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사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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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진하다고 믿었던 이가 뒤통수 치는 일이 있었다.

어딘지 촌스럽고 말이 서툴고했지만 나는 M이

시골출신에 아직은 서울에 오래 살았지만 그나마

순수하구나 생각을 했다.

나쁜 짓은 아니지만뒤에서 나 모르게 뒤통수치는

일이 생겼다.

사람들이 말하는 ‘상처받았다’는 말을 실감했다.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하나 생겼다.

정답은 없지만 뭐든 단호하고 개성이 뚜렷하고

확실한 인간이 더 낫다는 결론을 얻었다.

어영부영 굴고, 눈치를 이리저리 살피고, 말을 촌스럽게

한다고해서 그 사람이 때가 덜탔다고 믿은 내가 어리석다.

자기로 인해 내가 느낀 걸 눈치를 그렇게 빨리 채다니

그것만봐도 나보다 한 수 위다.

좋아하고 믿었던 이가 그런 실수를 하면 단 바로 문이 닫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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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직하기가 하늘별따기란다.

친구 딸이 곧 대학을 졸업하는데 영양사이다.

일 년 전부터 이력서를 이리저리 넣어도 힘든 모양이다.

학벌이 나쁜 것도 아니고 아이도 성실하다.

더 놀라운 것은 내 친구 입에서 비정규직으라도 좋으니

취직만 되면 어디든 가겠다는 거였다.

친구네 집은 부유하다.

더러는 아이가 졸업해서 자기 밥벌이는 스스로하길 바라는

가정들이 있을 것이다.

졸업을 하고 빈둥거린다면 그건 정말 가슴아픈 일이다.

이제 나도 아이들이 대학생이고 머지않아 이런 현실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세계 경기탓도 있지만 언제나 경기는 좋지않았다.

늘 쉬운 일도 없었고, 취직이 잘 되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분명한 건 70년대와는 다르고 갈수록 스팩이

까다로워지고 특이해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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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컴퓨터는 애플이다.

맥북이거나 맥프로이다.

미국서 여기 카투사를 지원하는데 창이 안뜬단다.

곧 마감이고 공인인증서도 받아야하는데 창이 도무지

안뜨고 하얗게만 되거나 오류가 난다는 것이다.

정말 답답하고 미리미리 되나안되나 테스트를 하지않은

아들이 얄밉기만 했다.

더구나 공인인증서는 어쩌라는 건지..

아이들 구좌를 트고 연락하고 받고 하다보면 시간이 없다.

아이들은 아이들이구나 싶은 게 일요일 밤내내

잠을 자지도 않고 공인인증서 생각만 집요하게 했다.

새벽에 문자다.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았다는 것이다.

군대가는데 무슨 공인인증서가 필요한 거야?

뭘로? 신검받을 때 점심값이라고 만원인가 넣어준

나라사랑 카드가 있었다는 말에 웃음이 나왔다.

어찌어찌해서 등록은 마쳤단다.

<아까 화내서 미안해…급한 시간이 떨려서 그랬어.

아니야, 엄마 나도 소리높인 거 미안해.>

믿어도 되는데 아직 마음이 안놓이는 건 나만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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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김재곤 기자의 그리스 두 정치가 이야기를 읽고

머릿속에서 그 두 정치가가 떠나질 않는다.

같은 암허스트 대학을 미국서유학한 친구로 한 명은

진보, 한 명은 보수로 나뉘어 정치권력을 기르다가

이제 나라운명이 이런 위험에 빠지자 같이 힘을 합쳐야 하는

친구의 운명.

너무 재미있었고 한편으로는 경제를 전공한 이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은 무엇일까 하는 생각도 든다.

모든 것은 운명의 수레바퀴 속에 지나지 않지만 그 속에

시대를 잘 만난 영웅도 등장하고 연기처럼 사라져가는

피다만 꽃들도 있다.

3대가 총리를 지낸 현 총리와 여전히 야당으로 살아가는

집안의 현 야당당수가 현격히 다른 길을 가지만 각자

짊어져야 하는 운명이라 어쩌면 그건 미리 정해진 길일지도 모른다.

우리네 삶도 미리 정해져 있는 거라면 참 김이 샌다.

이렇게 살다가 죽으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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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Comments

  1. 박산

    2011년 9월 20일 at 12:47 오전

    뒤통수 – 뭐 피피못할 사정이 있었구나 생각하면 편 할 겝니다

    그동안의 신뢰에 상처도 주지 않게

    집안 좋은 딸이니 집안에서 할 일 찾으면
    집안 나쁜 집 아이 기회가 생기니 좋은 일 한다 생각하면 맘 편 할 일

    잘 나가다 정치애기에 ~ 김 샘니다 리사님!    

  2. Hansa

    2011년 9월 20일 at 1:07 오전

    아들들이 군대갈 나이가 되었군요..
    한국 젊은이라면 꼭 가야지요. 하하

    애플 호환성 때문에 애쓰셨군요..
    한국에서는 업무용이라면 MS윈도 노트북이 편합니다.

       

  3. 바위섬

    2011년 9월 20일 at 5:34 오전

    제목보고 한참 읽어내려가도 모기얘긴 안나오네요^^
    뒤통수맞은(?) 일…취업문제…아드님 카투사지원..
    정치얘기 등등…모기는 언제 등장하지…
    아마도 모기는 잊으신게군..   

  4. 오공

    2011년 9월 20일 at 7:33 오전

    저는 어릴 때부터,근거 없이 의사도 까칠하고 까다로운 사람이 더 신뢰가 가더라구요.
    근래에 저보다 한참 세월을 사신 분이 말씀하시길,
    유한듯,착한듯,약한듯한 사람이 결국 뒤통수치지,
    까다롭고 똑부러지는 사람들은 절대 뒤통수 치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어휴,저는 늘 리사님께 까칠하고 똑부러진다는 소리만 듣고 사니
    얼마나 다행인지요….저..약 먹을 시간인가 봐요~   

  5. Lisa♡

    2011년 9월 20일 at 10:21 오전

    박산님.

    제게 정치얘기로 보이나봐요?ㅋㅋ

    운명에 관한 얘긴데…ㅋㅋ

    뒤통수요—내가 그리 잘해주어도
    믿지않고(별 일은 아니지만)
    타인에게 의심을 한 거지요.
    저는 의심이 싫거든요.   

  6. Lisa♡

    2011년 9월 20일 at 10:23 오전

    한사님.

    아이들이 미국서는 애플을 쓰는 게 편하고
    윈도우를 깔면 밧데리가 빨리 닳고 애플을
    쓰기 시작하면 다른 건 쓰기 힘들다고 하더군요.
    바이러스도 전혀 들어오지 않구요.
    그리고 특히 아트를 하는 아이들은 무조건 애플입니다.
    또 학교에서 단체로 애플을 공동구매하기에
    어쩔 수가 없어요..한국에서야 애플이 힘들어요.
    제가 맥북에어 사려다가 안되는 게 많아서
    그냥 삼성샀구요…ㅎㅎ   

  7. Lisa♡

    2011년 9월 20일 at 10:23 오전

    바위섬님.

    때로는 제목과 글이 상관없을 때가 많답니다.
    글에 못쓴 거 제목에..헤헤.
    낼 시낭송회에 오실거죠?   

  8. Lisa♡

    2011년 9월 20일 at 10:24 오전

    오공님.

    저는 지나치게 눈에 띄게 까칠한 거 보다는
    그래뵈지 않으면서 까칠한 이들이 좋다군요.
    근데 아무래도 약먹을 시간 맞나봐요.
    하긴 오공님의 성격은 너무나 뚜렷하니 믿을만 하지요.   

  9. 김진아

    2011년 9월 20일 at 10:36 오전

    이사와서 아랫집에 사시는 분이 좀 어렵게 보였어요. 육안으로…
    근데…어른들이 ‘사람 잡는 다는’말씀을 경험했죠.ㅎㅎ

    장사하면서 눈이 뜨이는 것은 사람들 보는 것인데도, 속수무책으로
    그냥 넉아웃 될대가 허망합니다.

    저어, 잠시 쉬고 잇는 중이예요.ㅋㅋ

    손님 없어서 커피 살짝 마시면서요.^^

    아, 피곤했는데, 이웃 님들 글 읽곤 다시 박카스로!!!!!   

  10. Lisa♡

    2011년 9월 20일 at 10:40 오전

    수고많네요….
    커피 너무 많이 마시지마세요.
    거기 원두커피 아닐 수도..

    사람을 믿어야 하는데 그게 되려 슬픈 현실이니.
    갈수룩 내가 참 어리숙하단 걸 자주 느껴요.
    그러나 누군가의 눈에는 나도 약을 때가 있을거니
    다 자기하기 나름이죠?   

  11. 밤과꿈

    2011년 9월 20일 at 11:38 오전

    M씨는 오히려 리사님이 자기 뒷통수를 쳤다고 생각할거예여^^*

    아 정말이라니깐요~~~~~~
    믿어지지 않는다구요? 직접 물어보셔요 내 말이 맞나 틀리나…
    그러다 진짜 귀싸대기 맞으면 어찌하시려고요?ㅋㅋ   

  12. Lisa♡

    2011년 9월 20일 at 11:55 오전

    ㅋㅋㅋ……그럴지도.
    근데 난 미안한 거 없는데 많이 미안해하는 게
    역력하니 어쩌죠?
    모른 척 하고 있지만…   

  13. 무무

    2011년 9월 21일 at 1:02 오전

    원래 사람들이 자기만큼 보니까요.
    M이란 분, 리사님 품성의 크기 만큼이 안되니
    리사님을 의심하고 못 미더워했겠죠.
    그 분 미안해 하신다니 그나마 양심은 있는 사람이네요.
    그마저도 없으면…ㅎㅎㅎ   

  14. Lisa♡

    2011년 9월 21일 at 1:08 오전

    무무님.

    저는 품성이라기엔 부끄럽고
    그냥 의리있는데….바보같이..
    그러더라구요.
    정이 떨어졌어요.
    계속 전화오지만 그다지 보고싶지 않네요.
    양심은 있고 좀 착한 편은 되어요.
    ㅎㅎ..무무님.
    똑부러지는 성격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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