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이다아~~~~

IMG_3267.JPG

손으로 하는 일은 뭐든지 잘 하는 편인데도

딸이 어릴 때 머리끈 묶는 걸 어설프게 했으며

아들 머리는 밤톨같이 잘도 깎아주었다.

매니큐어 바르는 걸 신통찮게 여기거나 관심이 적어

콧방귀도 안뀌고 지내다가 시간이 날 때 직접 매니큐어를

발라봤더니 이게 영 엉성하게 발라지는 것이다.

바르고 보니 군데군데 매끄럽지가 않아보여 그 위에

덧발랐더니 뭉치고 갈수록 점입가경이었다.

잘 할 수 있었는데가 아니라 내가 할 게 못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 많은 네일 아트 가게들이 왜 그리 성행하나했더니

이게 다 이유가 있었다는 말이다.

집중을 안하고 대충 발라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 오늘은 지우고 다시 차분하게 몰두해볼까 한다.

IMG_3264.JPG

스쳐지나가는 말일 수도 있는데 자꾸 작은 신경에

까딱거리며 걸기적거린다.

별 말도 아닌데 그 말이 꼭 씹어줘야 속이 시원하다던가

나를 겨냥한 비아냥쯤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다들 아무렇지도 않은데 유독 나만 그런 건 내 속아지가

좁아서 그럴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불쾌한데 속알머리없이 짓까불거나 착한 척 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하고 얼굴에 표정이 사라졌다.

이상하게 요즘 사람들 만나면 굳어지는 경우종종 있다.

갈수록 말에 예민해지고, 짜증이 섞인다.

통장잔고가 줄어드는 것과 비례한다.

나이들수록 까칠하게 변하는 걸 느낀다.

IMG_3295.JPG

매일 환율에 촉각이 곤두선다.

유럽발위기는 출구가 없어 보인다.

믿을 건 달러밖에 없나보다.

환율이 제자리를 찾아가나 싶더니 다시

심각한 전개가 된다.

수출하는 이들이야 표정관리 힘들겠지만

유학생들이나 수입하는 사람들은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언제쯤 다시 안정을 찾을지 모르겠고, 아무도 모른다.

달러가 오르거나 말거나 그런 일에 무심하게 살던

그때가 그립다.

왜이리 많은 뉴스들이 괴로운지 갈수록 더 많은

것에희비를 가지는 건 좋지만 그 범위가 점점

넓어진다는 게 그리 반갑지는않다.

IMG_3259.JPG

산을 오르다 뱀을 봤다.

내가 본 실뱀 종류들은 그 뱀에 비하면 지렁이다.

지름이 적어도 4cm는 되고도 남을 크기에 길이는

70cm가량인데 머리가 세모났다.

숨이 순간 콱 막혔다.

아무도 없었고 친구들은 앞서갔다.

놀래도 난 고함을 잘 지르지 않는다.

얼마나 놀랬던지 등에 땀이 축축했고 그 길로 갈 수

있을런지 발이 안떨어졌다.

한참 후 그 뱀이 오래도록 지나가는 걸 지켜보고야 뛰어서

지나갔다.

문제는 뱀에 대한 나의 혐오가 그리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예전하고는 다르게 뱀조차 생명체로 보이면서 무늬가

아름답다는 걸 잠깐 느꼈다.

그런데 세모난 머리는 살모사 아니던가?

그렇다면….헉!

IMG_3258.JPG

12 Comments

  1. 벤조

    2011년 9월 25일 at 4:10 오전

    맨 마지막 사진,
    거대한 뱀이 지나가는 것 같네요.
       

  2. 무무

    2011년 9월 25일 at 5:07 오전

    저는 백사도 봤다는..
    그거 안 잡아왔다고 아주버님한테 혼나고…ㅎㅎ
       

  3. douky

    2011년 9월 25일 at 5:15 오전

    요즘 매일매일 구름이 참 예쁘지요?

    환율걱정되시는 리사님이 충~~~~~분히 이해 갑니다. 에휴…

    산길가다 뱀 만나면…
    으흐흐흐….. 생각 만으로도 소름이.
    잘 대처하셨네요~
    소리는 안나와서 못지르셨죠? ㅎㅎ   

  4. Lisa♡

    2011년 9월 25일 at 10:42 오전

    벤조님.

    너무해요~~~   

  5. Lisa♡

    2011년 9월 25일 at 10:43 오전

    무무님.

    백사요?

    저도 저거 잡아서 팔아야 하는 거
    아닌가 싶더군요.
    ㅋㅋㅋ…고속도로에서 잡은 뱀 놓쳐서 차에서
    난리치던 이들 봤답니다.   

  6. Lisa♡

    2011년 9월 25일 at 10:44 오전

    덕희님이나 나나 환율인상은 우리의 적…

    제발 환율이 1000원에서 100원 이상 안오르길…   

  7. 단소리

    2011년 9월 25일 at 2:26 오후

    한밤에 여자의 방에 들어왔네…^^
    환율이 올라 걱정이 크시겠습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유럽이 출구가 보이지 않는 한 울 정부의 힘만으로는 환율 오르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좀 천천히 오르도록 할 수는 있을 것 같은데….
    아마도….(내 생각입니다만)… 1300원 내외 /달러 정도는 생각하셔야 할 듯….
    그리고 그게 상당히 긴 기간 지속될 수도 있다는…..   

  8. Lisa♡

    2011년 9월 25일 at 4:51 오후

    헉……………………….흑흑.

    사실 그 정도일거라 예상하고
    있답니다.

    당분간은 좀 바꿔둔 게 있는데
    앞으로가 걱정이지요.   

  9. 나를 찾으며...

    2011년 9월 25일 at 9:58 오후

    하늘이 너무 멋쪄요!!!^^   

  10. Lisa♡

    2011년 9월 25일 at 11:25 오후

    마지막 사진 하늘 멋지죠?   

  11. 김술

    2011년 9월 26일 at 8:12 오전

    그 뱀 잡아서 뱀술담가 서방님드리시지…
    마지막 사진 하늘이 지난 화요일 구름같은데, 맞남요?
    맞다면 그 구름에 석양든게 영종도 하늘에 있었는데
    집 사람이 징그럽다해서 안 찍었습니다.
    실제로 시뻘건게 징그럽기도했고…   

  12. Lisa♡

    2011년 9월 26일 at 9:09 오전

    술님.

    8자 좋습니다.
    니만큼…그만큼…
    근데 그날 맞을 겁니다.
    징그럽기도 할 수 있어요.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