉을 받는 아이가 고르고 골라서 사랑보다는
돈이 있는 여자집을 고르더군요.
씁쓸했지만 한편으로는 똑똑하다싶더라구요.
그런데 이제 일년이 되었는데 허구헌날 싸움질에 가출에
완전 너덜너덜해지고 있답니다.
싸움도 지독하게 하더라구요.
다 그렇진 않겠지만 자기가 선택한 것에는 조건의 질량만큼
고통이 따르게 마련인가봐요.
청목
2011년 9월 3일 at 7:01 오전
<사랑>만 있으면 어떤 고난과 역경도 이겨낼 듯 하지만, 살아보면 그게 아니라는 게 인생살이의 비의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질이란 없는 것 보다는 조금이라도 있는 것이 낫고, 못난 것 보다는 잘 생긴 것이 낫고, 사랑없이 물질만 있는 것 보다는 물질은 조금 적어도 사랑만큼은 클수록 좋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가난한 집 딸을 부잣집에 시집 보내는 일은 딸의 눈에 피눈물을 머금게 하는 선택이 될 것이며, 어느 쪽이든 현재의 살림살이를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 것 지혜로운 처사가 아니라 할 수 있습니다.
너무 가난하게 성장한 사람은 인간성이 메마르기 쉬운 결점이 있으며, 부잣집에서 아쉬운 걸 모르고 자란 사람도 남의 고통과 비애에 둔감한 경향이 있습니다.
이것저것 따지다 보면 선택에 혼란을 불러 일으키게 되는데 <결혼>이란 인연의 법에 의한 필연의 결과 임을 알아야 할 듯 싶습니다.
<적천수(滴天髓)>라는 고서에 보면 <부처인연숙세래(夫妻因緣宿世來)>라는 말이 있습니다.
곧 부부의 인연은 전생에서 맺어져 온다는 얘기지요.
돈, 그거 너무 밝히지 마세요. 인연없는 재물은 자신을 망치는 화근이 됩니다.
무무
2011년 9월 3일 at 2:17 오후
저도 아직 이르긴 합니다만
아이들을 놓고 이런저런 생각을 해봅니다.
늘 결론은 아무것도 기대하지 말자입니다.
지들 알아서 하리라 믿어 보는거지요 머.ㅎㅎ
Lisa♡
2011년 9월 3일 at 2:29 오후
청목님 말씀이 지당합니다.
인연이면 어떻게든 되겠지요.
돈으로 시작해서 돈으로 끝나는 결혼은
그만큼의 혹독한 댓가라는 게 있더라구요.
Lisa♡
2011년 9월 3일 at 2:29 오후
무무님.
우리 마…그리 살아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