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하는 일은 뭐든지 잘 하는 편인데도
딸이 어릴 때 머리끈 묶는 걸 어설프게 했으며
아들 머리는 밤톨같이 잘도 깎아주었다.
매니큐어 바르는 걸 신통찮게 여기거나 관심이 적어
콧방귀도 안뀌고 지내다가 시간이 날 때 직접 매니큐어를
발라봤더니 이게 영 엉성하게 발라지는 것이다.
바르고 보니 군데군데 매끄럽지가 않아보여 그 위에
덧발랐더니 뭉치고 갈수록 점입가경이었다.
잘 할 수 있었는데가 아니라 내가 할 게 못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 많은 네일 아트 가게들이 왜 그리 성행하나했더니
이게 다 이유가 있었다는 말이다.
집중을 안하고 대충 발라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내 오늘은 지우고 다시 차분하게 몰두해볼까 한다.
스쳐지나가는 말일 수도 있는데 자꾸 작은 신경에
까딱거리며 걸기적거린다.
별 말도 아닌데 그 말이 꼭 씹어줘야 속이 시원하다던가
나를 겨냥한 비아냥쯤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다들 아무렇지도 않은데 유독 나만 그런 건 내 속아지가
좁아서 그럴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불쾌한데 속알머리없이 짓까불거나 착한 척 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하고 얼굴에 표정이 사라졌다.
이상하게 요즘 사람들 만나면 굳어지는 경우종종 있다.
갈수록 말에 예민해지고, 짜증이 섞인다.
통장잔고가 줄어드는 것과 비례한다.
나이들수록 까칠하게 변하는 걸 느낀다.
매일 환율에 촉각이 곤두선다.
유럽발위기는 출구가 없어 보인다.
믿을 건 달러밖에 없나보다.
환율이 제자리를 찾아가나 싶더니 다시
심각한 전개가 된다.
수출하는 이들이야 표정관리 힘들겠지만
유학생들이나 수입하는 사람들은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언제쯤 다시 안정을 찾을지 모르겠고, 아무도 모른다.
달러가 오르거나 말거나 그런 일에 무심하게 살던
그때가 그립다.
왜이리 많은 뉴스들이 괴로운지 갈수록 더 많은
것에희비를 가지는 건 좋지만 그 범위가 점점
넓어진다는 게 그리 반갑지는않다.
산을 오르다 뱀을 봤다.
내가 본 실뱀 종류들은 그 뱀에 비하면 지렁이다.
지름이 적어도 4cm는 되고도 남을 크기에 길이는
70cm가량인데 머리가 세모났다.
숨이 순간 콱 막혔다.
아무도 없었고 친구들은 앞서갔다.
놀래도 난 고함을 잘 지르지 않는다.
얼마나 놀랬던지 등에 땀이 축축했고 그 길로 갈 수
있을런지 발이 안떨어졌다.
한참 후 그 뱀이 오래도록 지나가는 걸 지켜보고야 뛰어서
지나갔다.
문제는 뱀에 대한 나의 혐오가 그리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예전하고는 다르게 뱀조차 생명체로 보이면서 무늬가
아름답다는 걸 잠깐 느꼈다.
그런데 세모난 머리는 살모사 아니던가?
그렇다면….헉!
벤조
2011년 9월 25일 at 4:10 오전
맨 마지막 사진,
거대한 뱀이 지나가는 것 같네요.
무무
2011년 9월 25일 at 5:07 오전
저는 백사도 봤다는..
그거 안 잡아왔다고 아주버님한테 혼나고…ㅎㅎ
douky
2011년 9월 25일 at 5:15 오전
요즘 매일매일 구름이 참 예쁘지요?
환율걱정되시는 리사님이 충~~~~~분히 이해 갑니다. 에휴…
산길가다 뱀 만나면…
으흐흐흐….. 생각 만으로도 소름이.
잘 대처하셨네요~
소리는 안나와서 못지르셨죠? ㅎㅎ
Lisa♡
2011년 9월 25일 at 10:42 오전
벤조님.
너무해요~~~
Lisa♡
2011년 9월 25일 at 10:43 오전
무무님.
백사요?
저도 저거 잡아서 팔아야 하는 거
아닌가 싶더군요.
ㅋㅋㅋ…고속도로에서 잡은 뱀 놓쳐서 차에서
난리치던 이들 봤답니다.
Lisa♡
2011년 9월 25일 at 10:44 오전
덕희님이나 나나 환율인상은 우리의 적…
제발 환율이 1000원에서 100원 이상 안오르길…
단소리
2011년 9월 25일 at 2:26 오후
한밤에 여자의 방에 들어왔네…^^
환율이 올라 걱정이 크시겠습니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유럽이 출구가 보이지 않는 한 울 정부의 힘만으로는 환율 오르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좀 천천히 오르도록 할 수는 있을 것 같은데….
아마도….(내 생각입니다만)… 1300원 내외 /달러 정도는 생각하셔야 할 듯….
그리고 그게 상당히 긴 기간 지속될 수도 있다는…..
Lisa♡
2011년 9월 25일 at 4:51 오후
헉……………………….흑흑.
사실 그 정도일거라 예상하고
있답니다.
당분간은 좀 바꿔둔 게 있는데
앞으로가 걱정이지요.
나를 찾으며...
2011년 9월 25일 at 9:58 오후
하늘이 너무 멋쪄요!!!^^
Lisa♡
2011년 9월 25일 at 11:25 오후
마지막 사진 하늘 멋지죠?
김술
2011년 9월 26일 at 8:12 오전
그 뱀 잡아서 뱀술담가 서방님드리시지…
마지막 사진 하늘이 지난 화요일 구름같은데, 맞남요?
맞다면 그 구름에 석양든게 영종도 하늘에 있었는데
집 사람이 징그럽다해서 안 찍었습니다.
실제로 시뻘건게 징그럽기도했고…
Lisa♡
2011년 9월 26일 at 9:09 오전
술님.
8자 좋습니다.
니만큼…그만큼…
근데 그날 맞을 겁니다.
징그럽기도 할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