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킥..큭큭…키득키득..
홍상수 영화가 선사하는 묘미다.
그의 12번째 영화 <북촌방향>도 역시 그랬다.
참을 수있는존재들이 그려내는 일상에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우연들이 뒤엉킨 이야기들.
그러나 너무나 평범하고 너의 이야기같은 것들.
또한 개념이라고는 없는.. 비현실적이기도 하지만
현실속어떤 부류들에게는 다반사로일어나는삶들이다.
홍상수 영화는 언제나 특별한 스토리가 없다.
그냥..
골목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 또는 우연들
혹은 한 개인의 궤적 속 단편적인 부분이다.
우리네 삶이 수많은 우연들의 연속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것 마냥.
영화에 등장하는 ‘소설’ 이라는 카페이다.
늘 가게를 비우는 주인여자.
가게에 대한 책임도, 자기 삶에 대한 개념조차 없어 보이는 여자.
홍상수 영화는 뭐랄까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개념이 없어 보이는
영화같지만 그 차원을 이미 넘어서버린 어쩌면 그런 허울을 벗어던진
원시적인 상대로 다가선다.
간혹 보이는 그의 영화에서 여자는육체로만 다가온다.
그러면서도 결코 여성을넘어서지 못하는 애정에 집착한다.
유들유들하고 규율에 매인 삶과는 거리가 먼 주인공 성준역의 유준상은
홍감독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인물로 그가 영화에서 추구하는 주인공은
언제나 그다지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저 바람처럼, 담배연기처럼 흐르는 물처럼 살아간다.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만난 김상중(영호형역)은 술을 적당히 마신
연기에 마치 실제로 술을 마시고 연기하지 않았을까 하는 인정마저 든다.
눈가에 어린 취기하며 제스춰가 짐짓 웃음을 자아내게 만드는 연기력이다.
일인 2역의 김보경은 친구로 스타덤에 오른 여성으로 묘한 캐릭터를 연기한다.
까메오로 등장하는 고현정은 윤보선가를 배경으로 등장한다.
홍감독 단골배우 송선미는 여전히 백치미를 풍기며 머리칼을 계속 쓸어넘긴다.
실제로 만나기엔 생활력도, 책임감도, 순수함도 없는
남자인 성준은 대충 감정을 드러내고 산다.
그 감정에 일말의 책임도 없으며 약속도 없다.
그런 그가 여자에게 늘 끌리는 건 자기해소와 자기충만이다.
결코 친해지고싶지 않은 남자이지만 건들거림이 밉지는 않다.
홍감독실제생활이 보이는 듯 하다.
아마도 홍감독 방은 뭔가로 가득 차 있거나 혼자를 즐길 것이다.
홍상수 감독 영화는 그만의 개성이 확실히 있기에 끌린다.
녹턴을 치는 성준.
대충…
피아노 위에 좋은 책 <정원소요>가 보인다.
흑백이지만 수많은 색이 들어있는 착각이 든다.
북촌이 등장하니 눈에 익은 거리들이라 내가 지나갈지도 모르겠다.
윤보선가路 안국동 음식점 ‘다정’ ‘茶에게 길을 묻다”소설’
등이 등장한다.
카페 ‘소설’은 한때 인사동에서 문화계 인사들이 드나들던 곳으로
가수경력의 여주인이 경영하던 카페이다.
지금은 없어졌는지 소설2가 생겼느니 하더니 북촌에 자리잡은 모양이다.
모든 게 내 옆, 우리가 걷던 길, 그가 가던 술집 들이 나오니
생소함은 사라지고 친구들 캐릭터가 등장한다.
주변에 감정에만 충실한, 비현실적인 인간들의 현실적인 이야기다.
많이 키득거렸다.
레오
2011년 9월 21일 at 2:37 오전
오랫만의 흑백 영화네요.
섬 에서 ‘소설’이란 카페를 갔어요
가득 밴 담배 냄새가 첫인상을 망친…^^
가을 냄새와 바람이 참 좋은 날이지요?
네잎클로버
2011년 9월 21일 at 4:22 오전
이 영화.. 재밌게 봤어요.
책임감 없는 찌질한 캐릭터의 유준상도 딱 어울리고,
‘극단을 짚어주면 다 끌려오게 돼있다..’는 대사..
키득키득, 실실 웃으며 재미있게..,
그래도 끝은 공허한(?)… ^^
Lisa♡
2011년 9월 21일 at 10:51 오후
레오님.
흑백인데 전혀 낮설거나
어색하지않은 낡은 느낌도 없어요.
좋아요…눈이 편해요.
소설이라는 카페가 많나봐요.
Lisa♡
2011년 9월 21일 at 10:51 오후
네잎클로버님.
늘 그렇듯이 공허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