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치솔은 연한 핑크색이다.
이를 닦으려고 치솔을 드는 순간 물에 젖어있는 게 아닌가.
정말……….순간적으로 의심과 짜증이 났다.
"혹시 자기 내 치솔로 이를 닦았어?"
아니란다.
자기 치솔을 썼단다.
"자기 치솔이 무슨 색인데?"
핑크색이란다.
순간, 머리가 돈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혹시 내가 돌았거나.
이번 여행내내 핑크색 치솔을 썼다고까지 한다.
할 말을 잃었다.
며칠 전 자기 치솔이 닳아서 내가 버리고 직접 초록치솔을
골라 꺼내서 쓰더니 기가 막혔다.
내가 그것도 모르냐고 소리를 높이자 마구 화를 내며
문을쾅 닫고 뭔가를 내동댕이치면서 자기 치솔이 끝까지
핑크색이란다.
상식적으로 핑크는 여자가 주로 쓰는 색 아니던가.
신혼때 여행가서치솔 하나로 같이 쓴 적이 있다.
시부모님과 같이 간 여행이었는데 어머님이 아까
치솔 하나 밖에 없다더니 어쨌냐고해서 같이 썼다고 하니
너네들 많이 사랑하는구나.
나는 아버지랑 죽어도 치솔은 같이 못쓰겠던데 하셨던 기억이 난다.
치솔을 같이 썼던 기억…글쎼..그땐 사랑했다.
지금은?
절대 치솔 같이 쓸 수가 없다.
도저히.
그럼 사랑하지 않는다?
글쎄 사랑한다고 말하기도 거북하다.
그냥 살아가는 거지 꼭 사랑해서 같이 사는 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지난 번 나가수를 보다가가수끼리 연습경연하는데 남편이
지난 번에 경연한 게 있으니 이 번에는 탈락자가 나오겠다고 했다.
내가 지난 번 건 1차이지만 이번은 그냥 가수끼리 2차경연 전에
불러보는 거라고 이건 경연과는 아무 상관없다고 하자
아니라며 컴퓨터로 지난 번 것까지 찾으면서 날더러 답답한
표정을 지으며 끝까지 빡빡 우겼다.
그냥 냅뒀다.
그러다말겠지 싶어서.
결국 그것에 대한 해답은 얻지 못하고 그냥 지나갔다.
일주일 후 아무 말도 않는다.
나도 아무 말도 않았다.
결국 자기가 틀린 걸 알았나보다 했다.
아무 것도 아닌 일로 언성을 높이기 싫었고 일단 나도
요즘 잘 틀리고 내가 엉터리로 생각하는 게 많은 까닭에
어지간한 건 절대 고집 부리지 않기로 했기에.
부부가 살면서 아이들 문제로 시댁문제로많이 다툰단다.
내 경우는 그런 일로 다툰 적이 단 한번도 없다.
시댁에는 남편이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잘했고 정말 나도
과분한 사랑을 받았고 친부모대하듯 했더니 문제가 없었다.
아이들 문제는 내가 다 알아서 하고 남편은 터치를 하지않아
잡음이 날 일이 없었다.
그러다보니 지나치게 조용한 부부가 되고 말았다.
뭐든 내가 하자는대로 다 해주는 남편이기에 특별히 문제될 게
없다보니 그 흔한 부부싸움도 우린 없었다.
어제 치솔사건은 오히려 재미있는 사건이다.
언성도 한 번 높여보고 말이다.
그 꼼꼼하던 남편이 그런 실수를 하는 걸 보니 늙은 모양이다.
한편으로 안되어 보이기도 한다.
루♡ㅏ
2011년 9월 18일 at 4:19 오전
우~히히히 히
요점엔
치소리 비싸지도 않드만,
이게 웬 난리래요?
~하이고 재밌어라~
루아(3살)는 스페아치솔이 4개나 되는데…
있잖아요?
치솔을 금고에 넣어 두시면 어떨까요?
핑크색 금고에 하나~
황금색 금고에 하나…
.
Lisa♡
2011년 9월 18일 at 5:42 오전
그러잖아도
치솔을 내 건 따로 뒤집어
꽂는 통에 두지않고
선반에 올려놨답니다.
잘 지내시죠?
오드리
2011년 9월 18일 at 6:03 오전
칫솔사용여부로 살랑의 척도를 잰다? 말되네요. 나는 노노노…ㅎㅎ
벤조
2011년 9월 18일 at 6:28 오전
요즘 남자들도 핑크 쓰던데…
Lisa♡
2011년 9월 18일 at 7:43 오전
오드리님.
ㅋㅋㅋ…나도 노노노/////지금은 절대 금지!!
Lisa♡
2011년 9월 18일 at 7:43 오전
벤조님.
하긴 뭐 쓴다고 뭐라겠습니까?
우리 아들들은 핑크라면 절대 노인데…
나를 찾으며...
2011년 9월 19일 at 2:33 오전
ㅎㅎㅎ..웃다가~ 공감 백배 하다가~ 가요!!!
뉘집 할 것 없이 똑같구나 이러믄서 말이지요!ㅎ
Lisa♡
2011년 9월 19일 at 2:37 오전
다들 비슷하죠?
나 참..치솔…….ㅎㅎ
방명길
2011년 9월 19일 at 1:51 오후
당신,
바람난 여자 아님까?
그냥 치솔 같이 쓰지,
만약에 애인이 썼다면 아무러치도 안게지,
Lisa♡
2011년 9월 19일 at 3:16 오후
애인이건 남편이건 다 같이 쓰기 시러요~~~
그냥 혼자 쓰고파요…
박산
2011년 9월 20일 at 12:54 오전
그게 아니고요
댁에 서방님도 남자이기 때문에
절 포함해 남자들은 의도적이 아니라
주의 산만 + 결핍 현상이 가끔 일어나는 데
이 역시도 나이들어가는 징조의 하나란 생각입니다
방법: 치솔 그냥 주어버리세요 리사님은 새것 쓰시고(흥분 할 일이 아님)
Lisa♡
2011년 9월 20일 at 10:26 오전
새것 안쓰고 그냥 그거 씁니다…히…
근데 남자도 갱년기있다고….아무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