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포스티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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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영화다.

일명 우편배달부.

이탈리아 작은섬의 어촌마을에 칠레의 국민시인이자

세계적으로 유명한 네루다가 머물러온다.

영화는 이 거장 시인으로 인해 스스로 자아에 눈을

뜨는 그야말로 청정한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1994년에 만들어지고 우리나라에는 1996년에 개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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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루다에게 오는 우편물이 쌓이자 작은 우체국에서는

마르꼬를 고용하게 되고 마르꼬는 자전거를 타고 매일

네루다에게 소포와 편지를 실어 나른다.

한 눈에 반한 루쏘에게줄 시를 하나 달라고 하자

네루다는 나의 시를 네 사랑에 쓰라고 줄 수 없다고 하자

마르꼬는 "시는 쓴 사람의 것이 아니라 그 시를 필요로 하는

사람의 것이다"라고 말을 한다.

기가 막히는 답변이다.

시를 어쩌면 이해하느냐는 마르꼬의 질문에 네루다는

"시를 설명하자면 진부해지고 말아, 그 감정을 직접

경험해보는 것 뿐이야~" 라고 말한다.

마르꼬는 혼자 해변을 거닐기도 하고 바다를 바라보기도

하면서 시의 세계를 이해하려 애쓴다.

그리고 시인에게서 은유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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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시들고 멍한 느낌으로 영화구경을 가고 양복점을 들린다.

독선과 주장의 틈바구니에 시달리고 있는

덩치만 큰 백조처럼

이발소에서 담배를 피며 피투성이 살인을 외친다.

인간으로 살기도 힘들다.

마르꼬는 마지막 문장인 ‘인간으로 살기도 힘들다’라는

구절을 상당히 마음에 들어한다.

처음엔 무관심하던 네루다도 순수한 마르꼬와의 우정을

쌓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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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포스티노에 나오는 영화음악은 너무나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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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쏘와 결혼을 하고 루쏘는 아이를 가진다.

세월이 흐른 뒤, 노시인은 섬을 잊지못해다시

부인과 섬을 찾게되고 마르꼬를 찾아온다.

루소가 지키던 카페에 들어서자 남자아이가

놀고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곧이어 자기이름과 같은

아이를 부르는 루쏘가 등장하는 걸 지켜본다.

"파블리토"

마르꼬는?

마르꼬는 아이가 태어나는 걸 보기 전에 사회주의자들

데모에서 존경하는 네루다에게 바치는 시를 읽으러

연단으로 오르다가 진압하는 군인과 밀리는 군중에

떠밀려 짓밟혀 죽고만다.

마이크에서는 "마르꼬~~~마르꼬~~" 라는 소리만 나온다.

이야기를 듣은 노시인의 눈에 눈물이 맺힌다.

한 시인이, 곧 노벨상을 받을지 모르는 그가 어촌 어부아들이자

세상을 모르던 한 남자의 내면을 완전히 변화시키는 이야기다.

주인공 마시모 트레이시는 영화속 루쏘와 진짜 사랑에 빠졌으나

영화가 끝나고 바로 세상을 하직하고만다.

우리나라에는 그의 사후에 개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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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 나이였을 때 시가 날 찾아왔다.

난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른다.

그것이겨울이었는지 강이었는지

언제 어떻게인지 난 모른다.

그건 누가 말해준 것도 아니고

책으로 읽은 것도 아니고

침묵도아니다.

내가 헤매고 다니던 길거리에서

밤의 한 자락 뜻하지않은 타인에게서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고독한 귀로길에서

그 곳에서 나의 마음이 움직였다.

2 Comments

  1. 푸나무

    2011년 9월 27일 at 1:27 오전

    나도 이영화
    너무 좋아하는데
    음악두요.
    음악넣은 리뷰도 있는데…..

    사람도 아름답고
    바다도 아름다운 영화지요.    

  2. Lisa♡

    2011년 9월 27일 at 1:30 오전

    푸나무님.

    다시봐도 너무 좋은..
    네루다가 아내랑 춤추는 장면도 참 좋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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