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맹세는차디찬
티끌이 되어 한줌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쓰의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 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은 쓸데없는 이별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만 나는 님을 떠나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 곡조를 못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백담사 만해마을.
내설악의 고요가 느껴지는 곳에 자리했다.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
033) 462-2303
단체예약 받는다.
만해 한용운의 문학과 삶에 대한 궤적들에 대한
자료를 접할 수 있다.
매해 8월엔 만해축전이 열리고만해시인학교가
열리며 님의 침묵 서예대전이열린다.
멀리서보면 우중충하게도 보이고 비오는 날은 더더욱
처량하게 보이는 모습의 만해마을이지만 가까이 가보면
제법 건축솜씨가 좋은 건축가가 지은 건물이다.
안도다다오가 살짝 떠오르는 이미지이다.
시멘트기법으로 자연을 그 속에 아우르게 만든 건물쯤으로.
만해마을은 만해문학박물관, 문인의 집, 만해학교
서원보전이라는 법당, 그리고 만해평화지종이 있고
님의 침묵광장과님의 침묵 산책로가 있다.
주자창은 아주 넒고 식당도 넓어서 행사하기 좋다.
휘장처럼 보이는 천에는 시인들의 시를 적어서 걸어두었고
어딜가나 한용운님의 글이 군데군데 보인다.
내가 가장 놀란 것은 박물관에서 본 과거 조선일보에
관한 내용인데일제시대 조선일보는 상당했었다.
만해도 모든 글을 조선일보를 통해서만 실었고 그 자료가
꼼꼼하게 다 전시되어 있어다.
조선일보를 거쳐간 문인들이 사진과 약력과 함꼐 나열되어
있었는데 정말 꿈만같은 문인들의 모습에감탄사를 절로 내질렀다.
예를 들면 노천명, 백석, 채만식, 김단야, 현진건, 계용묵,
김동환, 박종화, 이광수, 이육사, 한설야, 심훈, 염상섭, 신석우,
이상재, 안재홍..등이다.
조선일보에 지금 계시는 분들도 다 대단하신 분들이지만
우리 역사에 이름을 남긴 그 많은 명사, 문인들을 보자하니
놀라움이 커졌다.
지금도 만해마을은 신문구독을 일간지는 경제지 외에는
조선일보만 받는다고 한다.
만해마을을 나오면서 기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 조선일보를 거쳐간
사람들이고 한용운님의 심우장 또한 대단히 중요한 가옥이라는 걸
다시 실감했다.
얼마전 심우장을 아이들과 다녀왔기에 더욱 그러리라 짐작된다.
만해마을은 백담사나 설악을 가시는 분들이 들러서 아이들과
둘러보기 좋고 박물관 입장료는 1000원이다.
설악에 싸인 만해마을 앞으로는 설악의 물줄기가 씩씩하고 기운차게 흐르고 있다.
오현기
2011년 9월 25일 at 11:30 오전
비가와서 쓸쓸하고 처량한 만해마을…
공감이 갑니다..
Lisa♡
2011년 9월 25일 at 11:47 오전
ㅎㅎㅎ….
조선일보에 기자로 산다는 건
자랑스러운 일 같아요..부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